얼마 전 해외에서 온 사역자가 중국의 한 도시에서 내륙 지역 사역자들을 대상으로 말씀을전하면서, 그들에게 자기가 듣고 알고 있는 중국 교회 상황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지금 중국 교회는 많은 핍박 가운데 크게 부흥하고 있습니다." 이 말을 들은 중국 사역자들은 고개를 흔들며 안타까움을 표출하지 않을 수 없었다. 부분적으로 핍박이 있고 부흥하는 지역도 있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외부에 알려진 중국 교회 상황과 중국 교회 지도자들이 인식하고 있는 상황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그들 젊은 사역자들의 공통적 의견은, "지금 중국 교회에 가장 필요한 사역자는 먼저 자신이 하나님 앞에 회개하면서 여러 동료 사역자들과 함께 회개 운동을 일으킬 수 있는 사람입니다." 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에 대해 적지 않은 중국 사역자들이 공감을 하고 있다. 

중국 교회는 어느 정도 빠른 성장을 하고 난 이후, 이제는 외부적인 어려움보다는 내부적인 도전과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고 볼 수 있다. 현재 중국 교회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도전은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영적 순수성의 쇠퇴 
첫째는 초기 부흥의 원동력이 된 신앙의 단순성과 영적 순수성의 쇠퇴 현상이다. 이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쉽게 이해하지 못하고 동의하지 않을 수 있으나. 이미 부흥을 경험한 지역의 많은 중국 교회 지도자들이 이에 동의하며 한탄하는 것이 사실이다. 안후이(安徽)성의 한 사역자는 다음과 같이 고백한다. 1980년대 당시 그의 고향 교회는 지도자들도 모두 성경을 갖고 있지는 않았지만, 참된 부흥이 있었고 성도들은 믿음 안에서 성장하였으며 성령의 기쁨이 충만하였다.

그러나 90년대 이후 경제적인 상황이 나아지고, 외부에서 성경을 비롯한 많은 신앙서적들이 공급되고 체계적인 성경 및 신학훈련들이 진행되면서, 과거에 가졌던 신앙의 열정과 순수성이 약해지기 시작하였다. 지금은 모임에 참석하는 성도들의 수도 전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고, 서로 만나기만 해도 기쁨이 충만하고 서로를 깊이 사랑하던 천국과 같은 교회 분위기는 상상하기조차 어렵게 되었다. 

시기와 지역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이런 현상들은 중국의 여러 지역에서 여러 사역자들을 통해 직, 간접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과거, 부흥을 체험하고 많은 교회가 세워지고 성도들이 교회로 몰려오던 대부분의 지역에서 지금 성도들의 수가 현저히 감소하고 있다. 물론 이것은 농촌 인구, 특히 젊은 층의 도시 이동이라는 원인도 있지만, 인구 이동과 상관없이 교회 자체의 문제로 인해 성도 수가 줄어드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현상은 한 개인의 신앙 과정과 교회 역사 속에서도 발견된다. 그 주된 원인은 신앙이 지식화되는 과정 가운데, 성숙한 영성, 균형잡힌 하나님을 아는 지식과 신학이 그들의 생명과 삶으로 뿌리내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즉 지식적 답습과 율법적인 열심히 인하여 초기 신앙의 단순성과 순수성을 점차 잃어가는 메마른 종교인으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체계적인 말씀 교육과 신학 훈련은 너무나 중요하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생명을 나누는 관계가 교리 체계로 대체되고 성령의 인도와 가르침을 기다리며 추구하는 배움이 아닌 단순한 지식의 습득, 인격적 관계와 나눔이 결여된 훈련과 강의들은 하나님의 교회가 그리스도의 순결한 신부로 다듬어지고 성숙하는 데 오히려 방해가 되는 것이다. 필자 역시 주변에서 이와 같은 현상들이 일어나는 것을 실제로 확인하고 느끼면서 많은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다.

그러나 여전히 적지 않는 중국 교회 지도자들이 이러한 영적 문제들을 직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더욱 안타깝다. 특히 복음을 접한 지 얼마 안 되어 기쁨과 열심 가운데 부흥을 경험한 지도자들은 중국 교회의 문제를 오직 체계적인 교리와 신학 교육의 부재로만 생각하여, 분별력과 균형잡힌 성령의 인도함과 가르침을 기다리기보다는 빨리 배울 기회만을 찾고 있다.

그리고 앞에서 언급한, 이미 부흥을 경험했지만 신앙적 쇠퇴기에 있는 지도자들은(이들은 이미 외형적으로는 상당한 교회 규모와 교세를 가지고 있다) 그들이 가르치고 교육할 대상들을 찾아 영향을 미치고 열심히 훈련을 시킨다. 문제는, 그들이 더 많이 배우고 알수록 신앙의 단순성과 순수함이 깊어지고 성숙한 영성과 기쁨이 유지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그것은 사역 중심의 일꾼 배양을 위한 말씀 및 신학 훈련의 문제점이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경쟁적인 교세 확장 
두 번째 직면한 중국 교회의 도전은, 대부분의 열심있는 지도자들이 성경적 의미의 교회 세우기와 순수한 하나님 나라의 확장보다는 그들과 그들의 교회 영향력 확대에 편중된 사역 영역 넓히기에 경쟁적 열심을 내고 있다는 점이다. 

초대교회 부흥의 역사와 중국 교회, 특히 가정교회의 역사는 공통점이 많다. 이 교회들은 조직적인 피라미드 구조의 형태가 아니었다. 핍박 가운데 흩어진 가정 모임들이 중심이 되어, 특정 계층의 지도자에 의해서가 아니라 주님을 따르고 믿는 모든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헌신하여 교회를 섬기는 일꾼이 되었고, 성령께서 직접적으로 양육하고 다스리신 교회였다. 이후 교회 규모가 점차적으로 커지면서 전임 사역자들도 많이 나오고, 더 많은 지역에 복음을 전할 선교적 부담과 이에 필요한 전략들이 대두되었다. 이런 순수한 선교에 대한 헌신과 부담은 성령께서 교회 안에 일으키신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점차적으로 사역자 개인이나 교회 조직이 성취에 대한 욕심으로 피라미드 구조 식의 사역 확장을 추구하게 되면서, 온전한 하나님 나라와 교회 확장은 방해를 받게 되었다. 지금 중국 교회 안에는 개인의 영향력과 교세 확장을 위한 인위적인 욕심들이 사역자들의 순수한 영성을 병들게 하고 있다. 그리고 앞에서 언급한 훈련이나 교육이 오히려 살아있는 하나님의 말씀의 전달과 성령의 가르침과 인도를 제한하는 영적 악순환의 결과를 낳았다. 서로 다른 성격의 교회와 계파 그룹끼리 서로 공격하며, 신학적 논쟁으로 이단 시비가 일기도 한다. 

이미 세워진 교회들이 미전도 지역에 가서 복음을 전하고, 그 지역의 연약한 교회들을 섬기는 것은 당연하고 매우 필요한 사역이다. 그 교회들이 비록 지금은 미성숙하더라고 스스로 성장하여 복음 사역을 감당하고, 하나님께서 책임을 지는 교회로 서도록 돕는 것이 선교사역을 하는 교회의 역할일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문제는 교회들이 지역에서 계속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자신들의 조직을 확대하거나 지역 교회들을 다스리려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쓰촨(四川)성 모 지역 교회는 본래 교인이 7~8천 명 정도 되는 200개 가정교회 그룹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이 교회가 H성에서 온 모 지역 교회 사역팀에 예속되었다. 그 이후로 이 교회 전임 사역자들은 아무리 경제적으로 힘들어도 자신들의 교회로부터는 직접적인 도움을 전혀 받을 수 없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헌금이 바로 H성 모 지역 교회의 중앙조직으로부터 보내지기 때문이다. 얼마 전부터 그 현지 교회는 분열되고, 모임에 참석하는 성도 수도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이 외에도 W지역 교회의 사역자들은, 어느 지역 교회의 지도자 한 사람만 잘 잡으면 넓은 지역의 교회를 쉽게 확보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공공연히 하고 다닌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물론 극단적인 예일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전국적 규모의 교회 그룹이든 작은 지역 규모의 교회 조직이든 이와 유사한 사역의 확장이나 범위 확대를 위한 열심들이 교회나 사역자들의 영적 순수성과 영성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와 같은 일들이 중국교회 순수한 복음의 역동성과 부흥을 계속 유지하며 빠른 복음화를 이루는 것을 막는 큰 도전들이다. 

현재 중국 교회가 직면하는 외형적인 가장 큰 어려움은 이단이다. 특히 '동방번개(東方閃電)'는 미인계, 돈, 폭력, 거짓말로 수많은 중국 교회 지도자들을 넘어뜨리고 성도들로 하여금 믿음을 잃게 하고 있다. 동방번개는 중국 내 그 어떤 이단보다도 전국적으로 엄청난 규모와 영향력을 자랑하고 있다. H성의 전국적인 규모의 교회 그룹에서 파송받아 2~3년 전부터 중부 지역의 한 대도시에서 지역 대표로 정착하여 사역하던 한 지도자가 있었다. 그는 꽤 성공적으로 현지 교회 지도자 훈련반을 운영하면서 열심히 사역하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데 들은 바에 의하면, 이 지도자가 '동방번개'와 연계되어 행방불명되고 그 사역 그룹도 해체되었다고 한다. 실로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와 유사한 사건들이 그들의 고향인 H성 교회에서도 일어났다는 말을 들었다. 

앞에서 말한 지도자를 비롯하여 이 교회 지도자들은 전에 복음 사역을 하다가 1~2년 이상 투옥되는 고난을 받았고, 신학 훈련도 꽤 잘 받은 편에 속하는 중견급 지도자들이다. 이런 그들이 이단에 빠져드는 일련의 사건들이 무엇을 시사하는지, 오늘의 중국 교회가 직면하고 있는 도전과 어려움들이 무엇인지 우리는 깊이 생각해야 할 것이다. 결국 위에서 언급한 두 가지 문제와 도전이 여러 문제들의 총체적 원인과 결론임을 유추할 수 있다. 

중국 교회가 직면한 문제와 도전에 대해 외부 사역자(해외 교회 및 단체, 개인 사역자들)의 역할과 책임도 결코 간과할 수 없다. 사실 중국 교회의 일반 사역자들이 가장 약하고 필요한 부분은 역사적 관점이다. 교회 역사로부터 교훈을 배워, 성경적으로 올바른 방향성을 가지고 미래 지향적인 교회관과 사역자 상을 추구해 나아가는 것이다. 그런데 외부 사역자들이 빠른 사역의 발전과 영역의 확대를 추구하는 일반적 중국 교회 지도자들과 맥을 같이 하거나 그들을 더욱 부추겨서, 초기에는 많은 사역 효과가 나타나 보이지만 갈수록 영적 자생력(영성)과 역동성이 떨어지고, 정치적이고 사람에게 의존적인 사역을 하게 하는 현상이 빚어지는 경우가 많다. 

물론 수많은 순수하고 헌신된 중국 사역자들의 올바른 가르침과 사역, 그리고 하나님께서 세계 각 지역에서 특별히 중국선교를 위해 예비하시고 인도하신 하나님의 일꾼들의 헌신적 사역과 아름다운 열매들을 인정하며 하나님께 감사한다. 그리고 중국 교회를 향하신 하나님의 계획과 역사하심은 결국 많은 어려움과 도전에 직면한 중국 교회를 온전케 하실 것을 믿는다.

그러나 현재 중국 교회의 전체적 현상 가운데 앞에서 지적한 두 가지 문제의 심각성과 그 결과들로 인한 문제가 결국은 교회 역사에서 반복되어 나타나는 교회의 영적 쇠퇴화, 율법화, 종교화되는 현상에서 기인함을 바라보면서, 세계에서 가장 치열한 영적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중국 교회를 위해 우리 모두 깨어 기도해야함을 깨닫는다. 중국선교에 동참하는 일꾼들은 깊은 경각과 반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21세기 중국 교회 지도자의 자질
필자는 기독교 미래학자 하워드 스나이더 박사가 자신의 저서 「21세기 교회의 전망」에서 말한 미래 중국교회에 관한 네 가지 예측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것은 첫째 중국의 그리스도인들이 세계 교회의 성장을 결정할 것이며, 둘째 중국 교회는 중국이 새로운 사회질서를 건설하는 데 중요한 공헌을 할 것이며, 셋째 중국 교회가 세계 교회의 새로운 활력과 리더십, 조직 구조의 출원지가 될 것이며, 넷째 중국 교회는 세계 교회의 신학과 자기 이해에 주된 공헌을 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목표와 과제를 위해 21세기 중국 교회와 세계 교회에 영향을 미칠 리더십을 하나님께서 일으키실 것을 믿는다. 앞에서 언급한 두 가지 측면의 도전을 극복하고, 스나이더 박사가 전망한 네 가지 가능성을 주도해 나갈 수 있는 21세기 중국 교회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자질을 생각해 보고자 한다. 

첫째, 깊은 영성과 말씀의 기름 부음(요일 2:27) 안에서 하나님의 말씀에 사로잡힌 능력있는 메시지 창출이 가능한 자이다. 그래서 기존의 신학적 지식을 소화할 뿐 아니라, 이 시대와 중국 교회에 걸맞는 토착화와 세계선교에 기여하는 신학을 도출할 수 있는, 즉 신학을 소화하고 초월할 수 있는 살아있는 영성의 소지자가 되어야 한다. 

둘째, 첫 번째 조건에 근거하여 올바른 역사관과 교회관을 갖추어 주님의 몸된 교회와 신부된 교회의 정체성, 방향성을 제시하고 인도할 수 있는 지도자이어야 한다. 

셋째, 초대교회적인 살아있는 말씀의 능력과 신학적 소양을 갖추어 중국 교회의 균형잡힌 신앙의 부흥을 주도할 수 있는 지도자이어야 한다. 

넷째, 모든 문제를 극복하고 적극적인 세계 선교로 향하게 될 삼자교회와 가정교회를 주님의 마음으로 품고 섬겨 하나되게 하는 데 기여할 영성과 넓은 마음을 가진 자이어야 한다. 

다섯째, 하나님 앞에 순수하고 깨끗한 동기에 사로잡혀 나아가며, 주님을 닮아가는 겸손, 그리고 하나님의 사랑의 심장을 계속 체험하고 추구하고 섬기는 지도자이어야 한다. 

필자는 하나님께서 이런 지도자를 지금 중국 교회 가운데 예비하고 계심을 확신한다. 결국 하나님께서 중국 교회의 리더십을 통하여 앞에서 언급한 중국 교회의 문제와 도전뿐만 아니라 세계 교회의 공통적인 한계와 도전을 극복하고, 결국 중국 복음화와 세계선교를 주도해 나아가실 것을 확신한다. 

‘신사도행전’을 기대하며 
오늘 아침 묵상한 사도행전 19장 8~20절의 말씀을 다시 생각해 본다. 아직 신약성경이 문서화되지 않았고, 체계와 방향이 잡힌 신학도, 잘 정리된 제자훈련 교재도 없었을 때 사도바울은 가장 성공적이고 능력있는 말씀 사역과 제자훈련 사역을 감당했다. 그는 전보다 더 활동적이지는 않았다. 주님과의 깊은 교제와 성령에 의해 계시된 그리스도의 생명과 말씀을 그를 찾는 몇몇 제자들과 나누었을 때 바울 생애 가장 큰 이적과 능력들이 나타났다(…사람들이 바울의 몸에서 손수건이나 앞치마를 가져다가 병든 사람에게 얹으면 그 병이 떠나가고 악귀도 나가더라. 행 19:12).

그리고 그가 열심히 다닐 때보다 복음이 더욱 편만하게 전해졌고(아시아에 사는 자는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다 주의 말씀을 듣더라. 행 19:20), 주님의 말씀의 능력과 부흥이 나타났다(이와 같이 주의 말씀이 힘이 있어 흥황하여 세력을 얻으니라. 행 19:20). 바울은 에베소에서 이런 깊이와 능력있는 사역을 근거로 하여, 바울 신학의 근본적 토대가 되는 로마서보다 더 깊다고 할 수 있는 에베소서를 기록하게 된다. 

이와 같이 하나님께서 말세에 주님의 신부된 교회를 준비시키시고, 세계선교를 위해 중국 여러 지역에서 바울과 같은 사역자들을 일으키셔서 ‘두란노서원’과 같은 사역을 하게 하심으로, 이 시대에 ‘신사도행전’을 진행하시고 참으로 하나님을 아는 신학을 정리하게 하실 것을 믿는 마음으로 기도한다. 


강성광 | 중국선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