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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4.20  통권 75호  필자 : 정향기  |  조회 : 1871   프린트   이메일 
[단기선교 경험기]
교회와 선교단체가 함께 하는 단기선교

바야흐로 ‘단기선교’의 시즌이 다가왔다. 올 여름에도 많은 교회, 단체들이 중국을 비롯하여 세계 곳곳으로 선교여행을 떠날 것이다. 귀중한 시간과 물질을 드려 떠나는 선교여행. 가는 팀은 물론 현지 선교사와 현지인 모두에게 유익이 되는 여행이 되기 위해서 어떻게 준비하고 진행해야 할까? 현재 중국에서 단기선교팀과 협력하여 사역하고 있는 선교사로부터 이에 대한 조언을 듣고자 한다.  [편집부]
 

최근 십여 년 사이 한국 교회에 불어닥친 ‘선교열풍’에 힘입어 교회나 선교단체에 보편화된 것 중의 하나가 바로 ‘단기선교여행(이하 단기선교)’이 아닌가 생각된다. 너나할것없이 무조건 나가보자는 식의 발상은 접어두더라도, 단기선교 한 번쯤은 가봐야 되지 않겠냐는 생각이 단기선교를 준비 중인 교회나 향후 계획 중인 교회에 적지 않은 동기를 제공하는 경우를 보게 된다. 물론 그런 경우는 극소수에 해당되겠지만, 그만큼 단기선교를 준비함에 있어 그 목적과 방향 설정의 중요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특히 중국의 경우 다른 나라와는 달리 공개적인 활동을 할 수 없는 곳인 만큼 분명한 목적과 성실한 준비가 더욱 필요하다.

이 글에서는 열매 맺는 중국 단기선교를 위해 목적과 방향, 팀의 태도 갖추기, 현지에서의 협력자세와 향후 대책들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특별히 21세기 새로운 선교의 개념으로 대두된 ‘팀 사역’의 개념과 아울러 교회와 선교단체가 함께 준비하고 협력하는 단기선교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떠나기 전에 무엇을 해야 할까?


하나가 되어 추진하자

해외 단기선교의 목적은 다음과 같다. 첫째, 구체적인 선교현장에서의 경험을 통해 하나님의 지상명령(마 28:18-20) 성취의 사명을 더 깊이 체험하며 세계선교의 필요성, 시급성을 인식하게 된다. 둘째, 현지의 필요를 직접 확인하고 중보기도 또는 물질의 동역자로 서게 된다. 셋째, 실제적으로 현지 사역에 도움을 주며 현지인 선교사들에게 위로와 도전을 준다. 넷째, 개인적인 비전과 부르심을 확립하는 기회이다. 선교여행에 참여했던 이들이 장, 단기 사역자로의 확신을 갖는 기회를 얻게 된다. 다섯째, 차후 모교회의 선교방향을 결정짓고 성도들 안에 선교에 대한 적극적인 자세와 마인드를 심어주는 계기가 된다.

단기선교는 직접 참여하는 사람은 물론이거니와, 기도와 물질로 동역하는 모든 이들이 하나가 되어 준비하고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따라서 단기선교를 준비하는 교회나 단체는 분명한 목적과 공식화된 루트를 통해 모든 성도들이 기도와 격려를 아끼지 않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혹 해외선교에 대해 좋지 않은 인상이나 이해가 부족한 성도들을 위해서 선교에 관한 성경적인 지침이나 지역교회의 단기선교 목적, 개괄적인 준비과정들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교회 상황에 맞게 계획하자
어떤 대상이 참여하느냐에 따라서 단기선교의 성격이 달라질 것이다. 교회 전체 성도들이 자유롭게 지원해서 참여할 것인지, 청년부, 대학부, 장년부와 같이 한 부서 혹은 두 개 부서 이상이 함께 연합하는 형식을 취할 것인지에 따라 활동 내용과 목적지 등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대학생은 직장생활을 하는 청, 장년에 비해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으므로 단기 언어연수 등의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으나, 짧은 기간의 휴가를 이용해 참여하는 직장인의 경우는 땅밟기와 같은 중보기도 여행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정해진 형식이나 공식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각 교회의 상황과 필요 등을 잘 고려하여 계획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협력선교를 모색하자
모교회나 소속 교단에서 파송된 선교사의 도움을 받을 것인지 아니면 선교단체와 연합하여 도움을 받을 것인지, 도움을 받는다면 어떤 단체와 협력할 것인지가 우선적으로 결정되어야 할 것이다. 활동내용도 나름대로의 계획에 따라 진행할 것인지, 협력단체에 전적으로 위임할 것인지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선교단체의 도움을 받아 단기선교를 준비하게 되는 경우는 여러 부분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뿐더러, 교회와 선교단체의 협력이라는 관점에서도 주위에 좋은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 교회의 공식성과 물질, 인적 자원이 선교단체의 노하우, 훈련 프로그램 등과 합쳐질 경우 좋은 결실이 있음은 자명하다. 협력할 선교단체가 정해졌다면 교회의 공식적인 검증을 거쳐 단기선교를 공식화하고, 모든 성도들이 이를 위해 적극적으로 도와 주도록 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앞으로 장, 단기 선교사역에 있어서 독불장군 식의 선교는 지양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한국적인 특수성도 있겠지만, 한 가정 혹은 한 개인만 파송하는 것보다 가능하면 팀으로 구성하여 파송하는 것이 더욱 효율적인 것을 필자의 경험을 통해 보게 되었다. 미국 등에서 이미 보편화된 ‘팀 사역’에 대해서는 크게 두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첫 번째, 효율적인 장기선교의 개념으로 도입된 것인데, 선교지의 목적과 필요에 따라 하나의 팀을 구성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가정이 들어갈 경우 선교사 자녀들을 교육할 전문 교사를 따로 파송한다든지, 경험이 많은 가정과 경험이 부족한 미혼 사역자들을 한 팀으로 구성하여 서로의 필요를 채우고 돌아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또한 선교행정을 전담하는 행정 팀, 현지인의 훈련을 전문적으로 맡아서 하는 훈련 팀 등 전문적인 기능이나 달란트를 가지고 다른 지체들을 섬기고 도울 수 있도록 하여 사역을 더 효과적으로 이끄는 것이다. 단기선교를 준비함에 있어서도 이러한 팀 사역의 원리를 동일하게 적용하며 한 팀 가운데 각자가 가진 은사와 능력대로 섬길 수 있는 부분을 따로 준비해 나가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둘째는 교회와 선교단체가 하나의 지체의식을 갖고 각자가 가진 장점을 최대한 공유하여 팀을 구성하는 것이다. 필자는 이것 또한 넓은 의미의 ‘팀 사역’이 아닐까 생각한다.
 

세밀한 준비를 하자
단기선교의 목적과 방향이 정해졌다면 기간, 지역, 참가자 명단, 재정예산 등의 세부계획을 세워야 한다. 특히 일정, 재정에 따라 목적지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우선적으로 가능한 지역을 알아보고 선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만약 교회나 단체가 입양한 특정 소수민족이나 지역을 방문하기 원한다면 해당 지역, 민족에 대한 리서치 등 여러 방면의 면밀한 준비와 현지와의 충분한 연락이 선행되어야 하겠다.

선교단체의 협력을 원하는 경우 현지와 긴밀한 연락을 취하여 미리 그 곳의 상황과 필요에 대해 배경 지식을 갖고 준비하는 것이 좋다.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정보가 필요한 부분은 문의하고, 현지에서 무엇을 할 것인지 등과 같은 세부사항까지도 일일이 점검한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협력단체의 도움을 받아 현지 상황을 잘 아는 선교사와 연결하여 강의나 보고를 들어봄도 좋을 듯하다.

세부계획이 세워졌다면 이제 단기선교에 대한 구체적인 기도제목을 정하고 언어학습, 재정모금, 현지 문화 및 현지 선교현황 이해에 관련된 강의를 듣는 시간이나 실제 사역을 준비하는 모임을 해야 할 것이다. 리더를 중심으로 참여자 각자에게 맞는 책임을 위임, 분담하여 모임을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선교의 목적과 방향에 따라 필요를 체크하고 이를 위해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는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단기선교에 참여하는 팀원들의 마음가짐이다. 일단 작정을 하고 시작한 이상 팀원들 한 사람 한 사람 모두 열심을 내어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선교를 나간다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가기 전의 마음가짐과 태도를 주님이 더 보길 원하신다는 것을 늘 염두에 두어야 하겠다. 실제로 필자가 현지에서 많은 팀들과 협력을 하면서 느끼는 것 중의 하나는, 철저한 준비를 한 팀들은 이미 여행을 오기도 전에 개인과 팀 속에서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한다는 것이다. 재정모금을 하면서, 혹은 기도를 부탁하면서 그 가운데 풍성한 간증거리가 있을 뿐 아니라, 실제로 현지에서 사역을 할 때에도 좋은 열매가 맺히는 것을 본다. 또한 현지는 영적 최전선인 만큼 내외부적으로 보이지 않는 싸움과 공격이 있다는 것을 알고 미리 기도를 심어 무장해야 할 것이다.
 

선교지에서 어떻게 해야 할까?

현지 선교사의 조언에 유의하자
일단 현지를 밟는 것만으로도 이미 단기선교의 반은 성공한 셈이라 생각하면 된다. 믿음으로 그 땅을 취하느냐 못하느냐는 이제부터 각 개인의 몫인 것이다. 그와 동시에 치열한 영적 전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는 것을 인식하고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할 것이다. 흔히 단기 선교 기간에는 열정만으로 앞서게 될 경우가 많은데, 항상 기도로 준비하고 성령의 도우심과 인도하심을 구해 성령보다 앞서지 않도록 지혜를 구해야 할 것이다.

중국은 외국인의 선교활동이 금지되어 있어 공개적인 복음전도가 쉽지 않은 곳이므로 보안과 안전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누구보다도 현지에 있는 장기 선교사와 단체, 현지인 성도들의 안전이 우선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단기선교팀은 단기라는 시간의 특수성 때문에 비교적 적극적으로 사역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만약 안전상의 문제를 일으키게 되면 현장의 장기 사역에 막대한 어려움을 준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러므로 언어, 복장, 재정사용, 개인행동 등에 있어 현지 선교사의 조언과 지시에 순종해야 한다. 특히 전화, 팩스, 메일 사용시 정부의 통제와 감시가 있음을 유념하자. 비둘기처럼 순결하게 뱀처럼 지혜롭게 사역을 진행함이 요구된다.
 

서로 신뢰하자
협력단체(또는 현지선교사)가 단기선교팀의 일정과 사역을 주관하기로 했다면, 그들을 온전히 믿고 맡기면서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때로 현지의 사정이나 여러 가지 이유로 말미암아 뜻하지 않은 상황들이 발생할 수도 있지만, 서로 신뢰하며 한 팀이라는 인식을 갖고 돕는다면 분명 그 가운데 선한 영향력과 열매가 맺힐 것이다. 개인 혹은 특정 공동체가 가지고 있는 가치관과 경험으로 사역과 사람들을 제한하려 하지 말고, 열린 마음과 배우려는 태도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더러 어떤 분들은 한국에서 가르치는 입장에 있었기 때문에 현지 단체와 사역자에게 모든 것을 위임하고 따르는 것에 대해 자신이 무기력하다고 느껴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은 선교지라는 특수한 환경으로 인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오히려 이런 기회를 하나님과 개인적으로 깊이 만나고 훈련 받는 시간으로 삼는 거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문화를 있는 그대로 이해하자
중국의 문화와 사회상, 사람들의 사는 모습은 사뭇 흥미롭고 또한 다른 문화를 접한다는 면에서 깊이 인상에 남을 것이다. 현지에 오기 전에 미리 중국의 역사, 문화, 정치, 사회, 시사 등에 관련된 서적들을 한두 권 정도 읽어 둔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나와 다른 문화와 환경이라 하여 불평하거나 무시하는 태도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고 이해하려고 한다면 더 유익한 단기선교가 될 것이다.
 

선교 이후가 중요하다
단기선교를 다녀온 후로 분명 개인적으로 혹은 공동체가 받은 도전과 비전은 각별할 것이다 공식적인 선교보고를 통해 교회 전체가 이번 선교여행의 동역자라는 인식을 되새기면서 아울러 차후 선교방향을 결정짓고,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계획하는 기회를 삼자, 팀원들이 현지에서 경험한 하나님, 그 곳에서 만난 현지 교회와 성도 등에 대한 일들을 나누면서 다시 한 번 선교현장을 위해 기도를 심고 개인과 공동체의 비전을 되새기는 시간이 될 것이고, 주위 사람에게도 도전을 주게 될 것이다.

잘 아는 것처럼 고국으로 돌아와 선교보고 하는 것으로 끝이 아니다. 오히려 이제부터가 새로운 시작이다. 현지에서 경험한 감격과 발견한 비전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잊혀지거나 그저 좋았던 추억으로 남지 않기 위해서는, 개인적으로 혹은 팀별로 나름대로 계획을 세워 지속적으로 중보하고 물질로 동역하는 것, 그리고 다른 지체들에게 현지의 상활을 나누며 같이 도울 것을 동기부여 하는 등의 실제적인 행동이 있어야 하겠다. 팀원들 각자가 간증문을 적어보고 그 때 작정한 것들 것 문서화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리고 현지에서 동역한 단체나 사역자와의 연락이 가능하다면 계속적으로 교제하면서 서로를 위해 기도하는 것도 큰 유익이 될 것이다. 지역교회는 이번 단기선교를 평가하면서 반성할 것들을 검토하고, 향후 단기선교를 계획함에 있어서 목적과 방향 등을 설정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구나 할 것 없이 하나님 나라의 대사로, 그리스도의 편지요 향기로 부르심을 입었다. 단기선교를 통해 우리 모두가 하나님 나라의 확장에 참여하고 주님이 예비하신 풍성한 삶을 경험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정향기 | 중국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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