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부터 한국에 들어와 유학하는 세계 각국 유학생의 수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 가까운 나라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를 비롯하여 중앙아시아, 미국, 유럽, 아프리카, 중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인종, 문화, 언어적 배경을 가진 유학생들이 어느 새 우리의 이웃으로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유학생들을 섬기기 위해 국내에 ISF(International Student Fellowship.국제학생회)라는 단체가 결성되었다. 한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외국인 유학생들을 조건없는 사랑으로 도우며 우정을 나누는 ISF를 소개하고자 한다.

ISF의 설립 
교육부가 제공한 통계에 따르면, 현재 한국에 유학중인 외국인 유학생의 수는 1997년 4,753명에서 해마다 천 명 가량 증가하여 2000년 4월 현재 106개국 6,160명의 유학생들이 전국 157개 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다. 국가별 분포는 일본이 1,692명으로 가장 많고, 그 다음이 중국으로 1,601명, 타이완이 487명으로 세 번째이다. 아시아 지역 학생들이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전공은 한국어 연수생부터 인문, 사회, 예 . 체능, 이공계 등 다양하며, 학부 과정에서부터 대학원 석사, 박사 과정까지 이어지고 있다.

천연자원이 없고 국토가 좁은 한국이 80년대 이후 놀라운 경제 성장을 이룩한 것은, 선진국에 가서 학문을 배워온 우수한 두뇌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마찬가지로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등 개발도상국에서 온 유학생들 역시 그 나라의 우수한 인재들로, 한국에서 학위를 취득한 후 본국으로 돌아가 막대한 영향을 미치며 살게 될 이들이다.

ISF는 1997년 3월 26일 당시 서울대학교 언어학과 석사과정에서 학업 중이던 이상일 목사(현재 영국 유학 중)에 의해 서울대학교에서 처음으로 모임이 시작되었다. 현재 손봉호 교수(서울대 사회교육과)를 이사장으로 서울본부와 대전지부,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를 비롯한 대학지부를 두고 활동하고 있다. ISF의 구성원은 크게 각 캠퍼스 회원인 스태프, 자원봉사자 그리고 개 교회와 ISF 내 한 캠퍼스와 연결되어 ISF를 돕는 모임인 서포트팀으로 조직되어 있다. ISF 사역의 크고 작은 모든 행사는 스태프들이 주관하여 진행하고 있다. 매주 월요일마다 정기모임을 갖고 있으며, 각 학교별로 1주일에 한 번씩 만나 서로 교제하며 국제학생들의 필요를 나누고, 그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시간으로 보내고 있다.

외국인 유학생과 한국을 이어주는 프로그램 
ISF는 여러 가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하여 외국인 유학생들을 한국 학생, 한국 가정 그리고 한국 기업에 맺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ISF의 활동들은 다음과 같다.

자매결연 프로그램

가정은 한 나라의 문화의 축소판이다. 한 나라의 문화를 알기 원한다면 가정을 체험하는 것이 지름길이다. 자매결연 프로그램은 유학생들을 한국 가정과 맺어주어 유학생들이 한국인의 가정생활 속에서 한국문화를 경험하고, 한국 가정은 외국인 학생을 통해 그 나라의 문화를 배우게 하는 상호 문화교류 프로그램이다. 

한국어 회화
유학생들에게 단체 또는 일대일로 일주일에 1회 이상 한국어를 무료로 가르쳐준다. 또한 유학생들의 한국어 논문이나 보고서를 한국어 문법에 맞게 쓸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의료봉사
개인이나 단체들이 자원 봉사로 외국인 유학생들의 진료를 위해 특정한 날을 정하거나 쿠폰을 이용하여 무료 또는 할인 진료를 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외국인 유학생과 그 가족(임산부나 아기)를 위한 진료 등이 있다.

공항맞이
유학생들이 한국으로 입국할 때 공항으로 마중 나가서 숙소까지 데려다 준다. 한국에 유학 중인 학생들의 수가 가장 적은 나라 학생들을 우대한다.

디너파티
크리스마스나 연말 연시에 유학생들 간의 교제의 장을 마련하기 위하여 저녁식사를 겸한 파티를 열고 있다. 각 학교의 후원을 받아서 학교별로 진행하거나, 기업 또는 개인의 후원으로 진행한다.

외국인 유학생 축제
대학에서 소외되어 있는 외국인 유학생들을 중심부로 끌어내고, 프로그램 준비를 통하여 외국인 유학생들과 몇 년 동안 한국에 체류하지만, 한국 문화에 대해 살펴볼 기회는 그리 많지 않다. 관심이 없어서가 아니라 학업으로 인해 바쁘고, 재정적으로도 넉넉하지 못하며, 방법도 모르기 때문이다. 한국문화 탐방 프로그램은 한국의 전통문화와 현대문화를 외국인 유학생들이 접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민속촌이나 인사동 방문을 통해 한국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외에도, ISF는 홈페이지를 온해 위의 프로그램들을 소개하고, 외국인 유학생들과 한국인 스태프들을 서로 맺어주며, 국내외 학생들에게 한국유학에 관한 정보와 한국생활에 관한 정보를 제공해 주고 있다. 각 나라별 모임도 결성되어 있는데, 중국 학생들과 교제 할 수 있는 ‘중국 커뮤니티’도 있다.

중국 학생들의 필요
현재 ISF가 돕는 외국인 유학생 중 중국 학생의 비율은 약 25퍼센트 정도로 한국에 와 있는 중국 유학생 수에 비하면 그리 많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중국 학생들과의 사귐은 매우 깊이가 있고 지속적으로 이어진다고 한다. 중국 학생들은 대부분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무료 또는 저렴한 비용으로 관광 등 한국 문화를 체험하기 원한다. 그리고 어느 정도 한국어와 한국 생활에 익숙해진 유학생들은 등록금, 용돈 마련을 위해 파트타임 일자리를 원하지만, 막상 일자리를 얻기는 쉽지 않다고.

ISF는 조건 없는 사랑으로 이들을 섬기고 있는데, 작년 7월에는 서울 덕수교회 의료선교팀의 지원으로 고려대학교에서 의료사역을 실시했다. 이때 치아건강에 문제가 많았지만 돈이 없어 치과에 갈 수 없었던 한 학생에게 선교팀은 스케일링 정도밖에 해 줄 수 없어 매우 안타까워했다. 그런데 나중에 경희대 치과병원에서 인턴으로 근무하고 있는 ISF 스테프에게 이 학생의 치아 치료를 부탁했고, 결국 그 학생은 무료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도움의 손길 
ISF의 모든 행사와 모임은 대부분 스태프들이 주관하여 진행하고 있지만, 각 학교별로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수많은 유학생들을 도울 수 있는 각 캠퍼스(성균관대, 경희대, 한양대, 건국대 등) 개척사역, ISF 홈페이지의 업그레이드를 위한 컴퓨터 전문 자원봉사, 유학생 1~2명을 초청해서 한국인 가정방문 프로그램에 참여케 해 함께 친교를 나눈 뒤 이후에도 계속해서 자기 가족처럼 돕는 사역인 ‘국제학생 양자삼기’, 특히 유학생들과 지방 나들이를 할 때 숙식과 관광 제공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지방에 있는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의 손길 또한 필요하다.

외국어를 잘 해서 유학생들이 한국에서 생활을 잘 하도록 도움을 주는 것도 필요하지만, 가장 필요한 것을 그들이 도움을 필요로 할 때 기꺼이 그들에게 시간을 내주고 지속적으로 우정을 나누는 친구가 되는 것이다. 외국인 유학생들을 돕겠다고 오는 한국 학생들의 대부분은 자신의 외국어 수준을 확인하기 위해서 또는 외국어 실력 향상을 위한 목적으로 다가오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유학생들이 도움을 필요로 할 때 자신의 시간을 기꺼이 내는 한국 학생은 그리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외국 학생들을 돕기 위해서 반드시 영어나 해당 외국어를 잘 해야 할 필요는 없다. 한국 문화와 생활 방식, 학습방법 등을 몰라서 당황하는 그들을 언제라도 도와줄 마음만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특히 중국인 유학생들을 위해, 중문과에 다니는 크리스쳔 학생들, 중국에서 언어연수 경험이 있는 학생들이 자신의 유학생활을 뒤돌아보며 기꺼이 이들의 친구가 되어준다면, 이들은 앞으로 중국에 돌아가, 자신을 따뜻하게 환대해주고 돌봐준 ‘한국 친구’들을 기억하며 한국에 대해 긍정적인 마음을 품게 될 것이다. 이들은 귀국하여 정계 또는 경제계에서 한국과의 관계를 담당하게 될 가능성이 많다. 장차 한.중관계의 밝은 앞날을 위해서도 중국 유학생들을 섬기는 일은 반드시 누군가 감당해야 할 몫이다.

외국인 유학생들을 섬길 ‘청년예수’가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라의 각 대학별로 적게는 10여 명에서 많게는 수백 명에 이르는 외국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다. 이들 중에는 회교권, 공산권, 이슬람권 등 한 번도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들어보지 못한 미전도 지역에서 온 학생들의 수도 적지 않다. 낯선 문화와 언어의 장벽,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으며 외롭게 공부하고 있는 이들이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것은 무엇일까?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해도 함께 마음을 나눌 사람, 필요로 할 때 언제든지 다가와 함께 해 줄 수 있는 친구가 아닐까?

각 대학 캠퍼스에서 활동하고 있는 학생 선교단체들과 크리스천 학생들이 이들을 위해 기도하면서 친절과 우정으로 다가간다면, 이들은 아무 조건없는 사랑과 섬김 속에서 그리스도를 볼 것이다. 자신의 유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순수한 우정과 사랑으로 외국인 유학생들의 필요를 돕고 섬길 ‘청년 예수’가 필요하다. 




취재·글 / 변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