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밀려올 중국인 관람객들
새 밀레니엄 시기에 세계인들의 이목을 한 곳으로 집중시킬 한일 월드컵 축구대회가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 개최됨은 하나님의 특별하신 섭리 가운데 이루어진 일임을 믿는다. 특히 우리나라 서울에서 2002년 월드컵 축구 경기 개막식이 열리게 됨은 한민족의 자긍심을 세계 만방에 드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
금년 5월에 개최될 월드컵 축구대회 행사 준비로 인해 전국적으로 월드컵 축구 열풍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언론 등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축구 경기 때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중국인 관광객 약 10만 명 이상이 우리 나라를 방문할 것이라고 한다. 이 많은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우리들은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진심어린 정성과 친절한 봉사를 제공하여, 중국인들로 하여금 편안함을 느끼고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긍정적인 인상을 갖게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영적인 관점에서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한국으로 몰려오는 이 많은 중국인들에게 어떻게 복음을 전파할 것인가라는 과제이다.
필자는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 올림픽 당시 선수촌에 입촌하여 중국 대표팀 선수, 코치, 대표임원, 보도진 등 중국 체육계 인사들을 접하면서 복음을 전한 바 있다. 이 짧고도 작은 경험을 바탕으로 중국인을 향한 효과적인 복음전도 방법과 전략을 제시하고자 한다.
중국인을 위한 전도, 이렇게 준비하자
첫째, 이번 월드컵 축구 경기 때 효과적으로 복음을 잘 전달하기 위해서는 한국 교회와 선교단체들이 초교파적으로 한 마음, 한뜻이 되어 하나님 앞에 나아와 기도해야 한다. 왜냐하면 인간의 마음을 변화시키는 분은 오직 성부, 성자, 성령 삼위일체이신 하나님이시기 때문이다.
둘째, 한국의 교회들이 초교파적으로 협력하여 월드컵 축구경기를 위한 조직체를 구성하여야 한다. 하나의 일관된 사역을 할 수 있는 위원회를 조직, 운영하여 일사분란하게 복음전파 사역을 실시해야 한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한국에서 영향력이 있는 교계 지도자들을 초청하여 그들 중에 대표자를 선임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지난 1988년 서울 올림픽 게임 당시에는 고 한경직 목사님께서 이 직무를 맡으셨다.
셋째, 한국 교회들은 기쁜 마음을 가지고 중국선교를 전문으로 하는 선교단체를 기도와 물질로 도와야 한다. 중국어문선교회, 중국복음선교회 등은 한국에 있는 유력한 중국선교 전문단체들이다. 이 선교단체의 사역자들이 사명감을 가지고 힘차게 사역할 수 있도록 한국의 교회들이 이들을 지원하고 도와야 할 것이다.
넷째, 한국에 있는 중국선교 단체들과 월드컵 선교 단체들은 중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크리스천 자원봉사자들을 가능한 많이 확보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서울 정동, 영등포, 인천, 수원, 군산, 대구, 부산 등지에 있는 화교 교회와 협력, 각 대학 중문과 졸업생, 재학생 또는 중국, 타이완, 홍콩, 싱가폴 등지에서 선교활동을 하고 있는 한국 선교사들이 일시 귀국하여 활동하는 방안도 실현 가능할 것으로 여겨진다.
인적자원 확보뿐만 아니라 물적자원 확보도 상당히 중요하다. 예를 들면 간체자(簡體字) 중국어 성경, 중ㆍ영 성경, 중국어 전도지, 중문 잡지 또는 신문, 중국어권 영화 VCD, 시드니올림픽 녹화 테이프 등이다. 이러한 문서 및 미디어 자료들은 국내의 중국어문선교회나 극동방송, 해외로는 홍콩의 FEBC(극동방송), CCL(복음증주협회)등을 통해 수금이 가능할 것이다. 이러한 물자가 확보되면 중국인 관광객 및 체육계 인사들이 쉽고 편리하게 받아볼 수 있도록 인천, 김포, 부산, 대구, 제주 등의 공항 안내 데스크나 호텔, 여관, 식당, 축구 경기장, 관광버스 내에 비치해두면 효과가 있을 것이다.
다섯 째, 월드컵선교를 위해 참여하는 자원봉사자들은 우선 중국어로 간단한 기독교 용어, 교회 용어 등을 잘 익혀야 한다. 또한 축구용어, 축구 규칙, 세계적인 각 나라 축구 스타 플레이어 등의 이름, 각 나라 대표팀 감독들의 이름을 알고 있으면 중국인 관광객이나 중국 팀 응원단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중국 베이징에서 발행하고 있는「체육신문(體育報)」,「축구신문(足球報)」등 스포츠 잡지 등을 구입해서 보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각 나라 축구 팀의 전략, 각 나라 스타 플레이어들의 장단점을 나름대로 평가할 수 있다면 더욱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축구에 대한 다양한 상식을 화제로 하여 중국인들과 이야기하면서 교제가 점점 무르익어가고, 그들의 마음을 열리게 되면 한국 축구 대표 팀 선수와 감독을 역임한 바 있는 차범근 씨의 돈독한 기독교 신앙과 그의 봉사 정신을 소개하면서 중국인들로 하여금 한국의 교회와 기독교에 대해 알도록 화제의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뱀같이 지혜롭고 비둘기처럼 순결하게
중국인들에게 복음을 전할 때는 지나치게 직선적이거나 변론(논쟁)적인 자세를 취하지 말고 친절하고 간접적인 방법으로 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중국인들은 나름대로 주관이 강하기 때문에, 자신이 판단하기에 상대방이 자기를 설득시켜 기독교 신자로 만들려고 하는 의도가 보이면 화제를 빙빙 돌릴 것이다. 이런 때를 만나면 너무 조급하게 서둘지 말고 인내심을 갖고 지혜롭게 처신해야 한다. 그리고 여러 번 자주 만나 얼굴이 서로 익고 신뢰감이 쌓이도록 하고, 상대방과 개인적으로 또는 그룹별로 시간과 장소를 정하여 정기적으로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인 화제에서 점점 복음을 전하는 방향으로 이끌어 나간다. 복음을 전할 때 중국인 상대방에게 심리적 부담감을 주지 않는 작은 선물을 주면 효과가 더욱 좋을 것이다. 예를 들면 타월, 가방, 정통 한국 마스코트, 예쁜 그림엽서 등이 무난하다. 또한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삼계탕, 불고기, 잡채, 김치 등의 음식을 대접하면 그들의 마음을 활짝 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중국 관광객들을 수송할 수 있는 차량도 준비 된다면 좋겠다.
다만 우리가 그들에게 복음을 전할 때 주의할 것이 있다. 중국 정부가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정치(공산당 및 정치체제에 대한 비판은 금물)ㆍ군사ㆍ인권문재, 종교정책, 소수민족 정책, 타이완과 중국과의 관계 등은 화제거리로 삼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특히 현재 중국 각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 선교사들의 이름이나 사역지에 대해서도 절대 알리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아들을 후원하고 있는 한국 교회나 선교단체들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말 것을 부탁한다.
또한 수많은 중국인 관광객이나 축구 응원단 가운데 사복 공안요원, 정보요원, 등이 배치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들의 감시를 의식하면서, 중국인들에게 복음을 전할 때 더더욱 신중하고 지혜로워야 할 것이다. 그리고 중국인들에게 한국 교회의 전략적인 선교 계획 등에 대해 알리지 않아야 한다. 다만 우리가 한 사람의 그리스도인으로서 중국인을 사랑하기 때문에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는 것임을 그들이 알도록 해야 할 것이다.
중국 복음화를 위한 호기
월드컵 축구대회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중국인들에게 전파하는 것은 중국 복음화를 위한 매우 중요한 기회이다. 한국 교회 성도 모두가 기도하는 마음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이번 2002년 한일 월드컵 축구대회를 통해 우리 한민족의 기상이 세계 만방에 알려질 뿐만 아니라, 수많은 중국인들이 만왕의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는 계기가 되길 소망하고 기도한다.
송병권/ 감리교 선교사, 싱가포르 솅강교회 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