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주께로」 가족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는 지금 추석날, 먼 곳 러시아공화국의 R시에서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제가 섬기고 있는 교회는 10년 전에 이 곳에 선교사를 파송하여 세 교회를 설립해 돌보고 있고, 또 연합신학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종종 추석 때 이곳에 와서 선교사 가정을 격려하고 이 곳의 교인들과 교제를 나누는데, 올해는 9월 26일에 이곳에 도착해서 한 주간 머물고 있습니다. 올해는 막내딸도 같은 때에 일본 단기선교를 나갔기 때문에 저희 집은 본의 아닌 이산가족이 되어 추석을 보내고 있습니다. 귀국하면 하루 틈을 내 가족들과 함께 ‘도자기 엑스포’에 다녀올 예정입니다.
이 곳에 세운 세 개의 교회 가운데 하나는 시내 중심 가에 자리잡고 있는, 말하자면 본교회(本教会)입니다. 또 하나의 교회는 120㎞ 떨어진 농촌지역에 세운 지교회(支教会)입니다. 마지막 하나는 이곳에 와 있는 재중동포(在中同胞)들을 위해 세운 교회입니다. 이 곳 R시에는 재중동포 수천 명이 머물며 보따리 장사를 하고 있습니다. 이 분들을 위해 예배 처소를 마련해 주일 오후 다섯 시에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이 교회는 고정된 예배처소가 없어서 이 아파트 저 아파트 떠돌면서 예배를 드립니다. 강대상도 없고 피아노도 없습니다. 그저 우리나라의 구역 예배(속회) 같은 모습입니다. 그런데 이 교회가 아주 왕성해서 때로는 본교회보다도 예배 참석 숫자가 많습니다.
저도 오전에는 통역을 통해서 설교를 하다가 이 교회에 와서 우리말로 자유롭게 설교를 하면 날아갈 것 같이 신이 납니다. 재작년 추석에 고려인들과 러시아인들을 상대로 한 예배에서 “오늘은 추석인데, 추석은 한국의 감사절입니다.” 했더니 나중에 “추석이 뭡니까?” 하는 분이 있더군요. 그 날 오후 여기에 와서 “여러분, 추석을 객지에서 보내느라고 얼마나 외로우십니까? 그 외로움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리기 위해 제가 오늘 일부러 왔습니다” 했더니 그들의 눈에 눈물이 핑 도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 분들 가운데 여러 명이 세례를 받았고 연합신학원에 입학하여 신학을 공부하는 분도 있습니다. 저는 이 분들에게 중국의 종교정책을 설명하고 이 사실을 비밀에 부칠 것을 부탁드리곤 합니다. 이 통신에서 도시의 이름을 밝히지 않고 이니셜로 처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이 일을 통해서도 저는 중국에서 성령이 강하게 역사함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됩니다. 여기서 ‘중국’은 지역만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사람들까지 포함하는 것 같습니다.
「중국을 주께로」 가족들은 지금 성령이 원하시는 일에 동참하고 있는 것입니다.
올해의 마지막 호를 보내드립니다. 올해 정기구독자들이 많이 늘었음을 감사 드립니다. 우리는 힘을 합해 독자 배가를 위해 더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이번 호는 여성선교사들의 중요성을 다뤘습니다. 여성 가족들에게 힘과 도움이 되기 바랍니다.
조금 이르지만 성탄 인사도 함께 드립니다.圣诞快乐!
유관지 / 본지 발행인 ∙ 목양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