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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10.20  통권 72호  필자 : 편집부  |  조회 : 2655   프린트   이메일 
[중국 문화 읽기]
중국인의 놀이문화

중국의 전통놀이
중국의 놀이문화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운동경기의 형태를 띤 것, 직접 참여하기 보다는 공연자가 있어 많은 사람들이 관람하는 잡기(杂技), 그리고 투기성 오락이다.

첫째 운동경기 형태를 띤 놀이로는 축국과 줄다리기, 용선(龙船)경기가 있다. 축국은 중국에서 가장 오래되고 인기있는 놀이로써 오늘날의 축구와 매우 흡사하다. 줄다리기는 춘추시기에 유래된 것으로 군사활동 형식으로 시작되었다가, 기자재가 간편하고 오락적 분위기가 짙어 민간에 널리 퍼지게 되었다. 용선경기는 초(楚)나라의 애국시인 굴원(屈原)이 강에 투신하자 그의 시체를 찾던 것에 그 유래를 두고 있다. 이밖에도 운동경기는 아니지만, 제기차기와 연날리가 있다. 제기차기는 얼마나 널리 유행하였는지 청(清)대에는 하루종일 제기를 떨어뜨리지 않고 차는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연날리기의 시작은 춘추전국(春秋战国)시대에 오락이 아닌 무술에서 비롯되었는데, 후에는 재앙을 입으면 연에 이름을 쓴 뒤 연을 높이 띄워 줄을 끊어 버림으로써 재앙을 피하는 놀이로 발전했다.

둘째로 잡기에는 대나무 타기, 줄타기, 금수어충의, 잡수예 등이 있는데, 이들은 모두 공연자의 관람자가 모여 진행되는 놀이이다. 대나무 타기와 줄타기 등은 높은 곳에서 아슬하게 부리는 묘기로 관람자들의 흥미를 유발시켰다. 한때 이러한 잡기를 하다가 사람이 떨어져 죽는 사고도 빈번하였다. 금수어충의는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하나는 사람이 동물을 흉내내는 것이고, 또 하나는 직접 동물을 훈련시켜 재주를 부리게 하는 것이다. 최초로 등장한 동물은 말이었고 그 후에는 원숭이, 개 등이 있었으며 후에는 동물 중에 쥐와 곰이 가장 많았다. 이 놀이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동물 싸움으로 발전해 갔다. 주로 닭, 소, 오리, 귀뚜라미 등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물들이었고, 농민들 사이에서 성행하였으며 많은 경우 돈을 걸어 내기를 했다.

투기성 오락으로는 바둑, 장기, 박희(육박), 저포, 악희, 투자, 선화패, 마조패, 마작, 탄전, 고시, 탄자 등이 있다. 중국 전통 놀이문화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이것들은 대부분 서민들 사이에서 유행하였고, 도박의 성격이 짙었으므로 이로 인해 논과 집안의 재산을 탕진한 사람도 적지 않다. 그중에서 현재까지 널리 성행하는 것이 바로 마작(麻雀)이다. 마작이라는 이름은 마조(马吊)라는 놀이의 이름에서 비롯되었는데, 마조의 별명이 마장(麻将)이었기 때문에 그 소리대로 지금까지 마작 또는 마장이란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마작은 약 B.C 2000년 우(禹)임금 때에 궁중에서 파림(巴林)이라는 패를 사용하던 놀이가 시초가 되었다고 전해진다. 이때는 궁중에서만 했으며 일반 백성들이 하는 것은 금지되었고, 40매의 패를 사용해 비교적 간단하게 진행되었다고 한다. 마작의 직접적인 원형은 송나라 때 태어난 명나라 희종(熹宗)때에 완성된 마조(马吊)이다. 마조의 패는 모두 40매로 일명 사문(四門)이라고 하며, 놀이의 방법은 네 사람이 8매씩 나누어 가진 뒤 나머지 8매를 뒤집어서 패를 맞추고, 강한 패가 약한 패를 이기는 것으로 승부를 결정했다고 한다. 현재와 같은 마작이 확립된 것은 광서제(光绪帝: 1875~1908) 초년 저장성 닝포(宁波)에 살던 진어문(陈鱼門)이라는 사람이 애쓴 결과이다. 그는 처음으로 동(东), 남(南), 서(西), 북(北)의 풍패를 16매 만들어 넣었고, 매난국죽(梅兰菊竹) 등의 꽃패를 정리하여 136매가 되게 하였다. 용어도 간소하게 하고 기본적인 규칙도 만들어 닝포를 중심으로 전 중국에 보급시켰다고 한다.

이러한 전통놀이는 시작된 시기와 방법은 각기 다르지만, 거의 대부분 청대까지 성행하고 유지되어 오다가 그 이후로 사라져 현재 남아 있는 놀이는 별로 많지 않다. 대부분 각 지방별, 민족별 행사로 남아 명절이나 길일에만 행해져 그 명맥을 간신히 이어오고 있다. 이로 인하여 정확한 방법을 확인할 수 없는 놀이들도 아주 많다.

현대 중국인들의 여가문화
중국 정부가 1995년부터 5일 근무제를 도입하면서 중국인들의 여가시간이 많아졌다. 대도시의 비교적 경제적 여유가 있는 젊은이들은 영화, 연극, 레저 등 문화생활을 즐기기도 하지만, 아직까지 대부분의 서민들은 여가를 보내는 것이 익숙하지 않다. 그저 집주변이나 공원을 산책하거나 텔레비전을 보는 것이 전부이다. 노년층은 매우 중국적이고 전통적인 여가를 보내는데, 대부분 건강과 장수 혹은 취미로 이어지는 애완동물(주로 새) 기르기, 장기나 바둑, 태극권, 기공체조 등이 바로 그것이다. 중국인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은 각별한 것이어서 기(气)의 올바른 순환이 병을 치유하고 장수하게 한다고 믿어 태극권이나 기공체조로 건강을 도모한다. 최근 문제가 되었던 파룬궁(法轮功)도 기종체조의 일종이다. 최근엔 서양식 건강체조인 에어로빅을 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게 볼수 있다.

마작
중국인들 스스로 세계에서 가장 재미있는 게임이라고 말하는 마작은 중국인이라면 누구나 할 줄 아는 도박이자 오락이다. 오늘날 중국 대륙과 타이완, 홍콩을 막론하고 마작은 남녀노소할 것 없이, 또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즐기는 오락이다. 실제로 명절, 특히 음력설인 춘제(春节)에는 2~3일씩 음식을 먹어가며 마작을 하기도 한다. 중국은 공식적으로 도박이 금지되어 있으나 사설 도박장도 있으며 직장동료, 친구, 친지들 사이에 판돈을 적게 하여 즐긴다. 마작이 한때 사회적으로 도박의 풍기를 야기한다고 하여 정부에서 금지시킨 적도 있지만, 최근 중국 정부는 무조건적인 금지와 통제보다는 마작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유도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한 듯하다. 많은 중국인들도 도박이 아닌 오락의 일종으로 마작을 하는데,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길거리, 집이나 기숙사 혹은 열차나 식당에서도 삼삼오오 모여앉아 마작하는 모습은 중국 어느 지역을 가나 쉽게 볼 수 있다.

카드놀이
공항, 기차역, 기차 안에서 중국인들이 카드놀이 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하는 원카드(One Card) 같은 방법부터 여러 종류가 있다. 가장 보편적인 것은 4~6명이 균등히 카드를 배분한 후 선이 먼저 내는 방식에 따라(선이 같은 수 2장을 내면 뒷 사람 모두 같은 수 2장을 내고 같은 수가 없을 경우엔 통과)뒷사람이 카드를 내는 방식으로, 손에 든 카드를 가장 먼저 소진시키는 사람이 1등이 된다. 손에 남은 카드 숫자만큼 기록한 후 몇 시간 후 자기의 실적만큼 돈을 계산한다. 카드는 때와 장소,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중국인들이 보편적으로 즐기는 오락이다.

사교댄스(社交舞)
1920년대 상류층에서 시작된 사교댄스는 상하이(上海)에서 가장 유행하였고, 30,40년대를 거치며 전국적으로 확산되었다. 혁명 시기에 지도자들이 틈나는 대로 사교댄스를 즐기는 장면도 영화나 TV드라마에서 보이곤 한다.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이후 정부차원에서 사교댄스의 대중화에 앞장서 학교에서 의무적으로 가르치게 했다. 80년대 이후에는 대중의 놀이문화로 정착하여 공원이나 공터, 교내 곳곳에서 손에 손을 잡고 춤을 추는 쌍쌍을 만날 수 있다. 퇴폐적으로 여겨지는 한국의 춤 문화와는 달리, 중국에서의 사교댄스는 일상생활의 일부이다. 연인, 부부, 아버지와 딸, 때로는 모르는 사람이나 동성끼리의 건전한 놀이문화로서 춤을 즐기는 것이다. 물론 중국에도 전문적인 무도장이 있기는 하지만, 사람들은 대개 거주지 주변의 공간에서 사교댄스를 즐긴다. 대학의 경우에는 금요일이나 토요일 저녁에 교내 식당을 무도장으로 임시 단장하여 학생이나 교직원에게 춤을 출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혹은 대학 내에 조직된 서클을 통하여 정기적으로 춤을 배우기도 한다.

가라오케(卡拉OK)
개혁 개방 이후 중국 전역에 가장 빠르게 번져가고 있는 것은 가라오케 열풍이다. 대도시는 말할 것도 없고, 서쪽 끝 카스카르나 남쪽의 소수민족 마을에도 한 두개쯤은 있는 것이 가라오케이다. 물론 경제수준에 따라 노래 반주기 하나 달랑 놓고 새끼줄을 둘러치고 손님을 맞는 곳도 있긴 하지만, 오늘날의 중국인들에게 가라오케는 대단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특히 남동부 연안도시들은 홍콩과 타이완의 영향을 많이 받아 최신 유행하는 타이완, 홍콩의 대중가요가 그대로 수입되어 불려지기도 한다. 이처럼 가라오케는 현대 중국인들의 새로운 오락문화의 하나로 자리잡고 있는데 부작용도 매우 많다. 단지 노래만 부르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퇴폐적인 유흥문화의 온상으로 변질되고 있고, 돈을 벌기 위해 도시로 몰려드는 농촌지역의 수많은 여성 인력들을 흡수하기도 한다.

참고자료
∙ 임성숙, 2000, 중국인의 놀이문화, 중국문화강좌, 중국복음선교회
∙ 공상철 외, 2001, 중국 중국인 그리고 중국문화, 다락원
http://www.haochi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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