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여름, 필자가 다니고 있는 타이완다오성(道生)신학원의 필수과정인 중국대륙 단기선교를 마치고 돌아왔다. 타이완 목사님 한 분과 신학생 한 명, 그리고 한국인인 필자를 포함하여 세 명이 한 팀이 되어 중남지역 가정교회 지도자 훈련을 담당하였다. 가기 전, 약 한 달 반가량 사역을 위해 기도하고 예비 훈련을 마치고서야 대륙에 들어갈 수 있었다. 훈련 대상은 대부분 농민들이었다. 다섯 개의 성(省)을 돌아다니며 각각의 지역에서 3~4일 동안 집중 훈련을 했다. 하루의 강의시간은 평균 10시간으로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었다. 세 명이 분담해서 강의를 해기 때문에 강사인 우리로서는 조금 수월했지만, 섭씨 38~39ºC의 무더운 날씨에 선풍기 하나 의지하고 조그맣고 딱딱한 의자에 앉아 공부하는 그들에게는 참으로 힘겨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말씀을 배우는 그들의 얼굴에 가득한 기쁨과 감사를 찾아볼 수 있었다. 하나님의 말씀을 사모하고 대가를 치르며 신앙을 지키고 있는 그들과 함께 한 짧은 시간은 결코 잊을 수 없는 귀한 것이었다.
훈련에 모인 이들은 여러 지역의 가장교회에서 훈련을 위해 파송된 지도자들인데, 대부분 10대 중반부터 25세 전후의 젊은 지도자들이었다. 가장 나이 어린 지도자가 열네 살이었다. 그들은 이곳에서 6개월간의 훈련을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가 가정교회를 섬기게 된다. 하나님의 말씀에 갈급하고 단순한 믿음으로 믿음을 지키고 있는 그들에게는 많은 문제들이 있었다. 정치적으로 종교의 자유가 없는 상황, 그리고 경제적으로 궁핍하며, 각종 이단과 사교(邪敎)들의 공격과 더불어 내부적으로도 각종파벌로 인해 하나 되지 못하는 어려움 등이다. 과연 이러한 저들에게 내가 어떠한 말씀을 전해주어야 할 것인가?
이번 훈련에서 필자가 나눈 말씀은 베드로전서였고, 그 중심 되는 주제는 바로 ‘고난’이었다. “사랑하는 자들아 너희를 시련하려고 오는 불시험을 이상한 일 당하는 것 같이 이상히 여기지 말고 오직 너희가 그리스도의 고난에 참예하는 것으로 즐거워하라.” (벧전 4:12~13)
“만일 그리스도인으로 고난을 받은즉 부끄러워 말고 도리어 그 이름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라 복음과 함께 고난을 받으라”(벧전 4:16) 그러나 말씀을 가르치는 나의 마음에는 오히려 미안한 마음과 부끄러움이 있었다. 그들은 이미 나보다 더 큰 대가를 치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궁핍한 생활 중에서도 이들의 기도 가운데 물질의 필요를 구하는 기도는 들어보지 못했다. 오직 가르치는 우리들을 위해서 기도하고, 하나님의 말씀 잘 배울 수 있기를 구하고, 배운 말씀 잘 전하기 위해 전심으로 뜨겁게 기도하는 모습은 참으로 감동적이었다.
고난 중에 있는 중국의 성도들에게 말씀의 지식만을 전한다면 그들은 그 환경을 이겨낼 수 없을 것이다. 그들의 영적인 생명을 성장시키고 성숙시킬 수 있는 것은 말씀의 지식만으로는 불가능하다. “내 말과 내 전도함이 지혜의 권하는 말로 하지 아니하고 다만 성령의 나타남과 능력으로 하여 너희 믿음이 사람의 지혜에 있지 아니하고 다만 하나님의 능력에 있게 하려 하였노라”(고전2:5)
이번 훈련을 통해 느낀 것 중의 하나는 그들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이들은 타이완을 비롯하여 전 세계 화교교회들이라는 사실이다. 화교 교회의 성도들이 중국선교의 비전을 품고 말씀의 훈련을 받으면 바로 중국 교회를 효과적으로 섬길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특별히 한국 교회의 섬김을 필요로 하고 있었다. 한국 교회가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풍성한 축복을 나눌 책임과 의무가 우리에게 있다.
중국선교는 어느 한 사람, 어느 한 교회, 어느 한 나라만으로는 부족하다. 함께 협력하여 집중하는 사역이 절실히 필요하다. 보내는 자와 보냄을 받은 자 모두 성령의 능력을 절대적으로 의지하고 함께 하는 사역을 통하여 중국 성도들의 영혼은 성장하고 성숙하여 21세기 세계선교의 주역으로 설 수 있을 것이다.
윤승일 | 타이완 아오성신학원 석사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