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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8.20  통권 65호  필자 : 허러성(何樂生)  |  조회 : 1527   프린트   이메일 
[오늘의 중국교회]
경제발전의 각도에서 본 중국 교회의 발전

2000년에 들어서면서 중국은 적잖은 변화를 가져왔다. 주룽지(朱鎔基) 총리의 전면적인 국영기업 개혁 기한이 임박했고, 파룬궁(法輪功)이 사회에 일으킨 물의도 아직 가라앉지 않았다. 타이완 관계에 있어서도 계속 타이완의 독립을 주장하던 민진당의 천수이볜(陳水扁)이 총리로 당선되었으며,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orld Trade Organization, 이하 WTO) 가입 논의도 뜨겁게 진행되고 있다. 또한 중국은 점차 정보통신 시대에 들어서고 있다. 비록 아직까지는 연해 대도시에 국한된 일이긴 하지만, 교회 발전에도 이러한 것들은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이 글에서는 경제발전이 중국 교회에 끼친 영향에 대해 다루고자 한다. 

아래의 내용들이 결코 2000년이 도래하여 갑자기 나타난 문제는 아니다. 이러한 현상은 역사 발전선상에서 2000년이라는 상징성과 겹쳐 토론되는 것 뿐이다. 여기에서는 거시적인 각도에서 교회가 가질 수 있는 기회와 그 가운데 생길 수 있는 문제들을 살펴보기로 한다.
 

WTO와 대외개방
WTO는 1995년에 각 회원국가들이 국가 간의 다방면의 무역을 함에 있어 보다 공평한 진행을 돕기 위해 설립되었다. 그러나 WTO의 적지 않은 회원국이 개발도상국임에도 불구하고, WTO가 개발도상국의 이익과 비민주, 비환경 보호 등에 대하여 홀시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아무튼 중국을 포함한 적지 않은 국가들이 WTO에 가입하기를 원하고 있으며, 유리한 조건으로 외국 자본을 끌어들여 경제 발전을 이루려고 하고 있다. 중국이 WTO 가입에 성공한다는 것은 중국의 시장이 진일보 개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외국자본은 더욱 좋은 투자 환경에서 회사를 설립할 수 있고, 외국문물의 수입으로 인해 중국 사회는 더욱 대량화, 다원화될 것이며, 또한 대외의 정보통신과 외래의 정보통신의 교류는 더욱 잦아질 것이다. 그렇다면 WTO 가입은 중국 사회와 교회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 세상의 일은 종종 상대적이다. 개방된 사회는 교회에 위기를 가져올 수도, 발전의 전기(轉機)를 가져올 수도 있다.
 

상업과 사역은 적대적이어서는 안 된다
중국이 진일보 개방함에 따라 정책도 비교적 관대해지며 투자와 상업의 기회도 대대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다원화된 상업활동으로 다양한 상품이 중국시장에 들어오게 되고 물질생활은 더욱 풍요로워질 것이다. 당연히 물질적인 풍요는 하나님을 믿는 것에 방해가 된다. 과거 20년을 돌아보면 중국의 신도 수의 비율은 사회개방의 정도와 반비례를 이루었다. 그러나 다른 각도로 본다면 물질의 풍요는 심령의 공허를 가져와 복음을 전하는 데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하므로, 복음 전파의 방법에는 새로운 조정이 필요하다. 과거에는 직접적으로 구원의 소식을 전하였으며 진화론을 반박하여 변론을 펼쳤으나, 지금은 물질번영에 초점을 두어 더욱 다양한 방법으로 복음의 필요성을 제기해야 할 것이다. 

크리스천 상업인들은 이러한 것을 각종 다양한 형식의 투자와 기독교 상품을 생산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을 상업적인 각도에서 본다면, 수천만 명의 신도가 있는 시장에다 서양세계를 흠모하는 심리 상태를 이용하면 기독교 상품은 돈을 벌 수 있는 상업이 된다. 그 밖에도 최근 출판업의 호황으로 기독교 서적 출판은 도전할 만한 유리한 아이템이 되고 있다. 이로 인해서 몇몇의 비기독교 제조업자나 출판업자들이 이 방면에서 사업적 판로를 면밀히 관찰하기 시작했다. 시장의 개방은 상업과 교회 사역 모두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보수적인 교회에서는 이런 상업적 기회와 그에 따른 교회 사역의 발전이 주는 충격에 직면해야 할 필요가 있다. 중국의 전통적인 사농공상(士農工商)의 계급관념은 아직도 상인들을 대하는 시각에 다소간 영향을 미치고 있고, 교회에서도 돈 버는 것을 세속적인 것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이것은 교회가 이러한 경제의 기회가 가져오는 긍정적인 점들을 받아들이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지금도 많은 신도들과 목회자들이 교회 밖에서 기독교 관련 서적을 출판하는 것에 대해, 이방인들이나 하는 일이며 돈을 벌기 위한 목적이므로 내용적으로 기독교의 진실한 면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본다. 기독교용품은 더더욱 상인들이 이용하는 도구이고, 오직 교회만 거룩하기 때문에 교회 밖에서 제조된 기독교 관련 물품은 거의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상업 기회의 개방은 이러한 관념을 가지고 있는 성도와 교회에게는 좋은 일만은 아닐 것이다. 
 

물질주의를 경계하라
이것은 보수와 개방이라는 신학적 관점이기도 하고, 동서양 가치관의 차이의 영향 때문일 수도 있다. 점차 개방된 사회는 곧 점차 서양화된다는 것을 말하며, 이것은 홍콩이나 타이완, 일본 등에서 유행하는 문화와 가치관의 개방을 포함하기도 한다. 이러한 가치관은 인권과 민주, 법치의 사상을 포함하기도 하지만 물질주의와 성개방을 의미하기도 한다. 오늘날 중국 주요도시 시민들이 물질생활을 중시한다는 것은 논쟁할 필요가 없는 사실이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심지어 과거 공산주의의 전체주의 시대를 그리워하며 오늘날의 부정부패를 차마 볼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교회도 이러한 조류의 대추세를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 

 도시 교회 중에는 이혼, 혼전 성관계, 혼외정사 등의 논의가 점증되고 있으며 신도들의 직업과 물질관 등에 대한 가르침도 전과 같이 일방적으로 받아들여지지는 않고 있다. 이전에는 당연하다고 여겼던 절대적인 진리가 오늘날에는 상대적이며 조건적인 것으로 바뀌어가고 있는 것이다. 

물질주의는 신도들뿐만 아니라, 사역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이것은 막 졸업한 신학생들이 사역지를 선정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큰 도시의 교회는 사역자를 선택할 수 있지만, 가난한 시골이나 산촌은 선택의 기회가 없을 뿐 아니라, 이곳에서 사역하고자 하는 사람도 없어 대부분 비어있다. 생활 수준의 차이로 인해 사역자의 대우도 차이가 있다. 어떤 사역자는 가난한 시골에서 사역을 했지만 몇 달이 못 되어 떠나려 하고 있다. 대우조건이 그 원인 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기독교의 광범위한 대외개방은 기독교 자체에도 좋은 점을 가져왔다. 많은 지역 신도들의 선한 행위가 훌륭한 간증이 되어, 본래 기독교를 잘 알지 못했던 정부 간부들이 기독교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과거 기독교에 대한 오해와 무지, 기독교는 서구 제국주의의 무기라는 생각이 걸림돌이 되어, 이들 간부들도 공개적으로 기독교인의 행위를 칭찬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기독교에 대한 인식이 점차 호전됨에 따라 어떤 지역의 종교국 간부는 기독교에 대해 많이 알아야 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현재 서방교회에서 유행하고 있는 기독교 교훈을 중심으로 한 성품훈련 과정은 언젠가는 물질주의로 물든 중국 신세대들에게 좋은 교육과 치유의 역할을 할 것이다.
 

경제발전과 서부지역 교회
물질조건이 교회 사역자들의 사역지 결정에 영향을 끼치는 데는 또 다른 원인이 있는데, 즉 지역적인 경제발전의 불균형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과거 20년 동안 경제발전은 대부분 화동(華東)과 화남(華南)지역 연해 대도시에서 주로 이루어졌고, 이들 도시는 10년 동안 10배의 성장을 이루었다. 그러나 서부에 있는 신장(新疆), 시짱(西藏), 간쑤(甘肅), 칭하이(靑海), 닝샤(寧夏) 등에 사는 주민들의 생활은 그리 큰 개선이 없었다. 화동지역 도시에서도 빈부격차는 날로 심화되고 있다. 어떤 도시인의 월수입이 8,000 위안(한화 약 100만 원)을 넘는 데 비해 인근 교외 농민의 월수입은 300 위안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정부는 올해 서부지역 경제를 개발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머지않아 큰 공사들을 진행하여 철도를 건설하고 공항을 만들 것이며, 또한 갖가지 세제혜택을 통하여 자본을 끌어들일 것이다. 이러한 공사들로 서부의 투자환경이 개선되고, 보수적이던 서부는 경제개발을 통해 더욱 많은 외부인과 외부의 일들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성과 시의 간부들은 더욱 개방되어 이 부분에서 교회 사역이 받아왔던 장애들이 많이 감소될 것이다. 그러므로 서부 개발은 서부지역 교회 발전에도 유리한 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과거 교통의 불편으로 인해 서부지역 교회들은 매우 알려지지 않았고, 생소하고 낙후되었다는 인상을 주었다. 신장과 꾸이저우(貴州) 등지의 교회를 탐방하려면 매우 힘들었을 뿐 아니라 현지 교회와 접촉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미래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말미암아, 상대적으로 낙후되었던 지역의 교회가 발전할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교회 사역의 첨단기술화
1999년은 중국의 컴퓨터 네트워크 사업이 가장 활발한 한 해였다. 네티즌의 수도 400만에서 1천만이 넘게 되었다. 인터넷 접속 비용도 올해부터 대폭으로 낮아졌다. 각급 정부 기관에서도 경쟁적으로 홈페이지를 개설하는 등 전국이 인터넷 물결을 타고 있다. WTO 가입이 이뤄지면 중국의 정보통신 시장은 더욱 개방될 것이다. 네트워크의 개방과 경쟁은 상대적으로 사회조류에 낙후되어 있던 교회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가?

이제 중국의 적지 않은 교회들에게도 인터넷이라는 말은 생소한 단어가 아니다. 교회 역시 네트워크를 통하여 외부와 접촉함으로써 많은 자료들을 얻을 수 있게 되었고 정보 전달, 교환 등에 있어 시간을 아낄 수 있어 보다 경제적이게 되었다. 자기가 속한 직장 내에서 업무 때문에 인터넷을 자주 사용하는 형제 자매들은 교회의 국내외 교류의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다. 해외에는 많은 기독교 사이트가 있고, 사용자들에게 간체자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때문에 중국 현지에서도 전자우편을 사용하여 해외와 통신할 뿐 아니라 필요한 정보들을  제공받아 사용할 수 있다.  

사회의 급속한 변화에 따라 일찌감치 첨단기술의 장점을 장악한 사람들이 선두주자로서의 위치를 점하게 되었다. 교회가 현재 이런 첨단상품들을 사용해야 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논의할 때가 아니라,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가를 논의할 시기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를 논의함과 동시에 사용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문제도 필요하다. 즉 컴퓨터나 인터넷은 설비가 되어 있지만, 막상 교회 내에 컴퓨터를 사용할 줄 아는 사람은 별로 없기 때문이다. 어떤 교회는 시대의 조류에 맞추어 돈을 모아 컴퓨터를 샀지만 사용할 수 있는 인재가 없어, 한쪽에 방치해 두어 자원을 낭비하고 있다고 한다. 중국 교회는 사역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말씀을 전하는 사역자와 교회 목양자를 배양하는 것이 컴퓨터와 인터넷보다 우선 순위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또 다른 사람은, 정보통신과 같은 기초를 잘 다듬어 놓으면 사역자들이 더 많은 시간을 절약하여 더 많은 유용한 자료들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사실 이전에는 기독교 자료들이 너무나 부족하다보니, 자료의 출처와 상관없이 무조건 다 받아들인 경우도 많았다. 심지어는 극단교파나 이단의 자료까지 받아들인 나머지, 교회들이 문서를 통해 이단사설의 영향을 받은 흔적을 발견하게 되기도 했다. 정보통신의 개방에 따라 좋은 자료와 좋지 않은 정보들이 비록 섞여 있지만, 선택할 수 있는 항목과 기회가 더욱 많아져 이제 더 이상 아무 것이나 받아들이는 것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활용의 지혜가 필요하다
경제 발전에 따라 교회가 활용할 수 있는 자원들도 많아졌다. 자원이 많아졌다는 것은 어떻게 하면 더 효과적으로 자원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하는 새로운 시대에 들어섰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껏 자원의 배치와 사용에 대해 논란이 많았지만, 이제는 중국 교회가 충성스러운 청지기로서 하나님이 주신 자원을 어떻게 선용할 것인가를 연구해야 할 것이다. 하나님이 중국의 경제와 함께 사역의 지평도 활짝 열어주셨다. 그 나머지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몫이다.

 

출처 | “今日中國敎會面對的挑戰”, 「展望中華」 2000. 4/5 
번역 | 곽숙·자원봉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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