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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6.20  통권 64호  필자 : 지수오밍(紀碩嗚) 외  |  조회 : 1814   프린트   이메일 
[중국은 지금]
중미 무역관계법 통과와 양안관계

 

대만 총통 취임식을 전후로 하여 중국과 대만은 그야말로 팽팽한 긴장 상태였다. 인민해방군이 푸젠과 광둥 경계선으로 이동한다는 소식이 들리고, 해안 경비 부대원들이 군사훈련을 하는 대포 소리가 들렸다. 그러나 사실 이보다 더 치열한 전쟁터는 양안해협이 아니라, 미국 워싱톤의 국회 회의장이었다. 워싱톤 시간으로 5월 23일 오후, 미국 하원의 237표 중 197표의 찬성으로 중국의 ‘항구적인 정상무역관계(PNTR: 이하 ‘무역관계법”)’ 법안이 통과되었다. 이 결과는 어떤 무장한 군대보다도 효과적이고 평화적인 방법으로 중국과 타이완의 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잇다.

이 법안의 통과는 중국을 세계 경제궤도에 들어서게 할 뿐만 아니라, 베이징(北京)의 온건파 지도자들이 더 큰 힘으로 강경파들을 제압할 수 있게 해 주었다. 이 모든 힘의 근원은 바로 ‘경제적 혜택’이다. 중국 시장의 진일보한 개방은 문화와 정보 면에서도 개방을 심화시킬 것이며, 결국 중국으로 하여금 국제화에 발맞추게 할 것이다. 미국의 클린턴 대통령도 “1억의 중국 인민들이 인터넷을 사용한다면 중국이 정치와 경제면에서 더 이상 닫혀 있을 수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WTO 가입의 마지막 장애물이 제거되다
무역관계법이 통과되기 얼마 전, 중국과 유럽연합(EU)은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에 합의하였는데, 이것이 이번 무역관계법 통과에 큰 역할을 감당했다. 중국 세관 통계에 의하면, 1999년 중국과 유럽연합의 무역액은 557억 달러로 작년에 비해 14% 증가하였다. 따라서 유럽연합은 중국의 3대 무역 동반자이며 주요 투자국가이다. 미국이 중국에 첨단과학기술의 수출을 제한하고 있는 상태였기에, 유럽 연맹은 중국이 기술수입을 하는 최우선 지역이었다.

미 하원에서 이 법안의 통과 여부로 입씨름을 하고 있을 때, 베이징 중난하이(中南海)의 지도자들은 이 사태의 결과를 주시하고 있었다. 오래 전부터 베이징 당국은 미국이 이 법안을 통과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래도 베이징 당국은 긴장하면서 투표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법안의 통과로, 중국의 WTO 가입을 가로 막고 있던 마지막 장애물이 제거되었다. 또한 이것은 타이완과 중국 관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상하이(上海) 타이완연구소의 장콴화(張冠華) 부연구원은, 중국이 WTO에 가입한 이후 양안 관계는 더욱 긴밀해질 것이라면서, 하나의 중국이라는 전제 아래 중국과 타이완 쌍방이 공동으로 가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현재 타이완이 중국의 경제 무역 정책에 대해 많은 제한을 가하고 있으므로 세계 무역규정에 부적합하다며, WTO에 가입한 후에 타이완이 전폭적인 조정을 함으로써 경제와 정치 모든 방면에서 양안 간의 관계가 완화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베이징의 한 관련자는, 천수이볜 당선 후 중국에서는 타이완에 대한 강경적인 입장이 주류를 이루었다고 했다. 푸젠(福建)성의 타이완 문제 연구자들이 양안 평화정책을 펼 것을 정부에 요구하자 이들은 강경파들에게 심한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최근 양안관계는 온화해지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 베이징의 타이완 관련기관 고위 간부에 의하면, 타이완에서 양국론을 주장하지 않는다면 중국의 해협(海協)과 타이완의 해기회(海基會)의 접촉 시도가 가능하며, 현재 타이완 해협의 긴장관계도 풀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또 베이징 중공중앙 타이완 사무실과 국무원 타이완 사무실에서 발표한 성명에 이미 이 소식을 명확하게 했다고 말했다.
 

중국의 개혁개방에 긍정적
미 하원이 무역관계법을 통과시킬 것인지 반대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지 않고 있을 때 중국의 UN 부대표 선궈팡(沈國放)은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는 이 법안의 통과는 중미 양국의 최대 이익에 부합되며, 클린턴을 포함한 미국 각계 정부, 사회, 학자 등 대부분이 지지를 표시했고, 통과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였다고 말했다. 반대하는 이들은 인권과 무역을 연관시켜 보는 이들이거나 무역보호주의자, 지방보호주의자 등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는 무역관계법이라는 장애가 제거된 후 양국의 교류와 무역이 진일보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의 정치학자 리우쥔닝(劉軍寧)은 미국회의 무역관계법 통과로 중국이 WTO에 가입하게 되면 중국의 개혁개방에 긍정적이라고 하였다. 또한 중국 국민들의 개화에도 도움이 되어 중국인들이 자신의 문화를 이해하고 반성하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며, 다른 문화와 국가제도에 대해 이해하고 교류를 촉진하며 자신의 변혁에도 도움을 얻을 수 있다고 하였다.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중국의 개혁은 방향을 잃게 되었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는, “송대 왕안석(王安石)의 변혁처럼, 중국은 외부의 모델이 없으면 내부의 이권투쟁으로 정권 다툼밖에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전미(全美)보험회사의 중국 수석대표 궈야다오(郭亞濤)는, 무역관계법의 통과에 대하여, “중국의 WTO 가입은 양안관계에 유익하면 유익했지 해로울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클린턴이 중국을 돕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며, 미국이 5월 20일 이후에 이 표결을 내린 것은, 양안관계를 적극적으로 돕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아직 양안 간의 긴장 관계가 완전히 제거된 것은 아니지만, 지금 어느 정도 밝은 빛이 보인다는 것이다.

미국 하원에서 표결이 통과되었다는 소식은 중국 사회 각계를 흥분케 하였다. 증권 지수가 1880.7까지 올라 연속 이틀 동안 최고치에 도달했고, 거래량도 186역 위안(元)에 달했다. 증권 분석사들은 무역관계법안 통과가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강하게 일으켰기 때문이라고 분석하면서 중국 경제의 앞날을 낙관했다.

상하이에서는 WTO 가입 준비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상무 부시장인 천랑위(陳良宇)를 중심으로 ‘상하이 WTO 복무중심’을 설립하였다. 이곳에서 각급 정부 ∙ 기업의 지도자를 가르치고 양성하여 세계무역 조직에 들어갈 수 있도록 준비하기 위해서이다. 정부의 한 간부에 따르면 WTO 가입 이후 관련 법칙과 법규, 심지어 일반 상식조차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 모르기 때문에 이에 대한 교육이 시급하다고 하였다.

작년 하반기 중국 경제는 경기가 회복되기 시작했는데 주요 회복의 힘은 수출에 힘입은 것으로, 1992년 이래 수출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GDP 비율이 올해 상반기 최대치에 도달했다. 미국의 1월 통계에 의하면 중국의 무역 역차(逆差)는 일본을 초과했다. 그리고 인민폐와 달러의 환율이 1994년 이래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미국이 중국에게 무역관계법을 통과시켜줌으로써 중국 상품의 수출과 경제발전에 적극적인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다.
 

개혁을 자극하면 인권보장에 이롭다.
국가발전계획위원회, 중국거시경제학회 상무 부비서장이자 연구원인 왕젠(王建)은 긴 안목으로 볼 때 중국경제가 연속적으로 고도성장을 유지하는 것은 미국측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2002년에 가면 중국경제 총 생산액은 세계 제1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중국이 WTO에 가입하는 것을 많은 사람들은 경제적인 이득 차원에서 보지만, 중국 국가 지도자들은 체제의 전환 및 기구의 변화, 국제사회 진입 등 총체적인 면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중국의 발전이 어떤 방면에서 보면 지체되고 있지만, 그러나 중국은 국가적 형편에 맞는 것으로부터 출발하여 점진적인 개혁의 길에 올라서는 성과를 거두었고, 이 성과는 개혁의 방향을 더욱 견고하게 해 주었다고 말했다.

홍콩 민주다 주석 리주밍(李柱銘)은 무역관계법 통과 투표가 있기 1주일 전에 미국에 가서 클린턴과 국회의원들을 회견하면서 이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한 유세를 벌였다. 결국 법안은 통과되고, 예측보다 찬성표가 많이 나온 것에 대해 리는 매우 기뻐했다. 그는 법안 통과 전 찬성측과 반대측의 논쟁이 매우 격렬할 것을 예측했다고 한다. 법안 통과를 반대하는 환경보호단체나 노동 ∙ 인권단체의 세력이 매우 강했다고 한다. 리주밍이 그들에게 “만약 이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는다면 당신들은 앞으로 무슨 방법으로 중국을 (환경, 노동, 인권 등의 방면에서) 발전시키겠느냐?”고 반문했더니 그들 모두 대답을 하지 못했다고 한다. 리주밍은 첫 걸음마인 무역관계법안의 통과로 중국이 국제경제 체제에 들어가게 될 것이며, 이후로 중국이 법치문화를 세우고 협약을 존중하는 정신을 키움으로써 12억의 인권이 보장되고 국가도 엄밀한 의미에서 법치 국가로 가는 것이라고 했다. 리주밍은 중국이 발전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낙관 중에서도 조심하는 타이완
미국이 중국과 항구적 정상무역관계를 맺는데 대해 타이완의 새로운 총통 쳔수이볜은 취임하기 전부터 지지하는 입장을 취했다. 타이완 국안회(國安會)의 한 인사는, 미국이 이 법안을 통과하던 안하던 간에, 타이완의 안전에는 직접적인 영향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법안이 일단 통과되면 양안이 WTO에 가입하는데 있어서 시간상으로는 영향을 미칠 것이나, 타이완은 법안 통과에 대해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이 법안이 타이완의 안전과는 별 관련이 없다고 본다. 이는 중국의 무력행사에 미국의 한 법안이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중국은 법안이 통과되면 중국의 WTO 가입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고, 타이완과의 관계 개선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법안이 통과되면 중국 경제와 정치의 개방에 도움을 주고, 타이완과 중국 사이의 경제 무역도 긴밀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한 언론사 간부도 언급하였다.



출처 | “中美商機上升兩岸危機下降”「아주주간(亞洲週刊)」2000.5.29~6.4
번역 | 석은혜 ∙ 본지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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