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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4.3  통권 272호  필자 : 변성래  |  조회 : 901   프린트   이메일 
[책 속의 중국]
《현대 중국경제》
_마루카와 도모 / 한울(한울아카데미) (2024)

한 나라의 정치, 사회적 변화는 그 나라의 경제에도 큰 영향을 끼칩니다. 반대로 경제 역시 정치, 사회적 측면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중국의 경제 상황은 불가분 주변 국가인 한국과 일본에도 영향력을 행사합니다. 

경제학자인 이 책의 저자 마루카와 도모는 책의 첫머리에서 중국은 한국과 일본에 최대의 무역 상대이자 여러 가지로 깊은 경제적 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라고 전제합니다. 중국과 다른 정치체제 아래에 있는 한국과 일본은 중국의 정치나 외교에 대해 완전히 이해하고 찬성하는 처지는 아니지만, 한국과 일본이 중국을 바라보는 시각에는 공통점이 있다는 지적에 공감합니다. 

2010년 중국의 국내총생산은 일본을 제치고 미국에 이어 세계 2위가 됩니다. 그 시점에서 중국의 GDP는 미국의 40%였지만, 급속하게 미국과 차이를 줄여 2020년 시점에서는 70%가 됩니다. 경제전문가들은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향후 한동안 미국을 웃돌아 2030년 무렵에는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의 경제 대국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이 책 《현대 중국경제》를 통해 중국 경제성장의 과거와 장래를 시작으로 계획경제와 시장경제, 노동시장과 농촌 경제, 재정과 금융과 기술, 국유기업과 산업정책, 외자계 기업과 대외 개방 정책 그리고 민간기업과 산업집적(集積) 등을 기술했습니다. 

인민들의 삶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부분이 ‘노동시장과 농촌 경제’이기 때문에 이 장을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계획경제 시기의 도시 노동시장 
중화인민공화국이 설립된 뒤인 1953년부터 제1차 5개년 계획이 시작됩니다. 공업화에 따른 도시의 경제성장이 시작되자, 고용기회를 기대하며 농촌에서 도시로 인구가 이동해 오는 것은 개도국에서는 일반적인 상황입니다. 1950년대 중국에서도 도시로 인구 유입이 일어납니다. 그러나 슬럼화를 우려했던 중국 정부는 농촌 인구 유입의 물결을 막고자 유입된 사람들에 대한 설득과 송환에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농촌에서 도시로 유입되는 인구에 대한 결정적 억제책으로써 1958년에 시행된 것이 호적제도에 의한 이주 제한입니다. 이주 제한은 직업의 제한이나 다름없습니다. 중국의 국민은 직업 선택의 자유와 주소를 선택할 자유를 상실합니다. 공산국가에서나 가능한 일이지요. 

사람들은 비록 직업 선택의 자유는 잃어버렸지만, 중국 정부는 1958년에 공식적으로 실업자가 없어졌다고 선전합니다. 취업 자리를 모두 정부에서 알선해 주었다는 이야깁니다. 그러나 곧 정부의 발표는 거짓으로 판명됩니다. 계획경제 아래에서 실업이 없어지게 되었다는 것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실제적으로는 1960년대 전반부터 도시 지역의 청년들이 심각한 취직난을 겪었으며, 중국 정부는 청년들을 농촌에 보내서 일하게 함으로써 실업 문제를 호도했던 것입니다. 

농촌의 잉여 노동력은 고갈되었는가
저자는 농촌의 상황을 직접 파악해 보기 위해서 2007년에 쓰촨(四川)성 장유(江油)시에서 농가를 대상으로 조사했던 자료를 분석했습니다. 이 당시 자료를 보면 조사했던 농촌 지역에서 아직 상당한 수의 잉여 노동력이 있다는 결론에 도달합니다(시간이 많이 흐른 관계로 현재의 사정은 많이 달라졌으리라 생각됩니다). 20~30세 나이 청년층의 다수가 이미 이주노동을 했으며, 농촌의 잉여 노동력은 50세 이상의 남성과 30세 이상의 여성에 한정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2018년에는 허난(河南)성 싼먼샤(三門峽)시에 방문했던 ‘가정농장’에서는 노동자가 모두 50세 이상의 고연령층이었습니다. 그보다 젊은 사람은 아이들과 함께 모두 도시 등으로 이주해 버린 것입니다. 도시 지역이라면 연금 생활에 들어가게 되는 연령층의 사람까지 일을 하고 있었으며, 이 지역에는 잉여 노동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10년이 지나면 노동자의 고령화에 따라 모든 노동력이 소멸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고소득 국가’ 시대의 과제 
세계은행 분류에서 중국은 2024년 이후 고소득 국가로 예측합니다. 저자는 중국이 비록 고소득 국가로 진입한다고 하더라도 앞으로 10~20년의 중국과 그것을 둘러싼 세계는 여전히 불안으로 가득 차 있을 것이라고 내다봅니다. 중국에 대한 세계의 우려는 (1) 중국 경제의 성장이 지속가능한 것인가 (2) 지구환경이 과연 중국의 경제성장을 밑받침할 수 있는가 (3) 중국은 미국을 포함한 세계와 안정적인 관계를 지속할 수 있는가 등의 3가지 사항으로 집약됩니다. 

저자는 이 3가지 문제점에 대한 부연 설명을 통해 ‘중국 경제의 지속가능성과 소득격차 문제’, ‘중국 경제의 세계적 영향’을 화두로 지속가능성이 완료되기 위해서는 생산요소인 노동, 자본, 기술의 공급능력이 수요로 이어져야 하는데, 소득격차가 심한 중국의 경우 과연 이 등식이 성립될까에 의문점을 갖습니다. 중국에서는 자본주의적인 자본축적 메커니즘과 사회주의적인 자본축적 메커니즘(국가와 국유기업)의 두 바퀴에 의해 자본축적을 추진해 왔습니다. 문제는 투자 확대는 동시에 금융기관에서부터 채무의 확대를 초래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금융기관을 제외한 기업과 개인의 채무는 2011년 말의 145%에서 2016년 초의 202%로 급속하게 높아집니다. 채무의 급속한 확대에 위기감을 느끼게 된 중국 정부는 2015년 말에 채무 확대를 억제하는 방침을 취하게 됩니다. 그 무렵부터 투자의 신장률이 내려갑니다. GDP에서 차지하는 투자의 비중도 2019년에는 43%로 떨어집니다.

맺음말 
저자의 맺음말을 간략하게 정리하는 것으로 글을 마무리합니다. “고소득 국가가 되고 머지않아 세계 최대의 GDP를 보유하게 될 중국은 세계 경제의 안정적 발전을 위해서 큰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1차 생산품에 의존하는 개도국의 문제와 이산화탄소의 배출 확대에 의한 지구환경의 문제에 중국이 어떠한 건설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인지 질문을 받게 될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경제적으로 돌출되며 초강대국이 되었던 미국은 세계의 경제적 번영과 안정을 밑받침하는 기반으로서 GATT/WTO 그리고 IMF 등을 지원하거나, 거대한 시장으로서 개도국으로부터의 수입에 문호를 여는 등 커다란 역할을 수행해 왔다. 중국이 그러한 역할을 점차 분담해 나가게 될 것이지만, 주역이 교체되는 내용과 페이스를 둘러싸고 미국과 보조를 맞추지 않으면 커다란 국제 마찰로 발전할 우려가 있다. 미국의 트럼프 정권은 WTO의 기능을 절반은 마비시키거나 세계보건기구와 파리협정에서 이탈하는 등 초강대국으로서 책임을 거의 방기했는데, 그것도 주역의 교체라는 커다란 흐름이 가져온 파문이었다.” 




 
▩ 변성래 | 중국을 알고 싶은 의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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