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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3.3  통권 271호  필자 : 셰자청(謝家誠)  |  조회 : 887   프린트   이메일 
[오늘의 중국교회]
홍콩 생활에 적응하기 어려운 ‘표준어(普通話)’를 구사하는 젊은 근로자들
루칭슝(呂慶雄): 새로운 형태의 교회개척 필요

【시대논단 통신】 최근 몇 년 동안 중국 정부가 다양한 인재 유입 계획을 추진함에 따라 중국 본토에서 홍콩으로 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근래 들어 신학원과 기관들이 공동으로 ‘홍콩의 표준어를 구사하는 직장 청년들의 영적 필요(香港普通話職青的靈性需要)’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인터뷰에 응한 ‘표준어를 구사하는 직장을 가진 청년들(이하 직장 청년)’이 홍콩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고, 지원을 연결하는 네트워크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복음증주협회(福音證主協會)의 부총무인 뤼칭슝 박사는 홍콩의 교회들이 다양한 영역에서 필요로 하는 것에 부응하기 위해 ‘새로운 형태(新型態)’의 교회를 세울 것을 격려했다.

중국신학연구원(中國神學研究院) 실천학과 조교수인 쑤무위(蘇慕瑜) 박사는 이번 질적 연구에서 20명의 표준어 직장 청년들을 인터뷰했는데, 남녀 비율이 각각 절반씩 차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모두 홍콩의 대학을 졸업했으며, 이미 1년 이상 근무한 경험이 있다. 조사 결과, 응답자 모두 자신의 삶이 불안정하다고 느끼며, 홍콩 생활에 적응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표준 중국어를 사용하는 젊은 근로자들은 홍콩의 직장에는 본토의 강제적인 초과 근무 규정과 다른 경계나 제한이 없는 것은 마음에 들지만, 홍콩의 습한 기후와 식단에도 적응해야 한다. 게다가 직장 청년들은 동료들과 깊이 사귀기 어렵다며, “정신적, 신체적으로 에너지를 쓸 여유가 없어 사람을 알아 가는 데 어려움이 있다”라고 말한다. 차라리 온라인 하이킹 동호회에 가입하고 싶어 한다. 정신 건강 측면에서 이들 직장 청년들은 좌절과 실패, 불안과 당혹스러움을 느끼는데, 이들을 위한 충분한 지원 시스템이 부족하다.

의미 탐색적 측면에서 쑤무위는 직장 청년들이 홍콩에서 사상의 개방성을 느꼈다고 밝혔다. 중국 본토에서 유물론의 영향 아래 있었던 이들은 홍콩에서 종교의 자유를 보았고 이는 삶의 의미를 생각하게 했다.

뤼칭슝은 홍콩의 교회가 표준 중국어를 사용하는 젊은이들을 섬길 때, 다양한 문화적 관점이 필요하며, 이들과 관계를 맺을 때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회가 숫자적 성장의 신화를 깨뜨려야 한다고 말했다. 사역은 관계에 기반을 두고 있고, 다른 사람들에게 믿음을 강요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교회는 또한 ‘표면적 친밀감’의 착각에 주의해야 하며, 대상과 충분한 신뢰 관계를 쌓는 데 소홀히 해서는 안 되며, 사역의 성과(효율성)를 지나치게 강조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뤼칭슝은 이번 연구가 단지 직장 청년들을 대상으로 했으며, 앞으로 다양한 연령층과 배경을 대상으로 한 관련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교회가 단순히 기존의 교회를 그대로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집단과 상황의 필요에 부응하여 다양한 형태의 교회를 세우는 ‘새로운 형태’ 교회 모델을 시도하도록 격려했다.

좋은 주인 되기
중국신학연구원 신학과 부교수 쑹쥔 목사는 홍콩의 이민 물결에 관한 다섯 차례의 이민 물결을 살펴보았는데, 그중 홍콩의 수용 방식에 나타난 변화도 짚었다. 첫 번째 물결은 19세기에 이루어졌는데 링난(嶺南) 지역 일대에 거주하던 광둥(廣東) 사람들이 홍콩으로 건너 가서 생계를 꾸렸다. 그 후 1960년대에 대부분의 난민이 홍콩으로 들어왔는데, 당시 홍콩은 중국 본토 동포들을 ‘두 팔을 활짝 벌려서’ 맞이했다. 1970년대에 홍콩은 중국 본토 이민자에 대한 태도가 크게 바뀌어 “홍콩 사람들이 그렇게 배타적인 것을 본 것은 처음이었다”라고 말했다. 그 후 21세기의 첫 20년 동안 중국 경제는 급속히 발전했다. 중국은 더 이상 홍콩 사람들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그들을 ‘홍콩 찬(港燦: 본토 문화에 익숙하지 않지만, 본토 생활에 융화되고 싶어 하는 홍콩 사람)’이라고 불렀고, 홍콩 사람들은 ‘메뚜기’라고 맞받아 욕했다. 쑹쥔은 많은 홍콩 사람이 해외로 이주함에 따라 전문 인력들이 홍콩으로 유입되고 있고, 많은 곳에서 점점 더 많은 중국어 간체자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바로 지금이 다섯 번째 물결이라고 할 수 있을 것으로 말했다.

                 ▲ 쑹쥔(宋軍)


쑹쥔은 시편 23편 5〜6절을 인용하여, ‘주인’이신 하나님은 ‘관대하고 극진히 환대하시는’ 하나님이라고 고백했다. 쑹쥔은 일본 작가 엔도 슈사쿠가 한때 입원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그는 엄청난 고통을 겪고 있는 암 환자를 만났다고 언급했다. 당시 한 간호사가 엔도 슈사쿠에게 “지금 우리는 그의 손을 잡고 함께 있어 줄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쑹쥔은 새로 홍콩에 온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다른 사람들에게 환대받고, 이해받고 싶어 하는 열망이 있다고 말했다. “오래도록 함께하는 것은 그의 삶에 여운을 남기고, 항상 그와 동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 우리가 어떻게 좋은 주인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것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남겨 주신 과제이다.”

쑹쥔은 어떻게 환대할지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현재 광둥어반이나 취미반 등을 운영하는 것도 모두 좋다고 생각하지만, 지나치게 관심을 두는 것은 쉽지만 환대받는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일본에서 생활하면서 일본 사람들의 손님을 환대하는 방식에서 ‘입장을 바꾸어 생각하고, 아무런 여운을 남기지 않고’ 남을 섬기는 법을 배웠다고 언급했다. 예를 들어 그가 일본에서 지하철을 탔을 때, 누구도 그에게 자리를 양보하지 않고, 오히려 내리는 척만 하는 것을 발견했다. 게다가 현지 사람들은 단순히 일방적으로 주는 것이 아니라, 환대받는 사람들에게 봉사하고 기여할 기회를 제공한다.

중국신학연구원과 복음증주협회가 공동 주최한 ‘물결을 헤치며 나아가다 – 표준어 모임을 맞이할 기회’라는 주제로 열린 나눔회는 지난 1월 11일 중국신학연구원에서 열렸으며 90여 명이 참여했다. 







▤ 사진 설명 | 왼쪽부터: 진행 장즈충(張智聰), 뤼칭슝(呂慶雄), 쑤무위(蘇慕瑜)
▤ 출처(사진 포함) | <시대논단(時代論壇)> (2025/1/17)
▤ 번역 |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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