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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1  통권 266호  필자 : 왕빈  |  조회 : 1371   프린트   이메일 
[선교나침반]
제4차 로잔대회를 통해서 본 환상, ‘Together’

“이 일 후에 내가 보니 각 나라와 족속과 백성과 방언에서 아무도 능히 셀 수 없는 큰 무리가 나와 흰옷을 입고 손에 종려 가지를 들고 보좌 앞과 어린 양 앞에 서서 큰 소리로 외쳐 이르되 구원하심이 보좌에 앉으신 우리 하나님과 어린 양에게 있도다 하니” 

요한계시록 7장 9∼10절의 축소판을 보여주는 사건(?), 모든 민족과 열방이 하나님을 예배하고 찬양하는 장면들이 지난 9월 22일부터 28일까지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시시각각 목격됐다. ‘교회여, 함께 그리스도를 선포하고 나타내자(Let the Church Declare and Display Christ Together)’라는 주제로 열린 제4차 로잔대회에 전 세계 200여 개국, 5,300여 명의 복음주의 크리스천들은 현장에서 5,000여 명은 온라인에서 함께했다. 거의 같은 시간, 23일부터 27일까지 인천 온누리교회에서는 연인원 4,000여 명의 한국교회 성도들이 ‘제4차 로잔대회를 위한 500 기도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하루에 2시간씩 4차례, 총 5일간 20차례의 기도회를 진행했다. ‘온 교회가 온전한 복음을 온 세상에 전하자’라는 로잔운동의 가치에 동의한 전 세계 크리스천은 하나님께로 돌아갈 것을 간구했다. 초연결 시대,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가는 크리스천은 성경이 말하는 의와 진리를 더욱 명확하게 드러내야 하고 행동으로 증명해 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직면한 수많은 문제를 해결하는 길은 겸손하게 상호 협력할 때 더욱 분명해진다는 것이다. “함께하면 더 효과적이다. 함께하면 더 아름답다.”

릭 워렌 목사도 힘을 보탰다. 그는 대회 마지막 날 대위임령 완수를 위해 크리스천이 해야 할 일 10가지를 제안했다. “하나님의 능력이 나타나기 위해 계속 기도해야 한다.” “모든 사람이 각각의 모국어로 이해할 수 있도록 성경을 번역해야 한다.” “다양성에 감사해야 한다. 교회의 다양성은 강점이지 약점이 아니다. 하나님은 다양성 속의 연합을 원하신다.” “모든 사람을 훈련해 복음을 전하게 해야 한다.” “하나님의 말씀을 우리의 삶 가운데 적용해야 한다. 대위임령은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행하게 하는 것이다.” “사랑을 실천하고 보여야 한다.” “가정으로 교회를 세워야 한다. 건물이 있어야 교회가 된다고 생각하지 말라.” “예배의 기쁨으로 가득 차야 한다. 믿지 않는 성도들이 교회에 왔을 때 예배를 통해 기쁨을 느껴야 한다.” “함께 일하기 위해 모든 것을 나눌 수 있어야 한다.” “재정적으로 회생을 감당해야 한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 눈에 띄는 것은 전 세계 크리스천들의 99%에 해당하는 사람들, 평신도의 ‘일터 사역(workplace)’과 세계선교에의 적극적인 동참에 대한 독려였다. 이번 대회 참석자들의 3분의 1은 일터 사역에 대해 집중하여 논의했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총 8시간, 242개의 테이블에서 각국 대표 1,450명과 로잔운동의 12개 지역 대표 40명이 함께 모임을 가졌다. 일터 사역이란 일상적인 생활과 일터에서, 성경적 세계관으로 살아가고 생각하고 일하고 말하는 것을 의미한다. 전통적인 교회 개척자들과 복음 전도자들이 갈 수 없는 곳으로 갈 수 있는 ‘텐트 메이커’와 비즈니스 종사자들은 비기독인들과 함께하는 일터를 통해 복음 전도와 변혁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마이클 오 국제로잔 총재는 기자회견 중 “99%의 ‘일터사역자’들과 협력을 촉진하기 위해 교회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선교는 1%의 목회자, 선교사가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제 생각에 몇 해 전 용서를 구했었다”라며 “이번 대회에서 일터 사역에 참여하는 참석자가 굉장히 늘어나고 있고, 페이스북의 한 리더가 이끄는 신우회는 5,000명의 구성원을 보유하고 있다. 젊은 크리스천들이 선교로의 부르심에 부응하고 있음을 기억하며 희망을 놓지 말라”고 전했다. 

‘초대교회에서의 일터 사역’을 주제로 강의한 줄리아 가사겐은 “초대교회에서 복음이 빠르게 확산한 주요 이유 중 하나는 다양한 직업을 가진 다양한 사람들이 복음을 전했고, 정치인, 상인, 장인 등이 자연스럽게 신앙을 일상 대화에 녹여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초기 크리스천은 성령의 임재를 경험하며 자신들이 하나님의 성전임을 깨달았다. 이에 따라 직장은 신성한 공간으로 변모했다”라며 “빌립보 간수 이야기는 신자들이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할 때 기도와 예배를 통해 어떤 환경도 거룩해질 수 있음을 보여 준다”라고 역설했다. 이어 “직장에서 크리스천은 동료를 위해 기도하고 그들을 돌봄으로써 ‘제사장적 존재’가 되도록 부름을 받았다”라면서 “그 대표적인 예가 천막 제작자로서의 바울이다. 그는 세속적인 일과 거룩한 일의 구분이 없음을 보여 주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모든 크리스천은 어디에 있든 하나님을 증거하도록 부름을 받았다. 사도행전의 결말은 현재진행형 선교를 강조한다”라며 “오늘날 다양한 직업을 가진 크리스천들은 전통적인 선교 활동이 닿지 않는 곳에서 복음을 전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로잔 일터 사역 네트워크’에 대해 발제한 조세프 비자앰(Joseph Vijayam)은 “로잔운동은 세계교회에서 직장 사역의 중요성을 재조명하는 데 앞장서 왔다”며 “직장 사역은 하나님의 사랑과 메시지를 땅끝까지 전하려는 하나님 백성들의 노력으로 다시 한번 중심이 되고 있다”고 했다. 직장 사역의 중요성이 부각된 때는 1989년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제2차 로잔대회였다. 신앙과 일의 통합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열린 제3차 로잔대회에서 직장은 단순한 세속적 노력이 아니라 인류를 위한 하나님 계획의 필수적인 부분임이 확인됐다. 전인적 제자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정표를 세웠다. 모든 평신도가 자신의 직업을 선교의 플랫폼으로 여기도록 도전하고 격려했다. 특히 ‘케이프타운 서약’은 교회 지도자들에게 직장을 선교의 장으로 지원할 것과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가 직장에 있는 크리스천들을 위해 기도하고 준비할 것을 촉구했다.

‘로잔 직장 네트워크’는 교회에 직장 사역을 지지하고, 직장 사역을 위한 협력적 파트너십을 구축하며, 상황에 따라 자원을 파악하고 공유하고, 영감을 주는 사례를 강조해 실제적인 아웃리치를 진행할 것과 직장인 크리스천의 전인적 제자 훈련을 펼칠 것을 주문해 왔다. 이번 로잔대회에서 로잔의 젊은 리더 삼손 아둥베의 사례도 소개됐다. 헌신적인 은행원이었던 삼손은 꾸준히 승진을 거듭해 중간 관리자로 올라섰다. 하지만 신앙 양심에 따라 높은 윤리성을 유지하려 노력했고, 상사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비윤리적인 행태에 대해 타협하지 않은 탓에 목표했던 고위 관리자 자리를 상실하게 됐다. 직장생활의 환멸은 느낀 그는 자신보다 경험이 많은 로잔 직장 네트워크의 회원에게 고민을 털어놨고, 대화와 서로의 기도, 매달 직장인 성경통독 모임(PRS)에 참여하면서 선교적 측면에서 자기 일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갖게 됐다. 이후 계속되는 직장에서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빛과 소금이 되리라는 소명을 품고, 은행에서 ‘청렴의 등불’로 남아 있다고 전했다.

“로잔대회 참석 이유만으로 5년간 옥살이를 했다.” “박해, 전쟁 없이는 승리도 없다는 것 가르쳐줘야 한다.” 넷째 날, 세계 복음주의 리더들은 핍박받는 기독교인들과 국가들에 대한 사정을 나누고 함께 기도했다. 바부 버그헤세는 “200년 역사의 인도 기독교 공동체는 역사상 가장 심각한 박해에 직면해 있다”며 “8월 초 인도에서 가장 엄격한 개종금지법이 우타르 프라데시주에서 통과됐다”고 전했다. 이어 “개종금지법 위반은 보석이 불가능한 심각한 범죄로 간주한다. 재판 없이도 수년 동안 감옥에 있을 수 있다”며 “개종금지법에 따라 835건의 사건에서 1,682명이 체포됐다”고 안타까워했다. 박해가 긍정적인 영향도 있다고 했다. “폭력과 유혈 공격 속에서도 굳건히 서서 신앙을 포기하지 않는다. 명목상 기독교인들이 도전을 받으며, 불신자들도 기독교 박해 소식을 접하면서 그리스도와 성경적 신앙에 대한 호기심이 커지고 있다. 그는 “박해가 가장 심했던 인도 마을 전체가 그리스도께로 돌아왔다. 게다가 극심한 상황 속에서도 인도 전역에서 소셜미디어가 밤낮으로 복음을 전하기 위해 엄청나게 활용되고 있다. 새 신자들은 소규모 가정 그룹에서 제자훈련을 받고 있다”고 했다. 박해가 반대 없이는 기회도 없고, 경계 없이는 승리도 없으며, 전쟁 없이는 승리도 없다는 것을 가르쳐 주고 있다고 했다. 

이란 박해 상황과 그러한 박해가 복음의 문을 어떻게 열었는지 증언도 이어졌다. 파시드 패스는 “2010년 케이프타운에서 열린 로잔대회에 참석한 이후, 귀국 65일 만에 기독교 사역을 이유로 체포돼 5년간 감옥에서 보냈다”고 전했다. 그는 “부모님은 무슬림이었다. 특히 어머니는 꾸란을 가르치는 교사였다. 주님께서 저 같은 죄인을 찾으셨다. 1996년 4월 테헤란에서 주님을 영접했다. 당시 17세였다”며 “2005년 영국의 엘람 성경대학을 졸업하고 이란으로 돌아와 두 가족과 함께 아파트에서 첫 지하교회를 시작했다”고 했다. 그는 “케이프타운 대회 직후인 2010년 12월 26일 새벽 6시, 저와 모든 목사님과 교회 사역자들이 ‘전도를 통한 국가 안보에 반하는 행위’라는 죄목으로 이란 정보부에 체포됐다”며 “5년 중 1년을 독방에 갇혀 지냈다”고 했다. 그는 “5년 6개월 동안 하늘의 해를 보지 못했지만, 주님은 저의 빛이자 구원이었고, 마침내 하나님의 은혜와 여러분과 같은 분들의 강력한 기도로 5년 만인 2015년 12월 출소했다”고 밝혔다. 5년간 감옥에서 깨달은 것은 사랑의 가장 큰 표현이 깊은 고통이라고 했다. 누군가를 얼마나 깊이 사랑하고 있는지 확인하려면 그 사람을 위해 얼마나 고통받을 준비가 돼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란에는 우리 네트워크 바로 아래에 수백 개의 지하교회가 있고, 매달 수천 권의 신약성경을 배포하고 있다. 예배가 끝날 때마다 한 팩에 7권씩 신약성경을 담아 테이블 위에 놓고, 목마른 사람들을 위해 기도한다. 교인들은 하루에 한 권씩 성경을 가져가 함께 기도한다”며 이란을 향한 중보기도를 요청했다. 

대회 셋째 날 저녁 로잔대회 50주년 기념행사가 열렸다. 로잔운동에 참여해 온 다양한 세대의 글로벌 인사들은 대담을 통해 로잔을 만나게 된 과정과 이후 자신의 삶이 어떻게 변화됐는지, 현재는 어떤 사역을 하고 있는지 등을 공유했다. 임파워드21(Empowered21) 국제의장 빌리 윌슨 목사는 “아직도 복음을 듣지 못한 수많은 사람을 기억하고 긴박성을 가져야 한다. 다양한 교파의 복음주의자들과 오순절교회, 카리스마틱 교회들이 모여 협력하는 것을 기리고, 새로운 협업적 복음주의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빌리 그레이엄 목사의 손자인 윌 그레이엄 목사는 “50년이 지난 후 아직도 지상명령의 과업이 완성되지 않았다. 예수 그리스도 위에 굳건히 서고 성령님의 권능으로 기회가 있을 때마다 그리스도와 성경, 복음을 선포하고 제자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마이클 오 총재는 ‘미래’라는 주제 강연에서 “신앙으로 향후 50년 동안 전략적 협력을 촉진하는 예언자적 목소리를 계속 내는 로잔운동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빌리 그레이엄 목사는 제1차 로잔대회 개막식에서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 모든 기술적·영적 자원을 활용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며 “이러한 적극적인 태도는 하나님을 향한 신실함에서부터 나온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실하신 하나님으로 인해 그리스도인은 두려움이나 타협이 없는 성경적 크리스천으로서 삶과 자신감이 있고 겸손한 신앙의 모습으로 이어진다”며 “이런 신앙의 자세로 로잔운동의 정신인 운동과 협업의 힘으로 지금까지 인도하신 하나님을 찬양한다”고 했다. 오 총재는 앞선 첫날 개회사에서도 “로잔언약은 복음이 온 세계를 위한 하나님의 좋은 소식임을 믿고, 온 인류에 선포하고 모든 민족에 제자 삼으라고 분부하신 그리스도의 명령에 순종할 것을 결심했다”며 “제1차 로잔대회의 마지막 날 선교 전략과 역사는 바뀌었다. 50년간 9,000개 이상의 미전도 집단이 복음을 들었고, 새로운 전략과 방법이 개발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50년이 지났지만 우리는 세상의 증인으로 부족했고, 복음을 세상에 전파하는 사명은 미완성”이라며 “로마서 9장에서 보듯, 메시지보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사람들의 교만, 권력, 비리, 스캔들로 교회는 흔들리고, 복음을 증언하는 데 방해를 받았다. 이를 깊이 반성하고 회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왜 많은 곳에서 훌륭한 사역이 이뤄지고 있음에도, 복음의 증인으로서 입지는 줄어들고 있는가”라며 “서로를 필요로 하지 않고, 자기중심적이고, 자신감이 (지나치게) 넘치고, 독립적이고, 타인과 협력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서로의 사역이 분절되고, 한정된 자원을 두고 다퉜다. 그리스도의 몸이 비효율적으로 된 큰 이유 중 하나는, 하나님의 사역을 위해 우리의 몸 전체를 온전하게 사용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오 총재는 “미흡한 선교, 미흡한 증언 궤적의 방향을 바꾸기 위해, 그리스도를 선포하고 나타내는 일에 충실해야 한다. 말세가 다가올수록 악의 목소리는 커지고 존재를 드러낼 것”이라며 “두려움에 떨어 숨지 말고 더 소리 높여 믿음으로 그리스도를 나타내고 선포하자. 교만하지 않고 겸손하게, 경쟁보다는 협력해 나가자”고 했다. 지구 반대편의 사람들, 아니면 직장 동료나 가족 누구든 그리스도를 알지 못한다면, 이는 복음을 듣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복음 선포는 단순한 내용의 소통이 아니라, 아름답고 분명하게 성경적으로, 개인의 상황에 맞게 공감하고 설득력 있게 마음을 열게 하고 생명과 사랑에 관해 이야기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모두가 ‘누군가 가겠지’라고 생각하면 동력의 떨어진 복음 전파의 경로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세계교회가 아름답게 그리스도를 드러내자. 4차 대회가 ‘역사적인 행사’가 아닌 ‘역사적인 협업’의 장이 되길 소망한다”고 했다.

특히 ‘Z세대의 선교공동체’에 대해 스탠퍼드대학 데니스 마가렛 탐슨 교수는 “기술에 능숙한 그들은 협업 공간을 선호하고, 건강한 일과 생활 균형을 요구하며, 상사들의 멘토링, 진정성, 투명성과 구조화된 업무 환경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소개했다. “Z세대가 소속감을 필요로 하는 것을 보게 된다. 예수님이 제자 삼은 방식처럼 Z세대를 통해 먼저 공동체를 일군 뒤 믿음을 갖게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며 “이들이 학교 등 어느 곳에 있든지 말씀으로 나갈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고 했다. ‘제자도’에 대해 크로스웨이침례교회 달리 스테픈슨 목사는 “개종이 아닌 모든 민족을 제자 삼으라고 하신 예수님의 명령을 기억하고 세상에 다가가자”라고 했다. 배운 것 없고 평범했던 제자들이 예수님과 함께해 담대해졌다고 했다. 그는 예수님이 믿음 없는 사람들을 제자로 삼았음을 지적하며 “우리도 다양한 사람들을 품어야 한다”고 말했다. 예수영화 프로젝트 총책임자인 CCC 조슈아 뉴웰(Joshua Newell) 부총재는 “로잔이 성경이라는 절대적인 기준을 갖고 복음을 전하는 대회”이라며 “청년 세대가 다음 시대를 이끌고 복음을 전파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제4차 로잔대회 이전부터 관심을 끌었던 것은 대위임령 보고서, 경청보고서와 더불어 서울선언이 어떤 내용을 담을 것인지 였다. 데이비드 베넷 운영위원장은 “대위임령 실천을 위해 어떠한 계획과 도전이 가로막고 있는지, 어느 곳에 돌파구가 있는지, 어디가 개척되고 제자를 보내야 하는지, 어느 곳이 가장 협력을 필요로 하는지, 어떻게 하면 매번 같은 사람이 아닌 더 다양한 주체들과 대화해야 하는지, 소외된 목소리는 없는지 경청해 왔고, 그것이 대위임령 현황 보고서와 서울선언의 기초가 됐다”고 밝혔다. 에이코 타카미자와 교수와 함께 글로벌 경청팀을 이끈 문상철 박사는 “4년 전부터 경청 과정을 진행해 왔다. 1차 경청 프로젝트를 통해 세계의 12개 권역 36개 전문 분야의 의견을 두루두루 접하는 과정을 거쳤다. 2022년에 시작한 2차 경청은 기획부터 연구 과정에 이르기까지 주도적으로 진행하며 과감한 변화를 줬다. 즉 영어가 아닌 각 나라의 언어를 사용해 12개 소그룹으로 진행하며 더욱 깊은 이야기를 듣고자 했다. 3차 경청은 2023년부터 시작됐으며, 전문가와의 질의응답 형식으로 이뤄졌고, 구체적인 7가지 제안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로잔운동의 좋은 특징 중 하나가 ‘위에서 아래’(top-down)가 아닌 ‘아래부터 위로’(bottom-up) 방식의 진행이기에, 공청회는 매우 중요했다”면서 “공청회를 준비하며 반복적으로 강조되고 언급되는 것이 무엇인지 중점적으로 살펴봤는데, 대표적인 것이 ‘제자도’였다. 그것이 이번 프로그램에도 많이 반영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문상철 박사에 따르면, 경청 과정은 ‘가장 중요한 선교적 격차와 남은 기회는 무엇인가?’, ‘세계 선교를 가속할 수 있는 유력한 돌파구와 혁신은 무엇인가?’, ‘어떤 영역에서 더 큰 선교적 협업이 가장 중요한가?’,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한 주제는 무엇인가?’, ‘경청의 과정으로 우리가 추가로 의견을 들어야 할 대상은 누구인가?’ 등 5가지 핵심 질문을 중심으로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진행됐다. 5가지 질문에 중점을 두고 글로벌 경청팀의 조사 결과를 요약한 보고서 초안이 2024년 1월부터 작성됐으며, 6월 최종본이 공개됐다. 문 박사는 공청회에 ‘동성애’ 이슈 등과 관련해 현장의 이야기가 충분히 반영됐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로잔에는 서울선언/문, 대위임령 보고서, 경청 보고서 등 3가지 중요한 문서가 있는데, 경청보고서를 작성하며 대위임령 팀과도 상당히 긴밀하게 공조했다. 다만 서울선언은 더욱 독자적인 신학위원회에서 작성한 것으로, 이전 것을 역사적으로 계승하며 발전적으로 구체화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동성애 이슈를 공청회에서 다루지 않는 이유는 중요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구체적인 사례들이 부족하고 복잡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동성애는 죄라는 기본적인 인식은 같다. 그렇다면 ‘이들을 대상으로 어떻게 사역해야 하는가? 어떤 접근하기 좋은가?’ 등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고 진행 중이다. 이야기가 길어져 잘 다루지 않는 것도 있다. 그러나 중요한 이슈라는 인식과 기본적 공감대는 충분하다”고 밝혔다.

1·2차 로잔대회 로잔언약 입안자는 영국 존 스토트 목사, 제3차 로잔대회 케이프타운 서약의 입안자는 영국 크리스토퍼 라이트 박사이지만, 4차 로잔대회 서울선언은 국제로잔 신학위원회(Theology Working Group) 공동위원장인 남아프리카공화국 빅터 나가 박사, 스리랑카 아이보 푸발란 박사를 중심으로 한 33명의 신학자가 참여했다. 스칸디나비아, 중동, 아프리카, 영국, 북미, 호주-뉴질랜드, 동남아시아, 남아시아, 동아시아 출신의 남성과 여성이 포함됐다. 이번 대회 기간에 공개되는 해프닝이 있었지만 최종 확정되지 않은 서울선언을 살펴보면 서문에 모든 교회가 온전한 복음을 온 세상에 전해야 한다는 공동의 신념을 확인했다. 지난 50년간 로잔 언약(1974년), 마닐라 선언(1989년), 케이프타운 서약(2010년)의 안내지침을 계승했음을 밝혔다. 또 “우리는 성경이 구약과 신약 66권으로 구성된 신적 영감과 하나님의 숨결이 담긴 기록물인 하나님의 말씀임을 확언한다”고 명시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1∼3차 문서보다 ‘인간: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되고 회복되는 존재’라는 제목의 5장에서 동성애에 대해 성경적 관점을 구체적이고 분명히 했다는 것이다. 이중 ‘하나님의 형상과 인간의 섹슈얼리티’ 부문에서 성 정체성에 대한 기독교적 이해를 정의했다. “성경은 남성과 여성 모두 하나님의 형상을 지니고 있으며 하나님의 창조 세계를 돌보는 창조주를 대표한다는 사실을 확언한다”면서 “우리는 섹슈얼리티(성적 지향성)에 대한 왜곡을 탄식한다. 개인이 우리의 창조성과 무관하게 젠더를 결정할 수 있다는 개념을 거부한다. 

생물학적 성이나 성별은 구별될 수 있지만 분리할 수 없다. 남성성과 여성성은 인간 창조의 고유한 사실로서, 문화권에서 남성과 여성을 구분할 때 표현하는 사실이다. 또한, 우리는 성별 유동성이라는 개념도 거부한다”고 밝혔다. 결혼과 독신에 대해서도 “결혼의 범위를 벗어난 성관계는 창조주의 설계와 의도를 위반하는 죄악이라고 선언한다. 동성 파트너십을 성경적으로 유효한 결혼으로 정의하려는 교회 내 모든 시도를 애통해한다”며 혼인 외 성관계와 동성혼에 대한 반대 관점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동성 간의 성적 친밀감은 오늘날 사회와 교회에서 중요한 주제이기 때문에, 성경에 이와 관련해 나온 언급과 문맥 의미를 숙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소돔과 고모라 사건 등 신·구약에서 동성애 기술한 본문들을 나열하며 “이 본문들은 동성 간의 성관계가 하나님과 언약 관계를 맺은 이스라엘 백성에 대한 하나님의 표준을 위반하는 것으로 진술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교회 안팎에서 동성에게 끌림을 경험하는 이들을 향해서는 목회적 돌봄과 건강한 사랑, 제자 훈련을 지원할 것을 촉구했다. 

이밖에 제자도도 깊이 있게 다뤘다. “우리의 복음 전도 과업은 십자가에 못 박히신 메시아의 메시지에 부합하는 삶을 살면서 다른 사람들도 이와 같은 삶의 모습으로 형성되는 것을 목표로 그 메시지를 선포하는 것”이라며 “제자가 되는 것과 제자 삼는 것에서 분리될 수 없듯이 개인 생활, 가정, 교회 그리고 우리가 사는 사회에서 의를 추구하는 것은 결코 복음 선포와 분리될 수 없다”고 했다. ‘열방의 가족’인 6장에서는 세계 중에 분쟁 중인 민족들의 평화를 위해 그리스도인이 화해의 역할을 할 것을 촉구한다. 특히 한반도 평화를 위해 기도할 것을 다짐하면서 “우리는 북쪽의 국민 가운데 일어난 1907년 평양 대부흥운동을 기억하며 북한 정부의 기독교 형제자매들에 대한 박해가 종식되기를 촉구한다”고 전했다. “정치적으로 강제로 분단된 북한과 남한에 그리스도의 평화와 빛이 한반도와 그 국민에게 임하도록 기도할 것을 다짐한다. 이 부당한 분단과 수백만 민간인의 죽음과 트라우마는 잊힌 전쟁(Forgotten War)으로 알려져 있다”고 했다. 과학기술이 발달하는 상황 가운데 모든 교회와 지도자들이 디지털 시대의 기술을 제자 훈련에 활용할 것을 요청했다.

데이비드 베넷과 아이보 푸발란이 로잔 홈페이지를 통해 밝힌 내용을 좀 더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신학위원회는 특히 성경적이고 신학적인 ‘과업(gaps)’, 즉 이전의 로잔 기초 문서들이 충분히 다루지 못한 영역에 주목했다. 이러한 과업에서 7가지 주제를 선택해 추가적인 성경적, 신학적 통찰을 얻었다. 서울선언의 필요성에 관한 생각의 시작은 ‘복음’의 의미, 선언 및 방어에 대한 논의에서 비롯됐다. 이 논의는 세계 교회에서 분명히 나타나는 중요한 신학적 격차에 관한 질문을 제기했으며, 이는 교회의 사명인 세상에 ‘복음’을 선포하고 나타내는 일을 약화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신학위원회는 과업의 목록을 작성한 후 4개의 과업을 임명된 리더가 이끄는 별도의 팀들이 각각 다루도록 할당했다. 결국 그들은 7가지 과업에 도달했고, 각각의 저자는 나머지 3가지 주제에 대해 협력했다. 그들은 다양한 문화적 및 교파적 맥락 속에서도 글로벌한 관점을 고수하고자 했다. 세부 사항에 대한 그들의 주의와 모든 단어와 문장을 자세히 검토하는 자세가 매우 감탄할 만했다. 그들은 서로에게서 새로운 통찰력을 기꺼이 받아들이며, 성경적으로 전략적인 문서를 작성하기 위해 노력했다. 서울선언은 신학적 및 전략적 측면에서 주의가 필요한 사항들을 인식할 수 있게 하려고, 대회의 주제인 ‘교회여, 함께 그리스도를 선포하고 나타내자’와 관련한 대위임령 보고서와 함께 사용되도록 선택됐다. 서울선언은 기초 문서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기 때문에, 그 문서들에서 이미 강조된 주제들을 반복하거나 포괄적으로 다루려고 하지 않는다. 서울선언은 신학적 및 전략적 측면에서 주의가 필요한 사항들을 인식할 수 있게 하려고, 대회의 주제인 ‘교회여, 함께 그리스도를 선포하고 나타내자’와 관련해 대위임령 보고서와 함께 사용되도록 작성됐다. 

제4차 로잔대회의 이 두 문서는 대회와 그 이후를 위한 성경적 성찰과 협력적 행동을 장려하기 위해 설계됐다. 모든 로잔 문서는 그리스도를 주로 따르며, 하나님 말씀의 권위를 받아들이고, 모든 사람에게 복음을 전하고, 모든 민족과 지역에 제자 삼는 교회를 세우며, 모든 교회와 사회 분야에 그리스도를 닮은 지도자를 양성하고, 사회의 모든 영역에 하나님 나라의 영향을 미치고자 하는 공동의 비전을 공유하는 사람들 간의 생생하게 지속되는 대화의 일부이다. 로잔 문서 중 어느 것도 기독교 신학, 전략, 선교에 대한 최종적이거나 포괄적인 선언으로 제시되지 않는다. 로잔 웹사이트에는 로잔운동에 속한 개인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 저자팀들이 기여한 다양한 주제에 대한 방대한 자료가 담겨 있다. 로잔 자료에 충분히 다루어지지 않은 주목할 만한 주제가 있으면, 로잔운동 내의 지도자들에게 추가적인 내용을 기여하거나 새로운 모임을 제안해 성경적 이해나 전략적 협업 행동을 통해 이러한 격차가 해소될 수 있도록 초대한다. 대회 참가자들과 일반적인 기독교 지도자들은 서울 선언 전체를 스스로 시간을 내어 깊이 숙고하며 읽어야 한다. 서울 선언은 대회 기간에 참가자들에게 제공될 예정이므로, 친구들, 테이블 그룹 그리고 동료 국가 참가자들과 다양한 주제에 대해 비공식적으로 토론할 기회를 가지도록 권한다. 또한 귀국 후 다른 사람들에게도 서울 선언을 읽고 논의하도록 독려하여 그 영향력을 지속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서울선언에서 제시된 7가지 주제는 신학적, 선교적 혼란의 세계에서 명확성을 제공해야 한다. 서울선언은 주요 주제별로 정리되어 있지만, 선언 전체의 개별 문단은 차례대로 번호가 매겨져 있다. 이는 독자가 관련된 부분과 인용을 쉽게 참조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서울 선언에서 제시된 7가지 주제는 신학적, 선교적 혼란의 세계에서 명확성을 제공해야 한다. 즉, 기독교 신념은 성경과 2천 년간 이어져 온 기독교 전통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우리는 ‘복음’의 핵심이 무엇인지 확신을 가지고 알 수 있고, 지엽적인 것과 잘못된 것을 구별할 수 있다. 또한, 우리는 세계 교회로서의 두 가지 책임인 신앙의 선포(전도)와 신앙의 방어(제자 양육 및 목회적 돌봄)에 동등하게 헌신할 것이다.”

또 다른 압권은 다섯째 날 저녁, 140년 선교 역사를 지닌 한국교회사를 ‘한국교회의 열두 돌(The Twelve Stones of Korean Church)’이라는 제목의 총체극이었다. 여호수아 4장 5~6절을 바탕으로 한국교회 전문가들과 한국교회사에서 하나님이 행하신 12개 사건을 꼽아 공연으로 구현했다. 90여 분간 이어진 총체극은 1막 부흥, 2막 선교지에서 선교국으로, 3막 길 위의 한국교회 등 총 3부분으로 구성됐고, 한국교회 주요 목회자와 선교단체 리더 10인이 발표자로 직접 등장해 그야말로 ‘두 번 다시 볼 수 없는 장엄한 무대’를 만들어냈다. 이를 통해 한국교회사는 로잔정신인 총체적 복음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역사임을 확인했다. 한국교회의 과거와 현재를 반추하고 한국교회의 과제와 도전 등을 성찰하는 시간이었다. 한국교회의 영적 여정을 되돌아보면서 하나님의 전능하신 역사와 믿음의 선배들의 신실한 응답을 기리고, 다음세대들에게 귀중한 신앙의 교훈을 전함으로써 한국과 세계 기독교 공동체를 격려하기 위한 목적으로 기획됐다. 한국로잔과 CGN 등이 기획한 이 무대의 작가와 공연 연출은 추상미 감독과 이석준 배우 부부가 맡았다. 출연진 중에는 대학로 무대에서 낯이 익은 배우들도 종종 보였다.

세계기도정보(Operation World) 공동리더 제이슨 맨드릭 선교사의 인터뷰도 있었다. 세계기도정보는 수십 년간 현장 조사를 통해 확인한 기도 정보를 집대성한 책이다. 모든 나라를 위한 ‘기도 안내서’ 발간을 통해 세계교회를 기도하도록 동원하는 데 중추적 역할을 해왔다. 원본은 1964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제작됐으며 현재까지 ‘세계를 위한 기도’ ‘이야기 있는 세계기도정보(Window on the World)’ 등 7가지 책을 출간했다. 맨드릭 선교사는 ‘세계기도정보’ 7번째 판의 저자로 1995년부터 세계기도정보에서 섬기고 있다. 세계기도정보는 10개국 이상의 언어로 번역됐고, 전 세계적으로 300만 부 이상이 판매됐다. 세계기도정보를 통해 세계 선교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그에게 최근 선교 흐름이 어디에 있는지 물었다. 그가 주목한 세계선교는 ‘일터 선교’였다. 맨드릭 선교사는 “‘일터가 곧 선교 현장’이라는 인식이 교회에서 정착된다면 일터 선교의 기회가 더 보이기 시작할 것”이라며 “일터 선교는 아직도 선교에 동원되지 않은 99% 기독교인들을 깨우는 거대한 작업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일터에서의 복음 전파는 상당한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모든 크리스천이 복음 전파에 참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제사장적 부르심에 응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일터에서 복음을 전하면 모든 크리스천이 예수님의 지상명령에 순종할 수 있다”며 “일터 선교 활동이 활성화되면 대위임령을 위한 많은 문이 열릴 것”이라고 했다. 

또 일터 선교가 중요한 이유는 선교지에서 교회 개척, 성경 번역 등이 쉽지 않은 과정일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현실적 제약이 따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모든 선교지는 우리의 모든 직종이 필요한 곳이기도 하다. 맨드릭 선교사는 “선교지는 지금도 컴퓨터 개발자, 영어 교사, 골프 코치 등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직종의 종사자를 필요로 한다”고 했다. 세계기도정보는 현재 여덟 번째 판 출간을 준비 중이다. 대규모 프로젝트로 1년 6개월 전부터 전 세계 국가의 기독교 교단 등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세계기도정보는 인종차별 정책이 시행된 남아공에서 시작됐다. 많은 이들이 열방을 위해 기도하고 싶은데 무엇을 두고 기도해야 할지 모를 때 필요로 첫 책이 나왔다”며 “세계교회 중 한국만큼 자료가 넘치는 나라는 많지 않다. 그 이유로 세계기도정보가 탄생한 것이기도 하다. 우리의 첫 번째 목적은 세계교회가 선교에 동원되도록 하는 것에 있다”고 했다. 그는 “각 나라에서 사역하는 기독교 지도자들과 접촉해 그 나라를 어떻게 기도해야 할지 자문하는데 이는 문서의 중요한 단서가 된다”며 “세계기도정보에 수록될 콘텐츠를 위해 여러 수정과 보완 과정을 거치며 소통한다. 노동이 꽤 필요한 과정이기도 하다”고 부연했다. 또 “그리스도를 믿지 않는 미전도종족 수가 매년 증가하는 추세”라며 “그래서 세계교회가 복음의 전진을 위해 기도하도록 동원해야 할 역할에 시급성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예수님의 지상 대위임령 수행을 위해 ‘다른 세대’가 된 젊은 세대를 의식적으로 제자화해야 한다. 젊은 세대 세우기, 교역자 중심이 아닌 평신도 중심의 사역 주체 변화, 근본적이고 철저한 제자화 사역, 그리스도인의 책임감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로잔운동은 앞으로 교회 청년들이 리더십에 참여할 구조를 만드는 데 더 앞장서야 한다. 최근 미국 통계를 보면 미국인의 평균 나이는 39세지만 미국 교인의 평균 연령은 50∼60세다. 교회 젊은이들이 리더십에 참여할 구조가 안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교회는 청년들에게 적극적으로 투자하며 이들이 그리스도의 몸으로 세워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기존 사역의 중심축이었던 교역자에서 평신도로 바뀌는 개혁도 필요하다. 예수님의 지상 대위임령을 위해 근본적인 제자도 사역에 집중해야 한다. 많은 사람이 선교 사역을 열심히 하지만 마태복음 28장의 마지막 요소인 ‘가르치라’는 명령에는 정작 소홀한 경향이 있다. 그리스도 안에서 중복된 사역을 하지 않고 경쟁하지 않으며 협력해야 한다. 우리 사역을 세우는 게 아닌 하나님 나라를 위해 제자 삼는 사역을 해야 한다. 

로잔대회 여섯째 날인 27일엔 국제로잔 대만 대표이자 푸싱교회 담임인 류즈쥔 목사, ORTV(Overseas Radio & Television Inc)·톈윈합창단(天韻·Heavenly Melody)을 이끄는 세광저 장로, 화푸 사무총장 둥자화 목사 등 대만 기독교 지도자들과의 기자회견도 있었다. 류즈쥔 목사는 “한국교회가 대만교회에 미친 선교의 영향력이 굉장히 크기 때문에 한국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한국에서 열리는 로잔대회에 참석하게 된 것이 의미가 크고, 대만교회들이 향후 선교의 방향성을 두고 함께 비전을 품고 나가야 한다. 또 전 세계 화교교회들이 내향성에서 벗어나 더욱 외부로 뻗어나가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류 목사는 “‘한국교회의 열두 돌’ 행사가 마음에 깊이 남았다. 말로만 회개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한마음으로 세계선교를 향해 나아가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한국교회가 최선을 다해 로잔대회를 준비하고, 넓은 마음으로 우리를 맞아 주고 세세한 부분까지 챙겨 줘서 굉장히 감사하다”고 했다. 30∼40년 전 대만의 기독교인 비율은 3∼4%였으나, 시간이 지나며 7%까지 증가했다가 한동안 감소세를 보여 왔다. 그러나 최근 5년 동안 대만 역사상 선교를 향한 가장 강력한 집중과 연합의 역사가 이뤄지고 있으며 대만의 많은 단체가 서로 연합해 선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 세계 화교 크리스천 연합체인 ‘화푸’의 최연소 사무총장인 둥자화 목사는 “화푸는 제1차 로잔대회와 함께 시작된 단체로, 중국 본토 이외에 사는 화교 크리스천들의 모임이다. 우리 단체도 로잔과 같이 복음 안에서 하나 되고 선교를 위해 나아가자는 모토를 지니고 있다”고 소개했다. 제1차 로잔대회에 참석한 화교 지도자는 70명이었다. 참석자들은 그로부터 2년 후인 1976년 화푸 네트워크를 설립하고 5년마다 모임이 있다. 화푸 네트워크는 70개 국가에 위원회를 두고 있으며, 3년 전부터 젊은 세대들도 리더십에 참여해 운동을 함께 이끌고 있다. 둥 목사는 “로잔대회를 통해 전 세계 교회 지도자 및 목회자들과 함께 교류하며 상황을 나눌 수 있어서 감사했다. 많은 발표와 나눔 속에서 하나님의 일과 사역보다 나의 일과 사역에 집중하고 있었던 모습을 발견하게 됐다. 특히 25일 오전 ‘우리가 다 다른 모습일지라도 복음을 위해 연합하고 연결되어 세계선교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는 패트릭 펑 목사의 메시지에 많은 도전을 받았다”며 “복음 선교와 다음세대를 위해 우리가 함께 연합해야 한다는 큰 방향과 비전을 품게 됐다”고 했다. 둥 목사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대만에서도 대형교회들이 많이 성장했다. 그러나 젊은 세대들은 교회에 나오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관계성에 어려움을 느끼기 때문이다. 교회의 제자훈련 프로그램이 부족한 것이 아닌, 소통 자체가 어려운 것이 문제다. 우리가 ‘다음세대들은 이러이러한 것이 필요하다’고 말하기 전에, 그들과 함께 답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아울러 “교회가 각자의 유익과 상황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모습에서 벗어나, 우리가 어떻게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받아들이게 됐는지 돌아보자. 또 다음세대에게 겸손하게 귀를 기울이고, 이들을 세상의 빛으로 모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ORTV는 1960년대 미국의 여선교사 도리스 브로엄이 영어와 음악을 통해 복음을 전파하기 위한 목적으로 대만에 설립한 매체다. 회장인 세광저 장로는 대만로잔위원으로서 화푸 네트워크도 섬기고 있다. 그는 “사역하면서 많은 행사를 경험해 왔는데, 한국교회가 내용과 진행 등 여러 면에서 이번 대회를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첫날 개회식 때 합창단의 찬양을 통해 큰 감동을 하였고, 이곳에서 진정한 생명의 간증 등을 나눈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나님께서 각 지역과 나라에서 행하시는 역사를 볼 수 있었고, 서로 격려하며 중보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로잔대회는 연합을 위한 아주 좋은 플랫폼“이라고 했다. 세 장로는 “대만교회들이 선교에 무관심하고 실용주의적 방식으로 사역에만 집중하는 모습이 있다. 최근 몇 년간 대만로잔과 화푸 네트워크에서 가장 많이 논의되고 있는 주제가 ‘복음이 모든 것의 중심이 되게 하라’인데, 우리 마음과 사역이 복음을 중심에 두고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어 “현재 미디어 환경이 굉장히 빠르게 변화하며 많은 다음세대가 교회를 벗어나고 있다. 다음세대가 미디어를 통해 스스로 다음세대에 다가갈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ORTV의 DNA는 선교다. 로잔대회가 굉장히 긴 시간 대회를 이어온 것처럼, 화푸 네트워크도 5년마다 대회를 개최하고 그사이에 중소 규모의 모임도 가져왔다. 대만로잔·화푸와 함께 이 운동을 어떻게 지속해 나갈 것인가 논의 중이다. 류 목사와 함께 로잔대회를 마친 후 두바이로 건너가 2주간 전도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대회 마지막 날 참석자들은 ‘협업 행동 서약서’(Collaborative Action Commitment)에 각자, 그리고 테이블마다 서로의 서약서에 번갈아 가며 사인했다. 서약서는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전 세계 교회가 함께할 때 더 나아질 것이라고 믿으며, 더 깊은 관계를 구축하고 시너지와 협력의 기회를 모색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대위임령의 성취를 위해 남겨진 빈틈을 메우고 기회를 찾는다, 공동의 목표를 갖고 관계와 연합을 추구하겠다, 화합하고 협력함으로써 중복과 장벽 제거를 위해 노력하겠다, 차세대 리더를 양성해 나가겠다, 기존의 협력적 노력을 찾아 네트워크 및 공동체를 동원하는 일에 힘쓰며 주변에 있는 빈틈을 메울 기회를 찾겠다, 내 지역 상황에서 협업 행동팀을 시작할 기회를 도모하겠다.” 로잔대회에 참석하면서 중국 본토의 크리스천들이 삶 속에서 좀 더 책임감 있는 자세로 살아가야 할 것이라고 확신하게 됐다. 예수님의 임재를 자각하면서 순결하고 겸손하며 성실한 삶을 살아야 한다. 예수님은 우리의 행동과 생각을 모두 꿰뚫어 보고 계신다. 주변 형제자매가 실족하지 않도록 돕는 것도 필요하다. 







 ▒ 사진 설명 및 출처 | (위) 희망친구 기아대책은 9월 22일부터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진행되는 ‘2024 서울-인천 제4차 로잔대회’에 글로벌 파트너 자격으로 참석한다. ©희망친구 기아대책 제공 [기독교 일간지 신문 기독일보https://www.christiandaily.co.kr/news/139016#share 재인용] (아래) 마이클 오 국제로잔 총재가 지난달 24일 로잔운동 50주년 기념 행사에서 발언하는 모습. 제4차 로잔대회 한국준비위원회 제공 https://www.kmib.co.kr/article/view.asp?arcid=0020564604 [국민일보 재인용]
 ▒ 왕빈 | 중국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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