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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9.3  통권 265호  필자 : 황천화  |  조회 : 1121   프린트   이메일 
[특집] - 세계와 함께하는 화인 디아스포라선교(Ⅲ)
화인 디아스포라 어린이 사역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 필자 개인의 길지 않은 인생사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제외하고 가장 큰 영향을 끼친 두 마디를 꼽으라면 바로 이 두 문장일 것이다. 전자는 현대그룹의 창업자 고 정주영 회장의 자서전 제목이고, 후자는 지금은 해체되어 사라진 대우그룹의 창업자 김우중 회장의 자서전 제목이다. 

짧디짧은 나의 선교사역을 돌이켜보면 선교는 고난과 감사의 연속이라고 말할 수 있다. 고난은 선교사에게서 어쩌면 필연적인 것이요, 그로 인해 체험하게 되는 하나님의 은혜는 선교사만이 누릴 수 있는 하나의 특권이라 할 수 있겠다.

선교사로서 여러 가지로 어렵고 힘든 고난이 많겠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큰 고난은 원치 않는 방법에 의해 선교지를 떠나야 하는 일, 즉 추방일 것이다. 개인의 일신상 문제가 아닌 선교지 국가 정책에 의해 떠나야 하는 상황이 되면 그 심적 고통은 문제에 당면한 선교사 외에는 이해하기 어렵다. 

대개 이런 상황에 직면하게 되면, 두 가지 길을 놓고 기도하게 될 것이다. 오로지 하나님의 보호를 믿고 추방당하게 될 때까지 버티거나, 아니면 추방되기 전에 어디로 가서 무슨 일을 할 것인가를 놓고 기도할 것이다. 필자의 경우에는 2019년 중국을 떠나기 전에 이미 공안 당국의 움직임이 있었다. 사역 중 공안의 급습이 두어 번 있었고, 추방당하는 선교사님에게 ‘요주의 인물 사진’이라고 보여준 사진 속에 ‘나’도 있었으며, 중국인 사역자와 통화 중에 수시로 도청을 당했다. 그때부터 나는 시간이 얼마 안 남았음을 알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바로 이 시기에 결정적으로 선교지 이전을 확정하게 된 것은 필자가 몸담은 세계어린이선교회 총회 회장님이신 한원섭 박사님의 “하나님은 우리에게 어느 지역을 품으라고 하신 것이 아니라 그 지역의 사람들, 그 민족을 품으라고 하셨다”는 말씀을 듣고 난 후였다. 이런 연유로 나는 새로운 사역지로 캄보디아를 선택하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사실 선교회에서의 권고도 있었다). 그러함에도 현실적인 문제가 다 해결된 것은 아니었다. 

가장 큰 문제는 새로운 언어를 적지 않은 나이에 어떻게 다시 공부할 것인가, 상이한 문화적 배경은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였다. 이런 문제가 있음에도 다음 사역지로 캄보디아를 결정했던 이유는 첫째로 나의 주 선교 대상인 어린이들이 많다는 것과(캄보디아는 18세 미만의 미성년자가 전체 인구의 반이 넘는 젊은 층이 많은 국가이다.), 두 번째는 중국인들이 많다는 이유가 크게 작용했다(캄보디아 전 지역을 봐도 중국인, 화교가 많지만 내가 사는 로까까옹 지역만 해도 전체 군민의 60%가량이 화교이거나 혼혈인이다. 다시 말해서 중국 땅을 벗어나서도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얼마든지 선교사역을 할 수 있음을 말하고 싶다.

캄보디아에 거주하고 있는 중국인을 세 부류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 국민당과 함께 이주해 온 전통과 역사가 있는 화교 
둘째: 생업과 선교를 위해 중국 본토 이외의 지역에서 이주해 온 화교 
셋째: 건설 노동자로 혹은 이들을 대상으로 생업활동을 위해 최근 이주해 온 중국인 

이 세 가지 부류 중 세 번째, 특히 노동자 또는 본토에서 단순 여행으로 온 중국인들이 반사회적인 일들을 많이 자행하고 있어서 캄보디아인들은 이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이런 문제는 캄보디아에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므로 지속적으로 중국인을 대상으로 선교를 생각하고 있는 분이라면 충분히 감안해야 할 것이다. 계속해서 캄보디아에서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사역에 대해 몇 가지 말씀드리고자 한다.

1. 어린이 교육을 통한 선교사역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캄보디아는 어디를 가나 어린이들이 참 많다. 어린이 선교학 측면에서 보자면 캄보디아는 가히 어린이선교의 황금어장이라 할 만하다. 심지어 어떤 곳은 지역대표가 선교사에게 찾아와 그 지역에 선교원을 세워서 아이들을 가르쳐 달라고 제의해 오는 곳도 많다(두 분의 지인 선교사님이 그렇게 어린이선교원을 세워 운영 중이다). 

필자의 현 신분은 세계어린이선교회총회 캄보디아 지부장이다. 향후 캄보디아 전 지역에 어린이선교원을 세우고, 선교원 교육에 필요한 교 재를 번역 출판(일부는 이미 2년 전에 출판 완료)하고, 교사 양성을 위한 훈련원을 준비하고 있다. 

낙후된 캄보디아 땅에 선진화한 교육 환경을 준비하고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이 땅의 어린이들을 맞이한다면 선교사님들은 어느 지역을 가든 큰 호응을 받을 것이다.

2. 언어 교육을 통한 복음전파 
캄보디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외국어는 당연히 영어지만 근래 들어서 한국어와 중국어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중국어에 어느 정도 자신감이 있는 분이라면 한국어+중국어 교육이 복음전파의 좋은 도구가 될 것이다.

3. 화교교회와의 연합 사역
프놈펜에 온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실제로 나에게 화교교회에서 제안했던 사역이다. 교회에 출석하고 있는 홍콩 출신의 사업가의 사업장(중국 본토에서 온 중간 관리자 약 200명, 현지 근로자 6천 명 정도)에서 사역하면 좋겠다는 제의가 있었다. 그러나 그때가 코로나19가 막 확산하던 시기였고 난 이미 어린이선교에 헌신하였기 때문에 그 제의를 정중히 사양했었다. 이상으로 캄보디아에서 할 수 있는 사역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해 드렸고 글을 마치기 전에 비자와 관련해 기술하고 졸필을 맺으려고 한다. 

4. 아쉽지만
캄보디아는 우리나라와 비자면제협정이 체결돼 있지 않아 입국 전 서울이나 캄보디아 공항에서 비자를 받아야 한다. 주의해야 할 것은 항공사에 따라 1개월 단순 여행자의 경우 한 달 내에 캄보디아를 떠나는 티켓이 있어야 탑승이 가능하며 혹시 입국 후 캄보디아 내에서 비자 연장을 하려면 애초 입국 시 1개월짜리 비즈니스 비자를 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야 캄보디아에서 NGO 비자나 1년 복수 비자를 신청할 수 있다. 비용은 1개월 단수비자 30불 정도, 1년 복수비자 320불 정도이다. 

이상으로 기존 사역지를 떠나 새로운 사역지를 고민하고 있는 동료 선교사님들께 필자가 새로이 정착해 있는 캄보디아를 예로 들어 간략하게 소개해 드렸다. 부디 바라기는 부족하고 부족한 저의 졸필이 고민하며 기도하고 계신 선교사님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선교사에게 있어서 “시련은 있으나 실패는 없고,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으며, 하나님께서는 지역이 아니라 민족, 즉 사람을 마음에 품으라고 명령하셨다.” 





사진 출처 | 픽사베이
황천화 | 캄보디아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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