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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8.3  통권 264호  필자 :  |  조회 : 1021   프린트   이메일 
[신간도서]
마오주의 & 중화, 사라진 문명의 기준



전 세계를 휩쓴 역사 마오주의 | 양장본 Hardcover
줄리아 로벨 저 | 심규호 역 | 유월서가 | 2024년 06월 30일 | 792쪽 | 정가 43,000원

20세기 가장 치명적이었지만 철저히 숨겨져 왔던 전 세계 마오주의의 역사
글로벌 패권을 노리는 현대 중국 외교의 과거와 오늘을 통찰할 수 있는 예리한 역사 비평서

2024년은 전 세계 공산당의 역사에서 기념비적인 해이다. 중국이 1917년부터 74년을 이어온 소련을 제치고, 세계 최장수 공산주의 국가에 등극하기 때문이다. 사실 중국은 그저 살아남지만은 않았다. 한때 세계는 미국의 일극 체제로 귀결되는 듯했다. 하지만 역사는 또다시 격동하고 있다. 이제 중국은 세계에서 미국의 정치·경제 권력에 대등히 도전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로 우뚝 섰다.

이 책은 매우 신선한 접근법을 취한다. 바로 국제적 마오주의의 시발점을 《중국의 붉은 별》에서 찾기 때문이다. 그렇다.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에게 중국공산당의 존재를 극적으로 알린 베스트셀러, 《중국의 붉은 별》 말이다. 《중국의 붉은 별》은 “중국과 서구의 평론가들로부터 20세기 미국 특파원이 쓴 가장 탁월한 기록 문학”으로 찬사 받는 작품이다. 필자 줄리아 로벨은 기존의 시각과는 달리 이 책에 비판적인 입장을 취한다. 《중국의 붉은 별》에 저자 에드거 스노 자신의 '욕망'과 그를 초청한 이들의 '은밀한 야심과 조종'이 결합된 '어두운 동기'가 내재되어 있으며, 《중국의 붉은 별》이 중국공산당과 마오쩌둥 등에 대한 미화의 작업을 거친 의도적인 선전물의 역할을 했다고 단언한 것이다. 

이러한 비판적 해석을 통해 독자는 마오주의가 중국 인민은 물론 해외 인사들을 어떻게 포섭했는지, 마오주의의 전 세계적 확산을 위해 그들을 어떻게 활용했는지, 더 나아가서는 이런 방침이 오늘날 중국 외교 정책에 어떤 흔적을 남겼는지를 예리하게 드러낸다. 국내에 책이 번역된 지 약 40년이 되었는데 지금에서야 이런 비판적 해석을 볼 수 있는 것은 조금 의아하기까지 하다. 역사란 끊임없는 비판적 해석을 통해 그 진정한 모습을 밝혀가는 작업이다. 그런데 지금껏 '가장 탁월한 기록 문학'이라는 평가를 받은 작품에 비판적 해석이 드물었단 사실은, 그만큼 우리가 지금껏 당시 중국공산당의 진상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었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까? 이 책은 지금껏 드러나지 않았던 역사의 어두운 이면에 새로운 빛을 던지고 있다.

역사는 반복된다. 마오쩌둥 이래 최초로 종신 집권의 길이 열리게 된 현 중국 정치엔 세계 혁명의 영도자를 자처했던 마오쩌둥의 모습이 짙게 배어 있다. 물론 중국의 오늘날은 마오쩌둥의 시대와는 다르다. 시민들의 교육 수준, 경제력 등은 특히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다. 하지만 마오쩌둥을 국부로 숭상하는 현대 중국 인민과 정치인들의 모습을 보면, 여전히 마오쩌둥의 강력한 지도력에 대한 향수가 살아 숨 쉬고 있는 것만 같다. 중국의 야망은 갑작스럽게 생겨난 것이 아니다. 오히려 마오쩌둥 시대의 실현되지 못한 야망이 오랫동안 잠자고 있다가 그 얼굴을 다시 드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다시, 역사는 반복된다. 미래를 알기 위해선 과거를 그것도 숨겨진 과거를 돌아보아야 한다. 이 책을 읽은 독자는 지금껏 대한민국에 알려지지 않았던 중국사와 세계사에 대해 알게 되고 새로운 눈으로 오늘날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덩샤오핑 평전 중국의 현대화 건설과 경제 대국화를 이끈 작은 거인 | 양장본 Hardcover
이창호 저 | 북그루 | 2024년 08월 22일 | 284쪽 | 정가 22,000원

20세기 후반 중국의 격동의 시대를 이끈 지도자 덩샤오핑. 그는 중국을 빈곤에서 벗어나 경제 강국으로 이끈 개혁개방 정책의 주도자로 평가받고 있다. 1904년 중국 쓰촨성에서 태어난 덩샤오핑은 어린 시절부터 빈곤을 겪으며 자랐다. 그는 1924년 프랑스로 유학하여 사회주의 사상에 접하게 되고, 귀국 후 중국 공산당에 입당하여 혁명 활동에 참여했다. 장정, 항일전쟁, 국공내전 등 중국 현대사의 주요 사건들을 경험하며 덩샤오핑은 뛰어난 군사적 리더십과 정치적 실용주의를 발휘했다. 

1978년 덩샤오핑은 중국공산당 최고 지도자가 되었습니다. 그는 곧바로 획기적인 개혁개방 정책을 도입하여 중국 경제를 시장 경제 체제로 전환했다.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정책은 중국을 빈곤에서 벗어나 경제 성장을 이끄는 데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사회적 불평등 심화, 부패 등의 문제도 발생했다. 덩샤오핑은 중국 현대사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개혁개방 정책을 통해 중국을 세계 경제 강국으로 이끈 탁월한 지도자였지만 동시에 권위주의적인 통치 방식과 인권 탄압에 대한 비판도 받고 있다. 덩샤오핑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찬반 논쟁의 대상이지만, 그의 업적과 영향력은 중국 현대사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덩샤오핑 평전은 덩샤오핑 개인의 삶과 업적을 심층적으로 조명함으로써 20세기 후반 중국 현대사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문제적 중국사
김훈종 저 | 지식의숲 | 2024년 07월 15일 | 372쪽 | 정가 19,500원

‘가깝고도 먼 나라’ 중국, 어떻게 인식할 수 있을까? 어떻게 인식해야 할까?
세계 각국의 관계사 바탕으로 중국에 대한 발전적 인식 제시

중국을 보려면 세계를 보아야 한다.
《문제적 중국사》는 중국사의 세계사적 지점을 조망한다.

몽골 제국은 영토의 크기와 시간이라는 변수까지 더해도 세계 최대 제국이었습니다. 로마는 400년에 걸쳐 최전성기 영토를 정복했지만, 몽골은 불과 25년 만에 인류 역사상 연속되는 가장 큰 제국을 이루어 냈기 때문입니다. 몽골 제국의 경계를 머릿속으로 그려 볼까요? 유라시아 전역을 휩쓴 방대한 제국의 영토지만 몇 안 되는 패배의 기록을 살펴보면 경계가 선명해집니다. 우선, 동으로는 일본 원정에 실패했고, 서쪽으로는 오스트리아 빈을 공격하다가 멈추고 돌아섰고, 남으로는 베트남에 패전하여 정복하지 못했으니 몽골의 지배력을 가늠할 수 있죠. 북으로는 러시아에게 계속 승전했으니 패배는 아닙니다만, 혹독한 기후 때문에 더 이상 북진하지 않았습니다. 추위에 진 셈이니 패배이긴 하네요. 이렇게 동서남북으로 유라시아 대륙의 경계를 지어 보면 몽골 제국의 영토가 어느 정도였는지 가늠되죠. 몽골 제국은 연속적인 육상 제국으로는 인류 역사상 최대 영토를 확보한 겁니다. _‘세계 최대 제국의 좌표’ 중에서


중화, 사라진 문명의 기준
배우성 저 | 푸른역사 | 2024년 06월 29일 | 672쪽 | 정가 37,900원

맥락과 질문을 중요하게 여기는 역사 글쓰기와 만나다
지은이는 중화로 사대주의나 선비정신을 분석하려 하지는 않는다. 중화를 내면화했거나 중화의 의미장에 생채기를 냈던 역사상의 발화자들에게 말할 수 있게 할 뿐이다. 지은이가 텍스트를 대하는 태도에서도 그런 면모가 확인된다. 지은이는 600쪽이 넘는 이 책의 본문에서 시종일관 개입을 최소화하면서 다만 발화자에게 말을 건다. 그리고 발화자의 말이 모두 끝난 뒤 그의 의도를 설명하고 맥락을 해설할 뿐이다. 그것이야말로 “텍스트에 기대되 텍스트를 억압하지 않는” 지은이의 방식이다. 이 책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따옴표는 사료의 언어를 자신의 언어와 구별해 내려는 지은이의 의도를 잘 보여준다. 일반적인 역사서와는 달리, 지은이는 확신에 찬 결론을 선호하지는 않는다. 자신이 찾은 답을 유일한 정답이라 주장하지도 않지만, 정답으로 여겨질 만한 것을 애써 강조하지도 않는다. 심지어 가설을 세우거나 그 가설의 타당성을 논증하는 데도 큰 관심은 없다. 맥락을 존중하고 다르게 질문하기. 그것이야말로 정작 지은이가 전하고 싶어 하는 메시지다. 결론이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무엇을 질문하고 어떻게 독해해서 도달한 결론인지 성찰하는 일이 그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거기에 사대주의와 선비정신을 넘어 역사학적 통찰력으로 이르는 길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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