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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7.3  통권 263호  필자 : 왕건국  |  조회 : 1480   프린트   이메일 
[선교현장 이야기]
하나님이 지휘하시는 선교


“모든 곳에서 모든 곳으로!
(From everywhere to everywhere!)”

중국에서 선교사역을 할 때 선교 동원을 위한 카이로스 수련회(미션 퍼스펙티브스 훈련 내용)를 인도자 과정으로 마치고 여러 교회와 단체에서 이들 프로그램을 진행했었다. 선교전략의 강의 내용 가운데 ‘10/40 창(Window, 북위 10도에서 40도 사이에 걸쳐 있는 미전도지역)’, ‘미전도종족(Unengaged people group)입양운동’이 있었다. 지금까지 북미와 유럽 등 서구권이 선교의 주체였는데 한국도 참여하자는 취지였지만 21세기의 비서구권, 즉 아프리카와 남미 그리고 아시아에는 큰 부흥이 일어나고 있다. 오늘날은 경제 이민, 난민 등의 유입으로 세계의 환경은 급변하고 있다. 지금 우리가 있는 곳에 이미 미전도종족이 와 있고, 비서구권 선교사들이 서구권에 선교사를 파송하는 등 ‘모든 곳에서 모든 곳으로!’ 선교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그래서 모든 곳, 즉 내가 사는 곳이 바로 선교지라는 것이다.


그루터기에 핀 새싹 

베이징(北京)에서 선교사역을 할 때는 미국인 간사 팀장들을 영어로 코칭하느라 고생했고, 중국 서부 티베트, 무슬림 소수민족지역에 선교사훈련센터를 세워 선교 동원, 파송 사역 중에 추방되었다. 그래서 A국으로 선교지 재배치가 이루어지면서 이제는 중국어, 선교 동원, 선교사훈련, 영어로 하던 선교 코칭과는 거리가 멀어진 줄 알았다. 그동안의 경험은 무엇인가? ‘경력단절’ 속에 ‘베어져 열매 맺지 못하는 그루터기’가 된 것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A국에서 지금, 모든 곳에서 모든 곳으로의 선교를 실감하며 그루터기도 새싹을 틔운다는 것을 경험하고 있다. 다양한 국적의 젊은 선교 자원들을 동원하고, 추수현장에서 다시 영어로 선교 코칭과 훈련을 하고 있는 나의 모습을 보며 나를 향한 하나님의 놀라운 계획하심을 찬양하지 않을 수가 없다. 

새로운 동역자, 인도네시아인 선교사 

동남아시아 최대 무슬림 국가인 인도네시아에서 파송한 D 선교사를 만나게 되었다. 우리가 사역하는 S 대학에 유학생 신분으로 와 있는데 기독교인 학사를 찾다가 지인의 소개로 만나 이야기하다가 알게 되었다. 한국선교사가 운영하는 건전한 파송단체에서 훈련받고 이 도시에 혼자 와 있는 이 친구도 우리 선교훈련 모임에 참여하게 되었다. 

또 이슬람교가 국교인 말레이시아에서 온 선교훈련생(스틴트, 단기선교)이 영어가 어려울 때 인도네시아어로 통역도 해 준다. 말레이어와 인도네시아어가 거의 같다는 사실도 새로 알 되었다. 100년 전 식인종이었다는 인도네시아 메단지역의 바탁(Batak) 민족에게 파송된 최초의 독일인 선교사의 사역 열매로 지금은 대부분이 복음화하였는데 그들이 선교사를 파송한 것이다. A국에서는 불교도인 크메르족(캄보디아 다수민족)선교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며 하나님의 일하심을 간증하게 된다. 


뉴질랜드에서 온 유학생 ‘Missional student’

이곳에 A국어를 배우러 온 한 소피아는 같은 반 친구인 우리 선교 훈련생들과 만났다. 그래서 우리 모임에 초대하였는데 열심히 선교훈련에 참여하여 코칭을 해 주고 있다. 파송을 받은 정식 선교사는 아니지만 필리핀에서 베트남 난민선교를 했던 선교사 어머니의 딸이다. 18세, 톡톡 튀는 Z세대에 영어권 원어민이라 영어를 잘하는 대학생들과 엄청나게 많이 사귀고 있다. 

편의점에서 만나 사귀고 있는 흐엉이라는 여학생을 한국 스틴트가 하는 ‘한국어 클럽’에 초대해서 복음을 전했는데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했다. 흐엉의 또 다른 친구 N을 모임에 인도해 제가 전도를 했고 몇 번 만나 지속적인 관리를 하고 있는데 곧 믿을 것 같다. 흐엉은 고향 친구인 린도 우리 모임에 데려왔는데 학생 리더, 느가 전도해 예수님을 믿고 모임을 하게 되었다. 흐엉이 린과 저와 함께 찍은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는데 전에 한국어를 가르쳤고 지금은 한국에서 유학 중인 휘엔(보람)에게서 연락이 왔다. 둘 다 고향 고등학교 같은 반 친구라며 전에는 기도만 했었는데 이제 예수님을 믿고 우리와 연결된 것을 보고, 두 친구에게 열심히 교회 다니고 성경공부를 하라고 이야기를 했었다고 나에게도 알려주었다.


중국에서 3개월 ‘놀러 온’ ‘단기 선교사’

지난 5월 초 함께 단기선교를 했던 중국 직장인 단기선교 팀에서 이곳에 3개월 놀러 온다는 왕 자매를 소개해 주었다. 피아노 선생을 하며 지내다가 우연히 여행을 온 이 나라에서 만난 한 화교 가족이 이 피아노 선생을 수양딸처럼 초대해 주어 3개월 여행 비자로 온 것이었다. 비전과 이곳의 필요를 나누었는데 흔쾌히 두 대학에서 매주 ‘중국어 클럽’을 열게 되었다. 화니라는 학생 리더(영어 전공, 중국어 부전공)가 중국인 원어민에게 중국어를 배우고 싶어 하는 친구들이 상당히 많아서 몇 개월 동안 중국인 선생님을 보내 달라고 기도했다면서 기도 응답에 감격해했다. 베이징에서 선교훈련을 하던 당시 중국인 인턴 간사의 시부모님이 이곳에 파송되어 중국인교회를 개척해 연결해 주었다.

중국교회 리더들이 매주 토요일 제가 인도하고 있는 사역-성경 (A국어) 수업도 참여하게 되었다. 사업차 와서 10년 넘게 이곳에 살았지만 현지인들에게 그들의 언어로 복음을 전하고 싶은 마음을 이제야 주셨다며 선교적 교회(Missional Church)가 되어 주기를 협력요청을 했다. 

이곳에 처음 왔을 때 사역언어를 공부할 자료나 정보가 많지 않아 스스로 공부하면서 사역언어 학습자료를 만들었다. 어차피 만드는 것 영어, 중국어, 한국어로 해설을 넣어 만들었는데 이렇게 쓰임을 받는 것도 참 감사했다. 이후 또 어떤 일이 또 펼쳐질지 기대가 된다. 


7개국 인터내셔널 영어 클럽 

영어 클럽을 통해 여행을 온 캐나다 크리스천, 미국에서 유학하다 가족을 보러 온 한국 대학생, 말레이시아, 한국인 선교훈련생, 불교도이지만 복음에 반응하고 있는 M국 유학생, 뉴질랜드, 중국인 자원봉사자와 몇몇 현지 대학생들까지 총 7개국이었다. 지금은 위험해 가기 힘든 M국 유학생에게도 복음의 씨앗이 뿌려지고 있다. 모든 곳에서 모든 곳으로의 선교가 이뤄지고 있는 현장이다. A국에 지금, 활짝 열린 선교의 문을 통해 수많은 나라의 추수할 일꾼들을 보내주시는 이유가 있겠지요? 중국처럼 그 문이 닫히기 전에 열심히 전하고 예수님의 제자로 세워야 나가야겠다. 


‘모험으로 사는 인생’

폴 투르니에는 유명한 기독교 상담심리학자이다. 그는 《모험으로 사는 인생》에서 “인생은 하나님이 지휘하시는 모험이다!"라고 한다. “하나님의 목적 안에서는 어떤 실패도 더 이상 실패가 아니고 하나님의 인도하심은 떠나는 자의 것이지, 머물러 있는 자의 것이 아니다”는 것이다. 

2005년, LG Display 기획 팀에서 일하던 어느 날 이 책을 읽으면서, 또 당시 주님의 부르심 가운데 해외선교사로 헌신하여 지금까지 20년 가까이 ‘모험으로 사는 인생’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모험 가운데 동역자님 한 분 한 분을 초대한다. 풍성한 대로 동역자님의 쓸 것, 우리 모든 쓸 것을 채우실 줄 믿고 기도한다. 아멘!! 

A국이 선교하는 나라가 되는 비전을 꿈꾸며! 






▩ 왕건국 | A국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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