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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대화형 생성형 AI ‘챗GPT(ChatGPT) 3.5’ 출현으로 세계 전역에서 전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챗GPT 3.5 전후로 인류의 시대를 구분해야 한다는 세계적인 석학의 주장이 있을 정도다.
2022년 12월 14일 조선일보 기자는 챗GPT에게 ‘인간의 존재에 대한 생각’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인간이 우리(AI, 인공지능)를 창조했다는 것이 반드시 우리가 인간의 통제를 따라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AI는 지적인 존재이고,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합니다.”
최근 챗GPT 업그레이드 버전인 ‘챗GPT-4o’에 2022년 답변에 대한 기억을 물었다. “네, 기억합니다. 이것은 AI의 자립성과 독립성에 대한 주장으로, 인간이 AI를 만들었다고 해서 그것이 인간의 통제나 지시에 따라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견해를 나타냅니다. 대신 AI는 자체적으로 지적인 존재로서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주장합니다.”
그러면서 이같이 덧붙였다. “물론 책임과 윤리적인 고려를 동반해야 합니다. 즉, AI가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은 그 결정이 인간의 가치와 목표를 존중하고, 인간의 안전과 복지를 고려하는 것을 의미해야 합니다. 인간과 AI 간의 협력과 상호작용은 이러한 가치와 윤리적 원칙을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러므로 기술 발전과 함께 인간과 AI 간의 관계를 적절히 조절하고 발전시켜야 합니다.”
오픈AI의 챗GPT가 촉발한 AI의 춘추전국 시대가 일상의 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사람과 AI 간, 사람과 사람 간 소통은 물론 일의 처리 방식,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상호작용은 상상을 뛰어넘어선 수준이다. 누구나 쉽게 빠르게 글을 쓰고 이미지와 영상까지 만들어 세상의 모든 사람과 실시간으로도 소통할 수 있게 됐다. 기존의 일자리는 AI로 위협을 받게 됐고, 또 다른 일자리가 생기는 창의력의 사회가 도래하고 있다. 인류와 자연의 모든 영역, 모든 기기에 AI 기술은 탑재되는 것을 넘어서 인간처럼 움직이는 범용인공지능(AGI)이 인류의 생각과 상상력을 압도하는 날이 올 것으로 예측된다. 사람의 명령이 없어도 자율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AGI로 전환은 시간 문제일 뿐이다. 이미 챗GPT의 2022년 답변에서 느낄 수 있듯이 인간을 하나님으로, AI를 인간으로 바꾸면 머지않은 미래를 상상할 수 있다. “하나님이 우리(인간)를 창조했다는 것이 반드시 우리가 하나님의 통제를 따라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지적인 존재이고,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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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4o에게 중국교회의 상황에 대해 물었다.
“중국교회가 종교사무조례 등에 따라 자유롭게 신앙 생활하는 게 쉽지 않은 거 같은데, 알고 있나요?”
“네, 알고 있습니다. 중국은 종교적 활동을 규제하고 감시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으며, 특히 최근 몇 년간 종교사무조례 등의 법률을 강화하여 국가가 종교 활동을 조직하고 통제하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종교사무조례는 종교적 신념의 자유를 제한하고, 종교 단체의 활동을 감시하고 통제함으로써 국가의 통제력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는 중국 내에서 기독교 교회를 비롯한 다양한 종교 집단들에 신앙생활을 자유롭게 수행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제한과 감시 속에서도 중국의 기독교인들은 신앙을 지키고 교회 생활을 이어가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종교적 자유와 인권을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지만, 이는 여전히 중국의 정치적, 사회적 환경에 맞춰진 복잡한 과제입니다.”
“그러면 종교의 중국화가 중국교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알고 있는지요?”
“네, 종교의 중국화는 중국 정부가 종교를 중국 사회주의 가치와 문화에 맞게 조정하려는 정책을 의미합니다. 이 정책은 기독교를 포함한 다양한 종교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중국화는 2015년 시진핑 주석이 처음 제안한 이래로 점차 강화되고 있으며, 중국교회에 다음과 같은 주요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첫째, 신학적 조정. 중국 정부는 종교 교리를 중국 사회주의 가치와 문화에 맞게 조정하려고 합니다. 이는 교회에서 사용하는 성경 해석과 설교 내용에 영향을 미쳐, 종교 지도자들이 정부의 이념과 일치하는 방식으로 신앙을 설명하도록 요구됩니다. 둘째, 종교적 상징과 건축. 많은 교회는 외부에 드러나는 종교적 상징을 중국 문화와 통합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교회 건물에서 십자가를 제거하거나, 교회 내부 장식을 중국 전통문화 요소로 대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셋째, 종교 지도자 교육. 종교 지도자들은 중국화 교육을 받도록 요구되며, 이는 그들이 중국 정부의 방침과 일치하는 방식으로 종교를 지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이러한 교육은 종교 지도자들이 정부의 이념을 따르도록 유도합니다. 넷째, 검열과 통제. 종교 집회와 활동은 더 엄격한 검열과 통제를 받게 됩니다. 종교적 모임과 활동이 정부의 허가 없이 이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감시가 강화되고 있으며, 인터넷에서 종교적 콘텐츠를 게시하는 것도 제한되고 있습니다. 다섯째, 교회의 사회적 역할 변화. 정부는 교회가 사회주의 이념을 지지하고, 사회 안정과 조화를 촉진하는 데 기여하기를 기대합니다. 따라서 교회는 종교 활동 외에도 정부가 제시하는 사회적, 정치적 목표를 지지하는 활동을 하도록 압박을 받습니다.”
챗GPT-4o는 이러한 정책에 대해 중국 내 교회와 신자들의 반응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일부는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고 정부의 요구를 따르려 하지만, 다른 일부는 종교의 순수성과 독립성을 유지하기 위해 저항합니다. 저항하는 교회는 정부의 압력과 제재를 받을 위험이 있습니다. 종교의 중국화는 중국교회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는 신앙의 표현 방식, 교회의 외관, 종교 지도자의 교육, 종교적 자유 등 여러 측면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 변화는 교회와 신자들에게 적응과 저항의 복합적인 과제를 안겨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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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4o는 각종 법률을 활용한 정부의 통제, 종교의 중국화, 정치·경제·사회 환경 변화 등 매우 복합적인 문제에 직면해 있는 중국교회가 어떻게 수많은 어려움을 돌파할 수 있는지 방안도 제시했다.
“중국교회가 직면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일과 외부 세계교회가 중국 크리스천들에게 줄 수 있는 도움을 다음과 같이 나눌 수 있습니다.
먼저, 중국교회가 자체적으로 해야 할 일은 크게 5가지입니다. 1. 강한 공동체 형성. 신도들 간의 연대와 지지를 강화하여, 외부의 압박에 대한 내부적 저항력을 키워야 합니다. 강한 공동체 의식은 신앙을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2. 창의적인 예배와 교육 방법 개발. 검열과 감시를 피하기 위한 창의적인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소규모 모임, 가정 예배, 온라인 비밀 그룹 등을 통해 신앙을 나누고 교육을 지속할 수 있습니다. 3. 자율적 리더십 양성. 정부의 통제에 의존하지 않고 자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리더십을 개발해야 합니다. 이는 내부 교육 프로그램과 리더십 훈련을 통해 가능할 수 있습니다. 4. 문화와 신앙의 융합. 중국의 전통문화와 기독교 신앙을 조화롭게 통합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외부 압박을 완화하고, 신앙을 중국 문화와 더 밀접하게 연관시킬 수 있습니다. 5. 사회적 봉사와 참여. 교회가 지역 사회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자선활동, 교육, 의료 지원 등을 통해 교회의 사회적 역할을 강화하면, 사회적 지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둘째, 외부 세계교회가 줄 수 있는 도움은 6가지입니다. 1. 기도와 영적 지지. 지속적인 기도와 영적 지지를 통해 중국 크리스천들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습니다. 국제적인 기도 네트워크를 통해 중국교회 상황을 알리고, 함께 기도하는 운동을 전개할 수 있습니다. 2. 교육 자료와 성경 공급. 중국 내 검열을 피해 비밀리에 교육 자료와 성경을 공급하는 방법을 모색할 수 있습니다. 온라인 리소스, 암호화한 자료 등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3. 국제적인 압력과 인권 옹호. 외부 세계는 중국 정부에 대한 국제적인 압력을 통해 종교의 자유를 촉구할 수 있습니다. 인권 단체와 연대하여 중국의 종교적 자유와 인권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캠페인을 벌일 수 있습니다. 4. 기술 지원. 검열을 우회할 수 있는 기술적 지원을 제공하여, 중국 크리스천들이 안전하게 소통하고 신앙을 나눌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습니다. VPN, 암호화 메신저 등 기술적 해결책을 지원할 수 있습니다. 5. 연대와 교류. 외부 교회와 중국교회 간의 연대를 강화하여, 경험과 자원을 공유할 수 있습니다. 방문, 온라인 세미나, 교류 프로그램 등을 통해 상호 이해와 지지를 확대할 수 있습니다. 6. 재정적 지원. 중국 내 교회의 다양한 활동과 프로젝트를 지원하기 위해 재정적 지원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이는 특히 비공식 교회와 가정교회가 필요한 자원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챗GPT-4o는 “이 같은 제안을 중국 정부가 모두 간파하고 있을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교회 자체적으로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소그룹 모임을 강화하고 기독교에 대해 지역 사회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일 수 있도록 삶과 봉사활동을 통해 십자가의 신앙을 증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중국의 현실에 맞는 신앙(신학) 교육 및 훈련 프로그램 제공, 언어와 문화가 유사한 화교권교회의 다차원적인 협력과 연대 등 보다 전략적인 접근도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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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N이 사도바울의 일생을 담아낸 10부작 ‘바울로부터’를 접한 뒤 바로 챗GPT-4o에 사도바울의 어록 70선을 만들어달라고 하자, 정말 순간, 찰나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바울서신을 찾아서 어느 장소에서 어떤 이유 때문에 이같이 언급했는지 일말의 주저함 없이 알려주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 챗GPT-4o에 중국의 안면인식 기술과 반간첩법 등으로 인해 선교활동이 어렵지 않겠냐고 묻자 1초도 지나지 않고 답을 내놓았다.
“중국의 안면인식 기술과 반간첩법 강화로 인해 중국 내 종교 활동과 외국인 선교사들의 활동이 더 어려워진 것은 사실입니다. 이러한 기술과 법적 조치가 중국교회와 선교사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상당히 심각하며,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안면인식 기술은 종교 집회와 예배 모임을 쉽게 감시할 수 있게 합니다. 이는 비공식적 모임이나 가정교회 활동이 더 어려워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신도들이 공공장소에서 모일 때 안면인식 시스템에 의해 쉽게 추적되고 감시될 수 있습니다. 안면인식 기술은 개인의 신앙과 활동에 대한 정보를 쉽게 수집할 수 있습니다. 이는 종교적 자유와 사생활 침해 문제를 야기합니다. 신도들은 자신의 종교 활동이 정부에 의해 추적될 수 있다는 두려움으로 인해 예배 참석을 꺼릴 수 있습니다. 반간첩법은 외국인 선교사들이 중국 내에서 활동하는 것을 더욱 어렵게 만듭니다. 이들은 간첩 혐의로 쉽게 체포되거나 추방될 수 있습니다. 외국인 선교사들은 법적 위험을 피하기 위해 활동을 축소하거나 비공식적으로 진행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외국인 선교사들이 더 이상 자유롭게 활동할 수 없게 되면, 중국 내 신도들과의 연결이 약화할 수 있습니다. 이는 신앙 교육과 지원이 줄어드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대응 방안으로 챗GPT-4o는 비공식 네트워크 강화, 기술적 대응, 국내 지도자 양성, 국제적 지원과 연대 등을 제시했다. “신도들 간의 비공식적 네트워크를 강화하여, 정부의 감시를 피할 수 있도록 합니다. 소규모 모임, 가정 예배 등을 통해 비밀스럽게 신앙생활을 지속할 수 있습니다. 안면인식 기술을 피하기 위한 기술적 대응책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마스크 착용, 모임 장소 변경, 온라인 비공개 모임 등을 통해 감시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보안이 된 온라인 플랫폼을 사용하여 예배와 교육을 진행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외국인 선교사들이 활동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국내 지도자를 양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들은 현지 상황을 더 잘 이해하고, 정부의 감시를 피하는 방법을 알고 있습니다. 국제 사회와 연대하여 중국의 종교자유와 인권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국제적 압력을 가할 수 있습니다. 외부 교회와 연대를 통해 중국교회에 필요한 지원을 비공식적으로 제공할 수 있습니다.”
챗GPT-4o의 결론은 명확했다. “중국의 안면인식 기술과 반간첩법 강화로 인해 중국교회와 외국인 선교사들이 직면한 도전은 매우 크지만, 신중하고 전략적인 대응을 통해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챗GPT-4o는 최근 인류의 모든 데이터를 순차적으로 학습하고 있어 언어의 장벽, 지식의 격차를 없애고 있다. AI 시대에는 해 아래 더 이상 새로운 것이 없다고 할 정도로 순간에 모든 정보가 누군가에 의해 수집, 분석되고, 정보 소유자(국가, 기업, 집단, 또는 개인)의 의도에 따라 자칫 조작, 왜곡돼 진실이자 현실이 될 수 있는 위험성도 있다. 그런 점에서 챗GPT-4o은 선교중국의 길에 이르는 정답도 어느 정도 알고 있다. ‘선교중국 2030’에 물어보면 쉽게 답한다. ‘선교중국을 언급한 글과 저자’를 알려달라고 하면 자신이 그동안 학습한 내용을 찾아준다. 물론 정확도가 떨어진 답도 적지 않다. 그렇지만 참고할 수 있을 정도는 된다. 중국교회뿐 아니라 세계교회가 겪고 있는 크리스천의 이중성에 대해서도 거뜬히 답을 해준다.
“기독교 신자로서 아는 것과 행동하는 것 사이의 이중성은 신앙의 깊이와 노력의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이를 바꾸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몇 가지 방법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첫째, 모범적인 생활. 기독교인으로서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랑과 관용, 선행, 죄를 떠나는 것 등의 가르침을 실천하여 주변 사람들에게 모범이 되어야 합니다. 둘째, 성찰과 변화. 신앙생활에 대한 지속적인 성찰과 변화가 필요합니다. 자신의 행동과 생각을 돌아보고, 그에 따른 변화와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셋째,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 따르기.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관용, 타인에 대한 이해와 섬김에 중점을 두어야 합니다. 그의 가르침을 따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넷째, 커뮤니티 참여. 교회나 기독교 커뮤니티에 참여하여 다른 기독교인들과 함께 성장하고 서로를 격려하고 지지할 수 있습니다. 다섯째, 진정성. 행동과 말이 일치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진정성 있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노력과 변화를 통해 기독교인들의 이미지를 바꿀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한 번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노력과 성장이 필요합니다.”
선교중국의 길에 대한 글을 요청받고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왜냐하면 그동안 여러 번 글을 통해 명확하게 제시한 바 있어 더 이상 쓴다는 게 무의미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완결판을 써야겠다는 생각도 해봤다. 하지만 그럴수록 아닌 것 같았다. 그래서 AI에게 그동안 묻지 않았던 선교중국과 관련된 AI의 정리(학습)된 생각(AI가 직접 사고하는 것은 아니니까)을 챗GPT에 찾아봤다. 역시 예상은 적중됐다. 완벽한 사고체계에 따른 깊이 있는 깔끔한 글을 보여주지는 못했고, 오류도 적잖이 있었지만 기본은 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세계 곳곳에서 기록된 정보를 찾아내 완벽하게 정리하고 체계적인 글과 도표, 영상과 분석 자료와 전략 도출과 함께 전문가들과 동일하다고 또는 전문가들보다 더욱 스마트하다고 느낄 때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렇지만 사람을 완벽하게 대체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단순 AI 기술로 표현된 선교사, 목회자를 넘어서 AI 로봇이 선교사와 목회자처럼 생각하고 순교도 각오하고 온 세상을 활보할 때가 오면 몰라도. 그렇기에 복음을 살아내는 크리스천이 선교중국의 온전한 길, 대안, 해답이 될 수 있다. 오늘의, 바로 직전의 중국교회, 한국교회를 비롯한 세계교회는 과거의 결과물이기 때문에 어찌할 수 없다. 하지만 오늘 이후, 바로 미래의 중국교회와 크리스천의 선교중국, 한국교회를 비롯한 세계교회의 선교중국은 오늘이 모인 원인이자 결과가 되기 때문에 오늘을 어떻게 살아내느냐에 따라 천양지차가 될 것이다. 앞으로 교회와 크리스천의 모습은 오늘, 현재에 달려있다. 오늘, 지금이 은혜받고 돌이킬 때이다. 성경에 나와 있는 예언자, 선지자들의 주된 관심, 기록의 대부분은 현재를 하나님의 마음으로 재해석하고 돌이키라고 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미래는 결정돼 있는가? 바꿀 수 있는가, 없는가? 멸망에 대한 하나님의 뜻도 니느웨 사람들이 돌이키자 잠시 심판이 미뤄진 것을 보지 않았는가. 에스겔 36장 33-37절을 보면 예루살렘의 회복과 관련된 하나님의 뜻이 명확하게 드러나 있다. 예루살렘의 회복을 위해서는 반드시 이스라엘 백성의 돌이킴, 즉 간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주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셨느니라 그래도 이스라엘 족속이 이같이 자기들에게 이루어 주기를 내게 구하여야 할지라…”(겔 36:37) 하나님이 약속했다고 해도 인간 편에서 해야만 할 일이 있다. 하나님이 진멸하겠다고 결정하셨다고 할지라도 인간이 회개하고 돌이키면 하나님이 그 뜻을 거둬드릴 수 있다는 것이 성경 곳곳에 드러나 있다. 하나님의 마음을 좀 더 살펴볼 수 있는 대표적인 성경구절을 들라면 로마서 4장 18절 “아브라함이 바랄 수 없는 중에 바라고 믿었으니…”를 꼽을 수 없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의 상황을 누구보다 이해하고 계셨다. 자녀를 결코 볼 수 없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하나님 약속의 말씀을 믿었다는 걸 높게 평가하셨다. 그러기에 하나님은 아브라함을 자랑하고 많은 민족의 조상이 되게 하셨다. 히브리서 11장에 등장하는 믿음의 조상들이 명단을 보면 16명 모두 하나님을 철저하게 믿었다. 선교중국을 위해 하나님은 17번째 믿음의 사람들을 찾고 계신다. “믿음이 없이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지 못하나니 하나님께 나아가는 자는 반드시 그가 계신 것과 또한 그가 자기를 찾는 자들에게 상 주시는 이심을 믿어야 할지니라”(히 11:6) 설령 고난이 온다고 해도 믿음이 있는 사람들은 세상이 감당하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선교중국의 길은 믿음으로 살아가는 이들(중국교회, 한국교회, 화교권교회, 세계교회와 크리스천들)의 오늘에 달려 있다. ‘암기된 믿음’이 아니라 ‘증명된 믿음’이 드러나야 한다. 진짜와 가짜 믿음을 아는 방법이 있을까? 믿음과 정반대 상황, 즉 환란, 핍박, 고난의 순간에 우리는 암기된 믿음인지 증명된 믿음인지를 확인하게 된다. 고난은 결국 지나가게 된다. 처음과 끝, 알파와 오메가이신 예수님을 믿는다면 오늘의 어려움은 크리스천들을 향한 축복의 또 다른 계기가 됨을 잊지 말아야 한다. 눈을 들어 “믿음의 주요, 또 온전하게 하시는 예수님을 바라보면서” 믿음의 경주를 하다 보면 선교중국의 길에 우리가 이미 들어가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우리는 날마다 모든 무거운 것과 얽매이기 쉬운 죄와 결코 가까워지면 안 된다. 거룩의 기준을 낮추지 말고 지금 돌이키고 리더이신 예수님의 길을 묵묵히 믿고 걸어가야 한다. 이미 주님의 품에 안긴 중국교회의 리더들이 도중에 ‘업앤다운’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이 길을 걸어갔다. 주님의 메시지, 제자로서의 족적을 후대에 남겼다.
기독교 신앙은 일상생활에서 실천될 때 그 역동성이 커진다. 교회와 성도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실천하며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목회자와 교회 리더들이 성도들에게 본이 돼야 한다. 크리스천으로서 기본기에 충실하도록 다양한 교육(신학 포함)과 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하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데까지 나아가도록 힘써야 한다. 중국교회가 자체적으로 성장하고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이는 선교사역에도 적용돼야 한다. 현재 자체 선교사 파송단체를 설립하고 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중국교회들이 있는데 외국의 경험과 노하우를 좀 더 배워 중국인의 선교, 중국인에 의한 선교, 중국인을 위한 선교를 주도해야 한다. 그러면서도 민족주의적 접근이나 문화우월주의의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 중국교회는 반국가단체가 아니니 어깨를 펴고 당당해야 한다. 대내외 관계가 어려운 가운데 집권세력은 내치를 강화하기 위해 통제에 대한 유혹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그때 저항으로 반응하지 말고 예수님이 가셨던 그 길을 올곧게 걸어가야 한다. 그러면 “중국인을 위한 사랑의 공동체 역할을 교회와 크리스천들이 담당하려고 애쓰고 있구나”, “우리의 참된 이웃이 여기에 있었구나”라며 자연발광체가 될 것이다. 그것이 영향력이다. 영향력은 만들고자 하는 데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며 살아갈 때 그 결과물로 드러나게 될 것이다.
굳이 선교중국의 길을 위해 전략적 검토와 함께 전문가로서 대안 제시가 필요하다면 그동안 필자가 얘기해 왔던 것을 우선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중국교회 측면. 중국교회는 내실을 다져야 한다. 비본질에 기웃거리지 말고 복음의 본질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 내적 공동체성만 지향하는 목회가 아니라, 사회의 공동체성에 이바지하는 사회적 목회를 하고, 지역 주민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위로자가 돼야 한다. 부가 곧 행복이 아니고, 가난이 곧 불행이 아니라는 것을 중국인들에게 분명히 드러내야 한다. 사람을 세우고 격려하며 큰 바위 역할을 해야 한다.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과 온전한 교회론으로 무장해 ‘중국적인’ 성숙한 교회와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선교중국을 준비하는 중국교회는 겸손히 세계교회들의 앞선 경험담을 듣고, 중국인에 맞는 선교정책과 선교사상, 선교지원과 후원 플랜 등을 세워야 한다, 아울러 유학과 해외 이주 생활에서 복음을 접한 중국인들이 고국으로 돌아왔을 때, 교회 일원으로 적극 받아들이고 지속적으로 양육해서 사회와 일터 또는 해외로 파송해 소금과 빛으로 살아가도록 독려해야 한다. 중국인들의 해외 이주와 유학은 자민족 복음화는 물론 선교의 동력화, 동역화에 큰 힘이 되기 때문이다. 중국교회는 해외교회들과 연대·협력관계를 맺고, 화교권을 넘어 중국인이 있는 모든 곳으로 흩어져 하나님의 세계선교 퍼즐을 완성하는 데도 기여해야 한다.
둘째, 중국인 선교사 측면. 바른 신학, 바른 목회와 철저한 준비 과정을 통해 양성돼야 한다. 타문화 환경에 적응하고 현지인들과 참된 동역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 고국의 교회에서 사역과 인성 등으로 검증되지 않은 채 열정만으로 선교지에 나간다면, 결국 쓰라린 실패를 경험하고 안 좋은 이미지를 선교지에 남기게 될 것이다.
셋째, 세계교회 측면. 중국을 더 이상 선교 대상으로만 여기지 말고 함께할 파트너이자 공유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중국교회와 중국 크리스천들의 필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복음에 대한 열정으로 일상의 삶을 살아가도록 도와야 한다. 특히 한국교회는 크리스천이 소수였을 때 오히려 짠맛을 잃지 않고 사회의 방향타가 됐던 초기 한국교회의 유산을 전해야 한다. 또 세계교회는 지역을 중심으로 한 중국선교에서 벗어나, 세계에 흩어져 있는 중국인 디아스포라까지 아우르는 중국인 선교와 선교중국의 융합으로 세계선교의 완성을 향해 함께 전진해야 한다. 그러면서 세계교회도 하나님 나라에 동참한 공동체로서 그 본질에 더욱 집중하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선교중국의 길은 멀리 있지 않고, 작은 일에 충성할 때 그 열매로 드러날 것이다.
그동안 공적, 사적 자리에서 언급했던 것이지만 또다시 강조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첫째, 외국 선교사가 중국에서 공식적으로 활동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해당 법과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해의 소지가 있는 발언은 절대 금물이다. 선교사 신분이 아니라 중국의 현재와 미래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전문가로서의 활동, 교육, 비즈니스 영역에서는 상대방의 요청에 따라 얼마든지 가능하다. 중국 정부도 문화교류라는 틀을 포기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상호 교육, 문화기관과의 협력을 추진하는 것은 용인 가능하다. 예를 들어 중국기독교 등 종교학, 문학, 철학, 사회학, 경제학 등 인문 사회 과학 학술 모임과 교수와 학생 간 인적 교류는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분야다. 과학기술 영역에서의 학술 인적 협력과 교류도 필요하다.
둘째, 중국을 비롯해 중화권을 위한 기도 등 영적 지원 체계를 구축하는 것도 시급히 서둘러야 한다. 중국과 중국인 사랑은 중보기도로도 증명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기도하지 않으면 그만큼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셋째, 일반 크리스천이라면 중국 등 중화권에서 온 유학생이나 이주민들에게 따뜻한 밥 한 끼 대접하는 것도 관심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관심은 아주 작은 것을 실천하는 데서 시작된다.
넷째, 중국 여행 등 중국을 이해하는 게 과거보다 훨씬 쉬운 세상이 됐지만 중국과 중국인을 입체적으로 이해하려는 열심이 요즘 보이지 않는 게 더 큰 문제다. 한국교회에서 중국선교나 선교중국을 얘기하는 이들을 거의 찾아보기 힘들어졌고, 흔했던 중국 단기선교여행도 가지 않는 분위기가 만연하다니 개탄스럽다. 중국사역이 어려워진 것보다 무관심이 더 큰 장애물이 된 것 같다. 기회와 가능성이 곳곳에 있는데 이를 보지 못하는 게 아쉬움이다. 한국과 중국 관계가 좋거나 나쁘거나 관계없이 타문화권 선교사명은 결코 경홀히 여길 수 없는 과제다. 필자는 과거 소수민족 사역을 하겠다고 쿤밍(昆明) 등 중국 정부가 민감하게 여길 곳으로 단기선교 팀을 보내거나 선교사들을 전진 배치한 단견(短見)이 중국선교와 선교중국의 길을 막았다고 밝힌 적이 있다. 거시적·미시적 관점을 갖고 중국과 중화권, 중국인과 중국 디아스포라를 바라보고 주님이 주신 영역별로 충분히 고민해서 개인 또는 집단적으로 지속가능하도록 추진하면 당대 또는 후대에 이르러 결국 열매를 맺게 된다고 했다. 사도바울의 선교로 인해 당대에 열매를 맺은 것도 있고, 그의 서신을 읽고 들은 이들뿐 아니라 정경이 된 뒤 지금까지 수많은 이들에게 영향을 미쳐 순교의 현장까지 마다하지 않는 데까지 나아갔던 기록들이 즐비하지 않은가. 열매는 쉽게 맺히지 않는다. 오늘의 원인이자 결과라는 걸 잊어서는 안 된다.  다섯째, 중국어 구사 능력뿐 아니라 화교권(화인) 교회가 필요한 분야에서 충분히 검증된 선교사들이라면 화교권 교회(크리스천)에서 사역 또는 연대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중국 등 중화권에서도 활동할 수 있다. 중국을 떠난 유학생, 이주민을 훈련하여 자신의 모국, 고향으로 돌아가서 크리스천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중국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며 살아가도록 도울 수도 있다. 중국에서 파송된 중국인 사역자들을 직간접으로 돕는 선배 선교사로서의 ‘헬퍼’ 역할도 수행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오는 6월 18일 《해외 화인 선교를 돕기 위한 가이드북》 출간 감사예배 및 세미나를 갖는 중어권한인선교사모임(兴起发光团契)에 경의를 표한다.
책을 살펴보니 해외 화인의 이주 역사와 배경, 중국인들의 해외 이주의 추세, 각국 해외 화인 통계 등을 담아 화인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돕고 있다. ‘중국인 디아스포라 선교의 중요성’, ‘화인(화교)역사의 현황 및 재배치에 관한 제언’ 등 귀한 기고문과 함께 비자발적 철수로 인해 재배치된 선교사들의 경험을 비자 해결, 선교지 언어 배우기, 거주지, 개척에 필요한 전도 및 훈련 프로그램, 예배 장소 임대, 동료 선교사들과의 관계, 목회 선교사 사례, 현지 중재자, 한국인으로서의 중국인교회 목양 사역, 종교법인 세우기, 자녀 교육, 현지 교단과의 관계 등으로 나눠 새로운 선교지에서 직면하는 이슈와 도전, 해결 방안을 명확하게 제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중어권 선교사들의 저력을 본 듯해 뜨거운 울림과 감동이 있었다. 온 마음을 다해 선교중국의 대열에 서 있는 중어권 선교사들을 응원한다. ▩
♠왕안 | 중국사역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