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접경 기도 탐방의 기점(起點)인 단둥
<중주> 가족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경칩과 춘분이 들어 있는 3월이 시작되었습니다.
코로나19 방역 조치가 해제되어 해외 여행이 자유롭게 되자 조중접경 기도탐방을 떠나는 교회와 단체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조중접경 기도탐방은 여름에 집중 진행되지만 여름이 아닌 때에도 탐방길에 오르는 팀들을 종종 보게 됩니다. 조중접경 기도탐방의 코스는 여럿인데 선양(沈陽)이나 다롄(大連)에서 내려서 고속철도나 버스로 단둥(丹東)까지 가서 단둥에서 압록강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북한을 바라보며 기도하는 코스를 제일 선호하는 것 같습니다. 중간에 백두산에 올랐다가 두만강을 따라가면서 중국, 러시아, 북한의 접점 지역에서 돌아오는 팀이 많더군요. 오늘은 조중접경 기도탐방의 기점 역할을 하는 단둥의 이모저모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단둥의 옛 이름은 안둥(安東)이었습니다. 고구려가 멸망한 뒤 당나라는 고구려의 수도였던 평양에 안둥도호부를 설치했습니다. 신라와 고구려 유민들이 들고 일어나 당과 싸웠는데 형세가 불리해지자 당은 안둥도호부를 요동으로 옮겼다가 폐지했습니다. 안둥이라는 이름은 이 안둥도호부와 관계가 있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중국은 1965년에 이곳의 이름을 단둥으로 바꿨습니다. 단둥은 ‘홍색동방지성(紅色東方之城)’을 줄인 말로서 ‘혈맹으로 붉게 물든 동쪽의 도시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단둥은 이렇게 이름부터 북한과 중국의 우호 관계를 강조하고 있는 곳입니다.
단둥과 신의주를 연결하는 다리에는 ‘중조우의교(中朝友誼橋)’라는 명패가 붙어 있습니다. 신의주 쪽에는 그 명패가 ‘조중우의교’라고 되어 있다고 하는데, 가질 못하니 직접 확인할 수가 없네요. 다리 이야기가 나왔는데, 압록강에는 다리가 두 개 있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는 6‧25 전쟁 때 폭격을 맞아 끊어졌습니다. 이 다리를 ‘단교(斷橋)’라고 부르는데 관광객이 많이 찾는 명소가 되어 있습니다. 단교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2014년에 신압록강대교가 준공되었습니다. 그런데 준공되고 10년이 지나도록 개통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가 뭔지 궁금한데 요즘 신압록강대교의 이곳저곳을 손질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그것을 보면서 사람들은 ‘올해 개통하려나 보다’ 이야기를 주고받는다고 하네요.
단둥에서 사람이 많이 찾는 곳 가운데 하나가 타오위안(桃源)가에 있는 ‘항미원조기념관(抗美援朝助記念館)’입니다. ‘항미원조’는 중국이 미국에 대항하여 조선(북한)을 지원했다는 뜻입니다. 단둥시 싱룽(興隆)가 25번지에는 단둥시 건강교육소가 있습니다. 해방 전에 이 건물에는 이룽양행(怡隆洋行)이라는 무역회사가 있었습니다. 이룽양행의 2층에는 상하이(上海)임시정부와 국내를 연결하는 교통국이 있었습니다. 이룽양행 대표 조지 L. 쇼(George L. Shaw(1860-1924))는 우리나라의 독립운동을 여러모로 도와주었습니다. 삼일운동이 일어난 3월에 단둥을 찾는 분들은 이룽양행이 있었던 곳을 찾아볼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교회 건물들이 남아 있을까?
일제 강점기, 단둥에는 한국장로교회가 여럿 있었습니다. 1941년에 열린 장로교 제30회 총회에서는 안둥노회(安東老會)를 조직하고 안둥에 있는 교회들을 관할하게 하였습니다. 안둥노회의 중심이 되는 교회는 안둥제일교회였습니다. 이 교회는 1914년에 설립되었는데 안둥시 다화(大和)구 6번통 3정목(丁目) 1에 있었습니다. 처음 이름은 안둥셴(安東縣)교회였는데. 이 교회에서 안둥제2교회, 안둥제3교회, 안둥중앙교회가 분립해 나갔습니다.
단둥에는 안민(安民)교회, 류다오거우(六道溝)교회, 싼다오전(三道鎭)교회도 있었습니다. 이 교회들의 건물이 지금도 남아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면 참 좋겠습니다. 건물이 남아 있지 않다면 교회가 있었던 자리에 여기는 무슨 교회가 있었던 자리인데 그 교회는 이런 교회였다고 새긴 조그만 표지석을 하나씩 세우고 싶은데 중국 당국은 그것을 허락하지 않을 것입니다. 기독교에 대해 원래 호감을 갖지 않고 있고 최근에는 심하게 억압하고 있는 데다가 그런 것이 조선족이 결집하는 효과를 낼까 봐 경계할 것이 분명하니까 말입니다. 그래도 소망을 품고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단둥에 복음을 전한 것은 덴마크 루터교회 선교사들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들이 세운 교회와 병원과 고아원 건물들이 지금도 남아 있습니다. 단둥 위안바오(元寶)구 천후궁(天後宮)가 자오탕(敎堂)로에는 안둥기독교예배당(일명 元寶山禮拜堂) 건물이 남아 있는데 이 예배당은 루터교의 특색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교회 부근에 1906년에 단궈(丹國)기독교병원이 세워졌는데 ‘단궈’는 덴마크를 한자로 표기한 것입니다. 단궈기독교병원은 지금 단둥시 제3병원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단궈(丹國)기독병원 [출처 | 바이두] 덴마크 선교사들은 여성들을 위해 안둥제일여자병원을 세웠고 고아들을 위해 안둥기독교육영당도 세워 운영하였습니다. 이들은 모두 자오탕로에 있는데 자오탕로라는 이름은 교회당이 있는 곳이라는 뜻으로 지어진 이름인 것 같습니다. 단둥의 위안바오산 일대는 선교타운이었다고 합니다. 저는 여러 해 전에 자오탕로 루터교 선교기지를 돌아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찬찬히 돌아보면서 중국의 변경인 이곳에 와서 수고한 덴마크 루터교 선교사들의 수고에 경의를 표하면서 한편으로는 우리의 선조들이 신앙생활을 하던 자리를 찾을 수 없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단둥은 북한선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입니다. 이곳을 거점으로 해서 북한 주민들에게 전도물품을 보내고 단둥에 와 있는 북한 근로자들에게도 복음을 전했습니다. 이곳에서 그 같은 일을 하다가 지금 북한에 10년 넘게 억류되어 있는 선교사님들이 계시는 것을 잘 아실 것입니다. 그들의 소식이 끊어져서 참 염려가 되고 안타깝습니다. 그들이 억류에서 풀려나 돌아오게 되기를 더욱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단둥뿐만 아니라 중국, 특히 조중변경 지역은 북한선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던 곳이었습니다. <중국을주께로>에서도 중국을 통한 북한선교 문제를 종종 다룬 것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중국을 통한 북한선교가 다시 활성화하는 날이 다시 찾아왔으면 좋겠습니다.
조중변경 기도탐방에서 단둥을 거쳐 지나가는 곳으로, 다시 말해 목적지가 아니고 경유지로 여기는 분이 많습니다. 이것저것 알고 떠나면 열 배의 유익이 있습니다. 많은 것을 느낄 수 있고, 얻을 수 있고 간접적으로 기도할 수 있으니까 말입니다.
작년에 한중수교 30주년을 기념하여 선교백서인 《대륙의 십자가행전》이 발간되었습니다. 그때 <중주>에 이 책을 소개해 드렸지요. 이번 호에서는 그 백서에 실린 글들 가운데에서 황반석 선교사님의 ‘선교중국을 위한 중국인선교사 선교훈련의 실제와 준비’를 기획 글로 다뤘습니다. 황반석 선교사님은 성결교회 목사님으로 이론과 함께 풍부한 현장 사역 경험을 가지고 계신 분입니다. 성결교 선교사훈련원장을 역임하셨으며 현재 재중한인선교사협의회(KMAC) 공동회장으로 수고하고 있습니다.
이번 기획 글에는 선교중국을 위한 선교훈련의 필요성과 중요성, 중국 내지와 해외에서의 중국인선교사 선교훈련의 실제, 중국교회에서 실행되고 있는 다양한 선교훈련의 종류와 상황을 알려주고 한국교회가 해야 할 일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황 선교사님께 감사드리며 <중주> 가족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믿습니다.
3월은 주님의 수난을 기억하며 경건하게 보내는 사순절과 고난주간이 들어 있고, 무엇보다도 부활절이 들어 있는 달입니다.
3월이 <중주> 가족들에게 의미 있는 달이 되기를 바랍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사진 출처 | (위) 픽사베이 (아래) 바이두>사진 캡처 ♠유관지 | 중국어문선교회 고문, 웹진<중국을주께로> 발행인, 용산감리교회 원로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