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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3.3  통권 259호  필자 : 웨거(岳戈)  |  조회 : 1155   프린트   이메일 
[차이나 윈도]
중국 언론인, 숨 막히는 상황에서 살길 찾기 녹록지 않다

동의하고, 망설이고, 완곡하게 거절합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태도를 바꾸는 이는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활동하는 한 유명 탐사보도 기자였다.

지난 2023년은 중국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치르고 보낸 첫해였는데, 지난 해는 예년과 어떻게 다른지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기자에게 한 해의 경험을 들려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이 일은 쉽지 않았다. 이 기자는 걱정 거리가 있다고 털어놨다. “지금 이 시점에서 말하는 것은 사실 용기가 필요합니다. 제가 좀 생각을 해 볼게요. 제가 다시 생각을 해 볼 수 있도록 해 주세요.” 원고 마감 때까지, VOA 기자는 그의 고민한 결과를 기다리지 않았다. 

2024년 1월 말 2월 초, 중국의 춘제(春節, 음력설)가 가까워짐에 따라 많은 기관과 언론은 연례 조사를 실시했다. VOA 기자는 앞서 언급한 기자를 비롯해 여러 언론인을 연결해 2023년에 겪은 개인의 이야기를 해 달라고 요청했다.

제도적 서사와 개인적 서술은 분명히 다르다. 많은 응답자가 수입이 거의 없고, 기사 송고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여론 감시에 대한 압박이 크다고 언급하며, 그들은 더 많은 세부적인 사항을 이야기할 때는 말하기를 꺼렸다.

현재 실직 중인 전직 탐사보도 기자가 2023년 언론인의 활약에 대해 “요즘 언론인들은 따로 내세울 만한 게 아무것도 없다. 물론 이 후배 기자들이 용감하지 않다는 게 아니다. 이들이 그들의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이라고 비판적인 평론을 내놓았다.

술로 근심을 달래다
VOA의 인터뷰 요청을 완곡하게 거절한 뒤 하루가 멀다 하고 유명 탐사보도 기자가 ‘56도, (술을) 마시고 있다’고 소셜 플랫폼에 올렸다. 그는 앞서 회사에서 “나에 대한 개인 조사를 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인터뷰에 응할지 고민이 된다”고 밝혔다.

그는 내부 조사에 관련 기사가 포함됐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2023년 12월 말 이 언론인은 모 시의 한 관리가 연루된 추악한 사건을 보도하는 기사의 편집·발송을 맡은 적이 있는데, 이에 많은 사람이 인정에 호소했으며, 어떤 사람들은 “다링다오(大領導)1)가매우 화가 났으며, 결과가 심각하다”며 기사를 삭제하라고 협박하기도 했다. 중국에서 기자는 취재와 보도로 인해 심한 압박을 받고 있는데, 단지 단순한 심리적 압박감만은 아니다.

1월 중순,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비정부조직(NGO) 언론인보호위원회(CPJ, Committee to Protect Journalists)는 중국의 ‘불안한 현실’을 언급하는 글로벌 보고서를 발표했다. 2023년 중국은 44명의 저널리스트를 수감하여 전 세계 통계 수치의 13.75%로 세계 1위를 했다. 그중 19명은 신장(新疆)지역의 위구르인이며, 구금된 사례의 60%는 간첩활동, 분리주의 선동 또는 국가정권 전복에 관련된 죄명이다. 아마도 이런 통계 수치로 인해 많은 인터뷰 대상 언론인은 신장이나, 티베트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지 않더라도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

중국 제5회 ‘언론인의 집’ 신문상 선정작업이 1월 말 마무리됐다. 중국 관영 기관에 의해 선정되는 신문상과 달리 순수 민간에서 선정하는 행사로 최근 언론계에서는 ‘중국판 퓰리처상’이라고 불린다. VOA는 행사 주최자와 인터뷰를 시도했지만 간단 명료한 답변을 받았을 뿐이다.

2023년 12월 18일 간쑤(甘肅)성 지스산(積石山)현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수천 채의 가옥이 무너지고 수백 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지진이 발생하자 일부 기관의 매체 기자와 독립 기자들이 지스산현을 방문하여, 마을이 최근 몇 년간 무너질 위험이 있는 주택을 개조하는 데 5억 4천만 위안을 투자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는데, 투자한 것과 지진 발생 뒤의 상황은 뚜렷하게 엇갈렸다. VOA 취재진은 지난 1월 현장을 다녀온 한 독립 기자와 연락이 닿았는데 “벽화 작업을 위해 노후건물을 개조하는 데 얼마의 자금이 사용됐는지 알 수 없다. 쓸 수 있는 것은 모두 기사로 나와 있고,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급여 독촉과 큰돈 벌기
황 씨와 그녀의 동료들은 거의 1년 동안 자신들의 권익 보호를 주장해왔지만 아직도 월급을 받지 못했다. 그녀는 대학을 졸업한 뒤 허난(河南)의 한 산업 언론사에서 일하고 있는데,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언론사 개편 과정에서 계속해서 일련의 문제와 의혹이 잇따랐다. “2023년부터 무임금이다. 우리는 먼저 부서[單位]를 찾은 다음 신문사의 상급부서를 찾았고, 상급 책임자는 처음에는 기다려보라며 의견을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몇 달이 지난 뒤 그 책임자는 현재 신문사를 운영하는 사측이 계약서에 명시된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어서 자신들도 속았다”고 말했다.

이 신문사에서 일한 지 20년이 넘었는데, 정년이 코앞인데 모든 상황이 말도 안 되는 일뿐이다. 황 씨는 VOA 기자에게 “우리는 매일 그들을 찾아가서 (밀린 임금을) 달라고 하고 있어요. 거의 1년이 지났는데 언제 줄지도 몰라요.”라고 말했다. 그녀는 인터뷰도 안 할 테니, 지금 언론사도 개입하지 마라며 사측 대표의 전화를 거절했다.

황 씨는 애써 지키고 있지만, 상하이(上海) 출신의 샤오허(小何)는 2023년에 퇴사를 결정했다. “원광(文廣)은 돈을 잘 벌 수 있지만 우리는 아무것도 벌지 못할 거예요. 나는 직업을 바꾸고 돈을 벌 거예요.” 샤오허가 언급한 옛 회사 원광은 상하이 문화방송영화그룹(上海文化廣播影視集團)으로 중국 국영 미디어 재벌 중 한 사람이다.

떠나고 싶어도 남는 것이 일반적인 직장생활이다. 언론인들은 상대적으로 기능이 독보적이기 때문에 2~3년을 망설이고 3~5년을 고민한 뒤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더 일반적이다. 샤오허는 분명 그렇지 않다. “내게 2023년에 대해 묻지 마세요. 리커창(李克强)이 상하이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상하이의 옛 기자 구완밍(顧萬明)이 리커창을 위해 그의 죽음에 대한 진상조사를 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 어떻게 평론하는지 솔직히 저는 잘 모르겠고 더 이상 관심도 없어요. 내가 말하지 않아도 당신은 언론에서 일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이해할 겁니다. 이제 나의 목표는 젊을 때 돈을 버는 거예요.”

2022년 상반기 상하이에서 코로나19 봉쇄 기간에 푸둥신(浦東新)구에 위치한 둥하이(東海)요양병원에 입원한 많은 노인들이 비정상적으로 사망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적극적으로 행동에 나선 샤오허는 진실을 파헤치는 몇 안 되는 현지 언론인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 봉쇄 조치가 끝난 뒤 그녀는 유족으로 가장해 많은 유족과 동행해 병원 측과 협상을 진행했으며, 이를 녹음, 녹화해 특집 프로그램을 제작했지만 방송 기회를 얻지 못했다.

샤오허의 개인적인 경험과 언론 보도와 가족의 피드백은 교차검정(交叉驗證)을 구성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병원이 통제 불능 상태가 된 뒤 둥하이요양병원의 직원과 간병인들은 서둘러 대피했으나 많은 장애 노인은 돌봐 줄 사람이 없어 사망했다. 사건 발생 당시 가족들은 집에 있었지만 봉쇄로 인해 이 사실을 알지 못했고, 많은 사람이 몇 달을 끌고 나서야 노인들의 시신을 대했다. 봉쇄가 해제된 뒤 병원은 시신 한 구에 대해 2만~8만 위안의 차등 보상했는데 가족들은 대체적으로 불만을 품고 병원과 협상을 벌였다. 이런 장면은 대부분의 언론인이 평생 한 번도 겪지 못할 일이다. 상대적으로 젊은 기자들은 때로는 너무 많은 세부 사항을 알고 있어서 코로나19로 인한 상처로 만들어진 슬픔이 오래도록 가시지 않을 것이다. 우울은 멀리 떠나보내는 편이 낫다.

적극적인 태도로 이를 고수하는 중국 언론인도 있다. ‘언론인의 집’ 신문상 대상을 수상한 리웨이아오(李微敖)는 현재 ‘경제관찰보(經濟觀察報, The Economic Observer)’에서 일하고 있다. 1월 중순부터 리웨이아오는 마수산(馬樹山) 사건을 연속 보도하여 주목을 받았다. 허베이성 탕산(唐山) 쳰시(遷西)현의 퇴직 간부인 마수산은 현지 현()위원회 서기를 고발한 혐의로 체포돼 기소됐다.

마수산 사건 보도로 인해 자신이 ‘과찬과 예상하지 못한 명예’를 받았다고 느낀 리웨이아오는 지난 1월 29일 새벽 SNS에 다음과 같은 글을 올렸다. “중국에는 진정한 언론인이 매우 많았다. 저널리즘에 뜻을 둔 동료들과 저널리즘에 종사하기로 뜻을 둔 대학생들은 여러분에게 적합한 플랫폼을 찾고 여러분의 ‘백락(伯樂)’2)을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젊은 세대(후배)가 용감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다
중국의 한 유력 언론인은 VOA 기자에게 “지금 언론은 혼란에 빠졌고, 모든 매체가 침묵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많은 사람이 나는 그들이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아무것도 내세울 만한 것 없이 뛰어다니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현재 이 유력 언론인은 실직하고 집에 있다. 한때 중국 매체산업의 흥망성쇠를 목격한 사람이자 관찰자인 그는 “매체는 이중적으로 쇠퇴하고 있습니다. 이는 중국의 인쇄 매체뿐만 아니라 전 세계도 그랬듯 중국은 더욱 비참하게 실패했어요. 인쇄 매체의 이런 형태는 이미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죠. 심층적 매체 외에 주간, 반월간, 월간 등도 얼마간의 인쇄적 가치가 있는데, 일간지 같은 신문은 정말 죽을 맛”이라고 했다. 

“텔레비전도 비슷해요. 방송국에서 월급이 안 나오는 경우도 많아졌는데 그야말로 호황을 누리던 시절은 다 지나갔어요. 상대적으로 제작비가 많이 늘어난 것이 주된 이유죠. 인터넷 시대, 기존의 포털 사이트에는 지금의 쇼츠(Shorts) 동영상을 비롯한 주류 매체의 다양한 패러다임 전환을 가져와 뉴미디어 시대가 됐습니다.” 

이중적 쇠퇴의 두 번째 이유에 대해 이 언론인은 다음과 같이 간략히 언급했다. “중국도 전 세계 언론과 마찬가지로 특유의 위협과 위기 앞에 놓여 있는데, 즉 정치 환경이 냉혹하다는 것입니다. 20~30년 전만 해도 전국에 수십 개의 언론사 탐사보도 기자들이 심층뉴스를 하고 있었으며, 각 언론사에서도 자체적으로 기사를 내는 경우가 많았는데 지금은 어떤 언론사도 그런 일을 할 수 없고, 심층 분야는 거의 다 폐지됐습니다.” 

그는 ‘차이신주간(财新周刊, 이하 차이신)’과 ‘남방도시보(南方都市報)’를 거론하며 “이들 후배와 젊은 세대들이 용감하지 않다는 게 아닙니다. 가장 큰 이유는 중국 내에는 플랫폼이 없기 때문에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한다는 것이죠. ‘차이신’에 다니는 셋째 누나 왕허옌(王和岩)은 아직 그곳에서 일하고 있어요. 최근에 쓴 고문에 의한 자백 강요 원고는 꽤 괜찮았지만 역시 우리 당시의 일상적인 보도는 그리 대단하지는 않았어요. 그것은 하나의 개별적이고 특수한 사례라고 차이신이 그녀에게 보냈어요. 남방도시보도 있는데 지금은 합법적으로 볼 방법이 없다”고 했다. 

이 유력 언론인은 ‘남방주말(南方周末)’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남방도시보와 마찬가지로 이 신문은 중국 광둥(廣東)성의 남방신문업계 매스미디어그룹에 속해 있고, 한때 수년 동안 성행했다. 지난 2월 2일 남방주말은 소셜 플랫폼을 통해 2023년도 총결산 표창장 수여식에 대한 기사를 게재했으며, 그 당위원회 부서기는 이 신문사가 그해 총수입 2억 2,200만 위안, 총이익 1,121만 위안을 달성해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남방주말은 사람들에게 심층 신문으로 기억되지만 이번 연도 기사에는 내부 저널리즘상 수상자 명단이 포함되지 않았다.

남방신문사의 한 기자는 VOA에 중국 언론의 여론 감시 상황이 예전 같지 않다고 전했다. 이전과 현재와는 사정이 다르다. 남방도시보는 쑨즈강(孫志剛) 사건을 보도하고 사스(SARS) 당시의 남방도시보를 폭로한 것이 아니다. 신문업계에서 파견된 대표는 남방도시보 편집장에 불만을 품고 남방도시보 편집장을 소외시키려고 했다. 그리고 모든 중간 관리자가 감히 항의하고 언제든지 파업할 준비가 되어 있던 시대는 오래 전에 지나가서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 남방주말은 이렇게 선전부장을 여러 번 역임하며 숙청을 거듭하면서 더 이상 여러분을 눈물바다로 만들게 할 힘을 가진 신문이 아니니, 잊으십시오. 흩어지십시오.”

미주<
1) 다링다오(大領導): 《大領導(다링다오)》는 인터넷에 연재되는 중국 관리 사회의 흥망성쇠를 다룬 소설로 ‘10월우야(十月无涯)’의 창작 웹소설.
2) 백락(伯樂): 춘추 시대(春秋時代) 진(秦)나라 사람으로 말을 잘 감별했다. 후에 인재를 잘 발견하여 등용하는 사람을 비유한다.






사진 설명 | 2023년 4월 26일 중국 외교부의 언론 브리핑에 참석한 내외신 기자들
출처(사진 포함) | <차이나에이드>(2024/2/3)
번역 |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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