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 애플이 최근 중국 당국의 검열에 협력해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중국에서 지난해 8월 새롭게 시행한 모바일 인터넷 앱 정보 서비스 관리규정에 따라 애플은 중국 당국이 사용을 금지한 서구 앱을 완전히 제거할 수도 있다. 미·중 간의 긴장 속에 애플이 중국의 검열 요구에 총력을 기울여도 중국에서의 경영은 중국 정부의 탄압을 피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중국의 새로운 규정에 따라 애플 앱스토어 ‘VPN 서비스’ 앱 제거해야 할 듯 중국에서 새로운 인터넷 검열제도가 시행되면 중국 내 네티즌들이 아이폰을 이용해 중국 가상사설망(이하 VPN)을 통한 우회 접속으로 해외 앱을 이용하는 길이 막힐 수도 있다. 중국은 지난해 8월부터 ‘모바일 인터넷 앱 정보서비스 관리규정(移动互联网应用程序信息服务管理规定)’을 시행하고 있으며,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CAC)이 인터넷 검열을 담당하며 앱 배포 플랫폼을 등록 관리하고 있다.
지난 9월 27일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은 미국의 애플 앱스토어를 목록에서 제외한 1차 앱 배포 플랫폼의 이름과 등록번호를 부여했다. 중국의 샤오미(小米), 화웨이(华为), 오포(OPPO), 비보(Vivo), 바이두(百度), 웨이보(微博) 애플릿과 한국 삼성을 포함한 앱 플랫폼이 이 ‘앱 배포 플랫폼 등록목록’에 올라 있다. 중국 정부의 이 같은 조치는 중국 내 사용자들이 기술적 허점을 이용해 금지된 앱을 다운로드하고 사용하는 것에 대한 대응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인스타그램, 엑스(옛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 왓츠앱 등 중국에서 접근이 차단된 외국 앱들은 애플의 중국 앱스토어에서 모두 다운로드할 수 있으며 VPN을 통하면 접속할 수 있다. 중국은 강력한 인터넷 검열 시스템인 만리방화벽을 가동하지만 중국 네티즌들은 다양한 VPN을 활용해 이들 서구 앱을 활발히 사용하고 있다. 지난 9월 27일 애플은 즉시 앱 개발자 지침을 업데이트하여 중국에서 출시되는 모든 앱에 대해 인터넷 콘텐츠 공급자(이하 ICP) 등록번호가 있어야 하며, 등록번호를 부여받지 않은 해외 앱은 중국에서 출시될 수 없다고 규정하였다.
ICP 등록번호는 중국 공업·정보화부(MIIT)에서 발급한다. ICP 등록번호 외에도 게임 앱은 온라인게임 출판물 번호를 받아야 하며, 도서, 신문, 잡지 앱은 중국 국가신문출판서(国家新闻出版署)에서 발급한 ‘인터넷출판서비스 허가증(网络出版服务许可证)’을 보유해야 하며, 뉴스 앱은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에서 발급한 ‘인터넷뉴스정보서비스 허가증(互联网新闻信息服务许可证)’을 종교 콘텐츠 앱은 중국 국가종교사무국에서 발급한 ‘인터넷종교정보서비스 허가증(互联网宗教信息服务许可证)’을 각각 소지해야 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애플 중국 직원들은 최근 중국 관계자들과 만나 새로운 규정 마련에 대한 우려를 논의했다. 그러나 이 문제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관계자들은 등록되지 않은 외국 앱에 대한 금지 조치가 엄격하게 시행되어야 한다고 애플에 전했다고 한다.
중국에서 금지된 소프트웨어를 생산하는 서구 기업은 중국 정부의 등록 요구 사항에 협조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이는 애플 앱스토어에서 이러한 앱을 제거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의 새로운 규제가 앱 플랫폼에 미치는 영향은 애플이 중국에서 맞닥뜨린 유일한 실무적 문제는 아니다. 앞서 중국 정부와 국유기업은 직원들의 애플 아이폰 사용을 금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은 애플 등 외국 브랜드의 휴대전화 구매와 사용을 금지하는 법률 및 법규와 정책 문건을 내놓지 않았다”고 하면서도 아이폰의 안전성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지정학적·정치적 위기와 공공 문제 컨설팅회사인 Magpie Advisory의 최고 경영자(CEO)이자 대서양평의회 객원 선임연구원인 알렉산드라 가잘라 티르지우(Aleksandra Gadzala Tirziu)는 중국이 최근 애플을 압박한 첫 번째 이유는 경제가 아니라 정치라고 말했다. 그녀는 미국의소리(이하 VOA) 방송에 “이는 국가 안보에 대한 시진핑과 중국공산당의 인식이 갈수록 광범위해지고 있는 것을 반영한 것으로, 핵심은 중국공산당이 말하는 ‘이데올로기적 안보’라고 부르는 것과 외국의 영향력에서 보호하기 위한 요구”라고 말했다.
신(新)미국안보센터(이하 CNAS)의 샘 하웰(Sam Howell) 기술 및 국가안보프로그램 부연구원은 미·중관계가 긴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은 국가 안보와 경제적 측면에서 데이터 보안 규제 강화와 국내 검열 강화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VOA는 전했다.
그녀는 “애플 아이폰 금지와 모바일 앱 규정은 외국 기술을 국내 제조업체가 개발한 제품으로 대체하고, 중국 아이폰 사용자가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같은 서구 소셜미디어 앱을 다운로드하는 것을 차단하려는 광범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사진 설명 | 2021년, 베이징의 한 애플 매장 출처(사진 포함) | 차이나에이드(2023年10月7日) 번역 | 노은혜·본웹진 중국어자료담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