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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7.3  통권 251호  필자 : 원하오(文灏)  |  조회 : 1406   프린트   이메일 
[차이나 윈도]
중국 소셜 미디어, 서방 대사관 6∙4사태 기념 게시글 지속적으로 삭제

워싱턴: 중국 주재 서방 국가 대사관들이 중국 소셜 미디어에 게재한 6∙4사태 기념 게시글이 계속 삭제됐고, 일부 게시글은 다시 게재했으나 또 삭제됐다. 지난 주말 중국 각 소셜 미디어 플랫폼들은 34년 전 학생운동과 톈안먼(天安门) 광장 유혈 진압에 대한 공개 토론을 막기 위해 6∙4사태 관련 내용을 검열하고 삭제하는 데 주력했다.

유럽연합(EU), 영국 등 대사관 게시글이 삭제됨
지난 6월 4일 주중 영국대사관은 소셜 미디어 플랫폼 웨이보(微博)에 1989년 6월 4일자 인민일보 제1면을 스캔한 사진 한 장을 게재했는데, 해당 사진은 즉시 삭제됐다. 영국대사관은 “오늘 우리는 1989년 6월 4일 중국 정부의 진압으로 생명을 잃은 사람들을 추모합니다. 비록 중국 정부가 그 당시에 발생한 참혹한 사태에 대해 어떤 공개 토론도 금지하고 있지만, 우리는 오늘 소셜 미디어에 이 한 장의 사진을 게재함으로써 공산당 매체에서도 일찍이 이 사태를 보도한 적이 있음을 말하려고 합니다”라고 게재했다. 

온라인상에 유포된 한 편의 영상은 독일대사관이 웨이보에 촛불이 타고 있는 영상을 올렸는데 해당 영상도 바로 삭제됐다.

유럽연합의 웨이보 계정인 ‘중국 내 EU(EU in China)’는 6월 4일, “우리는 잊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역사를 기억하게 하는 그 사람들을 결코 잊지 않을 것입니다.”라는 글과 함께 노르웨이 화가 에드바르드 뭉크의 유명한 작품 ‘절규’를 게재했다. 


EU 웨이보 계정에 2023년 6월 4일, 6∙4사태를 추모하는 글을 올렸는데 곧바로 삭제됐다. 해당 추모 글이 웨이보에서 삭제돼 EU가 같은 날 저녁에 이 추모 글을 다시 올렸으나 이 역시 현재 삭제된 것을 ‘미국의 소리(Voice of America, 이하 VOA)’가 확인했다.

캐나다대사관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인터넷에 캡쳐 사진을 올리며, 캐나다대사관은 웨이보에 “우리는 역사적인 이날을 기억합니다. 언론, 집회, 결사와 신앙의 자유는 보편적인 것입니다.”라는 게시글을 올렸다. 게시글이 삭제된 뒤 캐나다는 게재된 캡쳐 사진을 웨이보에 다시 게재했는데 미국의 소리는 이 또한 삭제됐음을 확인했다. 그러나 서방 대사관들이 올린 삭제된 게시글들은 6∙4사태와 직접 관련된 내용은 아니었다. 

주중 폴란드대사관은 삭제된 게시글의 캡쳐 사진을 공개했는데, 삭제된 게시글의 내용은 폴란드가 1989년 6월 4일,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초로 시행한 민주적 선거에 관한 것이었다. 미국의 소리는 이 캡쳐 사진도 삭제됐음을 확인했다. 

일부 서방 대사관에서 공개한 웨이보 게시글은 지금도 여전히 존재한다. 스웨덴대사관이 6월 4일 게시한 글은 1931년 스웨덴에서 군인들이 시위대들에게 총격을 가한 역사적 사건을 설명한 것이다. 

네덜란드대사관은 우크라이나 군대에 의해 파괴된 러시아 탱크 사진 한 장을 게재했다. 게시된 사진에는 ‘이것은 이 탱크가 암스테르담에서 전시된 마지막 날이었다’는 설명이 붙어 있다. 많은 네티즌은 스웨덴과 네덜란드대사관의 게시물이 비록 6∙4사태와 무관하다고는 하지만, 군인들이 시위대들에게 총격을 가한 것과 탱크라는 두 요소는 모두 6∙4사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 

스웨덴대사관 게시글에는 “당신들께 감사합니다”와 “충분합니다”라는 댓글이 달렸다. 영국대사관이 6월 2일 게재한 6∙4사태와 무관한 한 줄의 글 밑에는, 지난 이틀 동안 ‘RIP(Rest in Peace, 안식)’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수백 개의 ‘좋아요’가 쏟아졌다. 

일렬로 늘어선 물체 사진은 게재할 수 없다
과거 6∙4사태 전후는 중국의 인터넷 검열이 가장 엄격한 시기 중 한 시기였는데, 올해 역시 예외가 아니다. 평소에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일부 단어와 어구와 문장도 지난 며칠 동안 인터넷상에서는 모두 민감한 단어가 됐다.

‘중국 디지털타임즈(中国数字时代)’가 확인한 유출된 검열 지시서에 따르면, 틱톡은 6월 2일 모든 공식(관방) 계정 담당자에게 6월 3일부터 5일까지 ‘촛불 이모티콘’, ‘의미가 불분명한 숫자’, ‘탱크’, ‘연대감이 느껴지는 옛 사진’ 등을 엄격히 검열하고, 또 ‘물체가 일렬로 늘어서 있는’ 사진을 게시하는 것도 금지했다. 

‘일렬로 늘어선 물체’는 유명한 ‘톈안먼의 탱크’ 사진에 대한 암시로 여겨진다. 사진에는 흰옷을 입은 한 남성이 줄지어 선 탱크차 앞에 서서 탱크의 전진을 저지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VOA는 일렬로 늘어선 물체가 웨이보에서도 민감한 단어임을 확인했다. 이 단어의 검색 결과 웨이보에는 겨우 4개 정도였다. VOA가 웨이보 계정에 이들 키워드가 포함된 게시글을 올린 뒤 해당 게시글은 검색 결과에 나타나지 않았다.

이 외에도 VOA가 ‘촛불’, ‘톈안먼’, ‘탱크’, ‘춘하지교(春夏之交)’, ‘그해 1년’과 같은 키워드를 웨이보에서 검색했는데, 해당 단어에 대한 검색 결과는 공식(관방) 계정이나 인증된 사용자의 게시글에만 나타났다. 

바이두 지도는 데이터베이스에서 ‘쓰퉁차오(四通桥)’의 위치를 삭제했다. 지난해 10월 한 남성이 중국 지도자 시진핑(习近平)과 그의 코로나 ‘제로(清零)’ 정책을 비판하는 현수막을 베이징의 쓰퉁차오에 내걸었다.

미국 ‘독립 선언문’은 지금도 웨이보의 검열을 받고 있다.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한 영상에는 베이징올림픽 스타디움의 버즈네스트(Bird’s Nest)에서 열린 대만 밴드 메이데이(Mayday, 五月天)의 공연에서 한 여성이 성조기가 그려진 플래카드를 흔들며 미국 독립 선언문의 중국어 번역본을 관중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사진 설명  | (위) 베이징 주재 캐나다대사관 외부(2020/8/6)
출처(사진 포함) | 미국의소리(VOA) (2023/6/6)
번역 | 공유호·중국어문선교회 협력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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