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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2.3  통권 246호  필자 : 오픈도어선교회 북한선교연구소  |  조회 : 2563   프린트   이메일 
[선교일언]
최근 북한의 기독교 박해 동향과 시사점

22년 초만 하더라도 단 한 사람의 코로나19 환자도 없다고 했던 북한이 22년 말에는 전국적인 코로나19 전파를 겪고 상황 종료까지 선언했다. 그만큼 한 해 동안 다사다난했던 북한의 상황 속에서 당국은 강력한 통제를 돌파구로 삼았다. 방역을 명목으로 국경을 걸어 잠갔고 특별히 코로나19 발병 사실을 인정한 5월 이후에는 대내외적으로 높은 수준의 봉쇄 조치가 실시되었다. 그 과정에서 ‘반동사상문화배격법’ 등 사상적 통제를 위해 새롭게 제정된 법률과 이를 근거로 한 단속 활동도 계속 이루어졌다. 이 과정에서 개인의 자유는 심각하게 훼손되었고 다수의 무고한 희생자가 발생했다. 

북한 당국의 강화된 통제는 지하교회 성도들에게 매우 위협적이었다.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의 경우 표면적으로는 외부 사조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루지만 그 안에 내포된 의미를 살펴보면 직간접적으로 기독교와 지하성도들을 겨냥하고 있다. 이미 여러 지하교회가 적발되어 큰 고난을 겪었다는 소식이 여러 경로로 확인되고 있다. 북한의 기독교 박해는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코로나19 펜데믹 시기를 기점으로 더욱 극심해지고 있어 큰 우려를 낳고 있다.

북한의 박해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 확인은 여전히 제한적이다. 국내 입국 탈북자의 숫자가 최저 수준에 머무르고 있으며 이에 따라 탈북민의 증언에 상당 부분 의존하는 북한의 실태 및 인권 연구의 진행도 어려워졌다. 그렇지만 이는 연구 활동상의 제약일 뿐 실제 박해가 감소했거나 박해 상황이 개선된 정황은 전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북한의 현 정책 방향과 그 실행의 양상을 미루어 볼 때 북한의 여전한 반기독교적인 입장은 계속해서 확인되고 있다.

코로나19의 영향력이 상당히 약해진 지금이지만 그동안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가장 큰 어려움을 겪은 이들은 훌륭한 의료 인프라와 경제력, 신앙의 자유를 누리고 있는 우리가 아닌 부족한 물자와 의료 상황 속에서 가장 극심한 박해와 핍박을 견뎌낸 북녘의 성도들이다. 하나님께서는 믿음으로 북녘 땅을 지키고 있는 주님의 자녀들을 향해 더욱 애끓는 마음을 가지고 계실 것이다. 2023년을 맞아 우리도 주님의 그 마음으로 북녘의 형제자매들을 생각하고 기도할 수 있길 바라며 관련 내용을 살펴보고자 한다.

코로나19 방역을 명분으로 한 통제 강화
22년 한 해 동안 북한은 강화된 통제 정책을 유지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북한의 통제는 크게 두 가지 방향을 보인다. 하나는 전염병의 확산을 막는 방역 목적의 통제이고, 또 다른 하나는 외부 사조를 걸러내고 사상적인 순수성과 정권의 안정을 위한 통제이다. 방역을 위한 통제 정책으로 대표적인 것은 국경 통제와 이동 제한 그리고 격리조치를 꼽을 수 있다. 익히 알려진 바와 같이 북한은 의료 인프라가 부족하고 제대로 된 코로나19 진단 및 치료를 제공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극단적인 봉쇄와 통제 조치를 취했다. 이러한 조치들은 기본적으로 민간의 경제활동을 매우 위축시킨다. 외부로부터의 충분한 물자 수입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가운데 이동통제로 사람들의 왕래도 어려워지면서 장마당 활동 전반이 위축되었다. 

북한 당국은 장마당의 위축을 역으로 이용해 국가 주도의 경제에 힘을 실어왔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북한은 민간에 의해 형성된 장마당의 운영을 금지하고 모든 장마당의 국유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개인 이발관, 미장원, 가정교사, 길거리 음식 장사, 길거리 상품 판매, 리어카꾼, 자전거꾼 등 상인들의 사적 거래도 차단하고 국가 운영 편의봉사소나 급양관리소, 여객사업소 등 국가 운영기관에 소속시키는 움직임을 보인다. 또한 국가식량판매소를 신설하여 국가 기업소가 식량 및 식료품 판매를 담당하고 개인들의 식량 거래는 제한하고자 하는 모습도 관찰되고 있다.1) 

방역 명목의 이동 통제는 단순히 경제적 어려움뿐 아니라 반동사상문화법 제정 등과 맞물려 사회 전반에 걸쳐 정보의 흐름을 차단하는 효과를 만들어냈다. 현장에서 들려오는 소식에 따르면 서너 명이 모이는 모임도 단속의 대상이 될 정도로 철저한 통제가 이루어졌다. 사람들의 이동을 통제하기 위한 추가적인 검문소들이 설치되었고 여행을 위해서는 통행증에 더해 방역증명서까지 지참해야 했다. 북한이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이동통제나 봉쇄 조치를 취한 것은 당연한 조치로 볼 수 있지만, 이러한 조치가 단순히 방역을 위해서만이 아닌 사상통제와 주민의 자유를 억압하는 명분으로 활용되는 모습은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다행히 북한이 22년 8월에는 코로나19 종식을 선언하였고, 9월 말을 기점으로 북중 간 화물 열차운행도 재개되기 시작하면서 이러한 통제 일변도의 정책에도 모종의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외부와의 교역과 관련하여 현재 북한이 중국에서 임가공 부자재를 수입하고 있으며 내년부터는 수출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언론 보도도 있었다.2) 국내적으로도 방역 통제의 완화가 예상된다. 다만 북한의 계속된 미사일 발사와 포 사격 등 군사적 움직임, 그리고 그에 대응하는 한미 연합훈련 등으로 인해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졌고, 이러한 긴장은 내부적으로는 기강 확립과 통제 명분으로 재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의 사상문화통제와 기독교 탄압
북한의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재정 및 시행은 북한 당국의 통제 강화가 단순 코로나19 방역 때문만은 아님을 보여준다. 북한은 20년 12월 열린 제14기 제12차 최고 인민회의 상임위 전원회의에서 반동사상문화법배격법을 채택했다. 이 법은 외부에서 유입된 영상이나 책자 등의 유입, 소지 및 배포는 물론이고 남한풍의 행동이나 어투까지도 단속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특히 이 법을 어겨 처벌을 받을 시 기존 북한 형법에 언급된 형량에 비해 1, 2단계 높은 수준의 처벌을 받게 되며 정치범수용소 수감은 물론이고 사형까지 구형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해당 법에 기독교에 대한 내용이 직접 언급되어 있지는 않지만 성경책을 포함한 기독교 물품과 신앙 활동이 법에서 언급하는 주요 단속 물품과 행위에 포함되어 있어 기독교 역시 해당 법령의 주요 표적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그간 북한은 특별 단속반을 조직하여 한류를 비롯한 외부 미디어나 사조의 유입을 단속해왔다. 하지만 관련 이슈로 공식적인 법령을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 당국은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제정에 멈추지 않고 추가적인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 21년 2월에는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 단속 연합지휘부’를 조직하였는데3) 21년 6월에 해당 조직을 ‘82연합지휘부’로 상설화한 정황이 확인되고 있다.4) 21년 9월에는 ‘청년교양보장법’을 추가로 제정했다. 조선중앙TV의 보도에 따르면 해당 법은 총 5장·45개 조문으로 이뤄져 있으며 청년들의 사회주의 생활양식 확립을 위한 원칙들을 제시하고 있으며 특히 관련 위법행위를 했을 때 어떤 법적 책임을 지게 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처벌 조항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5)

새로운 법의 제정과 단속 부서 조직은 자연스럽게 단속활동 강화로 이어진다. (사)통일미디어에서 22년 6-8월 동안 북한 내 주민 5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화 설문조사에 따르면 80%가 넘는 42명의 응답자가 코로나19로 북중 국경이 봉쇄된 이후 외부의 정보를 접하는 게 더 위험해진 것으로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 중 7명은 실제로 해당 법 위반으로 정치범수용소로 끌려간 사례를 접했다고 답했다.6) 조선일보가 최근 입수한 북한이 교육, 선전용으로 제작한 것으로 보이는 영상에서는 평양에서 야간순찰 활동을 포함한 대대적인 단속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일부 구역에서는 1천여 명의 주민들과 학생들이 자백했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7)

기독교 관련 물품이나 활동도 중요한 단속대상이다. 코로나19 이후에도 해외 주재원에 대한 불시 검열이 이루어지는 가운데 성경책이 주요한 단속 물품으로 거론되기도 했고8), 해외 파견 노동자들에 대한 사상 교육에서 특별히 기독교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등 반기독교 교육이 강화되었다는 소식도 있었다.9) 성탄절을 대표적인 반사회주의문화로 지목하여 해외 주재원들에게도 성탄절 문화를 따라하거나 축하하는 모습이 적발될 시 반동으로 처벌된다는 증언도 있었다.10) 

북한의 외부 문화와 사상에 대한 통제와 검열은 방역 통제와 맞물려 전례 없는 강도로 진행되었으며, 그만큼 주민들의 삶을 옥죄었다. 한 언론에서는 북한의 정치범수용소 수가 코로나19 기간 증가하여 21년 중순 기준 전체 수감자 수를 23만여 명까지 치솟았으나 열악한 환경과 고문 등으로 인한 사망자 발생으로 22년 중순에는 20만 명 수준으로 감소하였다고 분석했다.11) 12) 이러한 보도가 북한의 현실을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확인이 필요하겠지만, 북한에서 과도한 수준의 통제와 처벌을 통한 공포 정치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로 인한 희생도 크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기독교에 대한 핍박도 한층 더 심해졌음은 물론이다.

북녘의 형제자매들을 위한 한국교회의 기도와 관심이 필요한 때
앞서 언급한 내용들은 북한에서 은밀하게 신앙을 지키고 있는 성도들이 코로나19 기간 동안 겪었던 박해 상황을 환경적 요인을 중심으로 살펴본 것이다. 이를 통해서도 북한의 상황이 여전히 매우 어려우며 성도들의 고난이 참으로 크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렇지만 구체적인 박해 사례가 보고되는 일은 감소하였으니 체감상 북한의 박해가 예전과 비슷하거나 조금은 감소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북한의 기독교 박해는 완화되지 않았다. 북한의 국경이 조금씩 열리면서 내부의 소식도 점차 들려오는 가운데 그간 잘 전해지지 않았던 코로나19 기간 동안 북한에서 있었던 기독교 박해 사건에 대한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이에 따르면 북한은 기독교인에 대한 강도 높은 박해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었다. 성경 소지나 예수 영화 등의 미디어에 접촉 및 공유했다는 이유로 처형당한 구체적인 사건들도 보고되고 있고, 비밀리에 예배 모임을 하다가 적발된 지하교회의 사례들도 직간접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안타까운 사실은 북한 성도들이 처해 있는 상황이 이토록 열악함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의 이에 대한 관심과 기도는 전과 같지 않다는 점이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많은 통일과 북한선교 관련 활동을 했던 기관이나 교회가 사역을 중단하거나 철수하였고, 코로나19 팬데믹이 마무리되어가는 현시점에도 이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23년에는 연기되거나 중단되었던 것들이 다시금 활성화하여야 할 것이다. 종종 코로나19 상황 종료가 늦어지는 듯한 해외 상황을 근거로 북한선교는 지금은(또는 당분간) 제대로 할 수 없으며 장기적으로 통일 이후를 도모하는데 집중하자는 목소리도 들린다. 통일을 대비하며 준비하는 일은 당연히 필요하지만, 이는 의도치 않게 지금 현재 어려움에 처해 있는 북녘의 믿음의 형제자매들을 외면하고 한국교회가 감당해야 할 주님의 시대적 사명을 뒤로 미루는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다. 

무엇보다 해외선교 환경의 개선이 급속도로 이루어지고 있다. 북한 선교현장은 북한의 국경 봉쇄와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고수 등으로 예상보다 더욱 긴 코로나19 통제 상황을 겪었지만 23년을 맞는 지금 그러한 정책들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북한은 이미 국가적인 코로나19 확산을 겪었고 그로 인한 홍역을 치르기는 했지만 이제는 방역에 대한 우려를 덜고 대외 교역 재개와 경제 회복을 위한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의 경우도 시진핑 3기 출범 이후 제로 코로나 정책을 유지하는 기존 방침을 ‘백지 시위’ 등 국내 민심의 악화에 따라 바꾸기 시작했고, 이제는 예상보다도 더욱 빠르게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각종 장애물과 장벽으로 꼽히던 많은 요소들이 개선되고 코로나 이전 만큼은 아니지만 점차 길이 열리고 있다.

사랑의 반대는 증오가 아닌 무관심이라는 말이 있다. 이제 코로나19 상황에서 벗어나고 있는 우리 교회와 성도들이 다시금 북녘을 향해, 특히 세계 최악의 핍박 속에서 고통받는 북녘의 믿음의 형제자매들을 향해 기도의 제단을 세워야 할 것이다. 그것이 우리가 그리스도의 사랑을 받는 자녀이며, 그 사랑을 나누는 크리스천임을 증명하는 최소한의 믿음의 실천일 것이다.


미주  
1) 北, 장마당 금지....식량거래 통제 나섰다, 조선일보, 21.3.4,
www.chosun.com/politics/north_korea/2021/03/04/YZOF
CXXKGZFDTOBM4L7JT6ZU7A/>
2) 北, 中서 임가공 부자재 수입…내년 임가공 수출 본격화할 듯, 데일리NK, 22년12월8일,
www.dailynk.com/20221208-3/>
3) [뉴스 동서남북] 북한 '비사회주의와의 투쟁' 강화..."간부 층에도 '한류' 확산", VOA, 21년3월19일,
4) 北 반사‧비사연합지휘부, ‘82연합지휘부’로 변경…상설 조직 전환?, 데일리NK,21년11월5일.
www.dailynk.com/北-반사‧비사연합지휘부-82연합지휘부로-변경>
5) 북, 'MZ세대 반사회주의' 사상단속 법제화…가정교육까지 의무화, 연합뉴스, 22년2월5일, 
ww.yna.co.kr/view/AKR20220203098800504>
6) 북 주민 50명 미디어실태 조사 공개...“외부정보 접하면 관리소행”, RFA, 22년10월18일.
www.rfa.org/korean/in_focus/humanitarian-10182022094322.html>
7) 평양서 한류 소탕전…“2중 3중 야간순찰, 한 구역서 1000명 자백”, 조선닷컴, 22년12월26일,
www.chosun.com/politics/north_korea/2022/12/26/
OWVUXBX4INFENOH7CI3V62OKAM/>
8) 北 당국, 中 주재원 대상 검열 강화… “불시에 가택 수사”, 데일리NK, 20.12.22. 
9) “통일 후 탈북자 우선 처단…북한, 해외 파견 노동자 교육서 강조”, 데일리 NK, 21.05.08.
www.dailynk.com/
통일-후-탈북자-우선-처단-북한-해외-파견-노동자/
10) “북, 크리스마스를 대표적인 반사회주의사상문화로 지목”, 자유아시아방송, 20.12.25.
www.rfa.org/korean/in_focus/ne-hm-12242020231709.html>
11) “정치범수용소 수감자 총 23만2천 명…작년 3월比 2만3천 명 늘어”, 데일리NK, 21.07.27.
www.dailynk.com/210727-5/>
12) 북한 정치범수용소 수감 인원 지난해 比 2만여 명 감소, 데일리NK, 22.08.26.
www.dailynk.com/20220826-5/>


* 이 글은 <북한개발소식> 2023년 1월호(통권 207호)에 실린 내용을 저자의 허락을 받아  게재하였습니다.





사진 출처 | KBS 남북의창 캡처
오픈도어선교회 북한선교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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