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로 길을 열어 나가겠습니다 <중주> 가족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감사의 달인 11월이 되었습니다. 저는 이 ‘발행인 통신’을 <중주> 가족들에 대한 감사로 시작해서 감사로 끝낼 때가 많습니다. 형식적으로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라 진심을 담아서, 그렇게 하고 있는데요, 11월에는 제 마음에 담긴 감사의 무게가 더욱 묵직하게 느껴집니다.
11월은 중국어문선교회의 창립 기념 감사예배가 들어 있는 달입니다. 중국어문선교회는 올해로 창립 33주년을 맞이하게 되는데요, 선교회가 태어나게 하시고 짧지 않은 기간, 적지 않은 일을 하며 여기까지 올 수 있게 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중국어문선교회는 창립 33주년 감사예배를 8일(화) 오전 10시 반에 선교회 이웃에 있는 김녕교회에서 드릴 예정입니다. 중국어문선교회에 행사가 있을 때마다 장소를 제공해 주시고 여러 가지로 도와주시는 김녕교회 이혜춘 담임목사님과 성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김녕교회는 1925년에 제주도 초대 선교사인 이기풍 목사님의 전도로 믿게 된 성도들이 한 칸 초가를 마련하여 시작된 교회라고 합니다. 3년 뒤에는 창립 100주년을 맞이하게 되는데 이렇게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교회가 중국사역에 동참하고 있는 것이 무척 든든하게 여겨집니다. 오래 전에 한 번 말씀드렸습니다만 중국어문선교회는 방배동, 경기도 안산, 명륜동 등 여러 곳을 거쳐 제주에 와 있는데, 곳곳에서 이웃에 있는 교회들이 선교회를 이해하고 아끼고 편의를 제공해 주는 복을 누렸고 지금도 누리고 있습니다.
감사에 대한 말씀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살전 5:16∼18)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 말씀을 묵상하다가 감사는 항상 기뻐하게 하고, 쉬지 않고 기도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라는 깨달음을 얻은 일이 있습니다. 감사는 또 닫힌 것 같아 보이는 문을 열 수 있게 하는 열쇠가 되어 주며, 끊어진 것 같은 길을 찾아주기도 합니다.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중주> 가족들에게 감사 드리고, 주변에 감사 드리며 저희는 중국사역의 문을 열고, 길을 찾으며 앞으로 나아가겠습니다.
‘중국교회는 얼마나 답답할까?’ 지난 10월에 저희는 뜻하지 않게 ‘카카오 대란’을 겪었습니다. 카카오 이용에 여러 형태의 장애가 발생하여 어려움을 주었는데요, 여러 날 이메일을 제대로 이용할 수 없어서 정말 답답하고 당황스러웠습니다.
<중국을주께로>는 웹진이기 때문에 카카오톡과 이메일의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습니다. 원고청탁과 송고(送稿), 웹진 발간 알림 메일 발송 등 대부분이 카카오톡과 이메일을 통해 진행되고 있고, 독자들은 메일링을 통해 웹진 발간 소식을 비교적 빨리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일 카카오 대란이 <중주>의 편집과 발송작업의 클라이맥스인 월말·월초에 일어났었다면 <중주> 11월호도 큰 타격을 입었을 것입니다. 짧은 기간의 카카오 대란을 겪으면서 내내 ‘중국교회는 얼마나 불편할까?’ 하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모두 잘 알고 있는 것과 같이 중국에서는 지난 3월부터 ‘인터넷종교정보서비스관리방법(이하 방법)’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이 ‘방법’의 자세한 내용을 보면 중국교회는 지금 저희가 겪었던 카카오 대란 상태에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역설적이지만 카카오 대란을 통해 중국교회가 겪고 있는 어려움을 실감할 수 있었던 것은 유익한 체험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일을 통해 형제의 어려움에 동참하는 마음으로 더욱 힘써 기도하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다윗처럼, 갈렙처럼, 바울처럼 10월에는 중국 관련 기사가 매스컴에 유난히 많이 그리고 큼직큼직하게 등장했습니다. 지난 15일부터 22일까지 진행된 제20차 중국공산당대표대회(당대회) 때문이었습니다. 이번 당대회에서 가장 두드러진 것은 두말할 것 없이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이 확정되었을 뿐 아니라 경쟁자 없는 절대 권력을 누릴 기반을 구축했다는 사실입니다. 중국 권력의 핵심인 공산당 증앙정치국 상무위원 7명이 모두 ‘시진핑 사단’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시진핑’의 중국은 우리나라의 정치·경제·외교에도 적잖은 부담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미국과 중국의 신냉전이 격화될 것이 분명한데 이것은 우리에게 적지 않은 짐이 될 것입니다. 당대회 폐막 이후 위안화 가치가 사상 최저치까지 떨어지고 중국기업의 주가 역시 폭락하는 ‘시진핑 리스크’가 금융시장을 때리고 있는데 이 일 역시 우리나라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중국은 막대한 경제력과 군사력을 앞세워 상대방을 압박하는 사나운 늑대[戰狼(전랑)] 외교를 펼칠 것으로 예견되는데 이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작금의 중국 정세가 중국사역에 미칠 영향은 이런 것들 못지 않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중국사역 분야의 분위기가 무척 무겁게 여겨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신앙인다워야 합니다. 어려울 때 하나님께 더욱 의지하여 용기, 의욕, 지혜가 풍성해지고 새로워지는 체험을 할 수 있는 것이 신앙인에게 주어진 특권입니다. 다윗은 추격해온 사울의 군대를 피해 아둘람 동굴에 숨어 있을 때 “내가 새벽을 깨우리로다”(시 57:8)라고 노래했습니다. 갈렙은 산지이며 거인족이 살고 있고 성읍들이 크고 견고한 헤브론 정복을 자원하였습니다(수 14:8∼15). 더구나 그때 그는 85세의 나이였습니다. 바울은 심한 풍랑에 시달리며 여러 날 동안 해도 별도 보이지 않고 구원의 여망이 없는 가운데에서 “우리가 반드시 한 섬에 걸리리라” 하며 동행을 격려하고 이끌었습니다(행 27장). 이것이 신앙인다운 모습입니다. 중국사역자들이 신앙인다운 모습을 보여야 할 때가 바로 지금입니다.
지난 33년 동안 중국교회의 정황은 많이 변했습니다. 중국사역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중국을 사랑하고, 중국을 주께로 인도하려는 저희들의 마음은 변하지 않고 있습니다. 저희들은 더욱 그렇게 중국 사역을 위해 힘쓸 것입니다.
이번 호의 특집은 지난 호에 이어 ‘메콩강 지역의 선교중국 (Ⅱ)’입니다. 길이 약 4,020km, 유역 면적은 795,000km2의 메콩(Mekong)강은 세계에서 12번째로 긴 강인데 유수량은 세계 10번째라고 합니다. 지난 호의 특집(Ⅰ)을 읽으면서 중국 칭하이(靑海)성에서 발원하여 윈난(雲南)성을 거쳐 미얀마, 태국, 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을 거쳐 남중국해로 흐르는 메콩강이 중국사역에서 참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새롭게 깨달았습니다. 이번 호를 통해서 그 깨달음이 더 깊어지고 넓어지기를 바랍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유관지 | 중국어문선교회 고문, 웹진 <중국을주께로> 발행인, 용산감리교회 원로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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