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이번호 
북쇼핑
2022.8.3  통권 240호  필자 : 최보인  |  조회 : 1683   프린트   이메일 
[특집] - 코로나19, 중국선교의 현주소와 과제
위기관리, 코로나19 이후 선교 패러다임의 변화

전 세계가 ‘COVID-19(이하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전에는 대면(face to face)으로 진행되던 모든 일이 언타인 만남,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물론 이전에도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온라인 쇼핑, 은행거래, 사이버강좌 수강, 주식거래, 원격진료, 재택근무 등이 있었지만, 요즘은 온라인을 통한 업무처리와 일상이 더욱 심화되고 일상이 된 것이다. 이제는 팬데믹(Pandemic, 세계적 대유행)에서 엔데믹(Endemic, 한정된 지역에서 주기적 발병)으로 전환되었고 이런 상황은 향후 지속될 전망이다. 

한국교회는 안타깝게도 이번 코로나19 상황을 겪으면서 사회적 공신력에 결정적인 타격을 입었다. 많은 한국교회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이웃의 아픔과 함께 나누고 돕는 일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는 민폐집단 중 하나가 되어 그동안 풍부하게 축적된 문화적 위상을 거의 상실한 것 같다. 특히 젊은이들 사이에서 교회는 확실한 소수집단이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은 놓쳐서는 안 될 기회이기도 하다. 미국 남침례교의 지도자 러셀 무어(Russel Moore)가 말한 것처럼 교회는 문화적 위상을 내려놓음으로써 철저히 복음에 신실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더 큰 자유를 얻는 것이다. 성도들이 삶의 초점이 교회라는 공동체에 맞추어 그 구성원으로서 그리스도를 본받는 자의 모습을 드러내는 더 강인한 그리스도인이 되어야 한다. 그렇게 하여 소금이 본래의 짠맛을 되찾음에 따라 나타나는 새로운 복음전도와 선교의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이제는 예수 그리스도의 성육신적 모델을 따라 현장에 가서 그들과 동고동락하면서 사역했던 과거의 방법만으로는 안 되고 새로운 접근 방법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지금까지의 선교는 관계 형성을 통한 대면접촉 방식이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사회로의 진입이 전통적 선교에 대한 이해를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현시점에서 완전히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코로나19 이전과 마찬가지로 한국교회의 과제는 여전히 어떻게 불변의 복음을 이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전할 것인가에 대한 것이다. 교회가 이 땅 가운데 보냄 받은 사명 공동체로서 세상 속에서 선교를 실천하는 대행자(agent)이지만, 그것을 주도적으로 인도하는 분은 바로 성령 하나님이시다. 그런데 한국교회는 그동안 교회 중심의 무한 경쟁적 선교를 지속해왔던 것이다.

그리스 신화에서 유래한 나르시스는 자기애(自己愛)를 상징하는 말이 되었다. 자신을 죽기까지 사랑한 남자, 사람들은 나르시스를 자기 속에 푹 빠져서 앞뒤 분간 못하는 사람을 비꼬는 말로 쓰고는 한다. 이러한 사람은 자기 합리화와 다른 이의 약점을 이용하는 데 능하며, 통제적이고, 전투적이며, 약탈적이고, 나만 옳다는 생각 등이 나르시시즘의 행동 양식이다. 이러한 나르시시즘은 어떤 특정인에게만 나타나지 않는다. 우리의 가정, 직장 등에 만연해 있으며, 그리스도인 공동체인 교회와 선교사에게도 많이 발견된다. 이 치유되지 못한 영성이, 건강하지 못한 인격이 관계를 망치고, 교회 공동체를 망치고, 선교현장을 망치고 있다. 그 이유는 우리가 하나님의 소원을 잊고, 우리 자신의 욕망을 앞세우기 때문이다. 바울은 고린도전서 6:12에서 “모든 것이 내게 가하나 다 유익한 것이 아니요 모든 것이 내게 가하나 내가 무엇에든지 얽매이지 아니하리라”고 말하고 있다. 유익함을 분별하는 기준은 하나님의 말씀이다. 한국교회와 선교현장 혹은 내 자신이 나르시시즘 증상을 보이고 있는 것은 하나님의 소원이 아닌 자기만족, 자기 소원에 빠져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한국교회는 선교의 주도권을 다시 하나님께 돌려드려야 한다. 코로나19 이후 시대에도 선교의 주체는 여전히 하나님이시며, 그분은 여전히 우리와 함께하신다. 그리고 우리를 통해 일하기를 원하신다. 그리고 한국교회는 그간의 사역의 중복과 경쟁 위주의 선교에서 벗어나야 하고, 또 신앙의 사유화에서 벗어나 교회의 공동체성을 회복해야 한다. 그리고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상황 속에서 낙담하고 패배감에 젖어 있을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이제는 조금씩 익숙해진 비대면 사역과 선교 방법을 적극 개발해야 한다. 비대면은 이미 우리의 일상이 되었기에 선교나 교회사역들도 이를 활용하여 새로운 전략과 방법을 준비해야 한다. 선교현장에서 디지털의 역량을 강화하고 선교사역에 있어 공익성, 공정성, 공개성을 갖는 균형 있는 사역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개인 중심의 사역을 탈피하고 함께 협력함으로써 공동의 목표인 세계선교를 이루어야 한다. 

그동안 한국교회가 많은 부분을 사탄에게 내주었던 가상 공간도 이제는 복음전도의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선교사가 직접 현장에 가서 인격 대 인격의 만남을 통해 사역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고 성경적이지만, 당분간은 이러한 것이 불가능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제는 이러한 시대의 변화에 주목하면서 최고의 하나님을 위해 최선의 것을 드릴 수 있는 선교를 시도해야 한다. 이제는 선교에 있어서 지리적 개념이나 거리 개념이 모호해졌다. 코로나19가 4차 산업혁명을 빠르게 앞당겼는데 이는 앞으로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한국교회는 이에 맞는 새로운 선교 패러다임을 모색하고 적합한 선교전략을 개발해야 한다. 

지금 우리는 코로나19로 인해 언택트(Untact) 시대에 살고 있지만 하나님과는 콘택트(Contact)하는 일을 더 추구하는 신앙을 회복하고, 성경과 하나님 나라를 위한 개혁주의 선교로 나아가야 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리더십 역량이 더 요구되기에 선교사 개인의 리더십 역량을 높이고 다양한 변화 속에서 리더십을 발휘해 지역보다 사람, 사역 프로젝트보다 제자삼기, 직분보다 영향력을 발휘하는 기능적인 일에 주력해야 한다. 

코로나19 이후 교회 사역은 사회적 책임이나 역할을 감당하는 공교회성이 강조되고 교회가 세상을 향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며, 재난으로 인해 위기에 처한 이들에게 위로가 되고 힘이 되는 동반자 역할이 요구될 것이다. 이제 세계 선교사역을 감당하기 위해 사회적 소통과 공감 능력 향상을 위한 적극적인 지원과 헌신을 해야 한다. 이뿐만 아니라 일방적인 전달 방식을 지양하고 함께 소통하며 관계성 회복을 위해 교회가 세상을 위해 존재하고 세상의 아픔과 고통을 나누는 공동체의 참된 모습을 보여줘야 하며, 모이는 교회의 중요성과 함께 흩어지는 교회로서 역할에 대한 중요성을 심어 하나님과 더 깊은 관계를 갖고 영적 고립이나 절망 상태에서 탈피를 도와야 한다. 이와 함께 사역의 투명성, 공정성, 합리성, 효율성 등을 극대화한 새로운 선교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선교사들의 몫으로 남아 있다.

위기는 항상 새로운 기회가 된다. 놀라운 복음전파에도 불구하고 복음전파의 부진이라는 비극적 현실이 눈앞에 있지만, 위기는 또 다른 측면에서 선교적 돌파의 기회를 제공해 준다. 문제는 우리가 얼마나 창의적으로 접근하는가에 달려 있다. 먼저 선교를 보는 시각을 바꿔야 한다. 선교는 다른 나라에 가서 복음을 전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바꿔야 한다. 선교는 멀리 가는 것 혹은 다른 나라에 가서 전파해야 한다는 방식과 상관없이 다른 문화권에 가서 복음을 전하는 일이다. 

복음을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미전도종족들이 멀리 있었지만 지금 그들이 우리 곁으로 오고 있다. 세계화로 인한 이주민의 증가로 미전도종족이 바로 우리 문 앞에 와 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 체류 외국인 수가 2019년 12월에 250 만 명을 돌파했다. 이러한 추세라면 2040년에는 외국인 수가 350 만 명을 돌파하는 반면에 한국인 수는 5,000만 명 이하로 줄어들면서 국내 체류 외국인은 한국 인구의 7%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 체류 외국인 대부분은 도시에 거주하고 있다. 한국 체류 외국인 수를 국가별로 보면 2020년 현재 중국이 107만 566명(45.2%)으로 가장 많고, 그 뒤로 태국 197,764명(8.4%) 베트남 196,633명(8.3%) 순이다. 우즈베키스탄, 일본, 필리핀,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네팔, 타이완, 미얀마, 스리랑카, 홍콩, 방글라데시, 말레이시아, 파키스탄, 인도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즉 국내 거주 외국인들 대부분 비기독교 국가 출신이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기존의 가는 선교 중심에서 이제부터는 환영하는 선교, 즉 한국에 오는 미복음화 국가 출신 이주민을 향한 전도의 기회가 활짝 열린다는 점이다. 바야흐로 내 집 앞 선교 시대가 열린 것이다.


평생 복음을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그들을 자연스럽게 더 자주 만날 기회가 온 것이다. 한국선교에 새로운 변화가 필요한 때이다. 선교사 몇 사람이 선교하는 시대에서 모든 성도가 선교에 동참하는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진정한 의미에서 한국교회와 성도 전체가 선교에 동참하는 시대를 맞은 것이다. 이것은 비용면에서나 타문화 적응이나 새로운 언어를 배워야 하는 시간적인 면에서도 훨씬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기회가 우리에게 주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앞으로 또 다른 팬데믹이 닥쳐와도 위기 상황이 발생할 때에는 본부와 파송교회와 선교사들이 위기의 다면적 여파와 역동성, 역기능적인 관계를 이해하도록 돕기 위해 신속하게 대처해야 한다. 나아가 선교단체뿐 아니라 170여 개국에 파송된 한국인선교사와 한인커뮤니티, 대사관, 외국 공관과 국제선교단체와도 능동적으로 협력하는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위기관리 실행지침을 만들어서 대응해야 한다. ‘실행지침에는 위기에 직면한 구성원을 보살피는 핵심가치와 철학을 정립하고, 위기관리정책과 비상계획과 실행지침들이 포함’되어야 한다. 

구체적인 실행지침에는 비상계획서, 보고체계, 위기관리훈련, 위기관리기금, 긴급철수 조치 등이 있다. 위기 후 회복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위기를 겪은 뒤에는 선교비 제한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과 사역 제한, 건강, 외로움, 고립감, 무력감, 불안, 우울, 신체질환, 스트레스 상황을 이겨낼 힘이 약화되어 있는 경우 각종 정신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다. 특히 정신건강 문제가 심각해서 고립된 사역자들을 위해 타인과의 연결감을 증진시킬 수 있는 비대면 방식의 다양하고 적극적인 교육과 홍보가 필요하다. 
 
감염병 재난은 종식 후에도 개인과 사회가 감염병 경험과 관련된 심리사회적 반응을 보일 때는 그들이 충분히 회복할 수 있도록 지역 사회의 구성원들이 다양한 측면에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선교사들의 심신건강은 선교사의 건강성과 비례하므로, 선교본부는 디브리핑과 함께 위로하고 격려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이들에게 쉼과 회복의 시간을 마련해 주는 것이 좋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앞으로 발생하는 새로운 위기를 지혜롭게 대처하며 극복할 수 있는 적절한 위기관리 체계를 교단/선교단체/교회/산하기관에 구축하고, 이러한 위기관리 체계 구축을 통해 향후 예측하지 못하는 상황이 닥쳐왔을 때에 신속하게 대응함으로써 불안감을 해소하고 함께 극복해 나가야 할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뉴노멀(new normal)의 시대를 맞이하면서 새로운 변화의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 먼저 자신을 돌아보고 세계선교운동에 새로운 패러다임의 선교전략에 대해 심각한 고민과 방안을 세워야 한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한 엄청난 손실과 위험 속에 나타난 많은 부정적인 요소에도 낙심하거나 절망할 것이 아니라 코로나19 이후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는 소망을 가져야 한다. 모든 상황이 하나님의 주권 안에 있고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예수 그리스도의 지상명령 완수에 대한 답이 있음을 믿어야 한다. 

예수의 복음은 한 사람에서 시작하여 다른 사람으로, 한 민족에서 열방까지 흘러가는 ‘목표 지향적’이기에 이 일을 위해 하나님은 우리를 부르셨고 이 부르심은 세상의 모든 민족을 향하신 하나님의 계획과 목적 가운데 있다는 소명을 다시 한 번 재점검하고 재무장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이러한 부르심의 과제는 비대면 세상에서 모두가 단절되고 있는 지금, 사람들의 이목을 피해 뜨거운 한낮을 이용하여 물을 긷는 수가성 여인이 마셔도 마셔도 해결되지 않는 목마름과 갈증을 해결해 주신 예수님처럼 이 순간에도 감당해야 할 동일한 과제이기에 오히려 우리는 코로나19의 어려움을 세계 복음화의 사명 완수를 위한 더 위대한 기회로 삼아야 한다. 

※참고문헌
‘COVID-19’ 상황에서 한국교회의 선교, 최원진(한국침례신학교).
언택트(Untact) 시대에서 바라본 선교, 김동화(GBT/GMF).
세계선교의 상황과 창조적 참여, 한철호(미션파트너스).
2021년 회원단체 “코로나19 위기대응 워크샵”, 한국위기관리재단(KCMS).





최보인 | 한국위기관리재단(KCMS) 훈련원장
    인쇄하기   메일로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