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이번호 
북쇼핑
2022.1.4  통권 233호  필자 : 정은혜  |  조회 : 2164   프린트   이메일 
[특집] - 2022년, 키워드로 보는 중국선교와 선교사역
2021년 빌리온선교회의 멤버케어를 돌아보며

2019년 12월부터 시작된 코로나19가 2021년 12월 현재까지 우리의 삶에 영향을 주고 있다. 각 나라의 이동제한으로 선교지에서 귀국 후 국내에서 머무는 기간이 길어지고 있고, 선교지도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빌리온선교회 소속 선교사들 또한 부부가, 가족이 일 년여 이상 떨어져 지내고 있는 경우도 있고, 선교지로 복귀가 불투명한 게 현실이다. 참 안타깝고, 어려운 상황의 연속이다. 뉴스를 통해 접하겠지만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부분에서 특히 자영업자의 어려움, 20-30대 청년들, 작은 교회와 목회자들 그리고 비대면 수업을 받고 있는 학생들 그리고 부모들, 의료진들까지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피로도가 극심하다. 

하지만 모두가 어렵다고 하는 시기에 빌리온선교회는 더욱더 무릎을 꿇고 기도의 자리에서 기도에 힘쓰는 한 해였다. 24시간 릴레이기도회와 30일 릴레이 금식기도회를 격월로 진행하였으며, 매월 정기기도회는 함께 대면하여 모이지는 못하였지만 여러 가지 방법으로 열심을 내어 모였다. 우리 공동체의 존재 목적과 정체성, 핵심 가치 등을 하나씩 되새기며, 하나님이 우리 공동체에게 어떻게 말씀하시고 인도하실지,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삶과 사역의 원리를 되짚는 귀한 기도의 시간이었다.

이렇게 기도에 열심이었던 또 하나의 이유는 공생애 기간에 예수님은 몸이 아픈 사람, 마음이 아픈 사람, 영적으로 아픈 사람, 사회적으로 아픈 사람을 회복시키셨다. 예수님은 이렇게 아픈 이들의 아픔에 공감하고 그것과 씨름하고 기도하시며 그들의 아픔을 힘껏 빨아들이셨기에 저녁이 되면 심신이 지치셨을 것이다. 빌리온선교회 또한 동역자들의 아픔에, 사회의 아픔에, 지치고 힘든 이웃의 아픔을 외면할 수 없었다. 하나님을 의지하는 사람들이 함께 하늘을 향해 두 손을 모으며 겸손히 눈물의 기도로 주님의 은혜를 사모하였다. 120여 명의 복음을 들고 외롭게 사투를 벌이고 있는 선교사들을 위해 그리고 그 나라들을 위해, MK들을 위해, 각 나라와 민족을 위한 기도를 멈추지 않았다.

방역지침을 따르며 국내에 머물고 있는 선교사들이 지난 3월부터 자유롭게 매주 이천의 농장에서 농사를 지었다. 밭을 갈고, 씨를 뿌리며 봄, 여름 그리고 가을의 풍성한 수확까지 직접 땀을 흘리며 노동의 가치와 귀한 교제 가운데 서로 격려하며 위로의 시간을 가졌다. 화살도 하나는 쉽게 부러지고, 남극의 추위 또한 서로의 온기를 통해 극복할 수 있는 것 같이 빌리온선교회 또한 더욱더 한마음 한뜻이 되어 코로나19 앞에서 견디고 버텼다.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단을 거두리라”는 말씀처럼, 복음의 씨앗을 뿌리는 일도 말할 수 없는 수고와 눈물이 있어야겠지만 30배, 60배, 100매의 열매를 맺게 하실 하나님을 바라보며, 낙심치 않고 나아감을 경험하였다. 

그리고 올해 두 번이나 빌리온선교회 이사님의 후원으로 닭 나눔을 통해 소속 선교사들과 그 주변까지 넉넉한 마음을 베푸는 기회가 있었다. 세상의 방식으로 생각한다면 시간과 에너지 낭비였을지 모르나, 그 수고로움을 불평 없이 기쁜 마음으로 서울과 경기 각 지역에 그룹을 나누어 배달하였다. 물살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처럼 말씀을 붙잡고, 세상과는 구별된 가치관을 가진 믿는 자로서 우리의 이웃을 섬기는 데 힘썼다. 나누는 이도 감사함으로, 받는 이들도 기쁨으로 모두가 은혜를 누리는 시간이었다. 

지난 8월 말에는 눈물의 선교사 파송식이 있었다. 국내로 들어오는 선교사도 많았지만 이 시국에 선교사를 파송하는, 코로나19 이전의 파송식과는 다른 더 깊은 울림이 있는 파송식이었다. 보내는 자와 보냄을 받은 자 모두가 뜻깊은 시간이었다. 

국내로 귀국하는 선교사들에게 본부 방문을 적극 권유하고 교제와 디브리핑, 상담, 국내 팀장을 세움으로써 보다 실제적인 눈에 보이는 멤버케어를 할 수 있었다. 원활한 선교관(신대방, 구리, 평택) 운영과 차량 지원, 장학금, 선교사들의 부모님케어 특별히 재정적으로 어려운 선교사에게는 ‘알레론(ALLELON)’(갈 6:2), 즉 ‘서로 함께’라는 의미를 부여한 기금을 운영함으로써 선교사들의 필요에 누구보다 민감하게 반응하며 발 빠르게 대처하였다. 지치고 힘든 선교사들을 위해, 이웃을 향해 이웃이 헐벗고 일용할 양식이 없는데 말로만 평안히 가라, 덥게 하라, 배부르게 하라 한다면 그것에 무슨 이익이랴(약 2:14-17).



더 나아가 사역적으로 국내에서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게 됨에 따라 국내 이주민 사역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하나님께 보내심을 받아 이 땅에 기꺼이 찾아와 준 이주민들을 모른 척한다면 참된 경건(약 1:27)을 잃어버리는 어리석음이 될 것이다. 우리 또한 다양한 삶을 이해하는 폭을 넓히고 체계적인 교육을 위해 10월에 문화다양성교육에 참가하였다. 드론 교육과 선교지에서의 드론 활용 방안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이 되었다.

이렇게 지난 한 해 동안 빌리온선교회는 코로나19 속에서도 제약적인 환경에 고립되어 있기보다는 그 안에서 대면과 비대면의 상황 속에서 하나님과 교제하며, 일상의 삶에서 이전과는 더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우리의 삶을 점검하고,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우리의 몫을 감당했기에 감사한 한 해였다. 그리고 아픔, 고난, 위기를 통해 빌리온선교회는 더 내실을 다지게 되었다. 

우리가 성장하는 순간은 어쩌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여기고 가장 약해져 있을 때인 것 같다. 갑각류가 성장할 때 허물을 벗고 나오는 순간은 말랑말랑하고 누구에게나 잡아먹힐 것 같고, 가장 상처받기 쉬운 상태이지만 그 순간 가재는, 왕게는 자라고 있는 시기라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향기가 배어나는 사람,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는 사람은 누구나 가슴 속에 잘 익은 상처 하나, 고난의 순간을 잘 이겨낸 경험 하나쯤은 있다는 것을…. 

빌리온선교회 또한 성숙한 단체로 소속선교사 그리고 100여 명의 MK들, 부모님들, 타단체와 협력을 통해 주님의 나라를 확장해 가는 도구로 쓰임받기에 감사드린다. 코로나19라는 역경을 통해 고난을 바람 삼아 우리는 더욱더 전진하며, 성장하고 있기에 감사드린다. 여러 모양으로 각자만의 인생 가운데 여러 모습으로 다가오는 고난 앞에 우왕좌왕하지 않고, 바람을 꾸짖으신 주님을 바라보며(막 4:35-41) 믿음 없음을 질책당하지 말고 본질을, 진리를 붙잡는 우리가 되길 기도한다.

앞으로에 대한 상황은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내실이 있고, 핵심, 알맹이가 있는 단체, 구성원들이라면 더 이상 상황에 휘둘리지 않을 것이다. 더는 흔들리지 않고 위기를 기회로 보는 시야가 열릴 것이며, 기도하는 가운데 더욱더 견고해지는 성장과 은혜를 누리게 될 것이다.







사진 출처 | 높은뜻푸른교회 홈페이지→픽사베이(위에서부터)
정은혜 간사 | 빌리온선교회
    인쇄하기   메일로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