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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3  통권 231호  필자 : 이태인 & 정귀남  |  조회 : 1928   프린트   이메일 
[선교현장 이야기]
대만에서 또다시 새로운 길을 찾다

다니엘서 12:4b에 “많은 사람이 빨리 왕래하며 지식이 더하리라” 기록된 것처럼, 급변하는 시대의 조류에 흔들리다 보면 이리저리 헤매기 쉽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다시 성경으로 돌아가 하나님 중심, 말씀 중심, 예수 그리스도 중심의 삶을 사는 데 더 집중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받으며 지혜롭게 행하고, 시대의 표적을 분별할 수 있게 하나님의 음성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이 세상 나그네 길을 지나는 순례자로 인생의 거친 광야를 홀로 걸어가는 듯 보이지만, 실상은 여호와 하나님이신 우리 아버지가 독수리가 새끼를 업어 나르듯이 친히 우리를 업어서 인도하신다고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내가 이집트 사람에게 한 일을 보았고, 또 어미 독수리가 그 날개로 새끼를 업어 나르듯이, 내가 너희를 인도하여 나에게로 데려온 것도 보았다. 너희는 모든 민족 가운데서 나의 보물이 될 것이다. 온 세상이 다 나의 것이다. 그러므로 너희는 내가 선택한 백성이 되고, 너희의 나라는 나를 섬기는 제사장 나라가 되고, 너희는 거룩한 민족이 될 것이다”(출 19:4-6 새번역). 우리가 바로 아버지 하나님의 보물이기 때문에 아버지 곁에 꼭 붙어 있도록 나의 손을 잡고 놓지 않는다고 깨우쳐 주십니다.

뒤돌아보면 모든 것이 은혜임을 고백하게 됩니다. “내가 누려왔던 모든 것들이, 내가 지나왔던 모든 시간이, 내가 걸어왔던 모든 순간이, 당연한 것 아니라 은혜”였습니다. 비록 코로나19로 인해 격변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지만 우리가 누려왔던 모든 것들이 하나님의 은혜라고 고백하며 치유되고, 회복되는 축복의 시간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어떤 환경에서도 오늘 주어진 현실을 하나님의 은혜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우리 삶에 감사가 넘치고 주님께 찬양을 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주 만물의 주인이신 창조주 하나님은 이전에도 가장 좋은 것을 주셨고, 지금 이 순간에도 가장 좋은 것을 허락하고 계심을 확신하며 나아가는 것이 믿음입니다. 

대만 ‘청소년 어 성경방’
대만 중·고등학생 중 선교사자녀를 대상으로 6월 5일부터 8월 28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전에 온라인으로 ‘어? 성경이 읽어지네!’ 구약성경방을 진행했습니다. 8명의 강사진이 19명의 청소년들에게 열정적으로 가르쳤는데, 팀을 이루어 가르치니 시너지 효과가 컸습니다. 팀워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알게 되었습니다. 매주 금요일 밤에는 미리 강의를 해보고 서로 코칭을 하는 시간이 있어서 피드백을 받으며 준비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내년에도 겨울방학(2월 2일[수]-5일[토])을 이용하여 집중적으로 신약 과정 강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거류증 갱신
얼차오(二桥)교회는 지난 5월 9일 교회개척 감사예배를 드리고, 그 다음 주인 5월 16일부터는 온라인예배를 드렸습니다. 그러다가 8월 1일부터 다시 대면예배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황당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8월 4일 우리를 초청한 기관에서 더 이상 비자를 해 줄 수 없고 얼차오교회 사역도 1년만 하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들은 처음부터 우리가 이 교회에서 1년만 사역하는 것으로 하고 비자발급 진행을 했다는 사실을 대화하는 가운데 알게 되었습니다. 애초에 1년이라고 했다면 오지도 않았고, 교회개척을 시작하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참 암담한 순간이었습니다. 어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우리는 주님의 교회를 세우고자 하는 일념으로 최선을 다해 달려왔는데 1년 만에 그만 둬야 한다고 생각하니 억장이 무너졌습니다. 새로 초청장을 발급하여 비자 연장을 할 수 있게 도와줄 기관을 한 달 안에 찾아야 하는 긴박한 상황이 발생한 것입니다. 긴급 금식기도를 하며 부르짖었습니다. 우리의 상황을 전해 들은 대만의 한국선교사 재단에서 우리에게 초청서류를 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당시 이민국에 전화로 문의를 해보니 담당자는 초청 기관이 바뀌면 한국으로 나가서 처음부터 다시 비자발급 업무를 진행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현재 대만은 거류증이 있는 사람만 입국이 허락되기에, 거류증의 연장없이 한국으로 나가면 언제 다시 대만에 들어갈 수 있을지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 됩니다. 대만 안에서 새로운 초청 기관에서 거류증의 갱신이 이루어져서 출입국에 문제가 없게 해 달라고 간구했습니다.

9월 22일에 다른 지역의 이민국에 가서 신청을 했는데 하나님이 기적을 베풀어 주셔서 거류증 갱신이 이루어졌습니다. 이제 언제 나가든 다시 대만에 들어갈 수 있는 길이 열려 자유롭게 출입국이 가능한 상황입니다. 매년 비자갱신을 해야 하는 선교사들에게 비자 문제는 엄청 골치 아픈 일 중에 하나인데, 하나님이 계속 대만에 있을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주셔서 우리의 힘든 마음을 위로해 주셨습니다.

송별예배
지난달 10월 17일 얼차오교회 사역을 마무리하였습니다. 그동안 정이 많이 들었는데 1년 만에 이 교회를 떠난다고 하니 의아해하며 그 이유를 묻는 성도들도 있었습니다. 이제 겨우 정착해서 교회를 열심히 다니려고 하는데 우리가 떠나서 서운하다고 하고, 우리처럼 이렇게 열심히 성도를 돌보는 사역자는 대만에는 없다고 하며 계속 교회를 나와야 하는지 고민하는 분도 있었습니다. 한 성도는 우리가 너무 좋다며 우리가 어디로 가든지 따라오겠다고 눈물을 훔치는 성도도 있었고, 처음 왔을 때는 검은 머리였는데 이제는 머리가 하얗게 세었다며 전도가 쉽지 않은 곳에서 고생이 너무 많았다고 눈물을 흘리는 분도 있었습니다. 마지막 설교를 할 때에는 옛날 시안(西安)을 떠나기 전 마지막 예배를 드릴 때가 생각나 목이 메어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예배 후 성도들이 정성스럽게 준비한 식사를 하고 석별의 정을 나누었습니다. 얼차오교회 성도들의 믿음이 흔들리지 않고, 충실하게 신앙생활을 잘해 나가기를 바랍니다.

대만에 오자마자 자가격리를 마치고, 현지 적응을 위한 시간도 없이 바로 교회개척을 시작하여 1년 동안 정신없이 달려왔기에 우리도 많이 지쳐 있었습니다. 뒤통수를 얻어맞은 것처럼 정신이 멍해지는 배신감도 느끼고,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너무나 혼란스러웠습니다. 앞으로 대만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기대하며 나아갑니다.

세계선교사 기도회
코로나19로 온 세계가 온라인으로 정보를 주고받고 공유하는 것이 빈번해지고 일상이 되었습니다. ‘필한선협(필리핀 한인선교사협의회)’이 주최하는 세계선교사 새벽기도회에 참여하여 세계 각국의 선교사들을 통해 많은 도전과 은혜를 받고 있습니다. 약 200여 명이 참여하는 가운데 세계에 흩어져 있는 선교사들의 사역 나눔이나 간증을 듣기도 하고, 여러 목회자들의 말씀도 듣고, 코로나19나 지병으로 인해 아픈 분들을 위해 기도를 합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33명의 선교사들이 천국으로 가셨다는 것은 가슴 아픈 일입니다. 

지진 & 대만 배우기
대만은 지진이 자주 일어나는 지역입니다. 대만에 온 뒤로 조금씩 흔들리는 것을 여러 번 경험하였습니다. 그런데 최근 10월 24일 오후 1시 11분쯤 강도 6.5의 지진이 발생하여 집 전체가 크게 흔들렸습니다. 위쪽에 있던 장식용 십자가 병이 흔들려 떨어져서 완전히 산산조각이 났습니다. 중국 충칭(重庆)에 있을 때도 지진으로 인해 대학교 운동장으로 대피한 기억이 또렷이 떠올랐습니다.  


8월 30일부터 매주 월요일 저녁에는 ‘대만 온다 특강’ 시간에는 대만선교사들의 사역 나눔이 있습니다. 그리고 10월 7일부터 매주 목요일 저녁에는 대만 기독교 역사와 선교 역사 강의를 통해 대만을 이해하며 더 깊이 알아가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이 시간을 통해 대만에 대해 보다 더 폭넓게 배우고 이해하여 대만 영혼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더 잘 섬기기를 원합니다.


<기도해 주세요>
* 얼차오교회 성도들의 믿음이 흔들리지 않고 충실하게 신앙생활을 하도록
* 온 가족이 하나님의 음성을 잘 들 수 있도록
* 새로운 사역의 길이 열리도록
* 정 선교사의 발이 속히 회복되도록







이태인 & 정귀남 | 대만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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