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 23일 코로나19로 인해 중국 우한(武汉)이 봉쇄되었다. 사스(SARS)와 같이 중국에서만 확산되다가 곧 끝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2월 중순이 되자 한국도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되었다. 하루아침에 모든 예배와 모든 모임이 중단되었다. 할 수 없이 임시적인 방법으로 온라인예배와 모임을 시작하였다. 몇 개월만 지나면 팬데믹이 끝나고 모든 것이 정상적으로 회복되겠지 생각하고 온라인상의 사역을 제대로 준비하지 않고 하반기에 다시 시작될 오프라인 사역에 중점을 두고 준비하였다. 하지만 코로나19 상황은 지속되었다. 반복되는 사회적 거리두기의 단계 조정은 여름을 지나면서 점점 더 심각해졌다. 도저히 단기간에 종식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온누리교회 중국어 예배부는 모든 사역을 온라인 사역에 초점을 맞추고 다시 조율하며 배치하였다. 예배, 새가족반, 소그룹, 대학캠퍼스 모임, 리더훈련, 새벽기도, 금요철야기도 등 모든 것이 온라인 사역으로 전환되었다.
온라인 사역을 위하여 없던 장비도 새로 구입하고, 촬영, 생중계, 편집 등 여러 방면의 많은 기술들도 배워야 했다. 교회의 지원을 받아 이 모든 것들이 진행되었기에 다른 사역자들이 준비하여 사역하는 데 지장이 없었다. 온라인 사역을 하면서 제일 어려운 점이 두 가지였는데, 바로 전도와 콘텐츠 개발이었다.
중국인유학생 중심의 사역이기 때문에 특별히 유동성이 컸다. 매년마다 졸업하고 자기 나라로 돌아가는 학생들이 십여 명이나 되었다. 이 때문에 전도에 열심을 내지 않으면 성장할 수 없다. 서울지역 각 대학 캠퍼스를 통해 모임을 진행하였다. 대학 캠퍼스에서 친구 초청 전도모임을 하면서 복음을 전한다. 그리고 다시 그들을 교회로 초청한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대학의 모든 수업이 온라인으로 전환되어 진행되면서, 학생들을 만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새롭게 유학을 오는 학생들도 줄어들었다. 위챗(微信)과 페이스북 등 여러 방면의 채널을 통하여 교제와 전도를 시도해 보았다. 하지만 중국에서 기독교를 접해 보지도 못한, 기독교가 낯선 중국 유학생들에게 만나지 않고 전도를 한다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이었다. 그럼에도 우리는 포기하지 않고 기도하며 전도에 열심을 냈다. 결국 친구가 친구에게 전도하는 것이 여전히 가장 유효한 방법이자 중요한 원리라는 것을 새삼스럽게 깨달았다. 문제는 어떻게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불안해하고 의기소침한 학생들을 다시 불러일으키는가 하는 것이다.
여기에 두 번째 문제가 있었다. 바로 콘텐츠 문제였다. 기존에 진행하던 모든 대면사역을 어떻게 하면 비대면사역을 통해서도 효과를 거둘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하지만 기존 대면사역에서 사용하던 방식과 내용은 온라인으로 진행할 수 있는 것도 있고 없는 것도 있었다. 그렇기에 우선 기존 사역을 온라인으로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분류하면서 정리했다. 비대면사역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조금 더 강화하고, 할 수 없는 것은 그 내용을 다시 만들거나 대체할 수 있는 것을 찾았다. 예를 들어 새가족, 순모임, 리더십성경공부, 금요기도회는 기존의 방식대로 온라인에서 진행하고, 새벽기도는 공동체 성경읽기와 기도회로, 대학 캠퍼스 모임은 영상이 있는 콘텐츠로 《목적이 이끄는 삶》 등을 사용하였다. 그리고 전도는 ‘알파코스’로 대체했다. 이런 노력 끝에 많은 사역들을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변화된 콘텐츠에 있어서 대부분은 이미 존재한 내용들을 가져다 사용하였고, 자체 개발한 콘텐츠가 빈약한 부분들이 있어서 좀 아쉬웠다. 앞으로 콘텐츠 개발에 좀 더 많은 재정적, 시간적 투자와 연구가 필요하다. 콘텐츠를 보완한 상태에서 의기소침해 있는 학생들의 신앙을 다시 불러일으키기 위해 제일 중요한 것은 그들의 믿음을 견고하게 하는 것임을 깨달았다. 그래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은 영적 근육을 키워 나가는 기회로 삼기로 하고, 그들의 믿음이 성장하는 데 모든 힘을 들이고 집중했다. 이를 위해 우리는 구체적인 목표를 세웠다. “2020년 말까지 전 교회가 온라인사역에 적응하고, 모든 성도들의 믿음을 견고히 하며, 더 효과적인 온라인 전도사역을 배우고 개발함으로 2021년에는 대외적으로 더 적극적으로 전도하는 것”이었다.
그들의 믿음을 견고케 하기 위해 기존의 사역을 강화하는 동시에 많은 도전적인 사역을 진행하였다. 2020년 7월 8월에 온누리교회에서 성경 필사를 시작하였는데 한국어 예배에서는 공동체 별로 한 권씩 필사하였다. 중국어 예배에서는 평균 50명당 한 권씩 세 권을 필사하기로 했다. 감사하게도 모든 성도들의 노력 끝에 세 권의 필사본이 완성되었다. 많은 성도들이 필사 과정을 통하여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만나는 축복이 있었다.
그리고 2020년 9월부터 모든 대학 캠퍼스 모임에서 공동체 성경통독을 시작하였다. 일주일에 적어도 3번 이상 하루에 40분에서 한 시간씩 온라인에서 함께 읽으면서 통독하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어렵고 힘들었다. 매일 저녁 시간이 되면 담당 사역자들이 하나하나 전화해서 불러들였다. 비록 시작은 어려웠지만 지금까지 모든 캠퍼스에서 지속되고 있고, 몇몇 소그룹에서도 공동체 성경읽기를 시작하였다. 말씀을 강화한 기반 위에서 2020년 12월부터 2021년 1월까지 송구영신 40일 새벽기도를 시작하였다. 기존 새벽기도는 매일 10여 명이 참석하였지만 송구영신예배 때는 매일 60여 명이 참석하고 완주하였다. 이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매일 20여 명 이상이 새벽기도를 참석하고 있다. 2021년 7월과 8월에는 하루 한 구절의 성경말씀 외우기와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 외우기를 진행하였다. 많은 성도들이 참여하고 열심히 외우면서 그 뜻을 되새기는 시간이었다.
이런 과정을 통하여 믿음이 강화된 기존 성도들은 믿음으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두려움과 불안을 떨치며 승리하며 나아가고 있다. 그들은 믿음이 생기자 전도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매주일 한두 명의 새신자들이 교회로 오고 있다(현재 오프라인예배는 10%의 성도들이 참석이 가능하기에 새신자는 무조건 교회로 초청하여 예배를 드린다). 전도를 강화하기 위해 알파코스를 도입하였다. 부분적인 내용을 수정하고 대학 캠퍼스 모임에서 우선 진행하여 내용과 방법을 익히고 다시 새신자들을 위해 방학 기간에 연 2회 알파코스를 진행한다(새가족반을 마친 새신자는 무조건 알파코스를 참석하게 한다). 이를 통하여 많은 새신자들이 예수를 영접하고 세례를 받았다.
이처럼 어떠한 상황이든지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의 믿음이 성장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믿음이 있으면 어떠한 환경과 어떠한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요동하지 않을 것이고 영혼 구원에 대한 열정은 식지 않을 것이다. 목회자는 눈앞의 상황만 보지 말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신중하면서도 민첩하게 행동해야 한다. 늘 깨어 있어 주님만 바라보고 의지하며, 본질을 강하고 철저하게, 변화는 빠르고 창조적으로 대응하며 나아가야 할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대면예배에서 비대면예배로, 비대면예배에서 대면/비대면 병행예배로, 백신접종 70%가 넘어가면서는 위드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며 나아가고 있다. 위드 코로나 시대가 오더라도 예전처럼 바로 완전 비대면예배 시대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다. 한동안 혹은 긴 시간 동안 오프라인과 온라인예배를 병행해야 할 것이며, 여러 사역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어떤 사역은 여전히 온라인으로 진행해야 할 것이다. 온누리교회 예배 특성상 새벽기도, 수요 직장인 모임, 리더십 성경공부는 온라인으로 계속 진행할 것이다. 하지만 예배와 새가족, 순모임, 일대일 성경공부, 대학 캠퍼스 모임 등은 다시 오프라인으로 진행해야 할 것이다.
한국에서 중국인 사역이 시작된 지 30여 년이 되었는데, 첫 10년은 노동자 중심의 사역이었다. 유학생 사역이 시작된 지 15년이 되었다. 그동안 한국의 중국 유학생 사역을 통하여 많은 열매를 거두었다. 하지만 현재 유학생 사역이 그 어느 때보다 더 큰 도전과 위기를 맞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온라인 수업과 국제 여행의 어려움도 있지만, 제일 큰 어려움은 중국 정부의 유학정책이다. 현재 입학통지서가 없으면 여권발급도 안 된다. 한국대학에서는 여권이 없으면 입학허가를 하지 않는다.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다 주님의 손에 있으리라고 믿는다. 이런 상황에서 늘 깨어 있어서 주님의 뜻을 간구하고 하나님의 뜻에 맞게 사역 비전과 방향을 전환해 감으로 중국인유학생 사역의 새로운 시대를 펼치기를 소망한다.
염문홍 목사 | 온누리교회 중국어 예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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