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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8.3  통권 228호  필자 : 김산돌  |  조회 : 1857   프린트   이메일 
[선교현장 이야기]
중국에서 전해 온 소식


그리스도의 말씀이 너희 속에 풍성히 거하여 모든 지혜로 피차 가르치며 권면하고 시와 찬송과 신령한 노래를 부르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나님을 찬양하고 또 무엇을 하든지 말에나 일에나 다 주 예수의 이름으로 하고 그를 힘입어 하나님 아버지께 감사하라 (골 3:16-17)

스데반의 충만을 사모합니다
“형제들아 너희 가운데서 성령과 지혜가 충만하여 칭찬받는 사람 일곱을 택하라 (…)” (행 6:3)
“스데반이 은혜와 권능이 충만하여 큰 기사와 표적을 민간에 행하니” (행 6:8)
“공회 중에 앉은 사람들이 다 스데반을 주목하여 보니 그 얼굴이 천사의 얼굴과 같더라” (행 6:15)

스데반 집사는 한 마디로 ‘충만의 사람’이었습니다. 성령과 지혜가 충만하였고, 은혜와 권능이 충만하였습니다. 그래서 그의 내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 성령, 지혜, 은혜, 권능으로 인해 그의 얼굴은 천사의 얼굴같이 빛났습니다. 요즘 사람들은 화장으로, 혹은 핸드폰의 사진 보정 앱으로 얼굴을 빛내려 노력합니다. 겉을 감추려는 일종의 눈속임입니다. 그러나 내면의 충만은 숨길 수 없는 힘이 있습니다. 안의 것이 바깥으로 표출되는 현상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지요. 사람들이 어쩌면 내 얼굴을 볼 때마다 내 속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 생각하니 문득 거울을 보는 것이 불안해집니다. 코로나19 시대의 마스크로도 감출 수 없는 내적 충만이 드러나길, 스데반의 충만이 우리에게 주어지길 두 손 모아 간절히 기도합니다.

○○시 어린이 사역
매년 진행되는 선교사역 중 가장 비중이 큰 사역인 ‘○○시 어린이 사역’을 잘 마쳤습니다. ○○시 사역은 중국 ○○성 ○○시의 어린이들에게 양질의 주일학교 교재를 제공하는 프로젝트성 사역입니다. 중국 내 기독교 복음화율이 높은 지역으로 알려진 ○○시의 여러 교회에 한국의 어린이 성경학교 콘텐츠를 번역하여 제공하고, 교사들에게 강습회를 열어 중국교회의 어린이들이 말씀을 잘 배울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최근 어린이 대상의 종교교육을 엄격히 관리하고 있고 심지어 삼자교회도 어린이의 출입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시 사역을 강행한 것은 ○○시 측의 간곡한 요청 때문이었습니다. 중국에서는 양질의 어린이 교재를 구하기가 힘들고, 코로나19로 작년에 이 사역을 진행하지 못한 탓에 아이들 교육에 큰 지장이 있었던 고충을 얘기하며, 올해는 꼭 이 일을 성사시켜 달라고 재차 요청을 받았습니다. 사실 제가 있는 곳의 상황도 여의치 않았지만 몇 번의 회의를 거쳐 어렵사리 사역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몇 달간 이 일을 기획하고, 진행하면서 열 명이 넘는 유초등부 선생님들, 번역자들과 틈틈이 교재를 번역하고 활동과 강습회를 준비했습니다.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시와 이곳의 두 팀이 함께 모여 이틀간의 강습회를 마치고 함께 서로를 위해 또 중국과 한국의 어린아이들을 위해 기도할 때 하나님이 주시는 은혜가 적지 않음을 느꼈습니다. 다음 세대로 신앙과 믿음을 전수하는 데 우리의 사활이 달렸습니다. 이제 ○○시에서 이곳저곳으로 이 교재가 보급되어 아름답게 사용되기를 기도합니다. 이 일에 하나님의 은혜가 함께하시길 빕니다.

생애 첫 세례식 집례
부활절을 맞아 중국부 내에서 세례식을 집례하였습니다. 그동안 종종 중국인을 대상으로 세례식을 준비한 적이 있었지만, 이번은 목사안수를 받고 직접 집도하는 첫 성례식이었습니다. 또한 최근 기독교에 대한 중국 정부의 관리가 매우 엄격한 시기이기도 하여 여러모로 떨리는 마음으로 준비하였습니다. 두 명의 세례 대상자와 몇 번의 만남을 통해 교육을 진행하고, 마침내 세례식 당일이 되어 조심스럽게 예식을 시작하였습니다. 축하해주기 위해 모인 형제자매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감동의 예식을 마쳤습니다. 며칠 후 세례증서와 그날 찍은 사진을 출력하여 세례자를 만났습니다. 하지만 제가 찍힌 사진은 다 삭제해야 했고, 세례증서에도 교회 이름과 집례자의 이름을 적을 수 없었습니다. 아쉬워하는 세례자에게 “저도 무척 아쉽지만 지금은 그저 이 교회와 제 이름을 마음으로만 기억해주세요. 언젠가 중국에 온전한 신앙의 자유가 찾아오면 그때 이 증서에 그 이름들을 적어주시면 됩니다.” 하고 부탁했습니다. 

집례자의 이름이 기억되는 것이 무엇이 중요할까요? 중요한 것은 이제 하나님이 세례받은 이 형제자매들의 이름을 생명책에 친히 기록하시고 결코 잊지 않으시는 이 놀라운 사실입니다.

캄보디아에 옷 보내기
제가 있는 곳에는 수많은 농민공(도시로 이주해 노동자의 일을 하는 농민)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 최저임금도 보장받지 못해 온갖 궂은일을 맡아 하는 도시 최하층민의 삶을 살아갑니다. 우리는 이들을 대상으로 사역하는 중국인 M목사님과 협력하여 이들을 돕는 여러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놀라운 것은 가장 어려운 삶을 사는 이들이 오히려 타국의 어려운 이들을 돕고 선교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들 농민공 공동체는 캄보디아 빈민촌에 선교사를 파송하였습니다. 그리고 지난겨울 캄보디아는 이상기후로 인해 전례 없는 추위로 동사하는 빈민들이 많았습니다. 이들을 돕고자 긴급 구제사역이 필요했지만 재정적 여유가 없는 이들이 저희 교회에 도움을 요청했고, 교회는 급하게 이들을 위한 ‘옷 모으기 운동’을 진행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많은 이들의 동참으로 1.5톤에 이르는 옷가지를 모아 캄보디아에 보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구제사역은 처음 진행해보았는데 한중교회가 모두 적극 연합하여 제3국의 어려운 이들을 돕는 데 힘을 합치는 모습을 보니 보람과 감사가 넘쳤습니다.

상하이(上海)시 기독교 유적지 방문
이곳은 잠시 화창했던 봄을 지나고 여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국제도시인만큼 상하이에는 볼거리가 가득한 관광명소가 많습니다만, 세계 선교역사에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선교 유적지’도 많이 있습니다. 이를테면 1890년 재중선교사대회에서 허드슨 테일러가 중국 내지선교의 중요성을 설교한 ‘유니온처치(新天安堂)’라든지 영국선교사가 세웠던 당시 중국 최대의 출판기구였던 광학회(广学会) 빌딩, 당시 선교 기관이었다가 지금은 상하이시를 대표하는 현대미술관이 된 와이탄위안미술관(外滩源美术馆, 아시아문화협회[亚洲文会大楼] 빌딩 안에 있다.), YMCA 건물 등이 아직까지 그대로 상하이의 유명 관광지인 ‘와이탄(外滩)’에 밀집해 있습니다.


그럼에도 대부분 중국 기독교인들도 이런 선교역사의 유적지가 이렇게 가까이 있는지 잘 모르고 있습니다. 중국부 자매들을 데리고 화창한 봄날 유적지들을 방문했습니다. 이렇게 많은 선교사들이 바로 자신들이 살고 있는 이 상하이에, 백 년도 더 이전에 예수님의 사랑을 전해주고자 찾아와, 숭고한 수고와 희생을 하였다는 것을 보고 들은 자매들은 깊은 감동에 눈물지었습니다.


 기도 부탁드립니다 
* 내면이 충만한 가족이 되게 하소서. 그리하여 그 충만이 성령의 열매로 드러나게 하소서.
* 이곳에 있게 하신 하나님의 목적과 은혜가 우리 가정을 통해 이뤄지고 드러나게 하소서.
* 디아스포라/다문화선교사역을 더욱 잘 이해하게 하시며, 많은 사역을 감당할 만한 힘과 지혜를 주소서.
* 현지교회와 리더들이 자녀양육과 일상과 일터에서 선교적 삶을 살게 하소서. 
* A의 신학 공부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B교회의 모든 지체들이 성장하고 성숙해지는 기쁨을 경험하게 하소서.
* 중국부 공동체 가운데 거듭남과 성장의 역사가 계속하여 일어나게 하소서.
* 한국의 파송교회와 후원교회, 동역자들과 가족들의 영육이 강건하게 하소서.


* 이 글은 CUM-Q(2021년 여름 통권 82호)에 실린 내용을 저자의 허락을 받아 수정, 보완하여 게재하였습니다.







사진 출처 | 바이두
김산돌 | 중국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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