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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7.6  통권 227호  필자 :  |  조회 : 1820   프린트   이메일 
[신간도서]
중국 딜레마 & 초기 교회와 인내의 발효 외

중국공산당 100년의 변천(1921~2021) 혁명에서 ‘신시대’로
이희옥, 백승욱 엮음 | 책과함께 | 2021년 06월 30일 출간 | 332쪽 | 정가 18,000원

혁명과 건설, 발전의 시대를 지나 ‘신시대’로
다양한 관점과 맥락으로 들여다본 중국공산당 100년사

중국공산당 창당 100년을 맞아, 한국의 중국 연구자들이 이론과 노선, 경제, 조직, 외교, 노동운동, 젠더 등 다방면으로 100년사를 살펴본다. 시기를 혁명, 건설, 발전 그리고 신시대로 구분해 접근한 것은 중국공산당 100년의 역사적 맥락이 보편과 특수, 혁명과 건설, 지양과 계승의 길항(拮抗) 관계 속에서 역사적 실험을 해왔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중국공산당은 당과 홍군이 국가와 군대를 만들고 운영한 특이한 경험을 가지고 탈냉전 속에서 소련과 동유럽이 몰락했음에도 살아남아 집권경쟁력을 과시하고 있다. 향후 중국의 지속적인 부상과 미국 패권의 상대적 하락에 따라 국제질서의 판도가 흔들릴 가능성마저 점쳐지고 있다.

중국공산당의 역사는 비단 일국적 차원의 문제가 아니며, 세계와 동아시아 지역 그리고 한반도에도 각기 다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즉,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국가의 의미, 세계 자본주의에 깊게 포섭된 중국의 미래, 중국 사회주의 체제의 원심력과 구심력, 한반도 분단 체제와 평화 체제에 대한 중국의 역할 등 다양한 토론의 주제를 다루고 있다.


중국 딜레마 위대함과 위태로움 사이에서, 시진핑 시대 열전
박민희 지음 | 한겨레출판사 | 2021년 06월 25일 출간 | 288쪽 | 정가 15,000원

20인의 인물로 보는 21세기 중국 현대사
이 책의 1부는 시진핑 국가주석을 다룬다. 특히 절대 권력을 만들어낸 동력인 공산당의 위기의식에 초점을 맞춘다. 시진핑이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의 깃발을 들고 마오쩌둥의 유산을 이용하는 동시에, 문화대혁명의 혼란을 두려워하며 아래로부터 저항과 ‘서구식 민주주의’의 확산을 철저히 억압하는 상황을 살펴본다. 2부에서는 시진핑 체제를 설계하고 운영해온 관리들을 통해, 공산당의 통치 방식과 지배 엘리트의 세계관을 살핀다. 3부는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에 희생되는 변경 사람들의 이야기다. 시진핑 시대 중국은 외세의 침략으로 빼앗긴 홍콩과 대만을 회복해 중화제국의 부활이라는 업적을 완수하겠다는 야망을 추구한다. 

4부는 중국을 변화시키려 노력하는 민간 활동가들의 이야기다. 2000년대 들어 인권변호사, 노동운동가, 시민기자, 여성운동가들이 자유와 법치를 얻기 위해 노력했지만, 시진핑 체제는 이런 움직임을 조금의 양보도 없이 철저히 탄압했다. 5부는 중국공산당에 영합하기도 하고 저항하기도 하는 기업가들을 통해, 중국이 감시사회와 국가자본주의를 실현하는 모습을 다루고 있다. 국가를 감시할 시민사회가 미약한 중국에서 4차 산업혁명은 ‘법가적 빅브라더 사회’의 효과적인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마지막 글에서는 시진핑 체제의 정치학적 의미를 되짚는다.

딜레마(dilemma)는 두 가지 중 무엇을 선택해도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오는 상황을 의미한다. 이 책은 시진핑이 주석에 집권한 2012년 이후를 ‘시진핑 시대’라 이름 붙이고, 중국이 제국의 꿈과 민주주의라는 갈림길에서 내린 선택과 결과를 상세히 살핀다. 저자가 직접 중국을 돌아다니며 취재했던 현장의 목소리를 되짚어보고, 지금 벌어지는 일들의 역사적 맥락과 기원을 되짚는다. 중국뿐만 아니라 위구르, 홍콩, 대만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중국의 현재를 이해하는 실마리를 찾는다.


중국의 조용한 침공 대학부터 정치, 기업까지 한 국가를 송두리째 흔들다
클라이브 해밀턴 지음 | 김희주 옮김 | 세종서적 | 2021년 06월 04일 출간 | 500쪽 | 정가 22,000원

《중국의 조용한 침공》은 베이징이 호주를 중심으로 전 세계에서 어떻게 영향력을 넓히는지 그 전략을 파헤치고, 중국의 과거와 현재를 통해 중국공산당의 민낯을 분석한다. 중국의 로비를 받은 정치인들은 중국 기업과 중국공산당이 들어오기 좋은 정책을 만들고, 그렇게 들어온 중국 기업들은 호주의 땅과 기업을 무서운 속도로 사들인다. 이러한 상황을 보도하는 등 언론사가 중국에 불리한 기사를 싣는다면 중국공산당은 광고를 빼는 식으로 언론을 통제한다.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중국의 입맛에 맞는 정보와 역사, 문화 교육이 진행된다. 이 모든 것은 중국에서 일어난 일이 아니라 호주에서 일어난 일이다.

경제적, 군사적 강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은 한쪽으로는 문화 산업화를 통한 ‘소프트파워’라는 당근을 휘두르고 한쪽으로는 경제적인 압박이라는 채찍을 휘두른다. 다른 나라들이 경제적으로 중국에 의존하게 만든다. 저자는 호주가 경제적 부를 가져다줄 유일한 나라를 중국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주권을 빼앗겼다고 보았다. 유럽의 그리스 역시 파산의 위기에서 벗어나는 방법이 중국의 손을 잡는 것이라고 생각했고 경제적 지원을 받고 주권을 조금씩 내주고 있다. 중국은 경제적 원조를 통해 그 나라의 중요한 거점 시설, 항구나 공항을 손에 넣으려 한다. 이것들은 언제든지 그 나라의 숨통을 죌 수 있는 장치가 된다. 그리고 중국 주변의 나라, 미국, 전 세계에 전략적 위협이 될 수 있다.

이제 베이징은 새로운 중화사상으로 무장하고 있다. 중국 민족이 다른 어떤 민족들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하며, 오래전 중국이 천하를 잡았던 시절의 부활을 꿈꾼다. 중국은 새로운 패권 국가의 모습을 갖추고, 전체주의 사회로 빠르게 달리고 있다. 중국을 막기에는 이미 늦었는지도 모른다. 너무 많은 영역에 그들의 영향력이 들어와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오랜 시간이 걸려도 독립성을 되찾으려는 방법을 강구하고, 위험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들의 영향력을 제대로 인식한다면 새로운 전체주의에 맞서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보이지 않던 중국공산당의 영향력을 읽고 세계정세를 이해해야 한다. 중국의 영향력 전략과 그들의 야망을 읽지 못한다면 세계의 흐름을 이해할 수도 없다. 불확실하고 복잡다단한 세계에서 한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고민하는 이들이라면 읽어볼 만한 책이다.


초기 교회와 인내의 발효 로마 제국 안에 뿌리내린 초기 기독교의 성장 비밀
앨런 크라이더 지음 | 김광남 옮김 | IVP | 2021년 06월 25일 출간 | 514쪽 | 정가 26,000원

로마제국 안에 뿌리 내린 초기 기독교의 성장 비밀은 무엇이었을까?
초기 교회의 공동체 문화, 부흥, 전도 방식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선보인 책이다. 초기 교회는 주후 첫 400년 동안 억압과 박해에도 불구하고 성장했다. 무엇이 그들을 성장하게 했을까? 이 독특한 역사를 연구하는 데 평생을 매진한 저자 앨런 크라이더는 로마제국의 기독교 확산에 대한 전통적 이해에 도전한다. 초기 교회는 전도에 관심이 없었다. 그들은 선교전략이 아닌 기도, 교리 교육, 예배를 통한 전인적 변화에 관심이 있었다. 이런 변화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했지만, 그들은 서두르지 않았다. 그들은 위대한 일들을 증언할 뿐 아니라 그것들을 살아 냈다. 그 모습은 역설적으로 외부인들을 끌어들였고, 교회는 계속해서 성장해 갔다.

초기 교회 성장의 비밀은 끈기 있는 발효에 있었다
초기 기독교는 선교전략이 아닌 인내로 성장했다. 저자는 그것을 끈기 있는 발효라고 말한다. 끈기 있는 하나님이 활동하고 계셨고, 그 과정에는 ‘꾸준한 발효’가 있었다. 발효는 인간의 이해를 초월하는 방식으로 합력해서 작용한다. 그리고 그것은 인간의 통제하에 있지 않았다. 이렇듯 초기 교회의 성장에는 전략이나 방법론이 아닌 교회의 인내가 있었다. 초기 교회는 놀라울 정도로 포교 활동에 관심이 없었다. 그들은 선교에 있어서 수동적이었지만, 자신의 아비투스(반사적 신체 행위/습관)를 개발하고, 교리 교육과 세례를 받는 일에 적극적이었다. 그들은 하나님을 믿는 자신들 역시 인내해야 한다고, 즉 사건들을 통제하지 않고, 걱정하거나 서둘지 않고 그리고 절대로 목적을 이루기 위해 힘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결론짓는다.

아비투스를 형성하는 예배, 기도, 성찬, 교리 교육
초기 교회는 아비투스의 형성에 도움을 주는 공동체 생활에 많은 공을 기울였다. 예배, 기도, 성찬, 교리 교육은 제일 기본적이고 제일 중요한 그리스도인들의 일상이었다. 아무리 이런 것들이 일상이었다고 해도, 그들은 아무나 공동체 생활에 참여하게 하지 않았다. 그들은 철저하게 신자들의 단계를 구분 짓고, 단계에 따라 공동체 생활에 대한 그들의 참여 자격을 제한했다. 왜냐하면 교회의 관심은 수적인 증가가 아닌, 개개인 아비투스의 변화에 있었기 때문이다. 이렇듯 초기 교회는 그리스도인들의 매일의 삶에 중점을 둔다. 매일 그들이 해내야 하는 일들, 견디기 힘든 환경 속에서도 그것을 참아 내고 말씀을 살아 내는 잔잔하지만 생명력 있는 꾸준한 발효 과정이 공동체를 성장시켰다. 그들을 일으키고 부흥하게 만든 건 가끔 생기는 특별한 일이나 가끔 먹는 산해진미가 아니라, 그들이 매일 감내해야 하는 예배, 기도, 성찬, 교리 교육, 가난한 사람과 병든 이웃에 대한 보살핌 같은 일상다반사였다. 저자는 “디다스칼리아” 또는 “사도들의 가르침”으로 불리는 교회법에 관한 문서를 통해 이러한 일들이 그 무렵 어느 특정한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었다는 것과 아직 권력과 연합하지 않은 교회가 매력을 통해 성장하는 시기에 기독교 공동체가 가진 모습을 밀도 있게 보여준다.


너무도 가벼운 고통 까닭 없는 고통의 이유를 찾는 욥기 속 차가운 랩소디 
옥성호 지음 | 글의온도 | 2021년 06월 18일 출간 | 400쪽 | 정가 22,000원

‘욥기’는 성경 중에서 기독교인뿐 아니라 비기독교인, 심지어 무신론자에게까지 지대한 관심을 받은 유일한 책으로, 분석심리학자 카를 융도 욥기에 대한 책을 썼을 정도다. 《너무도 가벼운 고통》은 흔히 기독교에서 다루는 ‘고통을 인내한 욥, 그래서 축복받은 욥’이 아니라 ‘신과 인간의 관계’라는 보편적인 주제에 포커스를 둔 책으로, 종교 서적이라기보다는 욥기라는 탁월한 문학작품에 대한 평론서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그동안 기독교계에서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욥기의 가치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까닭 없는 고통’의 이유를 찾아서
하나님 스스로 “이 세상에는 그 사람만큼 흠이 없고 정직한 사람, 그렇게 하나님을 경외하며 악을 멀리하는 사람은 없다”(욥기 1:8)라고 말했듯이 욥은 하나님의 무한 신뢰를 받던 사람이다. 그런데 “욥이, 아무것도 바라는 것이 없이 하나님을 경외하겠습니까?”(욥기 1:10)라는 사탄의 도전적인 말 한마디가 욥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는다. 욥은 성경 속에 등장할 인물이라고 보기에는 도무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솔직하고 용기 있는 사람이다. 모든 선입관을 버리고 욥의 인생을 따라가며 ‘내가 만약에 욥의 상황에 처하게 되면 어떻게 할까?’ ‘욥기 내내 욥과 친구들의 논쟁이 나오는데, 나는 욥처럼 말할까, 아니면 친구들처럼 말할까?’ 이런 관점에서 이 책을 읽어나가면 어떤 종교에서도 찾을 수 없는 독보적인 메시지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타인의 고통은 언제나 내게는 가볍다
정말로 고통은, 시험은 그것을 감당할 만한 사람에게만 닥치는 걸까? 과연 바울의 말대로, 설사 그런 일이 닥쳐도 피할 길이 있어서 넉넉하게 이겨낼 수 있을까? 무엇보다 고통은 어디에서 왜 오는 걸까? 타인의 고통은 언제나 나 자신의 고통보다 가볍다. 내 손가락에 박힌 가시 하나가 지구 반대편에서 굶어 죽는 수천 명보다 더 중대한 문제다. 내가 누구보다 더 나쁜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인간은 누구나 그렇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과연 하나님에게 욥의 고통은 어떠했을까? 무겁고 아팠을까? 욥을 위로하겠다고 온 친구들에게 욥의 고통은 어떠했을까? 과연 타인의 고통이 나 자신에게 무거울 수 있을까? 그게 가능할까? 이 책은 이런 질문들의 답을 찾아가는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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