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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 싸움을 잘할 수 있도록
<중주> 가족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설이 들어 있는 달 2월을 맞이했습니다.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여러 제약이 있어서 설 분위기가 다른 해만큼 흥겹지는 못할 것이 분명합니다. 그래도 설은 우리의 전통 명절입니다. <중주> 가족 여러분, 즐거운 설을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잘 아시는 대로 중국의 설은 매우 요란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설에 고향을 찾는 사람들로 교통혼잡이 빚어져서 한때는 ‘귀성전쟁’이라는 말을 많이 했습니다만 중국에 비하면 약과입니다. 중국에서는 설(春節, 춘제)에 수억이 이동하기 때문에 그야말로 ‘귀성대전’이 벌어지는데요, 올해는 어떨지 궁금해 집니다. 지금 국내에는 재중동포들을 포함해서 많은 중국인들이 들어와 있습니다. 여러분, 이 무렵에 그들을 만날 기회가 있다면 설 명절에 고향에 가서 가족을 만나지 못하는 그들에게 따뜻한 위로의 말을 나눠주시기 바랍니다.
이건 여담입니다만 제가 가끔 가는 대구탕집에 재중동포 아주머니가 새로 오셨기에 집이 어디냐고 묻고 여기서 건강하게 일 잘하시고 중국의 자녀분들에게도 좋은 일이 많기 바란다고 했습니다. 그 아주머니가 감동을 받은 모양입니다. 그 다음부터는 손님을 모시고 식사하러 가면 제 식탁 위 냄비를 자주 살피며 미리 알아서 야채도 더 넣어 주시고, 육수도 더 부어 주시곤 합니다. 한번은 같이 간 친구가 어찌된 일이냐고 묻기에 내력을 말해 주었더니 그 친구가 “음, 자네는 중국선교는 이렇게 하는 것이라고 몸으로 가르쳐 주는구먼” 하더군요. 저는 “그런가?” 했지요.
중국어문선교회는 1월초에 사역자 금식기도회를 가졌고, 지난달 18일부터 며칠은 선교사 파송예배, 사역자콘퍼런스, 총회 등으로 분주하게 보냈습니다. 물론 비대면으로 치렀습니다. 18일 저녁에 온라인으로 진행된 제13차 사역자콘퍼런스 개회예배에서 저는 욥기 38장 1절에서 3절까지를 본문으로 해서 ‘폭풍우 가운데서 물으시는 하나님’이라는 제목으로 설교를 했습니다. 그 원고의 전문(全文)을 이번 호의 [단신] 코너에 실었습니다.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중국어문선교회가 연초에 이렇게 분주하게 움직이는 것을 지켜보면서 나도 모르게 찬송가 360장을 낮은 소리로 불렀습니다.
“행군 나팔 소리에 주의 호령 났으니
십자가의 군기를 높이 들고 나가세
선한 싸움 다 싸우고 의의 면류관 받아 쓰리라
선한 싸움 다 싸우고 의의 면류관 예루살렘 성에서
면류관 받으리 저 요단강 건너
우리 싸움 마치는 날 의의 면류관 예루살렘 성에서”
중국어문선교회는 중국사역의 선한 싸움을 하며 2021년의 행진을 힘있게 시작했습니다. <중주> 가족 여러분, 중국어문선교회가 ‘중국복음화’라는 깃발을 높이 들고 행진을 잘할 수 있도록 쉬지 않고 격려해 주시기 바랍니다.
좋지 못한 소식들이 많네!
2021년에 들어와서 보도된 중국과 관련된 뉴스들 가운데는 우리를 우울하게 만드는 좋지 못한 소식들이 이어서 보도되고 있습니다. 국제오픈도어선교회에서는 20년 전부터 매년 연초에 기독교 박해지수 상위 50개국 명단(WWL)을 발표해 오고 있는데요, 올해도 지난 1월 14일에, 2019년 10월 1일부터 2020년 9월 30일까지 조사한 내용을 가지고 ‘WWL 2021’을 발표했습니다. 북한이 올해도 박해지수 1위를 차지해서 연속 20년 1위를 기록했는데요, 그와 함께 중국의 박해지수 순위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는 사실이 우리를 우울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중국의 기독교 박해지수는 2018년에는 43위, 2020년에는 21위였는데, 2021년에는 17위라고 발표되었습니다. 이 보도를 대하면서 한 사역자는 “그나마 17위라니 다행이군요. 지금 중국 당국의 기독교 박해 양상을 보면서 저는 10위 안에 들지 않을까 염려하고 있었습니다.” 하더군요. 공감이 가는 말이었습니다.

중국 인권에 대해서 염려하는 보도도 계속해서 나오고 있습니다. 국제 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가 지난 1월 13일에 ‘월드리포트 2021’를 발표했는데 홍콩, 신장(新疆) 등지에서의 인권침해 사례를 거론하며 중국의 인권 상태가 최대의 암흑기에 처해 있다고 비판했다고 합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우한(武漢)에서 코로나19가 폭발적으로 발생했던 과정에서 공산당 정권의 ‘권위주의’가 충분히 잘 드러났다”고 하면서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서 중국 각지에서 발생한 ‘발언 금지’ 사건을 집중적으로 조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의 인권 상황이 ‘1989년의 6‧4사건(톈안먼[天安門] 사태) 이래 최대의 암흑기’라고 지적했습니다.
유럽연합(이하 EU) 의회와 관련된 보도도 있습니다. EU 의회는 지난 1월 21일 중국 정부의 홍콩 시민운동가들에 대한 탄압을 규탄하는 결의안을 채택하면서 “전 세계 인권을 보호해야 할 EU에 대한 신뢰를 저해할 위험을 자초했다”라고 지적했다고 합니다. EU와 중국은 지난해 12월 30일 상호 시장에 대한 접근 및 투자 확대 차원에서 투자협정 체결에 합의했는데 EU 의회는 인권 탄압 결의안을 채택하면서 “앞으로 중국과 투자협정을 맺을 경우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볼 것이며 투자협정 비준 시 중국의 인권 상황을 감안하겠다”고 덧붙였다고 합니다.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비영리 인권단체인 유엔워치(U.N. Watch)가 발표한 2020년 최악의 인권침해 국가 명단에서 중국이 1위를 차지했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유엔워치는 이 명단을 발표하면서 “중국이 100만 명의 위구르인들을 수용소에 수용하고, 인권운동가들을 수감하고, 티베트를 진압하고, 리원량(李文亮) 박사와 시민 언론인 장잔(张展)과 같이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경보를 울린 용감한 남녀들을 침묵시키고, 홍콩의 자유를 질식시켰다”고 밝혔습니다. 유엔워치는 세계 10대 인권침해 국가로 중국, 북한, 이란, 카메룬, 베네수엘라, 사우디아라비아, 짐바브웨, 쿠바, 터키, 러시아를 선정했다고 하는데 이 기사를 읽으면서 저는 ‘아니, 중국의 인권 상황이 북한보다 나쁘단 말인가?’라고 중얼거렸습니다.
이런 형편 가운데 있는 중국의 교회들은 2021년에도 녹록지 않은 시간들을 보내야 할 것이 분명하고 중국사역 역시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길을 가야 합니다. 중국사역 관련 모임에서 한 사역자가 이런 말을 하더군요. “올해는 신축년(辛丑年)인데 매울 신(辛)자를 보면 열십 자(十) 위에 설 립(立)자가 있습니다. 중국을 십자가 위에 세우는 일은 힘든 일입니다. 그러나 올해 우리는 이 일에 더욱 힘써야 합니다.” 그러자 여기저기에서 박수를 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저도 그 가운데 하나였지요. 그렇습니다! 중국사역은 맵더라도 더욱 힘있게 움켜잡아야 하는 잔입니다.
웹진 <중국을주께로>는 2월에 통권 222호를 보내드리게 되었습니다. 한 가지 감사를 드려야 할 일이 있는데요, 웹진 <중국을주께로>는 오랫동안 종로구청에 잡지사업 등록이 되어 있었습니다(1994년 2월 14일에 잡지협회 출판등록을 하고 유가지로 전환하면서 서초구청에서 등록을 했습니다. 등록일자에도 ‘2’가 들어 있네요). 그러다가 작년 4월에 제주도로 등록지 이전 수속을 마쳤는데 연말에 종로구청에서 보낸 등록면허세 고지서가 날아왔습니다. 전화를 해서 등록지를 이전했다고 하니까 확인해 보겠다고 했습니다. 그것이 금요일 오후였는데, 월요일 아침에 “이전한 것을 확인했습니다. 미안합니다”라는 전화가 왔습니다. 무척 성의 있는 어조였습니다. ‘아, 너무 정확하고 친절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종로구청 세무2과 담당자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이번 호는 ‘전환의 시대, 선교중국을 위한 제안’라는 특집을 마련하였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많은 변화와 사방이 막힌 듯한 상황 가운데서도 선교중국을 계속해서, 다시, 더, 새롭게 열어 가시는 하나님을 기대하며 기다립니다. 필자들의 정성이 담긴 글들을 통해 중국사역에 대한 하나님의 오묘하신 계획하심이 <중주> 가족들에게 잘 전달되리라고 믿습니다.
다시 한 번 즐거운 설 맞으시기를 바라며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사진 | 바이두
유관지 | 중국어문선교회 고문 겸 웹진<중국을주께로> 발행인, 용산감리교회 원로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