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 사회는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되지 않고 여전히 진행 중이다. 매스컴에서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백신이 나오고 모든 사람이 접종을 마칠 경우, 빠르면 2021년 말 정도부터는 차츰 안정을 찾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한다. 또 누군가는 어쩌면 코로나19 이후에 우리는 더 이상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을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은 단지 추측일뿐 정확히 언제 안정되고 끝날지 아직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저런 추측과 예측이 난무한 가운데 있지만, 그나마 반가운 것은 조금씩 선교지의 문이 열리고 있다는 것이다. 닫혀서 잘 열리지 않을 것 같던 중국의 문이 8월을 기점으로 열리기 시작했다. 지난 겨울방학을 이용해 잠시 고국을 방문했던 많은 유학생들, 경제인들과 그의 가족들, 무엇보다 선교사님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중국에 들어가지 못하고 오랫동안 한국에 머물러 있어야 했는데, 이제는 비자업무가 재개되어 들어갈 수 있는 길이 다시 열리게 된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우리 중국대학선교회 소속의 선교사님 두 가정도 어렵게 표를 구하여 중국으로 다시 들어가시게 되었다. 직항이 없어 다른 도시에서 두 주일을 격리하고, 나중에 본인의 집으로 가서 다시 일주일 자가격리를 해야만 했다. 중국의 문이 열리기는 했지만, 여전히 비싼 비행기 표와 중국에 도착해서 이루어지는 격리 시간과 비용은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렇게 코로나19는 우리의 개인적인 삶뿐 아니라 교회와 선교의 근간을 통째로 흔들어 버리고 곳곳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마음만 먹으면 자유롭게 이동하거나 움직일 수 있었지만 그 자유가 제한을 받게 되었고, 그중에서도 특히 전염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로 인해 우리는 친구, 동료, 친척, 이웃 등 사람과의 만남 자체를 자제하고 멀리해야만 했다. 여기에는 심지어 가족까지도 포함된다. 그래서 각종 모임과 회의, 학교 수업, 교회 예배 등에서 사람을 만나지 않는 비대면 형식은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이 되었다. 앞으로 코로나19가 회복되어도 이제 비대면 형식은 여전히 우리 삶의 한 부분으로 자리를 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중국대학선교회에서도 지난 9월 쿰월요집회를 구글미트를 사용하여 진행하면서 평소 공간적·시간적 제한으로 참여하지 못하던 선교사님들이 세계 곳곳에서 접속했다. 이뿐만 아니라 매년마다 진행되는 차이스타(중국유학생수련회)대회도 유튜브 송출의 비대면 방식으로 이루어졌는데, 평소 300-400명 정도가 참석하였었는데 이번 대회에는 2,300명이 넘는 인원이 참가를 했다. 물론 기존의 대면 방식은 여전히 필요하고 중요하며, 앞으로 회복되어야 할 부분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오프라인과 더불어 온라인모임을 함께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그렇다면 온라인모임이 가지고 있는 장단점과 한계, 기술적 방법과 활용에 대한 연구가 더 면밀히 이루어져서 변화하고 있는 선교지 환경에 효과적으로 적용하고, 적응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 이 글은 (2020년 가을 통권 79호)에 실린 내용을 저자의 허락을 받아 수정, 보완하여 게재하였습니다.
이바나바 선교사 | 중국대학선교회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