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 주일 아침, 오 선교사의 초청을 받은 두 여학생이 찾아왔다. 자연스럽게 이들은 오전 주일예배에 이 선교사 가족과 함께 참석하였다. 매주 가족끼리만 예배를 드리다가 두 여학생이 함께 예배를 드리니 거실이 꽉 찬 느낌이었다.
지성이도 누나들이 온다니까 더 신경을 써서 거실을 청소하고 예배 준비를 하는 것 같았다. 반주를 맡은 지영이도 언니들 앞에서 틀리지 않으려고 더 열심히 키보드로 찬송가 반주 연습을 하였다. 정말 오랜만에 가족들 외에 다른 사람들과 함께 예배를 드리게 된 것이다.
감사로 부활절 주일예배를 마치고 오 선교사는 미리 준비해 둔 풍성하고 맛깔스러운 점심식탁을 차렸다. 오 선교사는 점심을 먹으면서 성윤이에게 이야기를 꺼냈다.
“우리 점심 먹고 영화 한 편 볼래요?”
윤이가 대답했다.
“네, 그럴께요.”
이 선교사가 비디오테이프 플레이어에 비디오테이프를 넣었다. 커다란 TV화면이 밝아지고 곧 영화가 시작되었다. 바로 누가복음의 내용을 그대로 영화로 만든 《예수전》이라는 전도용 영화였다. 오 선교사는 윤이를 위해서 속으로 내내 중보기도를 하면서 영화를 보았다. 두 시간 가까운 영화를 윤이도 열심히 보는 것 같았다. 물론 지혜도.
영화가 끝나고 그녀는 윤이를 따로 만나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제 본격적으로 윤이에게 복음을 제시하려는 것이다. 오 선교사는 사영리를 가지고 복음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하나님은 당신을 사랑하신다’는 제1 원리와 ‘모든 사람은 죄에 빠져 있다.’는 제2 원리, ‘오직 예수님만이 사람의 죄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제3 원리까지 차근차근 설명했다.
그런데 윤이가 제4 원리인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해야 합니다.’로 들어가기 직전에 갑자기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이다.
“저…, 오늘 영화 《예수전》을 보면서 예수님이 믿고 싶어졌어요. 예수님이 저렇게 인격적이고 좋은 분이라면 믿고 싶어요. 그동안 저는 기독교인들에게 실망해서 교회를 싫어했거든요.”
윤이는 몇몇 미성숙한 기독교인들에게 실망스러운 일을 겪으면서 기독교에 대해 마음의 문을 굳게 닫아 버렸던 자매이다. 그런데 성경에 나오는 예수님을 그대로 소개한 영화 《예수전》을 보고 나서 기독교에 대한 나쁜 이미지가 바뀐 것이다. 예수님을 영접하도록 따로 도울 필요가 없었다. 이미 성령께서 윤이를 만나주신 것이다. 오늘 그렇게 하여 윤이는 그리스도인이 되었다. 그 후 윤이는 매주일 지혜와 함께 예배를 드리러 왔다. 그런 윤이를 지켜보며 오 선교사는 윤이의 신앙성장을 위해서 성경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였다.
“윤이야, 신앙이 자라기 위해서는 성경공부를 해야 하는데, 주 중에 하루 우리 집에 와서 나하고 성경공부를 할 수 있을까?”
윤이는 매주 목요일 오후에 올 수 있겠다고 했다. 옆에서 보고 있던 지혜도 “저도 함께하고 싶어요. 저는 모태신앙이지만 지금까지 제자훈련이라는 것을 받아 본 적이 한 번도 없어요.” 한다. 그렇게 해서 그녀는 두 명의 한국 유학생과 함께 일대일제자양육 성경공부를 시작하였다.
나중에 지혜에게 들은 말로는, 그 둘은 학교에서 준 아파트식 기숙사에서 함께 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따로따로 방을 쓰고 있었지만 갈등이 몹시 많았다고 한다. 지혜가 한국에서 가지고 온 복음성가를 듣고 싶어서 틀면, 윤이는 자기 방에서 찬불가를 튼다고 했다. 그 정도로 대립하며 지냈다는 것이다. 그렇게 적군처럼 굴던 윤이가 이제는 아군이 된 것이다.
하지만 윤이가 신앙을 갖고 나서도 시험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성경공부를 시작하고 몇 주 후였다. 어느 날 성경공부를 하러 온 두 자매 사이의 분위기가 좀 서먹서먹했다. 성경공부를 마치자 윤이는 일이 있다면서 먼저 돌아가고, 뒤에 남은 지혜가 오 선교사에게 망설이며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다.
“선교사님, 저희 목요일마다 싸웠어요. 이상하게 성경공부를 하러 가는 날은 언니하고 꼭 싸워서 성경공부를 하러 오기 싫었어요. 그런데도 꾹 참고 오곤 했었던 거예요. 그런데 억지로라도 와서 성경공부를 하고 나면, 저도 언니도 마음이 풀려서 돌아가게 되더라고요.”
오 선교사는 지혜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영적으로 분별이 되었다. 예수를 갓 믿은 윤이 자매를 사단이 공격하고 있었던 것이다. 어린 신자의 믿음이 자라는 것을 방해하려고 사단은 두 사람 사이를 이간질하고 미워하게 했던 것이다.
성경공부와 함께 윤이의 영혼을 보호하는 ‘방패기도’가 필요한 것을 깨달았다. 갓난 아이에게 엄마의 보호가 필요하듯이 갓 태어난 신자에게도 영적 엄마의 보호하는 기도가 필요한 것이다. 이처럼 어린 영혼은 기도로 보호하고 말씀을 공급하여 키워야 한다. 오 선교사는 윤이에게는 영적 엄마였으니 말이다.
사진 | 픽사베이
나은혜 | 장로회신학대학교 선교문학 석사, 미국 그레이스신학교 선교학 박사, 지구촌 선교문학 선교회 대표, 지구촌 은혜 나눔의 교회 담임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