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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4  통권 218호  필자 : 김영철  |  조회 : 6906   프린트   이메일 
[중국 영화]
《나타지마동강세 (哪吒之魔童降世, Nezha: Birth of the Demon Child)》
편견과 운명에 저항하는 큰 꿈

이 영화는 2019년 7월 26일 중국에서 상영하여 박스오피스 50억 위안(한화 8,654억 원)을 육박하여《전랑(战狼)2》이후 역대 흥행 2위의 기록을 세웠다. 2019년 미국 오스카영화제 외국어 영화 부문에서 한국 영화 《기생충》과 경합을 벌였으며, 제35회 중국 대중영화제 백화장(百花奖)에서 최우수 각본상을 수상하였다.

중국 애니메이션은 2015년 중국 최초 3D 애니메이션 《몽키 킹: 영웅의 귀환(西游记之大圣归来, Monkey King: Hero Is Back)》을 선보이고 2016년 《나의 붉은 고래(大魚海棠 Big Fish & Begonia)》을 출품하여 국내외에서 주목을 받았다.

《나타지마동강세》는 중국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이정표라는 평가를 받으며, 마치 1941년 아시아 최초의 장편 애니메이션 《철선공주(铁扇公主, Princess Iron Fan)》을 제작했던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듯 중국 영화의 최근 행보가 거침없다.

영화의 주인공 나타(哪吒)는 명대 장편소설 《봉신연의(封神演义)》에 등장하며 무왕이 상나라 폭군 주왕을 제거하고 주나라를 건립하는 데 공훈을 세운다. 나타는 도교의 수호신으로 원대 《삼교수신대전(三教搜神大全)》서적에 등장하고, 명대 신마소설 《서유기(西游记)》, 《남유기(南游记)》 등에도 등장한다. 나타에 관한 기록은 동진(东晋) 시기에 이미 등장하며, 나타는 불교의 수호신으로 고대 페르시아(이란)와 인도의 신화가 중국의 종교와 민간신앙이 함께 어우러져 만들어진 형상이라 말할 수 있다. 

원시천존(元始天尊)은 세상의 거대한 에너지를 품은 구슬 혼원주(混元珠)를 영주(靈珠)와 마환(魔丸)으로 분리했다. 영주는 사람으로 환생하여 주나라를 도와 폭군 주(纣)왕을 제거하게 하고, 마환(악마의 구슬)은 마왕으로 탄생하여 3년 뒤에 번개를 맞아서 훼멸하도록 저주를 걸었다. 태을진인(太乙真人)은 그의 스승 원시천존의 명을 받들어 영주가 진당관(陈塘关) 장수 이정(李靖)의 아내 은 부인(殷夫人)의 몸에 들어가 세상을 구할 영웅으로 탄생하게 하려고 하였다. 하지만 원시천존의 다른 제자 신공표(申公豹)는 열두 번째 신선(十二金仙) 자리를 탐내서 영주를 훔치고 마환이 은 부인의 몸속에 들어가서 나타는 영웅이 아닌 악마로 탄생하게 된다. 마환의 환생인 나타의 캐릭터는 《사탄의 인형(1988)》 시리즈 주인공 처키를 연상케 한다. 신공표는 영주를 동해의 용왕에게 바쳐서 용왕의 세 번째 태자 오병(敖丙)은 영주의 기운을 품고 세상에 태어난다.

영화 곳곳에 제기, 타유시, 방언 등 중국 문화 코드를 설정했는데 중국 영화의 특성을 널리 알리고 중국 관객의 이목을 끌었다. 특히 한나라 때 시작되었다고 전하는 ‘제기’가 중요한 대목에 등장한다. 은 부인은 사고뭉치 아들 나타를 달래주기 위해서 제기차기를 하자고 한다. 은 부인은 아들이 제기차기를 하며 즐거워하는 모습에 온몸이 으스러지도록 놀아준다. 나타와 용족인 오병은 티격태격하다가 제기차기로 우정을 맺는다. 영화는 중국의 전통놀이 제기를 천륜과 우정을 확인하게 하는 장치로 사용했다. 

주인공 나타는 평소 ‘타유시(打油诗)’를 읊으며 외출 금지로 집에 갇혀 지내는 생활의 고단함과 무료함을 달랜다. 나타는 사람들이 자신을 사람을 잡아먹는 요괴라고 놀리는 처지를 탄식하며 눈물 흘린다. 타유시는 당나라 때 시작된 중국 고전시의 운율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통속적인 해학시이다.  

나타의 출입을 지키는 수문장 두 명은 상주(商周) 시기 사천성 파촉지역 삼성퇴(三星堆)에서 발굴한 청동입인상, 청동가면을 연상시킨다. 나타의 사부(师傅) 태을진인은 사천성 방언을 구사하여 중국관객에게 엄격한 스승의 이미지보다는 친근하고 유머러스한 이미지를 선사하였다.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선인이든 악인이든 운명·편견과 투쟁하였다.

용왕은 자신의 몸에 있는 비늘들을 고통스럽게 뽑아서 아들 오병에게 선사하여 갑옷처럼 자신을 보호하게 한다. 이런 모습은 은 부인의 자식에 대한 사랑에서도 볼 수 있다. 악마라고 처단해야 한다는 사람들의 위협에도 은 부인은 신생아 나타를 지켜주고 어린 나타가 혼자 외롭지 않게 지내도록 애썼다.

나타의 아버지 이정은 상나라 진당관의 장수로 아들 나타를 종일 집에 가두고 나오지 못하게 한다. 몰래 집을 빠져나온 나타를 아무도 사람으로 대하지 않고 요괴로 여기는 것에 대해 화가 나서 난동을 부리고 사람들을 놀라게 한다.

오병은 용족의 상징인 이마에 난 두개의 뿔을 지녀 수치심을 안고 산다. 마법에 걸린 나타가 아버지 이정을 공격하자 오병이 이정을 구해주지만 이정은 오병을 용족이라고 경계한다. 오병은 영웅의 운명을 타고났지만 그의 스승 신공표의 욕망과 오랫동안 바다 밑에서 억압당하는 용족의 억울한 삶을 풀어줄 도구로 전락되어 삶의 무게가 가볍지 않다.

신공표는 사람들의 편견은 산처럼 육중해서 옮길 수 없다고 고백했다. 오병의 스승 신공표는 자신이 표범의 요정이라서 신선의 자리를 빼앗겼다고 생각한다. 또한 용족은 바다의 요괴들을 평정하고도 천제(天帝)의 의해서 바다 속에 갇혀 산다고 불평하였다. 

나타와 오병은 세상에서 손가락질 당하고 소외당하는 처지로 서로에게 유일한 친구가 되었다. 나타와 오병은 함께 편견과 운명에 도전한다. 나타는 진당관 마을과 주민을 구하고 하늘의 우뢰(天雷)에 저항하다가 몸은 죽고 혼백만 남게 된다. 소설 《봉신연의》에서는 오병이 나타와의 격투에서 죽는데, 영화에서 오병은 나타를 살리고자 자신을 희생해서 나타와 함께 육신을 잃게 된다. 

고난에 굴복하지 않고 대항하는 영화속 캐릭터들은 부정적이고 소극적인 것들을 긍정의 에너지로 교체하려고 노력한다. 심지어 자신감으로 충만한 이 캐릭터들은 남들을 가르치려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불굴의 의지는 개인을 초월하여 민족·국가로까지 감지된다.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 모든 마을 사람들이 나타의 희생적인 모습에 감복하여 무릎을 꿇고 경의를 표한다.
이어지는 대사는 
“누가 운명을 바꿀 수 있냐고 묻는다면 그것은 모르지만 운명에 굴하지 않는 것이 나타의 운명이라고 답한다.”




사진 | 바이두
김영철 | 한양대학교 중국학과 교육전담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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