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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4  통권 218호  필자 : 김종건  |  조회 : 3579   프린트   이메일 
[중국기독교회사]
마테오 리치의 북경선교(2)
서양 천문학 소개
마테오 리치는 지도를 제작할 때나 지리 지식을 소개할 때 천문학의 소개도 빠뜨리지 않았다. 우주 천체의 구조와 물질의 기원 및 그 성질, 일식과 월식 현상과 그 예측, 지구의 경도와 위도의 계산 방법 등을 지도 위에 상세하게 표시하고 설명하였다. 

그는 자신의 로마학원의 은사인 클라비우스가 새로 교정한 《그레고리력서(額我略曆書)》(현재 사용하는 ‘陽曆’)를 중국어로 번역하고, 중국의 24절기 등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만들어 중국 사대부들로 하여금 매우 감탄하게 했다.1) 그가 구술하고 이지조가 필사하여 중국어로 번역한 《혼개통헌도설(渾盖通憲圖說)》(2권)과 〈천체도(天體圖)〉역시 천문 역상을 소개한 저작이었다.2) 마테오 리치는 또 중국어로 《건곤체의(乾坤體義)》를 저술하여, 지구구체설과 행성을 비교 측량하는 방법 등 서양의 수학과 천문학 지식을 소개하였다.

마테오 리치는 이전부터 중국에서 역법 수정 작업과 관련하여 선교사들의 도움을 요청할 것을 예견하고 천문학에 정통한 선교사들을 추가 파견해 줄 것을 부탁하였다. 그의 간절한 요청이 수용되어 우르시스(熊三拔, Sabbathino de Ursis), 테렌츠(鄧玉函, Joannes Terrenz), 아담 샬(湯若望, Johann Adam Schall von Bell)과 페르비스트(南懷仁, Ferdinand Verbiest) 등 천문학에 조예가 깊은 선교사들이 파견되어 왔다. 그들은 마테오 리치가 바라던 대로 역법 수정을 계기로 삼아 선교 사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뛰어난 역할을 감당해 내었다. 

서양 수학의 소개
마테오 리치가 과학기술 분야에서 당시 중국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평가되는 것은 유클리드의 《기하원본(幾何原本)》을 중국에 소개한 것이었다. 그는 자신의 스승인 기하학의 전문가 클라비우스 신부(라틴어로 Clavius, 못을 의미함, 마테오 리치는 그를 정 선생[丁先生]으로 소개함)로부터 익힌 기하학을 이 책에 담아 중국어로 번역 보급하였다. 

만력 35년(1607)에 간행된 마테오 리치의 《기하원본》 중문본은 서광계의 도움을 받아 완성되었다. 번역의 원본은 클라비우스가 주석을 단 《기하원본》 15권이었다. 유클리드의 《기하원본》의 제1권부터 제6권까지는 평면 기하와 비례, 제7권~제9권은 수, 제10권은 무리수, 제11권~제15권은 입체기하(제14권과 제15권은 유클리드 이후 사람들이 증보한 내용임)를 다루고 있는데 제7권 이하는 사실 그리 시급한 것은 아니라는 판단하에 제6권까지를 우선 번역하여 간행하였다. 만력 39년(1611)에 마테오 리치가 사망한 1년 뒤 서광계는 마테오 리치의 친필 수정본을 선교사 판토하(Diego de Pantoja, 龐迪我)와 우르시스(熊三拔)에게 검토를 의뢰하였고, 이후 마지막 완성본이 이지조의 《천학초함(天學初函)》에 편입되어 지금까지 전하고 있다.

마테오 리치가 번역하여 소개한 《기하원본》은 중국에 새로운 과학 지식과 관념을 공급하게 되었다. 구체적인 수학 기하에 대한 지식, 즉 수와 각도의 개념, 도형의 개념, 원주와 직경의 비율, 달 표면의 면적을 구할 수 있음 등을 소개하여 중국 학자들을 깜짝 놀라게 하였다. 이 책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마테오 리치 신부에게 찾아갔고 또 많은 사람들이 서광계를 찾아가 배우기를 구하였다. 중국 사대부의 마테오 리치 《기하원본》에 대해 칭송하고 존중하는 마음을 가장 잘 보여 주는 것으로는 내각대학사 엽향고(葉向高)의 논평만한 것이 없다. 마테오 리치가 사망한 뒤 매장지를 하사받게 되자 그 이유를 묻는 사람들에게 엽향고는 “다른 일은 다 제쳐 두고서도 《기하원본》을 번역한 것만으로도 마땅히 이 매장지를 내릴 만하다”3)라고 하였다. 《기하원본》이 당시 사람들 사이에서 어떠한 평가를 받고 있었는지 잘 알 수 있는 사례이다.

중문 교리서 출판
마테오 리치는 북경에서 일기 시작한 서양교회에 대한 반대 여론을 극복하기 위해 《이십오언(二十五言)》의 재간행을 추진하였다. 이 책은 기독교적 양심 수양 관련 지침들을 유가의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 등의 도덕규범과 연계하여 재해석하였다. 인(仁)의 근본은 하느님을 공경하고 사랑하는 것이라 하고, 신(信)은 곧 하느님의 실재하심과 지선(至善)하심과 무오류하심을 믿는 것이라 하였고, 천명을 따라야 함을 알고 이를 행하는 것을 지(智)라고 하고, 하고자 하는 것과 피하려는 것에서 의(義)가 드러난다 하였으며, 비록 곤란할 때일지라도 하느님을 섬기는 온전한 예(禮)는 잠시도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고 하였다. 아울러 절제와 관용과 실천과 안분(安分)과 평정(平靜)의 태도도 강조하였다. 마테오 리치가 기독교 교리와 중국 유학의 정신을 조화시키기 위해 노력한 결과물임을 알 수 있다.

마테오 리치는 《이십오언》을 재간행한 직후 바로 《천주실의(天主實義)》와 《기인십편(畸人十篇)》을 집필 간행하였다. 《천주실의》는 교의를 선전하는 데 중점을 둔 저작이며, 《기인십편》은 도덕적 훈계와 설교에 더욱 비중이 주어져 있었다. 특히 《기인십편》은 서구 고대 위인들의 유명한 교훈을 인용하여 문답 형식으로 늘 사후를 생각하면서 선을 행하고 악을 피하며, 명리를 좇지 않고 의지를 밝히며, 덕을 행하고 천명을 따르며, 말을 삼가고 의지를 다지며, 욕망을 절제하고 사랑을 널리 펴라는 요지를 유지함으로써 유교적 도덕론과 서로 소통될 수 있도록 집필함으로써 당시 중국 지식인들로부터 지대한 관심을 끌게 되었다. 

이와 같이 중국 유가의 가치관과 접목하여 그가 편찬한 교리서들은 사대부들의 교회에 대한 반감을 줄어들게 하고, 오히려 입교하기 위해 찾아오는 사대부들이 늘어나게 하는 등 선교 과정에서 큰 효과를 보였다.


미주     
 羅漁 譯, 《利瑪竇書信集》 下冊, pp. 276~277.
 同上書, pp. 366, 388.
 羅漁 譯, 《利瑪竇書信集》 上冊, p. 135.







사진설명 |《기하원본》 중문본 / 출처 | 바이두
김종건 | 대구한의대학교 기초교양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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