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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5.3  통권 213호  필자 : 석은혜  |  조회 : 4090   프린트   이메일 
[한국어 관용어를 중국어로 번역하기]
직역할 경우 그 의미가 다른 관용어

 

한국어 관용어를 중국어로 통역하고 번역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관용어(惯用语)란 둘 이상의 낱말이 결합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그 의미는 낱말의 본래의 의미와 상관이 없는 특별한 의미를 나타내는 어구(語句)를 말한다. 다시 말해 관용어는 둘 이상의 낱말이 결합하여 제3의 새로운 의미로 사용되는 관습적인 말이다. 때로는 문법에 맞지 않지만 오랫동안 생활 속에서 습관적으로 사용되어 온 것으로 결합 형식이 고정되어 있다. 속담, 고사성어, 격언 등도 넓은 의미에서 관용어에 속한다. 이번 호에는 한국어 관용어를 중국어로 직역할 경우 비록 형태는 비슷하지만 그 의미가 다른 관용어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1. ‘청신호가 켜지다.’ 이 관용어는 ‘어떤 일이 앞으로 잘 되어 갈 것을 보여 주거나 혹은 어떤 분야의 전망이 밝다’는 것을 이르는 말로 긍정적인 의미이다. 이 관용어와 대응하는 중국어 관용어는 ‘开绿灯’ (kāi lǜdēng)으로 이 말을 직역하면 ‘푸른 신호등을 켜다’이다. 이 중국어 관용어의 뜻은 ‘일을 할 때 원칙을 따지지 않고 어떤 편의를 제공하다’, ‘일이 잘 되도록 해주다’, ‘불법 행위를 방임하고 허락해 주다’라는 말로 부정적인 의미가 강하다. 그러므로 이 한국어 관용어를 중국어로 직역할 경우 그 의미가 약간 달라질 수 있다. 

2. ‘막차를 타다.’ 이 관용어는 ‘어떤 일이 끝나갈 무렵에 뛰어들거나 뒤늦게 뛰어들어 기회를 잡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관용어와 대응하는 중국어 관용어는 ‘搭乘末班车’ (dāchéng mòbānchē)로, 이 말을 직역하면 ‘막차를 타다’이다. 이 중국어 관용어는 ‘맨 마지막에 어떤 일을 했다’라는 의미이다. 그러므로 이 한국어 관용어를 중국어로 직역할 경우 의미가 약간 달라질 수 있다. ‘막차를 타다’라는 한국어 관용어는 ‘뒤늦게 잡은 기회’를 의미하는데, ‘搭乘末班车’라는 중국어 관용어는 ‘마지막으로 한 일’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3. ‘세 치 혀가 사람 잡는다.’ 이 속담은 세 치밖에 안 되는 짧은 혀라도 잘못 놀리면 사람이 죽게 되는 수가 있다는 뜻으로, 말을 함부로 하여서는 안 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여기서 ‘세 치 혀’는 ‘길이가 세 치밖에 안 되는 짧은 혀를 잘못 놀려서 실수하지 말라’는 뜻으로 부정적인 의미로 많이 쓰인다. 이 관용어와 대응하는 중국어 관용어는 ‘掉三寸舌’ (diào sān cùn shé)로 이 말을 직역하면 ‘세 치 혀를 놀리다’이다. 이 말의 뜻은 ‘말주변이 좋다’, ‘세 치의 혀로 남을 압도하다’, ‘열변을 토하다’ 등의 의미로 긍정적인 의미로 많이 쓰인다. 그러므로 이 한국어 관용어를 중국어로 직역을 할 경우 의미가 약간 달라질 수 있다.

4. ‘쥐꼬리만 하다.’ 이 관용어는 ‘어떤 것의 수나 양이 매우 적음’을 비유해서 이르는 말이다. 다시 말해 단순히 분량이 매우 적음을 의미한다. 이 관용어와 대응하는 중국어 관용어는 ‘老鼠尾巴’ (lăoshŭ wĕibā)로 이 말을 번역하면 ‘쥐의 꼬리’이다. 이 관용어의 뜻은 ‘조건이 아주 안 좋거나 힘이 미약하여 앞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없음’을 나타내는 의미이다. 그러므로 이 한국어 관용어를 중국어로 직역할 경우 그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 

5. ‘콩밥을 먹다.’ 이 관용어는 ‘감옥살이를 하다’, ‘감옥에 가다’라는 뜻이다. 예전에는 가난하여 감옥살이를 하는 사람들에게 쌀밥을 줄 수가 없었다. 이 때문에 만주지방에서 생산되던 값싼 콩을 대량으로 사들여서 죄수들에게 콩밥을 제공해 주었다. 감옥에 가면 으레 콩밥을 먹게 되므로 여기에서 유래하여 감옥살이를 하는 것을 ‘콩밥을 먹는다’라고 표현했다. 이 관용어를 중국어로 직역하면 ‘吃豆米饭’ (chī dòu mĭfàn)이다. 이 말은 쌀에 콩을 넣어서 진짜로 ‘콩밥을 지어 먹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이 한국어 관용어를 중국어로 직역할 경우 그 의미가 달라진다. 한국어 관용어 ‘콩밥을 먹다’와 그 의미가 동일한 중국어 관용어는 ‘吃囚饭’ (chī qiú fàn)이다. 이 말을 번역하면 ‘죄수의 밥을 먹다’이다. 

6. ‘빛을 보다.’ 이 관용어는 ‘어떤 사람의 업적이나 보람 따위가 드러나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말이다. 다시 말하면 오랫동안 묻혀 있었거나 인정을 받지 못했던 사람이나 또는 사물이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거나 새롭게 환영을 받게 되었다는 뜻으로 긍정적인 의미로 쓰인다. 이 관용어와 대응하는 중국어 관용어는 ‘见阳光’ (jiàn yángguāng)으로 이 말을 번역하면 ‘햇빛을 보다’이다. 이 중국어 관용어의 뜻은 ‘부끄러운 일이나 혹은 면목 없는 일이 다른 사람에게 알려지다’, ‘사건의 진실이 공개되다’라는 뜻으로 부정적인 의미로 쓰인다. 그러므로 이 한국어 관용어를 중국어로 직역할 경우 그 의미가 달라진다. 

7. ‘진흙탕 개싸움.’ 이 관용어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볼썽사납게 명분 없이 싸우는 모습’을 이르는 말이다. 흔히 한국 정치를 표현할 때 이 관용어가 사용되고는 한다. 이 관용어와 대응하는 중국어 관용어는 ‘狗咬狗’ (gǒu yǎo gǒu)로 이 말을 직역하면 ‘개가 개를 물다(개싸움 하다)’이다. 이 중국어 관용어의 뜻은 ‘나쁜 일을 하던 같은 패가 불화로 사이가 벌어지거나 내분이 일어난 경우’를 이르는 말이다. 한국어 관용어와 중국어 관용어의 의미가 다르다. 한국어 관용어는 ‘이익을 위해 명분 없이 싸우는 것’을 말하고, 중국어 관용어는 ‘같은 패 안에서 내분이 일어난 것’을 말하기 때문이다.


 

 

 


8. ‘눈이 벌겋다.’ 이 관용어는 ‘자기 잇속만 찾는 데에 몹시 열중한다’는 말이다. 다시 말해 탐욕으로 혈안이 되어 있는 모습을 표현한 말이다. 이 관용어와 대응하는 중국어 관용어는 ‘眼红’ (yǎnhóng)으로 이 말을 직역하면 ‘눈이 빨갛다’이다. 이 중국어 관용어는 다른 사람을 ‘아주 부러워하다’, ‘시샘이 나다’, ‘질투심이 나다’는 뜻이다. ‘눈이 벌겋다’라는 말이 한국어에서는 ‘탐욕’을 의미하고, 중국어에서는 ‘질투’를 의미하므로 이 한국어 관용어를 중국어로 직역할 경우 그 의미가 달라진다. 

9. ‘고삐 풀린 망아지.’ 이 관용어는 ‘지금까지 매어 있던 데서 풀려나서 행동이 매우 거침없고 자유로움’을 이르는 말이다. 이와 비슷한 관용어로는 ‘굴레 벗은 말’이 있다. 이 관용어와 대응하는 중국어 관용어는 ‘没笼头的马’ (méi lóng‧tou‧de mǎ)이다. ‘笼头’는 ‘멍에, 굴레’라는 뜻으로 이 말을 직역하면 ‘굴레 없는 말’이다. 이 중국어 관용어의 뜻은 ‘아무 것도 구속받지 않는 사람’, ‘자유분방한 사람’을 이르는 말이다. 한국어 관용어는 ‘구속이나 통제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행동’하는 것을 의미하는 반면, 중국어 관용어는 ‘자유분방한 사람’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다. 그러므로 이 한국어 관용어를 중국어로 직역할 경우 그 의미가 약간 달라질 수 있다. 

10. ‘눈이 가다.’ 이 관용어는 사람이 ‘무엇인가에 자꾸만 시선이 쏠리는 것’을 말한다. 해외 여행을 갔을 때 특이한 것을 발견하게 되면 호기심에 자꾸 그것을 바라보게 된다. 이럴 때 자꾸 ‘눈이 간다’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이 관용어와 대응하는 중국어 관용어는 ‘走眼’ (zǒuyǎn)으로 이 말을 직역하면 ‘눈이 가다’이다. 이 중국어 관용어는 ‘눈이 삐다’, ‘잘못 보다’, ‘잘못된 판단을 하다’라는 뜻이다. 한국어 관용어는 ‘자꾸 시선이 쏠리는 것’을 의미하는데, 중국어 관용어는 ‘잘못 본 것’을 의미하므로 이 한국어 관용어를 중국어로 직역할 경우 그 의미가 달라진다


 


 

석은혜 | 본지 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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