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새로 시작해야 한다’ <중주> 가족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 국면으로 접어듦에 따라, ‘앞으로 한국교회가 어떻게 될 것인가?’ ‘앞으로 한국교회는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는 문제에 대한 논의가 분분합니다. ‘포스트 코로나’라는 말이 자주 쓰이고, 대응책을 찾기 위한 세미나도 열리고 있으며, ‘포스트 코로나 아젠다 설정위원회’ 같은 기구도 조직되어 활동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모이는 예배의 소중함을 새로 깨닫게 된 것은 대부분 긍정적인 반면에, ‘감소할 것이다’ ‘침체될 것이다’ ‘위축될 것이다’ ‘반기독교정서가 확산될 것이다’ ‘영적 태만이 체질화할 것이다’ ‘위기를 맞을 것이다’와 같이 부정적인 이야기들도 많이 나옵니다. 그런 논의들을 대할 때마다 저는 ‘맞는 이야기이다. 이미 그렇게 되어 가고 있지 않은가?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그 속도가 빨라지는 것뿐’이라고 합니다. 이어서 ‘그러니까 새로 시작해야 한다!’라고 중얼거리고는 합니다.
중국사역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우리에게는 ‘앞으로 중국사역을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는 문제에 대한 논의가 필요합니다. 이미 일각에서는 진지하게 이런 논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감소, 침체, 위축, 위기, 이런 것들은 중국사역에도 그대로 해당되는 말입니다. 중국사역에 대해서도 우리는 새로 시작하는 마음과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초대교회의 영성으로 돌아가야 중국어문선교회는 중국을 위해 함께 기도하기를 원하는 모든 동역자들에게 ‘중국을 위한 기도’를 매주 보내 드리고 있는데, 올해 1월 1일 기도의 제목은 ‘고난 속에 있는 중국교회가 무엇보다도 더욱 복음에 집중하기를’이었습니다. ‘고난’을 문두(文頭)에 두고 새해의 기도를 시작한 것입니다.
중국교회는 몇 해 전부터 시진핑(習近平) 정권의 종교 탄압이라는 지상공격으로 고난을 겪다가 올해에 들어와서는 코로나19 사태라는 공중공격을 당했습니다. 중국사역은 공지(空地)합동공격의 파편으로 거의 만신창이가 된 상태입니다.
1월 1일의 기도는 ‘흩어진 교회’를 강조했습니다. 중국교회는 코로나19 사태로 모여서 예배를 드리는 일이 거의 봉쇄된 것으로 알려져 있어서인지 흩어진 교회라는 말이 깊은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1월 1일의 기도는 또 ‘초대교회의 영성’을 강조했습니다. 초대교회는 박해 속에서 뿌리를 내리고, 박해 속에서 퍼져 나가고, 박해 속에서 성서를 기록하고, 박해 속에서 중요한 교리들을 수립해 나갔습니다.
1월의 1일 기도는 ‘개신교 신앙의 등뼈’인 로마서 1장 17절 “복음에는 하나님의 의가 나타나서 믿음으로 믿음에 이르게 하나니 기록된 바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 함과 같으니라”라는 말씀으로 끝을 맺었습니다.
고난의 회오리 속에서, 오직, 중국교회는, 중국사역은, 아울러 한국교회는, 그렇습니다,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 수 있습니다!
‘하. 기. 영.’으로 돌아가야 이 ‘발행인 통신’ 코너에서 몇 번 말한 것으로 기억됩니다만 저는 중국사역의 핵심을 ‘하. 기. 영.’세 글자로 요약하고 있습니다. 2007년에 중국선교 200년과 한국교회의 중국선교 재개 30년을 기념해서, 그때까지 쓴 이 ‘발행인 통신’의 글들을 모아 책을 냈는데 제목을 《하. 기. 영.》이라고 했습니다.

각 글자의 뒤에 마침표를 찍은 것은 ‘이 글자는 줄임말입니다’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였는 데요, ‘하’는 ‘하나님’, ‘기’는 ‘기도’, ‘영’은 ‘성령’의 줄임말이었습니다. 이 말은 중국선교의 개척자 그룹인 세 분의 선교사가 한 말과 행동에서 왔습니다.
첫 중국선교사인 로버트 모리슨R(obert Morrison)이 배를 타고 중국으로 갈 때 선원들이 “당신이 과연 우상을 숭배하는 중국의 관습을 바꿔 놓을 수 있겠느냐?”라고 조롱조로 물었습니다. 모리슨은 “나는 하나님께서 능히 하실 것을 믿습니다.”라고 했습 니다. 여기에서 ‘하’를 따왔지요.
중국선교의 아버지인 허드슨 테일러(Hudson Taylor)는 ‘중국선교를 하려면 발 대신 무릎으로 가야 한다’고 했습니다. 기도를 강조한 것입니다. 여기에서 ‘기’를 따왔지요.
조나단 고프트(Jonathan Goforth)는 스가랴서 4장 6절의 “이는 힘으로 되지 아니하며 능력으로 되지 아니하고 오직 나의 영으로 되느니라”라는 말씀에 의지해서 사역을 펼쳐 나갔습니다. 여기에서 ‘영’을 따왔지요. 우리는 지금 ‘하. 기. 영.’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리셋(reset)’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컴퓨터 따위의 전체나 일부를 초기 상태로 되돌리는 일, 또는 기억 장치, 계수기, 레지스터 따위를 0의 상태로 되돌리는 일을 가리키 는 말입니다.
중국사역, 리셋이 필요합니다. 리셋을 너무 쉽게 생각하면 낭패를 만나기 쉬운데 이런 것을 ‘리셋 증후군’이라고 하지요. 리셋 증후군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는 많은 기도와 검토와 지혜 모으기가 필요합니다.
다시 한 번 외칩니다. 새로운 마음으로, 새롭게 시작합시다!
이번 호는 ‘중국사역자가 읽어 주는 인생책’이라는 특집을 마련했습니다. 일선에서 활동을 하기 어려운 때 책을 읽으며 성찰과 다짐과 나갈 길을 조망하자는 뜻으로 마련된 특집입니다. 특집을 준비하면서 중국사역에 도움이 되는 양서들이 참 많다는 생각과 앞으로 더 좋은 책들이 더 많이 나오기를 바라는 마음이 새로워졌습니다. 집필에 응해주신 필자들에게 감사를 드리며 이 특집이 <중주> 가족들에게 유익이 되 기를 바랍니다.
무슨 일이든지 마무리가 중요합니다. 산불을 다 진화한 줄 알았는데 숨어 있던 잔불 때문에 처음보다 더 큰불이 되어 버리는 일이 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코로나19 방역은 확진자 수가 많이 줄어든 지금이 더 중요합니다.
4월까지는 봄 같지 않은 봄(春來不似春)이었는데 코로나19 방역을 더욱 세심하게 할 때, -‘불사춘(不似春)’은 ‘만만춘(滿晩春)’- 늦은 춘색이 가득한 봄이 될 것입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중주> 가족 여러분!
사진 출처 | 바이두(https://www.sohu.com/a/145082390_301850) 유관지 | 중국어문선교회 고문 겸 웹진 〈중국을주께로〉 발행인. 용산감리교회 원로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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