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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3.3  통권 211호  필자 : 황위샹(黄宇翔)  |  조회 : 2458   프린트   이메일 
[차이나 윈도]
의사 리원량(李文亮) 죽음의 계시록, 체제개혁과 언론자유에 대한 외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권익보호

리원량(李文亮) 의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이하 코로나19)에 감염되어 33세에 사망했다. 뜻밖에도 그의 죽음은 중국인들의 언론자유에 대한 촉구를 야기했으며 더 나아가 중국 자유주의 지식인들의 연서(联署)를 유발하였다. 그들은 체제개혁을 외쳤고 언론의 자유를 요구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리 씨의 '휘슬블로어(whistleblower, 내부 고발자)’로 인정하지 않지만 그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긍정적이다.

코로나19의 발발은 중국의 ‘검은 백조(黑天鹅)’사건이다. 2월 6일 밤 33세에 불과한 휘슬블로어 리원량의 죽음은 중국인들의 언론자유에 대한 촉구를 야기했으며, 웨이보(微博, 중국판 트위터)와 위챗(微信, 중국의 무료채팅 어플)의 토론은 불만의 물결을 형성하였다. 웨이보의 댓글들은 삭제될수록 중국 자유주의 지식인들의 연서를 유발하여 체제개혁을 외치고 언론자유를 외치게 했다. 중국 당국은 리원량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지만 그가 전염병을 공개 폭로한 첫 번째 사람으로 불리는 것을 피하고 있다. 그가 휘슬블로어라는 것을 인정을 하지 않고, 후베이(湖北)성 중서의(학)결합병원(中西医结合医院) 호흡기내과 주임 장지셴(张继先)이 체제 내에서 전염병 상황을 보고한 것과 자신의 루게릭병을 숨기고 제일선에서 전염병 예방과 통제를 지휘한 우한(武汉) 진인탄(金银潭)병원장 장딩위(张定宇)에 대하여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리원량의 죽음은 국내외에 강한 울림을 주었다. 한편 리원량이 숨진 지난 7일에 홍콩 시민지원애국민주운동연합회(지련회, 支联会)는 추도모임을 갖고 단체로 호루라기를 부는 시위를 벌였다. 2월 12일 지련회와 공민당(公民党) 등의 단체들도 시위대를 조직하여 중국 중앙연락판공실(中联办) 앞에서 시위를 했다. “나는 언론의 자유를 원한다(我要言论自由)!”라며 헌화하며 애도하고 호루라기를 불면서 추모하였다. 2월 9일 뉴욕 센트럴파크에서도 300여 명의 (중국)유학생과 중국인들도 호루라기를 불면서 추모하였다.

리원량 유언비어 유포자로 지목당하다
리원량의 죽음 이후의 영예(榮譽)는 리원량과 많은 중국 사람들의 공명에서 비롯된 사회적 현상이 되었다. 리원량은 ‘폭로’에 대해 우한대학교(武汉大学) 학우들의 웨이신그룹에서만 게시되고 다른 동료들에게는 유포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 원래는 사실을 폭로할 뜻이 전혀 없었다. 이러한 뉴스가 전해진 뒤 리원량은 당국에 의해 ‘유언비어를 퍼뜨린다(造谣)’는 혐의를 받았으며, 1월 3일 당국으로부터 훈계서(训诫书)를 받았다. 그는 당국의 경고에 “할 수 있습니다, 알았습니다.”라고만 작성했으며 다시는 관련 정보를 유포하지 않기로 약속했다. 그 후 리원량은 1월 8일 환자를 진료하는 과정에서 감염되었고, 1월 30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리고 7일 후인 2월 6일에 사망했다.


 

2월 6일 저녁 9시 30분 심장이 멈춘 뒤 신경보(新京报)와 환구시보(环球时报)는 리원량의 사망소식을 발표하였다. 병원 측은 3시간 동안 에크모(ECMO, 체외막산소공급) 응급치료를 하였다. 리원량은 1월 20일 이후 여러 차례 언론의 인터뷰에 응했다. 차이신(财新)과 인터뷰에서 그는 “억울한 누명을 벗는 것은 나에게는 중요하지 않다. 건강한 사회는 한 목소리만 존재해서는 안 된다”라고 했다.

자유주의가 체제개혁을 부르짖다
리원량의 죽음은 중국 자유주의 지식인들이 언론의 자유와 체제개혁을 요구하고 나서게 했다. 전국인민대표대회와 국무원, 전국 인민들에게 보내는 공개서한(공개장)이 최소한 두 부가 나돌고 있다. 그중 하나는 “언론자유의 권리는 오늘부터 시작한다(言论自由权从今天开始).”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변화만이 리원량을 가장 잘 기념하는 것이다(惟有改变,才是对李文亮医生最好的纪念).” 내용은 두 부 모두 비슷하다. 2월 6일을 ‘언론자유일’로 정하고 헌법이 부여한 언론의 자유를 실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 언론의 자유를 제한하는 법률을 폐지하고, 신문 발행에 대한 법적 제한조치를 해제하고, 소셜 미디어상의 검열과 마지막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 국가정책회의를 열어 요 몇 해 사이의 국내외의 정책을 전반적으로 재고찰할(反思) 것 등등을 요구했다. 연서자에는 중산대학교(中山大学) 은퇴교수 아이샤오밍(艾晓明)과 독립학자(独立学者) 샤오수(笑蜀), 베이징대학교(北京大学) 장첸판(张千帆) 교수, 작가 장이허(章诒和) 등등이 있다.

개혁의 길은 힘들다
1월 20일부터 여론이 좀 풀리기 시작한 뒤 웨이보의 여론은 당국의 ‘죄기조(罪己诏, 조(诏)는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알리는 글이다. 죄기조는 황제가 신하나 백성들에게 자신의 과오를 고백하는 일종의 반성문이다. _역자 주)’를 요구했다. 공개적으로 전염병 사태를 제대로 수습하지 못한 것에 대한 잘못을 인정하고 국정 운영 방침을 바꿀 것을 요구했다. 한 무제(汉武帝) 말년에 ‘윤대의 죄기조(轮台 罪己诏)’ 이야기도 널리 퍼졌다. 하지만 베이징대학교 교수이자 한사(汉史) 전문학자 신더융(辛德勇)은 자신의 위챗 ‘신더융자술(辛德勇自述)’에서 ‘웅재대략(雄才大略, 뛰어난 재능과 원대한 계략)’을 가진 한 무제의 눈에는 그의 강대국 큰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초야 소민(小民)의 목숨은 하찮은 것이었으니, ‘어찌 자기 잘못을 자책하는’ 일이 있겠는가. ‘선의의 사람들이여, 절대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말라. 웅재대략의 당국은 이 때문에 국정 운영 방침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암시했다. 해당 게시글도 ‘생존’한 지 얼마 안 되어 삭제되었다.

연서에 개혁을 요구한 지식인들도 낙관적이지 않다. 전 염황춘추(炎黄春秋)의 편집장 우쓰(吴思)는 ‘지식들은 목소리를 내야 할 책임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그도 진정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했다. 리원량의 죽음을 반영하면서 비록 하늘을 뒤덮는 듯한 거대한 파도와 같은 여론을 형성하기는 했지만 과연 천둥소리가 개혁의 단비를 내리게 할 수 있을까?

 

 
 



출처 | 〈亚洲周刊〉 第34卷 07期(2020년 2월 23일) / 사진 | 바이두
번역 | 노은혜•본지 중국어자료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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