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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6.3  통권 202호  필자 : 석은혜  |  조회 : 4946   프린트   이메일 
[한국어 속담/격언 중국어로 번역하기]
형태는 비슷하나 의미가 다른 속담

형태는 비슷하지만 의미가 달라지는 속담은 말 그대로 표현형식은 한국 속담과 중국 속담이 비슷하지만 의미가 약간 다른 속담을 말한다. 즉 겉의 형식으로만 보면 비슷해서 같은 뜻으로 쓰일 것 같은데 두 속담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가 다른 속담이라는 것이다. 본고에서는 그런 속담은 어떤 것이 있는지 정리해 보고자 한다.

1. “작은 고추가 더 맵다.” 이 속담은 몸집이 작은 사람이 큰 사람보다 재주가 뛰어나고 야무짐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겉모습만 보고 다른 사람의 내재된 실력을 무시하거나 과소평가하지 말라는 뜻이다. 이와 형태가 비슷한 중국 속담은 “姜还是老的辣” (jiāng háishi lǎo de là)이다. 이 말을 직역하면 “생강은 여문 것이 맵다”이다. 이 속담의 의미는 나이가 들면 경험이 풍부해지고 일을 처리하는 것도 노련하다는 말이다. 즉 경력이나 경험은 무시할 수 없다는 뜻이다. 다시 정리하자면 한국 속담은 겉모습만 보고 다른 사람을 과소평가하지 말라는 뜻이고, 중국 속담은 사람의 나이와 경험은 무시할 수 없는 뜻이다. 두 속담의 형태는 비슷하지만 의미가 다르다.

2.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온다.” 이 속담의 뜻은 사람이 매우 단단하고 야무지게 생겼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거나 또는 매우 잔인하거나 인색함을 이르는 말이다. 이 속담과 형태가 비슷한 중국 숙어(歇后语)는 “三锥子扎不出血来” (sān zhuī‧zi zhā‧buchū xiě‧lai)이다. 이 말을 직역하면 “송곳 세 개로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지 않는다”이다. 이 속담은 말하기를 싫어하는 사람을 형용하거나 고집이 세고 융통성이 없는 사람을 형용하는 말이다. 다시 정리하자면 한국어 속담은 사람이 단단하고 야무지거나 잔인하거나 인색한 사람을 뜻한다. 그러나 중국어 속담은 말하기 싫어하는 사람을 비유하거나, 융통성 없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두 속담의 형태는 비슷하지만 의미가 다르다.

3. “낙숫물은 떨어지던 데 또 떨어진다.” 이 속담의 뜻은 한 번 버릇이 들면 고치기 어려움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이와 형태가 비슷한 중국어 속담은 “瓦屋檐前水, 点点不离窝” (wǎ wūyán Qián shuǐ,diǎndiǎn bùlí wō)이다. 이 말을 직역하면 “기와 처마에서 한 방울 한 방울 떨어지는 물은 물 둥우리(물로 움푹 패인 곳)를 벗어나지 않는다”이다. 이 속담의 뜻은 “일을 할 때 아주 깔끔하게 처리를 잘한다”라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거나, 혹은 “말을 할 때마다 정곡을 찌른다”라는 것을 비유적으로 표현하는 말이다. 다시 정리하자면 한국 속담은 버릇은 고치기 어렵다는 뜻인데, 중국어 속담은 일을 잘하거나 말을 합리적으로 잘하는 것을 뜻한다. 두 속담의 형태는 비슷하지만 의미가 다르다.

4.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 이 속담의 뜻은 본말이 전도되었다는 말이다. 즉 기본이 되는 것보다 덧붙이는 것이 더 많거나 큰 경우를 이르는 말이다. 이와 같은 뜻을 가진 속담으로는 “발보다 발가락이 더 크다”와 “얼굴보다 코가 더 크다” 등이 있다. 이와 형태가 비슷한 중국 속담은 “三寸鸟, 七寸嘴” (sāncùn niǎo, qīcùn zuǐ)이다. 이 속담은 청(淸)대의 적호(翟灏)가 편집한 《통속편(通俗编)》에 나오는 것이다. 이 말을 직역하면 “새는 삼촌(三寸)인데, 입은 칠촌(七寸)이다.” 즉 속담은 새의 몸보다 새의 입이 크다는 말이다. 이 중국어 속담은 “말솜씨가 좋다”라는 것을 뜻하거나 혹은 “말이 많고 소문 퍼트리기를 좋아하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혹은 “당치 않은 이유를 내세우며 억지를 쓰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다시 정리를 해보면 한국 속담은 본말이 전도되었다는 뜻이지만, 중국 속담은 말솜씨가 좋거나 소문을 퍼트리기 좋아하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두 속담의 형태는 비슷하지만 의미가 다르다.

5. “계란에도 뼈가 있다.” 이 속담의 의미는 늘 일이 잘 안 되던 사람이 모처럼 좋은 기회를 만났건만 그 일마저 역시 잘 안됨을 비유적으로 한 말이다. 즉 복이 없는 사람은 아무리 좋은 기회를 만나도 덕을 못 본다는 뜻이다. 이와 형태가 비슷한 중국 속담은 “鸡蛋里挑骨头”  (jīdàn lǐ tiāo gǔ tou)이다. 이 말을 직역을 하면 “계란에서 뼈를 골라 내다”이다. 이 속담의 의미는 아예 작정하고 괜히 흠을 잡으려고 하는 것을 뜻하거나 혹은 걸고 넘어지는 것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다시 정리하면 한국 속담은 좋은 기회가 와도 잘 안 된다는 뜻이지만 중국 속담은 다른 사람을 걸고 넘어지는 것을 말한다.

6. “첫 술에 배부르랴.” 이 속담은 어떤 일이든지 단번에 만족할 수는 없다는 말을 뜻한다, 이와 형태가 비슷한 중국 속담은 “一口吃个胖子” (yī kǒu chī gè pàng zǐ )이다. 이 말을 직역하면 “한 번 먹고 뚱보가 되다”이다. 이 속담은 욕심은 크고 마음이 급하지만 무엇인가를 이루지 못한다는 뜻이다. 즉 불가능한 일을 비유적으로 나타내는 말이다. 다시 정리해보면 한국 속담은 만족하지 못한다는 뜻이지만 중국 속담은 불가능한 일을 가리키는 뜻이다.

7. “우는 아이 젖 준다.” 이 속담은 간절히 원하거나 적극 요구하는 사람에게 무엇인가를 더 주게 마련이라는 말이다. 이 말의 뜻은 무슨 일에 있어서나 자기가 요구해야만 얻을 수 있다는 말이다. 즉 이와 형태가 비슷한 중국 속담은 “会哭的孩子有奶吃” (huì kū‧de hái‧zi yǒu nǎi chī) 이다. 이 말을 직역하면 “울 줄 아는 아이에게 마실 우유가 있다”이다. 이 말의 뜻은 남의 동정심을 자극하기 위해서 자신의 연약함을 나타내 보이라는 말이다. 즉 남의 특별한 은혜와 배려를 더 많이 받을 수 있게 일부러 연극을 하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또한 직장생활을 할 때 상부에 강력히 요구하면 아랫사람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다시 정리하면 한국 속담은 자신의 필요를 강력히 요구하면 얻게 된다는 뜻이다. 중국 속담은 동정심을 자극해서 얻어내라는 뜻과 직장에서 여러 번 요구하면 얻게 된다는 뜻이다.

8. “어제가 다르고 오늘이 다르다.” 이 속담의 뜻은 어떤 사정이나 상황이 변화하는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이와 형태가 비슷한 중국어 속담은 “此一时,彼一时” (cǐyìshí, bǐyìshí)”이다. 이 말을 번역하면 “그때는 그때이고, 지금은 지금이다”이다. 이 중국어 속담은 《孟子·公孙丑下》에서 나온 말로 그 의미는 이전과 현재와는 시간이 다르고, 사정이나 상황이 변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제 같이 논할 수 없다는 것을 뜻한다. 다시 정리하면 한국 속담은 변화의 속도가 빠르다는 것을 의미하고, 중국 속담은 사건이나 상황이 달라졌다는 것을 뜻한다. 두 속담의 형태는 비슷하지만 의미가 다르다.

 

 




 

사진 | pixabay
석은혜 | 전 본지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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