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부자: 화식열전으로 보는 고전 경제학 이수광 지음/ 스타리치북스/ 2019년 03월 05일 출간/ 320쪽/ 정가 16,000원
《중국의 부자》는 전한의 역사가 사마천 (司馬遷)의 고전을 토대로 현대 중국의 경제적 원천을 통찰한 책이다. 이 책의 모태가 된 《사기(史記)》〈화식열전(貨殖列傳)〉은 춘추 말부터 한나라 초까지 이름을 떨쳤던 중국 부자들을 소개하며 부를 축적·증식하는 ‘화식(貨殖)’의 본질과 속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사마천은 “우리가 하는 일은 모두 부를 얻기 위함”이라고 밝히며 결코 물질과 멀어질 수 없는 인간의 삶과 욕망을 정확히 포착하고 있다. 월나라 시대의 정치가이자 토사구팽 (兎死狗烹)이라는 글귀를 남긴 범려는 스승인 계연에게서 배운 경제이론을 바탕으로 상업을 일으켰다. 그는 어떠한 상품의 가치가 아주 낮을 때 그것을 사두었다가 시세가 오르면 되파는 방식을 선택했다. 가령 기상 상태가 좋을 때 배(船)나 수레(車)를 사서 가뭄이나 홍수가 나면 비싸게 파는 식이었다. 이를 위해 그는 수십 년 간의 날씨 통계를 분석하고 천문의 법칙을 파악하여 기상 변화를 예측하였다. 한편 ‘장사의 아버지’ 백규는 주나라 출신으로 제나라, 조나라, 위나라 등을 상대로 장사를 한 대상(大商)이다. 그 역시 범려와 마찬가지로 시장의 시세가 흉년과 같은 변고에 따라 크게 변화한다는 것을 일찍이 깨닫고 날마다 날씨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그가 대부호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박리다매(薄利多賣)라는 상업 방식 덕분이었다. 그는 곡식의 낟알이 영글 무렵 낟알을 대량으로 사들였고 곡식의 값이 오르는 수확기가 아님에도 저렴한 가격에 내다팔았다. 낟알 개당의 수익은 적었지만 대량으로 팔았기 때문에 이익을 남길 수 있었다. 싸게 팔되 많이 팔아 이익을 남기는 상술로 그는 엄청난 부를 축적했다. 중국 19세기 부자들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서구 열강의 등장이 불가피하다. 19세기 중국을 대표하는 거상들은 유럽 상인들과 활발한 무역을 전개했다. 그중 차(茶) 농장주의 집안에서 태어난 오병감은 차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았다. 오병감은 차(茶) 문화가 생기기 시작한 당시 유럽을 보고 중국의 차가 머지않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 것이란 걸 직감했다. 그는 중국의 상인들이 농장에서 차를 사다가 팔았던 전통적인 방식을 거부하고 직접 차 농장을 사들였다. 결국 생산자로서 차 시장을 독점할 수 있었고 훗날 서양과의 거래를 통해 막대한 부를 얻었다.
중국과 세계가 함께 승리하는 미래 만들기 황웨이핑 지음/ 김승일·서세영 옮김/ 경지출판사/ 2019년 01월 12일 출간/ 209쪽/ 정가 25,800원
중국의 경제발전이 세계에 준 변화는 여러 면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우선, 중국 상품은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실제적인 혜택을 가져다주었을 뿐 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서방의 경제발전을 저애하고 있던 ‘침체현상’을 해소 시켜 주었다. 중국의 수출 상품은 세계 각 지역 특히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낮추어 일반 소비자들에게 복리로 돌아가게 했다. 2011년 남아프리카 월드컵 축구에서 처음으로 선을 보인 중국에서 생산한 부부젤라가 크게 유행된 뒤 국제체육대회는 ‘중국산’과 깊은 연을 맺었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우리는 중국어, 중국한자, 중국식당 심지어 중국기업의 광고를 도처에서 볼 수 있었다. 런던올림픽에서 제일 큰 활약을 한 것이 바로 ‘Made in China’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에서 발표한 통계에 의하면 런던올림픽 특허상품의 65%가 중국산이었다. 이 외에도 미국대표단의 유니폼과 개막식에 나타난 ‘이상한’ 베레모는 중국 다롄(大連)에서 생산한 것이고, 영국 올림픽대표단 유니폼은 중국 옌타이(烟台)에서 생산한 것이었다. 이외에도 이란, 카자흐스탄 등 국가에서는 중국 브랜드의 운동 유니폼을 선택했다. 중국의 경제발전은 세계경제의 트렌드가 되었다. 중국의 경제발전은 중국을 변화시키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세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과 기타 국가들은 자국의 장점을 발휘하여 세계의 경제발전에서 서로 분담하고 협업하고 있다. 국제화 시대에 세계는 “상호 공존하는 하나로 이어진 무역패턴”을 형성했다. 이는 자원의 최적 배분의 결과이다. 하지만 세계적인 경제 생산업무 분담에서 ‘중국산’에 대한 논쟁이 일어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중국산’을 무역 보호주의의 재발현상이라 하는 견해도 나타났다.
중국 근대사: 왕조에서 사회주의로, 중국의 체제격변기 150년 이영옥 지음/ 책과함께/ 2019년 02월 28일 출간/ 364쪽/ 정가 18,000원
현대 중국은 자본주의와 사회주의가 양립하고, 경제와 정치가 분리된 독특한 국가 체제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정치 구조와 통치 방식은 근대에 만들어졌다. 마지막 왕조 국가였던 청나라 정치 체제의 장점을 받아들이고, 공화 체제를 지향했던 중화민국 시기에 고안되고 시도되었던 국가 체제의 장점을 취하여,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체제를 만들어낸 것이다. 따라서 현대 중국을 이해하려면 중국 근대사를 들여다보아야 한다. 《중국 근대사》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중국 근대사에 일어난 주요 사건과 정치 구조의 변화에 주목하여, 방대한 역사의 핵심을 담아냈다. 청영아편전쟁, 신유정변, 양무운동, 신해혁명 등 청나라 시기의 주요 사건들과 위안스카이의 등장, 베이징 정부를 둘러싼 권력 투쟁, 중일전쟁과 소련의 외교 전략 등 중화민국 시기의 역사적 상황들을 살펴보며, 현대 중국 체제를 이해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한다.
중국 미학사: 상고 시대부터 명청 시대까지 (양장본) 장파 지음/ 신정근·모영환·임종수 옮김/ 성균관대학교출판부/ 2019년 02월 28일 출간/ 1051쪽/ 정가 60,000원
저자는 세계 문화사라는 거시적인 시야 속에서 현대 학문의 체계에 맞춰 고대에서 근대까지 중국 예술미학의 총체를 면밀하게 해석하며 재구성한다. 시대별로 각광 받은 미학 장르를 날카롭게 조망하고, 미학의 흐름을 주도했던 조정ㆍ사인ㆍ민간ㆍ시민 가운데 ‘사인(士人)’의 특성을 심도 있게 다루었으며, 심미 태도가 깊어지는 과정을 살펴보기의 ‘관(觀)’, 맛보기의 ‘미(味)’, 깨닫기의 ‘오(悟)’ 등의 인식 개념으로 선명하게 포착해냈다. 특히 중국 미학의 근원으로 유가ㆍ도가ㆍ굴원ㆍ선종(불교)ㆍ명청 사조를 꼽으면서 이 다섯 가지가 분류되고 합류하는 지점들과 그 특징을 집중력 있게 파헤쳤다. 고전 미학의 발전 과정, 서로 다른 시대의 심미적 취향, 중국만의 독특한 이론적 특색 등, 미학사 연구의 각 범위마다 새로운 통찰의 차원을 열어젖힌 한 대가의 역작은, 중국에 발을 붙였으되 시선은 세계로 정한 학문적 지향을 취하고서 중국 문화 그 자체의 규범이 나타내는 체계를 온전하게 조명해낸, 가히 중국 미학사의 전범이라 할 수 있다. 장파 교수의 중국 미학사는 왕조의 순서를 엄격하게 구분하지 않고(선진과 진한, 송과 원, 명과 청의 시기가 한 장에 묶여 있는 까닭이다), 인물과 논저를 하나하나씩 열거하면서, 고전 미학의 발전 과정, 서로 다른 시대의 심미와 취향, 그리고 이론들의 차별적인 특색을 부각하는 데 초점을 두고 서사가 진행된다.
그라운드제로: 이거옌 장편소설 이거옌 지음/ 남혜선 옮김/ 알마/ 2019년 01월 30일 출간/ 472쪽/ 정가 16,000원
《그라운드제로》는 원전을 둘러싼 정치적 술수와 국가 권력의 민낯을 맞닥뜨린 한 인간의 근원적 공포와 저항을 통해 인류 문명에 대한 맹신과 오만을 날카롭게 비판한 미스터리 역작이다. 이거옌은 이 작품을 “3센티미터의 위험한 자기부상(磁氣浮上)의 거리를 유지하는” 소설이라고 명명했다. 두 시간대의 이야기가 치밀하게 얽혀 전율을 일으키는 서스펜스와 몽환적인 이미지들로 무장한 미스터리물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실제 정치인과 언론, 기관을 실명으로 등장시켜 현 시점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마치 평행우주 속의 다른 세계처럼 전개해나가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만 탈핵 운동인 ‘오륙운동’에 열성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작가는 이 작품의 집필 구상 당시부터 출간 이후 대만 사회의 반응, 그리고 대만 총통을 비롯해 실존 인물을 대거 등장시켜 고발당할 수 있는 상황까지도 ‘행위예술’로 규정해 화제를 모았다. 이거옌이 이 작품을 통해 묻고자 하는 것은 결국 “왜 우리는 다른 세계를 상상하지 않으면 안 되는가”라는 근원적 질문이다. 문명은, 인류가 진보해 지금에 이른 문명은 과연 옳은 결과라고 할 수 있는가? 폐허가 된 타이베이의 대척점에는 주인공 린췬하오와 결혼을 약속한 샤오룽이 어린 시절을 보낸 대만 북부 해안의 보육원이 자리한다. 이곳에서 평온한 일상을 영위하는 지적장애아들은 곧 사회로 나가 매일 생존을 위해 분투해야 한다. “문명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아이들에게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애초에 인류가 이룩한 문명이 인간적인 가치를 중심으로 진보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작가는 문명사회를 거부한 보육원 교사 링팡의 입을 통해 묻는다. 지금 우리의 세계는 무작위적인 요소들의 우연적 결합 상태인 것은 아닐까? 인류를 한순간에 절멸시킬 수 있는 힘을 얻게 된 문명, 그 찬란함 뒤에 우리가 잊고 있었던 가치는 무엇인가? 이를 깨닫고 삶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현실에 ‘개입’해야 한다. 이것이 작가가 허구와 현실을 정교하게 뒤섞어 또 하나의 ‘평행우주’를 창조해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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