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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2.4  통권 198호  필자 : 이요한  |  조회 : 2863   프린트   이메일 
[선교일언]
베이징(北京) 시온(锡安)교회 사태를 보며


최근 중국 당국이 중국교회 탄압을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중국도시가정교회의 새로운 성장 모델로 주목을 받아온 베이징시온교회가 베이징 당국에 의해 지난해 7월 결국 폐쇄되었다. 베이징시온교회는 2007년에 설립되어 1500여 명의 성도들이 모이는 교회로 성장하여 7개의 지교회와 1개의 신학교를 운영하고 있었으며, 성도들 중에는 변호사, 의사, 교수, 사업가 등 특히 젊은 지식층이 많았다.

중국은 도시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대표적인 나라이다.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30%를 넘지 않았던 도시화 비율이 이후에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2010년에 50%를 돌파해서 현재는 60%에 육박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변화 가운데 새로운 형태의 가정교회가 대도시를 중심으로 일어나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바로 ‘신흥도시가정교회’이다.

고등교육을 받은 젊은 목회자들이 주도하는 신흥도시가정교회는 여러 면에서 기존의 가정교회와는 다른데 그것을 몇 가지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째로, 신흥도시가정교회는 개방성을 추구한다. 과거의 가정교회는 폐쇄적이고 은밀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예배도 가정에서 은밀히 드렸다. 그러나 신흥도시가정교회는 은밀한 공간인 가정이나 아파트에서 나와 열린 공간인 오피스텔이나 상가에서 예배를 드리면서 교회의 공개화와 합법화를 주장하여 왔다. 또 그들은 신앙노선에 있어서도 가정교회의 전통을 따라 중국 정부에 영합하는 삼자교회에 대해서는 여전히 비판적이지만 기존의 가정교회처럼 적대시하지는 않는다. 그들은 삼자교회에 속하는 것은 거부하되 중국 정부의 허가를 받아 독립교회로 존재하기를 원한다.

째로, 신흥도시가정교회는 강한 ‘사회참여의식’을 보이고 있다. 이것은 과거 가정교회의 소극적이고 비주류적인 모습과 대조적이다. 2008년 5월에 발생한 50여 만의 사상자를 낸 쓰촨(四川) 대지진은 신흥도시가정교회의 사회참여의식을 일깨워 주는 계기가 되었다. 중국사회과학원의 조사 통계에 의하면 당시 민간 자원봉사자 100여 만 명 중에서 63만 명이 기독교인이었다. 그리고 이들 대부분이 신흥도시가정교회와 그들이 세운 기독교 NGO에 속한 사람들이었다고 한다. 이것은 평소 종교를 사회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인민의 아편이라고 주장해온 중국 정부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째로, 신흥도시가정교회는 강한 ‘연대의식’을 보이고 있다. 이것 역시 과거 가정교회의 폐쇄적이고 고립적인 모습과 대조적이다. 연대의식을 갖게 된 데에는 두 가지 계기가 있었다. 그 첫 계기가 된 것은 2007년 말부터 시작된 베이징지역 가정교회 목회자들의 연합기도회였다. 이 기도 모임은 중국 정부의 감시 속에서도 계속되어 다른 대도시로 확산되어 갔다. 그리고 지금은 전국의 가정교회 지도자들이 1년에 두 차례 전국연합기도회를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2009년에 조직된 로잔중국위원회가 가정교회의 연대의식을 높이는 두 번째 계기가 되었다. 중국 정부의 출국금지 조치로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열리는 로잔대회 참석은 무산되었지만 이때 형성된 연대이식은 이후에 ‘선교중국2030’운동으로 발전하여 중국교회를 견인하고 있다.

째로, 신흥도시가정교회는 강한 ‘법제(法制)의식’을 보이고 있다. 가정교회에 속한 변호사들이 중심이 되어 중국 정부의 부당한 교회 탄압에 맞서서 법률적 대응을 하고 있다. 대응방식에는 법률 자문, 공개 질의, 성명서 발표, 청원, 소송 지원 등 다양하다. 이것은 과거의 가정교회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로서 2011년에 있었던 베이징 서우왕(守望)교회 폐쇄사건이 계기가 되었다. 그때 중국 정부의 부당한 중국교회 탄압에 맞서 가정교회 원로들이 우리의 국회의장에 해당되는 우방궈(吳邦國) 전인대 상무위원장에게 위헌 심사요청서를 보낸 바가 있었다.

이번 베이징 시온교회 사태에 대해서도 베이징지역 43개의 교회 지도자들이 공동으로 항의 성명을 발표하고 전국적으로 연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는데 그 호응이 참으로 뜨겁다고 한다. 교회는 핍박을 먹고 자란다는 말이 있다. 그것은 중국교회의 경우에도 예외가 아니다. 문화대혁명 시기의 혹독한 핍박이 오늘날 중국교회의 부흥을 가져온 것처럼 현재 중국교회가 직면하고 있는 핍박이 또 한 번의 부흥을 일으키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믿는다.






 

 

이요한 | 목사, 동아시아신학원(EATS)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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