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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3  통권 197호  필자 : 나은혜  |  조회 : 3131   프린트   이메일 
[나은혜 선교문학]
"111 프로젝트"

결국 탄자니아로 보내게 된 의자는 111개가 되었다.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처음에는 단 50개만 보낼 수 있을 있었는데 두 배가 넘는 의자를 보낼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다. 두 주 전쯤의 일이다. 같은 동네에서 개척교회를 섬기는 강도사님이 문자를 보내왔다. “목사님, 의자가 80개 정도 있는데 필요하세요?” 그리고 의자 사진도 함께 보내주었다. 다홍색의 예쁜 접이식 세미나의자였다. 서울 중랑구의 한 교회가 사용하던 것인데 다른 것으로 교체하면서 나온 물건이었다. 나는 그렇게 많은 의자가 필요하지 않아서 내가 운영하는 카카오톡 단톡방에 이 상황을 소개했다. 

주로 목회자와 선교사들로 구성된 단톡방이어서 분명히 필요한 분이 있을것 같아서였다. 아니나 다를까 이 내용을 올린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저 멀리 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 사역하는 N선교사님이 의자가 필요하다는 글을 올렸다. 문제는 국내가 아닌 해외여서 운송이 문제였다. 하지만 내가 분명히 알 수 있는 것은 이 의자는 국내에서보다는 선교지인 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 훨씬 더 유용하고 뜻깊게 사용될 것 같았다. 예전에 내가 중국에서 선교할 때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대형상점이나 백화점에도 신상품도 많고 좋은 물건들이 많지만 중고시장에 나가보면 오히려 더 쓸만한 게 많다. 탄자니아도 물자 귀한 것은 당연하지 않을까 생각되었다.
 

나는 탄자니아에서 교육 사역을 하고 있는 N선교사님에게 필경대가 달려 있는 이 의자는 사역에 꼭 필요한 도구가 되어 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N선교사님은 그동안 거래하는 운반업체가 한국에 있었는지 그곳의 연락처와 주소를 보내왔다. 그곳까지만 의자를 보내주면 탄자니아로 가는 배가 뜰때 선적을 하면 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나는 이 의자를 소개해준 강도사님만 알 뿐이다. 의자를 주는 교회측은 모르는 곳이어서 의자 보내기 프로젝트는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서로 날짜를 맞추어야 했다. 운반업체에서는 선적할 배를 찾기까지 기다려 달라고 하는데 교회는 새 의자가 들어오는 날까지는 물건을 다 빼 달라고 한다. 게다가 나는 교회 인테리어에 한참 신경을 써야 할 상황이었다.
 

그런 와중에 처음 의자를 소개해준 강도사님이 문자를 보내왔다. 80개의 의자 중에서 30개는 가져가기로 한 사람이 있어서 50개만 줄 수 있다고 했다. 그 소식을 들은 N선교사님은 그것만이라도 가져가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내 생각은 달랐다. 한국에 있는 사람은 쉽게 중고의자를 구할 수 있지만 선교지에서는 물건 하나 하나가 다 귀한데 더욱이 많은 비용을 지불하면서 가져가야 할 의자인 데 기왕이면 필요한 만큼 다 보내주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30개의 의자를 가지고 가려는 분에게 누구신지는 모르겠지만 탄자니아 선교사님에게 양보해를 주었으면 좋겠다고 강도사님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의사를 전달했다. 고맙게도 그분은 양보를 해주었다. 그래서 결국 80개를 다 보낼 수 있게 되었다.
 

다음은 운반업체까지 의자를 보내는 비용이 문제였다. 먼저 의자를 보내는 일을 맡은 중랑구의 그 교회 A여전도사님이 연락을 해왔다. “목사님 용달을 알아보았는데요, 두 사람의 인건비를 포함해서 35만 원이랍니다.” 의자를 받는 탄자니아의 N선교사님이 배에 선적해서 가져가는 것은 자신이 할테니 운송업체까지만 보내달라고 했기에 그 운반비용은 내가 책임을 져야 했다. 그런 상황이기에 나는 의자를 보내는 일을 맡은 A여전도사님과 통화하며 한숨을 쉬었다. A여전도사님은 의자는 거저 주는 것이라서 고맙지만 의자를 받을 사람은 선교사이니 비용이 넉넉할리가 없다는 내 말을 듣고서 딱한 생각이 들었는지 후원금을 모금해주셨다. 세 분의 성도님들 중 두 분이 각각 5만 원씩, 한 분이 10만 원을 후원하셔서 도합 20만 원을 내게 보내왔다. 그래도 15만 원이 더 부족했다. 나는 화물차를 알아보기로 했다. 네이버 검색을 통해서 탑차운송 업체를 찾았다. 그리고 한 업체가 연결되었다.
 

보내는 장소와 위치 그리고 받는 사람의 주소와 위치(참고로 건물의 몇 층인가도 견적에 포함된다.)를 상세히 알려 주었다. 견적은 14만 원이 나왔다. 비용이 절반도 안 되다니 “할렐루야!!”였다. 운송비를 제하고 얼마 안 되는 것이지만 나머지는 N선교사님의 후원계좌로 이체를 해드려야겠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흐믓했다. 그런데 막상 운송업체에서 연락을 받고 현장에 도착한 기사분은 내게 전화를 해서는 자기가 연락받은 물건보다 의자가 크고 무겁다면서 비용을 추가해 달라고 했다. 나는 3만 원을 더 주기로 했다.
 

그런데 A여전도사님이 문자를 보내왔다. 의자가 더 있다는 것이다. 이미 80개에서 10개가 추가된 것을 알고 운반업체와 90개 견적을 낸 것이지만 더 추가되는 9개는 어쩐다. 탄자니아 N선교사님께 연락을 했더니 N선교사님은 의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하셨다. 문제는 배달해줄 사람이 더 이상 못 싣겠다고 딱 잡아떼는 것이었다. 나는 순진하게 정말 다 못 싣는 줄 알고, 그럼 차를 한 대 더 불러야 하나 어쩌나 고민을 했다. 그런데 의자를 운반하는 기사님이 말씀하시기를 혼자서는 높이 싣기 어렵다는 말을 나에게 슬쩍 흘렸다. 나는 곧 깨달았다. 아하! 의자 9개가 추가되니 운반비용을 더 달라는 것이구나. 그래서 2만 원을 더 드리겠다고 했더니 안하겠다고 하신다. 결국 3만 원을 더 드리기로 하고 의자 99개를 양재에 있는 T운송업체까지 운반할 수 있었다.
 

휴! 이제 의자 보내기 프로젝트가 끝났다. 놀랍게도 의자 운반비용으로 들어온 후원금 20만 원이 정확하게 맞아떨어졌다. 정말 유년부 아이들이 부르는 노래처럼 “신기하고 놀라”웠다. 정확하고 세심하게 인도하시는 하나님, 감사합니다! 그런데 며칠 뒤 지인을 통해 알게된 교수님의 가족과 점심식사를 할 기회가 있었다. 나는 내 삶의 최신 뉴스인 ‘의자보내기 프로젝트’ 이야기를 나누었다. 교수님은 “저도 보내줄 수 있는 강의수강용 접이식 의자 열 개가 있습니다만….” 아이쿠, 또 의자보내기 프로젝트인가 속으로 생각하며 그래도 들은 정보이니 만큼 탄자니아로 연락을 해주었다. 그런데 친애하는 우리 N선교사님은 의자에 대해서는 도무지 사양할 줄을 모르셨다. “주시면 감사하지요!”라며, “그 의자도 내거예요.”라는 짧은답장을 주셨다. 그래서 의자보내기 프로젝트는 또 계속되었다. 그런데 의자를 주겠다고 하신 교수님에게서 연락이 왔다. 글쎄 두 개가 더 있네요, 열두 개.
 

99에 더하기 12개를 했더니 111이라는 숫자가 나온다. 그러고 보니 이번 의자보내기 프로젝트는 ‘111 프로젝트’였다. 그런데 왜 ‘111’일까? 왠지 의미가 매우 심장한 숫자 같았다. 아무튼 111개의 의자가 탄자니아의 선교지에 멋진 성탄절 선물이 되었으면 좋겠다. 또한 하나님의 선교지를 위한 ‘111 프로젝트’에 나를 사용해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다. 지은나교회(지구촌 은혜 나눔의 교회)의 사명이 주님이 주신 은혜를 지구촌에 나누는 것인데 우리 교회는 벌써 인테리어도 끝나기 전에 지구촌에 나눔의 사명을 감당하게 하시니 말이다.
 

"선을 행하고 선한 사업을 많이 하고 나누어 주기를 좋아하며 너그러운 자가 되게 하라 이것이 장래에 자기를 위하여 좋은 터를 쌓아 참된 생명을 취하는 것이니라" (딤전 6:18-19)

 





 

나은혜 | 장로회신학대학교 선교문학 석사, 미국 그레이스신학교 선교학 박사, 지구촌 선교문학 선교회 대표, 지구촌 은혜 나눔의 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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