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라우의 중국인들은 2-3년 단기간으로 들어온 취업 노무자들이기에 늘 이동이 많다. 그러다 보니 교회는 늘 새 신자들로 넘쳐 났고, 사역은 몇 배의 힘이 들었다. 왜냐하면 양육하면 떠나가고, 양육하면 떠나가는 반복되는 일이 가끔은 쉽지 않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으로 돌아간 형제와 자매들이 그들의 삶의 자리에서 하나님께 영광돌리기를 바라며 기도하게 하시니 감사하다. 이로 말미암아 우리 부부는 전도의 현장으로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더 깊이 알게 되었다. 그래서 우리는 더 전도의 열심을 낼 수밖에 없었다. 우리의 전도하는 모습을 보고 식당을 하시는 한국인집사님들이 우리 일행에게 식사 대접을 해 주신 것도 큰 위로가 되었다.
우리의 전도 대상자들은 중국인이 경영하는 상점, 식당, 건설회사, 또는 농장, 가라오케, 안마원 등 다양했다. 전도를 하다 보면 많은 에피소드들이 생긴다. 한번은 부둣가에 정박해 있는 수십 척의 배들을 이 배에서 저 배로 아슬아슬하게 건너다니면서 전도하다가 바다에 풍덩 빠지고 말았다. 수영을 할 줄 몰라서 허우적거리는 우리를 선원들이 뛰어 들어와 건져주고는 했다. 물에 빠진 생쥐 꼴이 된 우리를 쳐다보는 어부들한테는 신나는 구경거리가 되었다.
때로는 어려움에 처한 어부(배)들도 만났다. 13척의 배가 다시 중국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세금을 제때 못 내서 여러 달을 꼼짝없이 정박해 있어야만 했다. 돈도 식량도 다 떨어져서 여러 날을 굶은 그들을 위해 교회는 긴급 기도회를 열고 그들에게 도움을 주었다. 또 전도를 하면서 독특한 어선도 만났다. 배 꼭대기에 빨간 십자가가 높이 달려 있기에 하도 신기하여 가보니 선장을 비롯하여 모든 선원들이 독실한 신자들이었다. 이름하여 이 배는 '기독교 배'라고 했다. 그리고 그들은 이곳에 교회가 있다는 것을 알고 무척 기뻐했다. 그리고 배가 항구에 정박할 때는 선원들 모두가 교회에 나오며 그들의 신앙을 키웠고, 예수를 믿는 선원들과 간부들이 늘어났다.
안마원, 가라오케에서 일하는 여성들의 대부분은 사기를 당하고 온 사람들이 많았다. 이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일을 했다. 그중에는 예수를 믿고 변화되어서 죄악된 삶을 버리고 가정을 지키기 위해 그들의 나라로 돌아가는 이들도 꽤 있었다. 그래서 주인들은 우리가 오는 것을 환영하지 않았다. 그래도 우리가 그들에게 다가가면 반갑게 우리를 맞이해 주었다. 전도의 열매가 우리의 눈에 보이게 나타났다. 그렇게 우리 교회는 사람들로 늘 차고 넘쳤다.
전도에 대한 이야기를 더 나누고 싶다. 하나님은 우리가 용기를 내서 전도하면 정말 준비된 영혼을 붙여 주시는 것을 경험하였다. 한번은 아내 김 선교사가 호텔에서 일하고 있는 여종업원들에게 전도를 하고 있는데, 옷차림이나 모양새가 종업원 같지 않은 멋진 한 자매가 와서 경청하는 것이었다. 아내는 호텔 식당에서 경청하던 그 자매만 따로 데리고 나와서 복음에 대해 더 들려주었다. 그 자매는 복음을 들으며 많은 눈물을 흘렸다. 사정을 알지 못하는 아내는 그 가련한 자매를 얼싸 안고 안수기도를 해 주었다. 그 후 자매는 열심히 교회를 나오며 많은 은혜를 받고 간증을 하였다.
그는 그 '아이라이뷰 호텔 사장'이라고 했다. 미국에서 공부를 마치고 돌아와서 대만에 있는 아버지를 대신하여 호텔을 맡아 경영하던 중 원주민과 법적 소송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했다. 그리고 부모님의 오랜 별거로 인해 가정의 따뜻함을 느껴 보지 못했다고 했다. 그래서 인생의 회의를 느끼고 자살도 여러 번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를 했다고 한다. 수년 동안 말할 수 없는 어려움을 겪으면서 병이 생겼는데 늘 가슴을 단도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 오랫동안 낫지 않아서 고생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식당에서 아내가 안수기도를 할 때 너무 많은 눈물을 흘리기에 기도가 끝난 뒤에 눈물을 닦을 티슈를 가지러 프런트로 가는 4-5초의 그 순간에 끊임없던 통증이 순간적으로 나았다 한다. 자매는 이곳에서 수년 동안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면서 믿음이 자랐고, 영국에서 공부를 마치고 돌아온 동생에게 호텔을 맡기고 자매는 일본에 가서 공부를 하면서 치매 환자들을 돌보았다.
후에 자매는 자궁암 판정을 받고 치료를 받았다. 그때 나는 자매가 입원해 있는 대만에 있는 병원에 병문안을 갔다. 나는 거기서 부모님께 "회개하고 하나가 되어야“ 한다며 전도를 했다. 그들이 사는 4층 집에는 층층마다 우상으로 가득 찼었는데 나는 그 우상들을 다 치우고 예수를 믿어야 한다고 선포하였다. 그 고집스런 부모들은 딸이 낳기만 한다면 무엇이라도 다 하겠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오십여 년을 섬겨오던 그 우상들을 다 치워버렸다. 그런 뒤에 기적이 찾아왔지만 얼마 되지 않아 재발되어 지금은 하나님의 품에서 편히 쉬고 있다.
한참 성전을 건축하던 어느 날 호텔 직원이 그 자매가 장례식에 꼭 참석해달라고 유언을 했다며 비행기표 2장을 가지고 와서 전해주었다. 장례식에 도착하니 그 부모와 친척들이 우리 부부를 둘러싸며 원망의 소리를 쏟아냈다. 자매의 엄마는 자기 딸을 예수 믿게 하고 목사 선생이 하라는 대로 오랫동안 섬겨오던 우상들을 다 정리했기 때문에 신들이 화가 나서 자기 딸을 데려갔다며 우리를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 그러나 얼마 안 되어 하나님의 전적인 큰 사랑의 위로와 간섭하심으로 지금은 온 가족이 예수를 철저히 믿는 가정이 되었다, 부모들은 다 하나가 되고 아들은 중국 상하이(上海)로 선교활동을 다닌다고 한다. 그리고 일가친척들이 예수를 믿고 세례를 받았다고 그 부모들이 교회에 와서 울면서 간증을 하였다. 그동안 복음의 씨를 애써 뿌리고 가꾼 수고가 기쁨이 되어 돌아왔다.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일단 씨를 뿌리면 자라게 하시는 이는 오직 하나님“이시라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 다음 호에 계속됩니다.
이홍원 | 팔라우 중국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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