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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공샹(共享)’ 열풍
지난해 7월 17일 필자의 눈길을 끈 뉴스가 있었다. 중국 안후이(安徽)성 허페이(合肥)시에 세계 최초로 ‘공샹수뎬(共享书店 ·공유서점)’이 생겼다는 것. 운영회사는 중국 최대 국유서점인 ‘신화수뎬(新华书店)’. 이용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스마트폰 전용 앱 ‘즈후이수팡(智慧书店)’을 다운로드한 뒤 보증금 99위안(한화 1만7000원)을 입금하고 QR코드를 스캔하면 총 150위안(한화 2만5000원)을 넘지 않은 책 2권을 빌릴 수 있다. 10일 안에 책을 반납하면 대출 횟수는 제한이 없다. 베스트셀러도 언제든 빌릴 수 있다. ‘공샹수뎬’이 오픈된 첫날 2000명이 책을 빌렸다. 이후 오픈 4개월 만에 27만 권이 대출됐다.
공유의 중국식 표현인 ‘공샹(共享)’ 열풍이 하나의 트렌드로 굳건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중국 정부가 2017년을 마감하며 올해의 단어로 ‘공샹’을 선정했을 정도이다. 정부는 ‘공샹(공유)경제’를 경제 성장을 위한 새로운 동력으로 인식하고 일자리 창출을 위한 중요한 수단으로 삼고 있다. 오랫동안 이론에 머물렀던 공유 개념이 중국 경제에 매우 폭넓게 적용되고 있는 것. 공유경제는 이미 생산된 제품을 여럿이 공유해 쓰는 협업 소비를 기본으로 한 경제를 일컫는다.
대표되는 중국 공유경제 플랫폼으로는 중국판 ‘우버’인 차량공유 ‘디디추싱(滴滴出行)’과 중국판 ‘에어비앤비’인 주택공유 ‘투자(途家)’ 등을 꼽을 수 있다. 2011년에 설립된 ‘투자’에는 중국 225개 지역, 31만 개 이상의 숙박시설이 등록되어 있다. 해외 숙박 공유업체와 협력으로 해외 133개 지역에서 휴가용 주택도 임대하고 있다. 또 다른 주택공유인 ‘샤오주(小猪)’는 2012년에 설립되어 전국 251개 지역, 10만 개 이상의 숙박시설을 갖고 있다. 현재 매월 600개 이상이 업데이트되고 있다.
공유경제가 주목받으면서 공유 자전거, 공유 수면캡슐, 공유 충전기, 공유 우산, 공유 헬스장, 공유 명품 핸드백, 공유 농구공, 미니 노래방 등이 등장했다. 베이징의 ‘오포(OFO)’, 상하이의 ‘모바이크(Mobike)’ 등 자전거 공유의 새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모바이크’는 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을 일컫는 ‘유니콘 기업’ 가운데 기업가치 세계 4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회사 설립 3년, 해외 시장 진출 1년여 만에 중국을 비롯해 15개국, 200개 도시에서 영업하고 있다.
모바이크 창업자 후웨이웨이(胡玮炜)는 10년 동안 정보통신기술(ICT)·자동차 업계를 취재해온 기자 경력 ‘특유의 촉’에다가 자국의 심각한 대기 오염과 교통 문제를 해결해보겠다는 생각으로 스타트업을 만들었다. 정보기술(IT)을 자전거에 접목해 대기·교통 등 도시 문제를 해결하고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라스트 마일’ 교통 수요를 충족시키는 미래산업을 추진하겠다는 의지가 한몫했다. 여기서 라스트 마일이란 사람이 버스·지하철·자동차 등으로 이동한 다음 최종 목적지까지 갈 수 있는 마지막 단계를 가리킨다.
가까운 약속 장소라면 거리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공유 자전거로 이동한 뒤 자전거를 아무 데나 세워두면 된다. 갑자기 현금이 필요할 때 지나는 택시를 붙잡아 운전기사의 스마트폰에 QR코드를 이용해 송금하고 그 액수만큼의 현금을 받을 수도 있다. 갑자기 소나기를 만나면 공유 우산을 사용하면 된다. 잠을 자고 싶으면 일회용 침구와 가재도구 등을 갖추고 QR코드를 스캔하면 문이 열리는 공유 숙박시설을 이용하면 된다. 공유경제서비스가 급성장한 배경에는 중국 인민들한테 남아있는 사회주의적 가치, 비교적 자유로운 시장 진입 조건, 위챗페이와 알리페이로 대표되는 모바일결제 활성화 등이 있다.
더욱 커지는 중국 공유경제 시장의 규모
2015년 기준 중국 공유경제 시장 규모는 1조 위안(170조 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지난해 11월 17일에 보도된 중국국가정보센터의 ‘중국 공유경제 발전보고서 2017’에 따르면 디디추싱이 2016년 창출한 일자리 중 14%, 238만 명은 중국 정부에 의해 구조조정이 된 석탄·철강산업 종사자였다. 2016년 공유경제시장 규모는 3조4520억 위안(580조 원)으로 전년 대비 103% 성장했다. 공유경제서비스 이용자도 6억 명으로 전년 대비 1억 명 가량 증가했다. 공유경제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의 취업자는 585만 명, 전년 대비 85만 명이 늘어났다.
공유경제 플랫폼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은 전년 대비 1000만 명 이상 증가해 6000만 명을 넘어섰다. 보고서는 중국 공유경제가 연간 40% 성장세를 이어가 2020년에는 전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 2025년에는 20% 이상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지난 6월 국무원 회의에서 “중국 경제성장에 새로운 동력으로 공유경제를 신뢰해야 한다”며 “인터넷을 활용한 공유경제가 과잉생산을 흡수하고 다양한 신사업 모델을 통해 고용창출 수단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중국 자동차제조업체 셔우치(首汽)는 km당 1위안(170원)의 파격적인 이용료로 선전(深圳)에서 차량 공유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 4월 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셔우치는 전기차 300대를 배치해 차량공유 플랫폼 고펀(GoFun)을 통해 선전지역에서 차량공유를 개시했다. 전기차 사용 기본요금은 km당 1위안, 여기에 1분사용 당 0.1위안이 추가로 붙는다. 디디추싱 이용료의 절반 가격으로 이용이 가능하다. 게다가 지금은 서비스 런칭 프로모션 기간이라 신규 가입 고객은 3시간 동안 1위안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이는 자전거 공유 비용보다 저렴하다. 셔우치는 선전에 연말까지 공유 차량 1000대를 배치할 예정이다.
사람으로까지 확장된 공유의 대상
공유의 대상은 사람으로까지 확장됐다. 여자 친구, 남자 친구도 그 대상이 된 것. 지난 3월 29일 중국 영자매체 상하이스트는 광둥쇼핑몰에서 새롭게 선보인 ‘여자 친구 공유서비스’를 보도했다. 이 서비스는 홀로 쇼핑을 오는 남성 고객들이 타깃이다. 마음에 드는 여성을 골라 임시 여자 친구와 함께 쇼핑을 즐기라는 것이다. 실제 공개된 영상을 보면 10여 명의 아름다운 여성들이 쇼핑몰에 대기하고, 남성 고객은 스마트폰 QR코드를 통해 상대를 선택하고 요금을 지불한다. 비용은 20분 당 1위안에 불과하다. 이는 지난해 하이난의 한 쇼핑몰이 제공한 서비스와 비슷하다. 당시 하이난 쇼핑몰은 여성고객들에게 남자 친구를 빌려주는 서비스를 선보여 화제가 됐다.
한편 차이나뉴스닷컴의 4월 6일 보도에 따르면 허베이(河北)성 북부의 한 쇼핑몰은 4월 5일 남자 친구를 공유하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 서비스는 홀로 쇼핑을 오는 여성 고객이 타깃이다. ‘공유 남친’은 여성 고객과 함께 쇼핑을 즐기고 고객이 구매한 상품을 들어주는 역할 등을 맡는다. 진짜 남자 친구처럼 여성의 핸드백을 대신 들어주기도 한다. 공개된 쇼핑몰의 서비스 행사장 사진은 남성 3명이 작은 쇼윈도 안에 각각 서 있는 모습을 담고 있다. 남자 친구 공유서비스를 이용하기를 원하는 여성은 30분당 1위안을 내면 된다. 서비스는 스마트폰 QR코드를 통해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쇼핑몰 관계자는 “우리는 신체 접촉을 절대적으로 금지하고 있다”며 “이는 고용 계약서에도 명시되어 있다”고 말했다.
공유경제에 드리워진 그림자
물론 공유경제에도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자전거 도둑으로 인해 공유 자전거 업체 두 곳이 문을 닫고 거리에 뿌려진 공유 우산 30만 개가 사라지기도 했다. 특히 공유경제를 선도하던 공유자전거 업체들이 무더기로 파산하면서 자전거가 ‘쓰레기’로 전락하기도 했다. 지난 2016년부터 70개가 넘는 자전거공유 업체가 등장하고 자전거 2000만 대 이상이 길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한 해에 폐기되는 자전거에서 발생하는 고철은 30만t, 이는 약 5척의 항공모함 무게에 해당한다. 최근 푸젠(福建)성 샤먼(厦门)시의 한 공터에 몰수된 공유자전거가 산더미처럼 쌓였다. 치열한 경쟁과 이에 따른 과잉공급으로 교통질서를 어지럽히는 도시의 애물단지가 된 것이다. 지난 3월 28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샤먼시는 ‘공유 자전거 업체의 공급에 대한 심사방안’을 발표하고 공유자전거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조치를 4월 1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샤먼시 안의 공유자전거가 현재 30만대에서 15만 대로 대폭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적 공샹’의 과감한 도입을 고민해야 하는 중국교회
그러면 ‘공샹’의 열기 속에서 중국교회는 어떤 관점을 가져야 할까. 교회도 ‘중국적 공샹’을 과감하게 도입하는 것을 고민해야 한다. 교회 자체가 공유의 DNA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교회보다 자체 프로그램이 많지 않은 중국교회로서는 내부 동력을 극대화하는 길은 공유에 있다. 해외 프로그램이나 사례들을 공유하는 것도 나쁘지 않으나 결국 중국교회가 만들어내야 하는 것은 ‘중국적 그 무엇’이다. 영유아 사역, 청소년 사역, 청년대학생 사역, 중장년 사역, 노인 사역, 직장 사역, 가정 사역, 장애우 사역, 상담 사역, 영역별 전문 사역 등 중국교회가 과거보다 조직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던 분야들에 대한 시대적, 환경적 필요가 더욱 증가할 태세이다.
중국교회가 더 이상 옛날 향수에 머물지 않고 중국 사회 속으로 더욱 깊숙이 들어가기 위해서는 개별교회만의 노력만으로는 역부족이다. 중국 사회가 세분화할수록 기독교 변증, 신학과 교리교육, 성경적 세계관교육, 일터교육, 진로와 소명교육, 신앙의 공동체화, 가정 세우기 등 교회를 넘어 지역 사회에도 큰 도움이 될 공유 가치와 내용을 교회가 갖고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단순히 해외교회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이웃 중국인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중국화가 된 유기체적 프로그램을 하루속히 만들어야 한다. 교회 개별 사역 추진과 공유가 이뤄져야 할 뿐 아니라 관련 사역 경험과 피드백·재생산, 빅데이터 등을 한데 모아서 향후 지역, 대상, 세대 맞춤 공유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까지 이어져야 한다.
중국 상황에 맞는 교회와 기독교인의 역할 강화
또 중국 정부도 공감할 수 있도록 중국 상황에 맞는 교회와 기독교인의 역할을 강화시켜야 한다. 더 이상 은밀하게 예배를 드릴 수 없게 됐다. 교회가 외부에 공개됐을 때 중국 인민들이 거부감을 느끼지 않을 뿐 아니라 적어도 이웃으로 받아들일 정도의 ‘지적 세련됨’도 요구된다. 중국의 안면인식기술은 세계적이다. 안면인식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 안경을 착용한 채 기차역에 배치된 경찰이 군중을 훑어보면 5m 거리에서 2∼3초 이내 지명수배범의 얼굴을 인식해 체포에 나설 수 있다.
장시(江西)성 난창(南昌)시 경찰은 5만여 명이 운집한 대형 콘서트에서 안면인식기술로 경제사범 얼굴을 인식해 체포하기도 했다. 홍콩 SCMP의 4월 25일 보도에 따르면 선전시 경찰은 4월 23일 교통량이 많은 교차로, 학교 앞 등 시내 40여 곳에 안면인식기술을 적용한 ‘전자경찰’시스템을 설치해 교통법규 위반자 169명을 적발했다. ‘전자경찰’은 달리는 자동차 운전자의 얼굴도 정확하게 식별해낼 수 있다. 운전자가 교통법규를 위반하면 ‘전자경찰’은 자동차 번호판과 경찰 본부에 저장된 안면인식 데이터베이스를 활용, 운전자 신원을 확인한다.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된 무면허 운전자도 잡아낼 수 있다. 경찰은 법규 위반자에게 이름, 주민등록번호, 법규 위반 시간과 장소, 위반 내용 등을 담은 문자 메시지를 보내 범칙금을 내게 한다. 이 시스템의 옥의 티는 아직까지 도입 비용이 매우 높다는 것. 초고해상도 카메라 한 대의 가격이 40만 위안(6천800만 원)에 이른다.
한국교회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러면 한국교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중국교회의 필요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어야 한다. 중국을 더 이상 선교대상으로만 여기면 안 된다. 함께할 파트너이자 공유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 새로운 종교사무조례 시행으로 ‘한 겨울’을 맞이한 중국교회에 한국교회의 살아있는 경험과 노하우를 나눠줘야 한다. 기독교인이 소수였을 때 오히려 짠 맛을 잃지 않고 사회의 방향타가 됐던 초기 한국교회의 열정과 헌신을 전해야 한다.
게토화가 된 소수의, 그렇지만 뉴스메이커가 될 수밖에 없는 일부 중대형교회와 기독교인들의 이탈이 전체 한국교회의 이미지를 훼손하고 손가락질을 받게 된다는 역사적 경험도 공유해야 한다. 무분별한 양적 성장만을 추구했을 때 ‘교인들의 소외’는 조장될 수밖에 없다는 것도 알려야 한다. 아울러 하루하루 투쟁과 같은 삶과 사역을 감당하는 기독교인들이 많고 지역사회로부터 환영받는 교회들이 많다는 사실을 전해야 한다. 한국교회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중국교회가 중국 인민을 위한 소금과 빛이 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모든 사람이 유형의 교회건물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중국을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기독교인들은 복음 공유의 툴을 제공하고 무형의 교회인 사람들을 살리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중국교회가 한국교회와 더불어 ‘중국화가 된 창의적 기독교 공샹시스템’을 만들어나가기를 기대한다. 이 시스템은 70:20:10 황금비율에 따라 이뤄져야 하지 아닐까. 개별교회 사역 경험에 따른 ‘공유 중국교회’(70%):타 교회(시민사회)와의 협력에 따른 ‘공생(共生) 중국교회’(20%):해외교회와 교류에 따른 ‘공감(共感) 중국교회’(10%). 중국교회가 중국공산당(정부)과의 문제를 보다 객관화하고 창의적 통찰력과 혁신적 대안을 갖고 있는 나눔과 열림 공동체로 거듭날 때 지역사회로부터 환영을 받게 될 것이다. 완벽하지 않지만 사회가 교회와 기독교인들을 옹호, 변호, 지지하게 된다면 기독교는 진정한 공유의 가치가 될 것이다. 중국교회가 지금의 상태를 보다 더 좋은 상태로 바꾸는 원천이 되기를 바란다.
사진 : 바이두
왕빈 | 중국전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