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체적 어려움에 직면한 소수민족, 대학생, 지식인들 대상의 선교사역 지난 2월 1일부터 새로운 종교사무조례가 시행되기 전후 여기저기서 선교사들에 대한 추방 내지 입국 거부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우루무치에서 활동했던 한국인선교사 50여 가정이 1월 12일 강제 출국됐다. 중국 공안이 이전부터 신분을 파악했던 선교사들을 일거에 출국 조치한 것. 선교사들은 갑자기 쫓겨나는 바람에 중요한 소지품만 챙기고 나왔다. 미처 돈을 챙기지 못한 선교사는 같이 추방당하는 동료 선교사에게 돈을 빌려 표 값을 지불하기도 했다. 특정 선교단체와 관련 의혹으로 선교사들이 대거 추방됐다지만 향후 중국 안의 소수민족, 대학생이나 지식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선교사역이 총체적 어려움에 직면할 개연성이 크다. 실제로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기독교신앙 실태조사가 정부 주도로 진행되고 있다.
커다란 압박 속에 있는 현지교회들 현지교회들도 커다란 압박 속에 있다. 기독교 모임을 급습, 문과 창문을 부수고 의자와 신앙서적을 압수한다. ‘임마누엘(以馬內利)’이라는 문패가 적힌 기독교인 가정을 부수기도 한다. 이는 견딜만한 미세한 조치다. 교회 자체가 폭파되는 사건이 일어났다. 중국 산시(山西)성 린펀(臨汾)시 푸산(浮山)현의 대표되는 가정교회(정부의 비공인교회) 진덩탕(金灯台教堂). 지난 1월 9일 예배당 건물에 대한 폭파, 완전 철거 장면은 중국 정부에 협조하지 않았을 때 일어날 수 있는 교회 상황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가 됐다.
이번 철거 과정에서 정부 당국이 교회측의 동의를 구하거나 사전 통지하는 절차가 전혀 없었다고 한다. 진덩탕 양롱리(陽榮麗) 목사에 따르면 현지 경찰들이 1월 7일부터 교회를 에워싼 뒤 신도들의 접근과 진입을 막고 중장비를 동원해 철거에 들어가 9일 오후 교회 주변에 폭약을 설치하고 예배당 건물을 폭파했다. 교회 건물이 폭음 소리와 함께 쓰러지는 모습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알려지면서 전 세계가 경악했다. 교회 주변에 경계선을 치고 신도와 주민들의 접근과 사진촬영을 막았으며 교회 철거 소식을 외부에 알리거나 관련 취재 활동을 금지시키는 등 철저히 여론을 통제했다.
2004년에 완공된 진덩탕은 2009년에도 철거될 뻔했다. 당시 진덩탕을 철거하려고 했지만 유네스코(UNESCO)가 현장 사진을 찍으며 관심을 보이자 철거 계획을 보류했던 것. 2009년 당시 린펀시 정부가 양 목사 등에게 토지 인수를 제안했다가 거절당하자 무장경찰을 동원해 압력을 넣었다. 이에 반발한 양 목사 등이 산시성 정부에 민원을 넣으려다가 공안에 체포된 뒤 불법 농지점용 등의 혐의로 7년 동안 징역형에 처해졌다. 양 목사는 2016년 10월에야 석방됐다. 허난성 정저우(鄭州)시, 닝샤(寧夏)후이(回族)자치구 인촨(銀川)시 등지의 가정교회들도 더 이상 예배를 드리지 못하고 있다. 특히 허난성, 신장위구르자치구 등은 종교사무조례 시행에 따른 우선 단속 시범지가 되고 있는 듯하다. 2월 1일 허난성 저우커우(周口)시 시화(西華)현 안의 가정교회 19곳이 완전 폐쇄 통보 처분을 받았다. 이들 교회의 교인들 집에서 예배드리는 것도 금지됐다. 그뿐만 아니라 설령 2명이 예배를 드린다 해도 불허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허난성 난양(南陽)시 탕허(唐河)현, 시촨(淅川)현, 서치(社旗)현 안의 가정교회들이 완전 폐쇄됐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난양시에서 100여 개의 예배처가 문을 닫아야 했다. 탕허현에서 정부에 등록하지 않은 모든 교회가, 야허(鸭河)구에서는 가정교회 50곳이 폐쇄됐다. 탕허현이 종교사무조례 시범지구가 됐다는 소문이 돌 정도다. 간쑤(甘肅)성 란저우(蘭州)시 안의 가정교회 언위(恩雨)교회 등 4곳도 문을 닫았다.
언위교회는 지난 2월 현지 종교국과 공안국에 의해 집회 정지를 요구받았다. 3월 초 종교국, 공안국 파출소 관계자들이 교회에 들어 닥쳐 비준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종교활동을 계속 진행했다며 ‘종교사무조례’, ‘소방안전조례’ 위반으로 집회장소를 완전 봉쇄했다. 3월 12일에는 신장 우르무치 자메이(佳美)교회가 봉인되고 교회 성도 4명이 불법집회 참석 혐의로 행정구류 10일에 처해졌다. 기독교사설집회소에 대한 조사도 지역별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베이징 차오양(朝陽)구 민족종교공작영도소조는 3월 16일 ‘기독교사설집회소 실태조사 전개에 대한 통지’를 관련된 부서들에 하달했다. 이에 따라 3월 30일 오후 4시전까지 관련된 부서들은 그 결과를 상부에 보고해야 한다.
티베트불교권과 이슬람권에도 짙게 드리운 종교사무조례의 그늘 종교사무조례의 그늘은 티베트불교권과 이슬람권에도 짙게 드리우고 있다. 국제인권감시기구인 휴먼라이츠워치(Human Rights Watch)에 따르면 1월 24일 쓰촨(四川)성 간무(甘牧) 짱족(藏族)자치주 라롱가(喇荣噶)의 세계 최대 티베트불교 사원에 200명에 이르는 공산당 간부와 관리들을 급파해 사원의 인사·행정·재무 등 모든 업무를 장악해 종교활동을 전면 통제했다. 라롱가 사원은 일정 쿼터 한도 안에서만 새 승려를 모집할 수 있다. 승려가 되려면 정부의 실명 인증 작업을 거쳐야 한다.
라롱가 지역은 중국 정부가 2016년 7월 인구가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이유로 8개월간에 걸쳐 대대적으로 사원 파괴 작업을 진행해 논란이 일었던 곳이다. 정부는 당시 이 지역 인구를 1만 명에서 5000명으로 줄여야 한다는 목표를 발표하고 낡은 건물을 대체하기 위한 것이라고 궤변을 늘어놓았다. 중국 정부는 1950년대 이래 티베트지역에 군대를 파견해 사원 점령·파괴 작업한 적이 잦았다.
중국 무슬림 사회의 양대 축의 하나인 후이족 사회도 흔들리고 있다. 허난성의 후이족 이맘(종교 지도자) 리하이양은 인터넷에 올린 글에서 “우리는 우스꽝스러운 조치에 충격을 받았다”며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는 헌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몇 년 동안 종교교육 금지 방침이 구두 지시로 내려왔다가 실제로는 무시된 적이 많았지만 올해는 당국이 실질적인 집행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간쑤성 린샤(臨夏) 후이족자치주의 주민들은 “아이들에게 (이슬람) 종교적 믿음을 갖게 가르치는 것이 문제를 일으킬까봐 걱정하고 있다”라고 하면서 문화 전통이 이어지지 못할 것 같다고 했다. 또 다른 무슬림 사회의 한축인 위구르족에 대해서는 종교교육 금지 조치가 시행되고 있다. ‘과격단체와 분리주의 세력 대응’을 이유로 신장위구르자치구 곳곳에 무장병력이 배치됐다. 지난해 4월에는 중국이슬람교협회가 앞으로 짓는 모스크는 아랍양식이 아닌 중국 전통양식이어야 한다는 방침을 내놓기도 했다. 가정교회가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 속에서도 중국 기독인들은 외부에 중보기도를 요청하는 한편 체포, 구금, 위협과 예배당 폐쇄 등 끝이 보이지 않는 압력 속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신앙을 이어가고 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평안을 전합니다. 저는 허난성 저우커우시 시화현 샤오야오(逍遥) 마을에 사는 펑(馮) 자매입니다. 지금 도시 외곽 지역에 있는 교회들이 핍박을 당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예배를 중단하도록 강요당했습니다. 학생들은 중국공산당을 믿고 따르라고 배우고 있고, 어떤 종교를 갖는 것도 허용되지 않습니다. 정부 관리들이 집집마다 들이닥쳐 조사했습니다. 성경 구절 족자, 기독교 관련 그림, 십자가를 소유하는 것은 금지됐습니다. 관리들은 어떤 자매가 문 양쪽에 걸어놓았던 성경 구절 족자를 빨간 페인트로 칠했습니다. 하나님이 은혜를 베푸시도록 기도해주십시오. 하나님이 형제자매들을 축복하실 것을 바랍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우리를 위해 기도하도록) 널리 알려주십시오.” 미국의 인권단체인 차이나에이드(China Aid)가 2월 1일 공개한 편지 내용이다.
중국에서 안면인식 기술이 발전하면서 중국 공안의 불심 검문 방식도 바뀌고 있다. 공안은 아직 시험단계이지만 안면인식이 가능한 스마트 선글라스를 도입해 범죄 용의자 수색에 활용하고 있다. 스마트 안경은 중국 LL비전사가 제조한 기기다. 안경에 부착된 초소형 카메라로 상대 얼굴을 인식해 태블릿 PC로 보내면 기기에 저장된 범인 사진과 대조한다. 0.1초 안에 1만 명의 얼굴을 스캔할 수 있다. 5m 거리에 있는 범죄자를 3-4초 안에 찾아낼 수 있다.
특히 이동하는 사람이 많은 설 연휴 기간 경찰 업무의 효율성을 높여줄 수 있다. 인권 침해와 정치적 악용 가능성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인공지능 기반 최첨단기술은 중국은 물론 전 세계를 더욱 편리하게 어느 때는 하나로 만들어나갈 것이다. 바다 건너, 대륙 건너 모든 곳의 변화가 직간접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중국 정부는 첨단기술을 활용해 구축한 영상 감시 시스템 ‘톈왕(天網·하늘의 그물)’을 활용하고 있다. 반부패·반범죄 시스템의 일환으로 2015년부터 이 시스템을 만들어왔다. 움직이는 사물을 추적·판별하는 인공지능 폐쇄회로(CC)TV와 범죄 용의자 데이터베이스를 연동해 범인을 가려낸다.
중국 안의 이런 저런 변화들을 바라보면서 한국교회와 세계교회는 어떤 자세가 필요할까 종교사무조례가 시행되고 2000여만 대의 카메라를 활용하는 등 중국 안의 이런 저런 변화들을 바라보면서 한국교회를 비롯해 세계교회는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할까. 그에 대한 해답을 중국 기독인들의 고백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예수 그리스도를 위해 고통받는 것은 축복입니다. 설령 교도소에 수감된다 해도 그 또한 축복입니다.”
“우리가 잃기를 두려워하면서 붙들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 우리의 일? 우리의 소유, 우리의 권리, 우리의 가족, 우리의 삶 등 이 모든 것이 우리가 구주보다 더 붙들고 있는 무언가의 예시가 될 수 있습니다. 깊은 곳에 우리는 상실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와 그분의 목적을 위해 다른 것을 버리려는 의지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그분은 우리에게 누구든지 나와 복음을 위해 목숨을 버린 자는 이를 찾으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는 중국의 상황변화에 일희일비할 것이 아니라 복음과 선교의 본질을 곱씹어보고 기독인으로 살아간다는 게 무엇인지 일상의 삶을 통해 증명해나가는 게 요구된다. 우리의 생각과 의도가 하나도 감춰질 수 없다면 상대방에게 가식 없이 좀 더 솔직하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중국인들이 하나님의 절대 사랑이 필요한 상태이고 함께 살아가야 할 우리의 형제자매라고 믿는다면 어떤 희생이나 대가도 지불할 준비가 되어 있는 무명의 용사들이 먼저 나서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하나님께 맡겨야 할 것이다. 한국을 비롯한 세계 기독인들은 중국을 선교의 대상으로만 보지 말고 복음을 통해 세계의 평화에 기여해야 할 국가라고 생각하고 복음의 중국화에 작은 귀퉁이 돌을 놓는 데 기여하겠다는 ‘절대 겸손’이 필요하다. 아울러 경제적 국부가 인민들의 행복 증진을 위한 절대조건이 될 수 없다는 걸 전해야 할 책임도 있다. 행복은 GDP 순이 아니라 인민 개개인의 삶의 질이 어떠한가에 달려있다는 것을 나누고 ‘일상 속의 기독교 변증’을 발전시키는 것을 우선순위로 삼도록 중국교회의 지평을 넓힐 수 있게 도와야 한다.
중국 기독인들 또한 세속화, 번영신학 등에 휘둘릴 수 있는 좋은(?) 환경에 놓여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삶으로 살아내는 걸 이웃에게 보여줘야 할 때이다. 주일에만 기독인이 되면 안 된다. 주일부터 토요일까지, 365일 모든 날이 생의 마지막 순간이라고 여기고 자신보다는 가족을, 옆집 사람들을 배려하는 삶을 살도록 애써야 한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세계기독교역사를 볼 때 기독인이 기독인다울 때, 교회가 교회다울 때 세상은 교회로부터 배우려고 했다는 걸 잊지 않는 우리 모두가 되면 좋겠다.
하나님의 선교에 동참하면 할수록 선교전략이라든지 디테일한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보다 복음과 선교의 본질, 예수 그리스도에 더 집중하고 싶어진다. 그것만이 오늘의 중국 문제를 넘어서고 모든 기독인들이 올곧게 걸어가야 하는 참된 길이라는 확신하기 때문은 아닐까. 중국교회, 한국교회, 세계교회여, Back to the Basic! Back to Jesus Christ!
쑨빈 | 중국인사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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