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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3  통권 185호  필자 : 쑨빈  |  조회 : 3457   프린트   이메일 
[특집] - 특집/ 중국통(通)이 말하는 중국선교 2018
2018년 중국선교 그리고 선교중국은?

2018년 2월 1일부터 새로운 종교사무조례 시행이 예고된 가운데 올해의 중국선교 그리고 선교중국에 대해 전망하는 글을 부탁받고 마음이 무거웠다. 중국공산당은 ‘시진핑(习近平) 2기 체제’를 다지기 위한 여러 조치들을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는 데 반해 중국교회나 세계교회는 중국선교(선교중국)를 위한 준비를 어느 정도 하고 있을까 걱정이 앞섰기 때문이다.
 

중국공산당은 오는 3월 베이징(北京)에서 열리는 제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최종 확정될 헌법 개정안을 마련하기 위해 1월 중으로 베이징에서 제19기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19기 2중전회)를 개최한다. 19기 2중전회에서 부패와 전쟁을 총괄할 ‘국가감찰위원회’도 헌법상 기구로 격상된다. 국가감찰위원회는 현행 중앙기율검사위원회를 대신해 초강력 감찰기관으로 등극하게 된다. 공산당원뿐 아니라 국립대·국영기업 간부에 대한 사정 권한을 갖는다. 공적 업무를 담당하는 전국의 판사·검사·의사 등도 엄격하게 감독하고 부패 혐의자에 대한 심문·구금은 물론 재산 동결과 몰수 등을 할 수 있다.
 

이번 개헌에서 ‘시진핑 신시대 사회주의 사상(시진핑 사상)’과 더불어 후진타오(胡锦涛) 전 국가주석이 제창한 ‘과학발전관’이 헌법에 명시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현행 헌법 서문에는 “중국 각 민족과 인민은 계속해서 중국공산당 영도 아래 마르크스•레닌주의, 마오쩌동(毛泽东) 사상, 덩샤오핑(邓小平) 이론, 3개 대표론 중요 사상의 지도 아래…”라며 핵심 지도사상을 명기하고 있다. 기존 헌법 조문 중 ‘중국은 장기간 사회주의 초급단계에 있다’는 표현을 삭제하는 대신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신시대에 진입했다’를 삽입할 계획이다. 또 시진핑 총서기(국가주석)가 제19차 당대표대회에서 강조한 ‘인민의 날로 늘어나는 아름다운 생활에 대한 수요와 불균형적이고 불충분한 발전 사이의 모순’이라는 문장도 헌법 개정안에 담아낼 예정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명보(明报)에 따르면 권력 구조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개헌 시 국가주석과 부주석 임기 제한 규정을 삭제하고 ‘매 임기를 전국인민대표대회 회기와 같이 한다’는 식으로 표현할 수 있다. 현행 헌법 79조는 “중화인민공화국 국가주석과 부주석의 매회 임기는 전국인민대표대회 회기와 같으며 연임은 두 회기를 초과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국가주석과 부주석은 10년 이상 3선이 금지되어 있다. 현재 중국공산당 당장(党章)에는 총서기 임기에 대한 명문 규정이 없지만 임기 규정이 있는 국가주석직에 대한 헌법적 제한이 풀릴 경우 2022년 20차 당대회에서 ‘7상 8하(67세 연임, 68세 퇴임)’ 관례를 깨고 15년 이상 장기 집권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중국에서 개헌은 전인대 상무위원 5분의 1 이상 발의, 전인대 전체 대표 3분의 2 이상 찬성하면 통과된다. 중국 헌법은 지난 1982년 제정되어 4차례 개헌을 거쳤다. 최근 개헌은 2004년으로, 이때 장쩌민(江泽民) 전 주석의 3개 대표론이 헌법에 삽입됐다.
 

한편 시 주석은 지난해 12월 28일 베이징의 인민대회당에서 ‘2017 재외 사절 공작회의’를 주재했다. 중국은 통상 5년마다 공관장 회의를 개최하는 게 관례였다. 시 주석은 집권 후 이 관례도 건너뛰고 한 차례도 열지 않다가 2016년에 7년 만에 개최했다. 그런데 다시 2017년 말 회의를 소집하면서 공식 명칭에서 ‘○○차 회의’라는 식의 순차를 없애고 대신 ‘2017’이란 연도를 집어넣었다. 이는 공관장 회의를 연례화하겠다는 걸로 풀이된다. 특히 국제사회에서 차지하는 중국의 위상과 역할이 커지는 만큼 외교 업무를 시 주석이 손수 챙기겠다는 것으로 읽힌다.
 

시 주석의 이때 연설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당에 대한 충성과 국가에 대한 헌신을 강조하면서 사용한 ‘적자심(赤子心)’이란 단어다. ‘맹자 이루하(离娄下)’편에 나오는 이 단어는 ‘갓 태어난 어린 아이와 같이 때묻지 않은 마음’이란 뜻이다. 군왕(君王)에 대한 백성의 변하지 않는 충성을 강조할 때도 이 단어가 쓰인다. 시 주석은 이날 회의에서 “적자심을 갖고 당과 국가, 인민에 대해 절대 충성하는 것이 외교관의 혼이자 뿌리”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이 최근 부쩍 강조하는 ‘초심(初心)’과 일맥상통한다. 시 주석은 또 영원히 개척하고 전진해나가려는 ‘사업심(事业心)’을 갖고 자기 혁신과 학습의 진취심을 갖추고 엄정한 당 관리를 위한 책임심(책임감)을 갖춰야 한다고 역설했다. ‘비즈니스 마인드’보다 더 폭넓은 의미로 ‘사업심’이란 단어를 사용하면서 “전방위 외교 심화와 전 세계적 협력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친구그룹(우군이란 의미)’을 확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당 중앙인터넷안전·정보화영도소조 조장 등 14개의 주요 공식 직함을 갖고 있는 시 주석 천하의 중국에서 크리스마스와 관련해 예기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중국 지방도시를 중심으로 성탄절 축하행사의 규제가 이어진 것. SCMP의 지난해 12월 24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은 12월 18일 후난(湖南)성 난화(南华)대 공청단원에게 “미신, 아편과 같은 서방 정신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것을 용인할 수 없다”며 “당원이나 직계 가족이 크리스마스이브와 크리스마스 당일에 종교 행사 등에 참석하면 처벌할 것”이라고 행사 금지령을 내렸다. 라디오 자유아시아(RFA) 등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전통문화 계승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당 중앙 방침을 의식해 지방 당국 등이 앞장서서 크리스마스 행사의 단속에 나섰다.
 

랴오닝(辽宁)성 선양(沈阳) 약과대 공청단위원회는 12월 11일 ‘홍터우문건(红头文件, 상급지도기관이 하달하는 지시나 통지)’을 통해 전교 학생들에게 크리스마스이브와 크리스마스 활동에 참여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일부 젊은이가 특히 크리스마스 등 서방의 종교 기념일에 열중하고 있다. 서구 종교문화의 침투에 저항하라”고 했다. 간쑤(甘肃)성 장예(张掖)시 위원회는 상가에서 크리스마스트리를 설치하는 것을 금지시켰다. 후난성 헝양(衡阳)시 공안국은 공산당원과 공무원에 대해 가족을 포함해 성탄절 행사에 참가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헝양시 당국은 무신론자인 공산당원들에게 성탄절 등 서구종교의 행사를 ‘정신적인 아편’이라고 명명했다.
 

당 중앙은 지난해 1월 ‘중화 우수 전통문화의 계승과 창달’에 관한 의견을 발표하면서 중국 정신과 가치관을 확산할 것을 지시했다. 당시 의견에서는 크리스마스 규제에 관한 구체적인 훈령은 확인되지 않았다. 중국이 크리스마스 행사를 정치적 이유로 배척하고 있다는 일련의 보도와 관련, 환구시보는 지난해 12월 25일 사설을 통해 “최근 일각에서 중국공산당 조직의 성탄절 행사 참여 금지령 등을 외래문화에 대한 탄압으로 과장한 보도가 나왔다”며 “도시마다 차이는 있지만 성탄 분위기가 충만하다”고 밝혔다. 또 중국에서 크리스마스는 일부 기독교인의 행사일 뿐이라는 사실을 간과한 논리로, 중국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민감한 반응이라고 반박했다. 크리스마스 관련 보도는 앞으로 중국에서 일어날 수 있는 반기독교(문화) 정서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새로운 종교사무조례의 시행에 따라 2018년 중국교회는 체제 내 생존공간을 만들어나가는 부류, 과거 고난의 연속성에서 파악해서 적극 대응해나갈 부류, 관망과 함께 변화에 그때마다 적응해나갈 부류 등으로 나뉠 것이다. 선교중국의 비전을 갖고 있는 도시가정교회 경우 일시적 조정기를 거쳐 새로운 틀을 만들어나가야 할 것이다. 아울러 중국이 걸어가고 있는 시점 어디에서 서로 조응할 수 있는 기독교문화를 창출해나가야 할 것이다. 한국교회를 비롯해 세계교회는 그동안의 중국선교 내용을 천착해서 공과를 점검하는 한편 현재 중국교회와 미래 중국교회가 정말로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보다 구체적으로 도출해내는 심도 있는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다. 아울러 선교중국을 위해서는 하나님의 세계경영이라는 큰 틀에서 보고 알에서 깨어나는 산고를 겪어야 할 것이다. 2018년 이후 중국선교나 선교중국이 원활하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더 이상 개인이나 집단의 고유영역에서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인식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2014년 연 초 중앙정법공작회의 석상에서 시 주석은 ‘100-1=0’이라는 특이한 공식을 제시했다. “잘못 처리한 안건 하나가 잘 처리한 안건 99개가 쌓은 좋은 이미지를 일시에 무너뜨린다. 법을 집행하면서 1만분의 1의 실수를 저질렀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당사자인 백성에게는 100분의 100의 상처가 되기 때문이다.” 1%의 실수가 100%의 실패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중국선교(선교중국)에 임하는 중국교회와 세계교회에 요구되는 것은 ‘호시우행(虎视牛行)’의 자세이다. 호랑이처럼 눈은 예리하게 유지하면서 행동은 소처럼 착실하고 끈기 있게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변화무쌍한 환경의 변화 속에서도 신중하고 흔들림 없이 대처를 한다면 위기는 곧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래가 있는 중국선교나 선교중국을 이뤄가기 위해서는 중국교회와 세계교회의 초심 회복과 이를 뒷받침할 인내와 지속성이 필요하다. 행위자인 ‘선교 주체’와 대상인 ‘선교 객체’ 모두가 온전히 중국선교와 선교중국을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
 

여기서 선교 주체란 중국선교(선교중국)을 위한 개인, 교회, 연합체라고 한다면 선교 객체란 중국선교(선교중국)을 직간접으로 만족시킬 인간의 모든 활동과 소프트파워를 의미한다. 크리스천의 공공성 또한 소중한 가치다. 다원화가 된 사회에서 자신을 사회의 구성원의 하나로 인식하면서 공론의 장에서 대화와 합의, 소통을 통해 공공선에 기여하고자 하는 크리스천의 자세를 의미한다. 신학과 일반학문, 교회와 사회 간의 구체적 문제와 상황에 응답하는 신학적인 노력도 필요하다. 하나님 나라의 근사치를 추구하는 중간공리로서 약자를 우선하는 사회적 정의 개념으로 공공선에 근접하는 노력도 요구된다.
 

크리스천의 전유물로서가 아닌 공적인 텍스트로서 성경 읽기와 올바른 행함, 타문학과 대화와 소통을 위한 이성적 언어 구축과 나눔, 교회와 사회관계에 대한 새로운 전통 수립, 삶의 현장과 상황으로서 경험이 축적된 기독교 현실주의적 접근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해 보인다. 개인의 건강과 행복, 성공을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이 시대에 예수 그리스도의 성육신적 섬김과 나눔을 근간으로 하는 선교정책과 실행 로드맵이 필요한 것은 당연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필자는 삶의 전 영역에서 하나님 나라를 구현함으로써 ‘신앙의 왜소성’을 극복하고 기독교의 공공성을 강조하는 통전적 복음주의 기독교의 길이 중국선교와 선교중국과 함께 만날 때 세속주의의 물결 앞에 있는 선교계에 의미 있는 청량제를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측해본다.

 




쑨빈 | 중국인사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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