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직면한 수많은 국가 차원의 위기와 문제는 다종다양한데, 그중 하나는 환경 문제라 할 수 있다. 개혁개방 이후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게 된 중국은 세계 최대의 탄소배출 국가이며 대기오염, 토양오염, 수질오염, 삼림파괴, 자원고갈 등의 문제는 매우 심각하고 심대하다.
환경 문제의 개선과 해소를 위한 환경정책은 중국의 당과 정부가 가장 역점을 기울이는 정책영역이 되었고, 환경규제 관련 법제와 규정은 갈수록 엄격해지고 있다. 그리고 환경 관련 정책은 단순한 환경보호를 넘어, 녹색경제 전략과 지속가능발전 전략 등 국가발전 전략과도 긴밀히 연계되어 있다. 필자는 당분간 중국 정부의 환경정책의 전개과정에 대해 연속해서 다루려 하는데, 이번 호에서는 중국의 환경정책이 시작된 계기가 되었던 스톡홀름 회의에 대해 간략히 알아보고자 한다. 1972년 6월 스웨덴의 스톡홀름에서 제1차 유엔 인간환경회의가 열렸다. ‘오직 하나뿐인 지구(只有一个地球)’라는 제목으로 113개국과 13개 국제기구에서 파견된 1300여 명의 대표들이 참가한 이 회의는 전 세계에 환경 문제 해결의 시급성과 환경/생태보호의 중요성을 환기시켰으며, 당시 회의에서 채택된 스톡홀름 선언의 주요내용들은 이후 세계 각국의 환경법 제정과 환경정책 구축의 기본 토대가 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스톡홀름 선언은 환경 문제의 개선이 단순한 자연보호의 개념이 아니라, 인간의 복지, 삶의 질, 기본권과 생존권의 보장에 필수 요인임을 강조하였다. 이와 더불어 경제개발을 위한 환경의 파괴와 훼손을 불가피한 것으로 여기던 기존의 관점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환경과 경제성장/경제개발은 상호모순된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님을 주장하였다. 환경을 고려하면서 진행하는 산업화와 경제개발이 충분히 가능하며, 환경과 경제가 동시에 발전해야 하는 것에 대한 필요성을 역설하였다. 환경-사회-경제 사이의 상호관계와 작용에 대해 중요한 관점과 시사점을 제공해준 이 회의에 중국 정부 역시 대표단을 파견하였다. 당시 저우언라이(周恩来) 총리는 대표단을 향해 “스톡홀름 회의를 계기로 세계의 환경상황과 각국의 환경 문제를 인지하고, 그것을 거울로 삼아 환경 문제가 우리 중국의 경제와 사회의 발전에 미치는 영향과 의의에 대해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스톡홀름 회의의 참가를 계기로 이듬해인 1973년 중국은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이후 최초로 ‘제1차 전국 환경보호회의(第一次全国环境保护会议)’를 개최하였고, 역시 환경 문제 관련 중국의 최초의 법규성 문건인 <환경보호와 개선에 관한 약간의 규정(关于保护和改善环境的若欲干规定)>을 제정하였다. 이 회의와 문건을 시발점으로 중국 정부의 환경보호 업무와 정책이 시작되게 된 것이다.
김성민 | 동서대 국제학부 교수 사진 | 바이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