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는 말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면서 ‘어디에 가치를 두고 남은 생을 보낼 것인가’가 큰 관심거리가 되었다. 4살 때부터는 중화권에서, 12년을 한국에서, 27년을 중국에 살면서 언어사역을 했다. 내 인생을 특별하게 디자인하셔서 오늘까지, 여기까지 인도하신 하나님의 뜻을 뒤돌아보면 감사뿐이다. 나에게만 주신, 아직 못다 한 과제가 무엇인지 조심스럽게 다시 한 번 물으며 한 해를 마무리하고 2017년 새해를 열고자 한다.
1970년도 대만대학에 입학하면서부터 古代汉语(고대중국어)와 现代汉语(현대중국어)를 오고 가며 중국문학뿐 아니라 중국역사, 문화인류학, 사회학을 포함한 폭 넓은 학문을 공부하는 특권을 누렸다. 물론 왜 굳이 이런 공부를 해야 하나 하는 마음만 가득한 채, 부모님의 뜻을 거스르지 않고 장학금을 받아 학비를 내야 한다는 부담만 안고 공부했다. 대학원 과정에서도 본의 아니게 아무도 선택하지 않은 문법(문어체)과 어법(구어체)을 전공하고 3년 동안 울며 겨자 먹기로 고대문법과 현대문법, 방언학을 공부했다. 졸업을 앞두고 중국어의 특이한 문법현상을 다루는 품사에 관한 졸업논문을 섰다. 물론 아무 이유도 모른 채.
1983년부터 한국의 한 대학에서 중국어 강의를 시작한 뒤 중국어를 전공하는 몇몇 교수들이 찾아와 문법공부를 함께하고 싶다고 해서 8년 동안 모임을 가졌다. 그때 한국 사람들에 대해 참 많을 것을 알게 되었다.
- 한국 사람들은 영문법에 대한 트라우마 때문인지 중국어 문법을 싫어하는 것 같다. 심지어 문법무용론(无用论)까지 외치면서 중국어는 배워도 문법은 몰라도 상관 없다는 주장까지 내놓는다.
- 이런 사람들은 한문을 아는 것 때문에 문장의 뜻을 이해하는 것이 비교적 쉬웠던 사람들이다. 솔직히 그들은 한문 실력 하나만으로 학위 과정을 마쳤기에 한문만 알면 만사형통이라고 생각 했을지도 모른다. 문법의 중요성을 잘 모르고 중국어 공부를 했기 때문에 작문에 큰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 (1970년부터 대만대학과 서울대학이 중문학과 자매결연을 맺은 뒤 교환학생이 대거 대만대학에 유학을 왔다. 논문을 쓸 때가 되면 중국어를 전공한 대만대학 학생을 찾아가 도움을 받지 않으면 안 되는 어려움이 있었다.)
- 문법무용론을 주장할 정도이면 어법은 더더욱 말할 것도 없다. 口语(구어)는 거의 羊肉串(yángròuchuàn, 양고기꼬치)처럼 단어를 끼워 맞추듯 순서를 무시한 채로 소통만 하는 수준이었다.
- 성조는 귀찮은 존재이어서 기분이 좋으면 신경 써서 말하고 좀 힘이 들면 ‘알아서 들어라’라는 태도였다.
결론은 그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필자에게는 신대륙을 발견한 만큼 신기하고 놀라웠다. 그들과 함께 발음과 성조를 하나하나 수정하고 매주 작문을 한 편 써서 제출한 뒤 모든 교수들이 함께 수정하면서 문법을 배우는 이 과정을 통해 ‘내가 왜 눈물을 머금고 하기 싫은 중국문학과 문법을 공부했는지’ 알게 되었다. 그렇게 하나님이 나에게만 주신 사명에 대해 눈을 뜨기 시작했다. 오늘까지 이 사명감과 열정은 여전히 식지 않고, 눈을 감을 때까지 잘 감당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전진하고 있다.
내게 ‘행복이 무엇이냐’고 묻는 사람들에게 나는 늘 “그분이 세워주신 ‘그’ 자리에서 그분이 시키는 ‘그’ 일을 하는 것” 이라고 답한다. 이런 부분에 있어서 나는 이 세상에서 이미 행복한 조건을 다 갖춘 사람이다. 다만 좀 더 짜임새 있게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과 단체에 찾아가서 섬기는 기회를 얻는 것이 남은 과제가 아닌가 싶다.
1990년, 사역지로 파송받은 뒤 ‘중국본토에 있는 사역자들이 어떻게 하면 중국어를 좀 더 잘 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을 했다. 20여년 동안 이모저모 주신 사명대로 살아보려고 노력했지만 참 아쉬움이 많았다. 우선 지리, 정치, 환경의 제한이 많았고 나 자신에게도 부족한 점이 많았다(좁은 생각, 이국적인 감각, 부정적 기질, 부족한 한국어 실력 등등).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외국에서 자란 MK(선교사자녀)로서 한국 문화와 한국 사람들에 대해 잘 알지 못해서 본의 아니게 상처도 주고 불편함도 줬다.
개인적으로 중국어문선교회에 감사한 마음이 크다. 10년 동안 변함없이 ‘사역중국어 기초과정’을 강의하도록 멍석을 깔아 주었고 쓰임을 받게 해주었다. 공자가 ‘어떤 학문이든 배우고 가르쳐(教学)야만 실력이 향상된다’고 했듯이, 같은 강의를 반복해서인지 기초문법 강의에 자신감도 생겼고 좋은 사람들과 폭넓은 교제도 나누게 되어서, 한국 사역자들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무엇보다 내 사명을 다하기 위한 정확한 방법과 뚜렷한 목표를 이 과정을 통해서 발견하게 된 것이 정말 감사한 일이다. 중국어 성경문법 강의를 잘할 수 있게 더 많은 연구와 준비를 하는 것과 통/번역 인재양성이 그것이다. 그래서 가는 곳마다 원석 같은 인재를 발견하려고 눈을 크게 뜨고 살피고 있다. 이 자리를 빌어서 혹 관심 있는 사람들은 중국어문선교회를 통해서 필요를 알려주었으면 한다.
중국어문선교회와 만난 10년. 사역중국어를 강의도 하고, 웹진 <중국을주께로>에 야고보서를 통한 ‘중국어 성경 문장구조 분석하기’를 2014년 3월호부터 시작해서 2016년 12월호까지 마쳤다. 편집장 차하경 간사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중학교 수준밖에 안 되는 필자의 한국어를 교정해주었으며, 컴맹인 필자의 원고를 잘 다듬어 주었다. 가끔 ‘과연 몇 사람이 필자의 원고에 관심을 가질까’ 하고 회의도 들었지만 간사님의 격려와 위로를 받으며 잘 마무리했다. 함께 그 글을 읽으며 공부한 이들이 야고보서 총 5장, 100절에 이르는 단어의 정확한 의미와 문장구조를 이해한 후 문법으로 접근한 설교를 할 수 있을 수준까지 도달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원고를 섰다.
이 내용은 문법을 전공하지 않은 사역자들을 위해서 문법 용어나 개념을 좀 더 쉽게 만든 것이다. 처음 함께한 사람들은 중국어로 야고보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겠지만 문법을 전공한 사람들에게는 조금 불편한 견해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된다. 왜냐하면 나의 목적은 문법 공부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성경을 이해하는 데 있었기 때문이다.
‘중국어 성경 문장구조 분석’ 코너가 끝나갈 때쯤 차 간사님한테서 ‘야고보서가 끝나면 어떤 내용으로 원고를 계속 주실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솔직히 좀 당황했다. 밑천이 이것 밖에 없는데. “간사님이 독자들의 필요를 가장 잘 아니까, 어떤 내용이 좋겠어요?” 라고 물었고 “성경문법을 좀 정리해 주시면 좋을 것 같은데요”라는 답을 들었다.
종이 <중국을주께로>가 웹진으로 변환된 뒤 참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를 했고 좋은 피드백도 많이 받았다. 사실 특수지역에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책’은 그림의 떡이었다. 중국 상황에 적합한 발 빠른 시스템 전환이 얼마나 폭넓게 많은 독자들에게 도움을 주었는지 모른다. 참 감사한 일이다. 이런 귀한 단체에 부족하지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何乐而不为?’(어찌 기쁘지 않겠는가?)
‘虎死留皮,人死留名’ 이라는 중국 속담이 있다. 필자는 이 ‘名’을 ‘神的名’으로 해석하고 싶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2014-2016년까지 야고보서를 통한 ‘중국어 성경 문장구조 분석’을 뒤에 하고 이번 호부터 올리는 ‘성경문법’을 먼저 올리는 것이 좋을 뻔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해야만 중국어 문법 기초가 없는 사람들까지 중국어 성경의 문장 이해가 더 쉬워 질 수 있기에 아쉬움이 남는다. 늦었지만 2017년 2월호부터 성경을 통해 배우는 중국어 문법 내용을 시작하게 되어서 참 기쁘다. 일반 문법을 야고보서와 접목해서 기초 성경문법까지 이어 나가는 내용으로 사역자들을 돕고 싶다. 이 부분을 먼저 함께 공부한 뒤 다시 앞에 2년 동안의 내용을 공부하면 야고보서가 더욱 쉽고 정확하게 이해될 것이다. 하나님이 원하신다면 앞으로 이 두 부분의 내용을 책으로 출판하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성경을 떠나서는 어떤 사역도 할 수 없다. 그렇다면 야고보서 한 권만이라도 꼼꼼히 공부하는 맛을 한번 보면 자신감이 붙어서 다른 성경도 한결 더 쉬워지고 더 정확하게, 더 깊게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중국어는 뜻 글자인데 거기에다가 문법현상까지 이해하고 읽으면 저절로 탄성(叹声)이 나올 정도로 감동이 크리라.
중국어문선교회와 ‘缘分(연분)'으로 계속 만날 수 있게 되어서 먼저 하나님께 감사하고 중국어문선교회에게 다시 한 번 감사한다. 주님이 오실 그날까지, 건강이 허락하는 그때까지, 내가 가진 ‘중국어 성경을 이해하는 문법노하우’를 이 공간에 남김 없이 쏟아 부을 것이다. 이미 오래 전 별세하신 대선배이신 아버지 선교사님이 눈을 감으실 때까지 어려운 중국어 성경을 한국어 성경과 대조해서 QT를 하시는 것을 보았다. 그 이유를 여쭈었더니 “한국어 번역은 감동이 있지만 중국어 성경을 읽어야 정확한 뜻을 알 수 있다.” 라고 말씀하신 것을 기억한다. 한국어는 감성적 언어인데 비해 중국어는 지성적, 이성적 언어이다. 중국사역자는 반드시 두 성경을 다 이해하고 연구해야 한다. 막 입문한 사람들은 중한대조성경으로 시작 하지만 가능하면 하루속히 용기를 내어 중국어 성경만 읽고 연구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앞으로 약 1년 6개월~2년에 걸쳐 독자들과 함께 이곳에서 시간을 보낼 것이다. 이 내용을 배우면서 더 크게 깨닫고 더 깊이 있는 묵상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전체 내용은 이론과 워크숍으로 나누어 공부할 것이다. 전반부 이론은 일반 문법에 근거해서 품사 실사(实词)를 설명할 것이다. 물론 내용이 너무 방대해서 성경에서 많이 접하는 문법현상에 중점을 두고 설명하기 원한다. 처음 이론을 설명한 후 배운 바 이론에 근거해서 야고보서에서 함께 예문을 찾는 워크숍을 할 것이다. 그 다음, 후반 이론에서 허사(虚词)를 공부하게 될 것인데 중국어 허사는 문장을 떠나서는 공부할 수 없기 때문에 야고보서의 문장을 기초해서 허사 이론 공부를 병행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공부하면 야고보서의 단어와 문장은 거의 다 다루게 된다. 중국어가 얼마나 아름다운 언어인지, 중국어 성경이 얼마나 생동감 있게 번역 되었는지 맛보는 기회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아무쪼록 부족한 섬김으로 하나님의 나라와 의가 여러 사역자님들을 통해 더욱 확장해 가기를 소원하는 마음을 담아 먼저 이 글을 올린다.
함께 성경으로 배우게 될 문법
전반부에 공부할 내용은 대략 아래와 같다.
(一) 总论
(二) 词类: 实词与虚词
(三) 有关实词的几个概念
汉语语法须要分词类吗?
词类兼类现象
(四) 名词
一般名词(专有名词)
方位名词
时间名词
数量名词
(五) 代词(特指代词,代名词,疑问代词)
(六) 一般动词
特殊动词
助动词
(七) 形容词
状态词
(八) 重叠现象
(九) 虚词的几个概念和在句子里的功能
(十) 助动词
(十一) 副词
- 程度副词
- 时间副词
- 否定副词
- 语气副词
- 状态(方式)副词
- 重复副词
- 范围副词
(十二) 9种介词
(十三) 连接词
- 并列结构
- 偏正结构
(十四) 助词
- 结构助词
- 动态助词
후반부에서는
(十二) 几种圣经常见的语法现象
품사를 공부할 때 사전(词典)에 제시한 품사와 성경에서는 다르게 사용될 수 있다. 한국어 성경과도 다른 품사 현상을 가질 수 있다. 실사 공부를 하는 중요한 목적 중 하나는 사역 단어를 풍부하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한 단어 한 단어의 뜻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병음과 성조도 함께 복습하고 글도 한 번 더 익히는 좋은 기회가 되기 바란다. 실사가 너무 많아서 1장에서 5장까지 전체를 찾아내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재미있고 특별한 단어를 찾아내서 설명을 하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다. Ω
김란 | 레인보우 컨설팅, 사역언어평가원 원장(E-mail/ rainbow21@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