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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1  통권 172호  필자 : 박애양  |  조회 : 4356   프린트   이메일 
[신조어로 보는 중국 사회]
高考移民


지난달 11월 17일 한국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시행되었다. 응시자는 작년보다 2만여 명이 줄은 60만 5천 987명이라고 한다. 중국에서도 지난 여름 중국판 수능시험인 ‘高考’가 있었는데 이번 ‘高考’에 참가한 학생이 모두 940만여 명이라고 하니 상당히 많은 학생이 대학에 가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의 교육열은 세계에서도 유명하지만 중국도 한국에 못지않게 전통적으로 교육에 대한 동경과 열의가 높고, 대학교육을 통해 신분상승을 바라는 사람들이 많다. 산아제한정책으로 하나뿐인 자녀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졌으며 경제의 여유가 생긴 가정이 많아 자녀의 대학진학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아래의 통계는 중국의 교육수준 변화를 보여준다. 중국 전체 인구 가운데 고등학교 이상 교육을 받은 사람들의 통계는 몇 년 동안 그 변화가 완만하지만, 전문대 이상 교육수준을 가진 인구의 수는 급증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는 대학 교육에 대한 사람들의 행동적 변화를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출처: 중국통계청 홈페이지)






하지만 이러한 가시적 변화의 내면에는 중국 특유의 교육제도와 사회제도가 고등교육 기회의 불평등과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다. 그 극단의 예가 바로 ‘高考移民’이다. 한국어에서 ‘이민’은 다른 나라로 이주하는 것을 의미하지만 중국어에서 ‘移民’은 다른 지역이나 다른 나라에 이주하여 사는 것을 말한다. 高考移民은 수능에 유리한 지역으로 옮겨 수능을 치르려는 목적으로 호적을 옮기는 것을 말한다.

중국은 지역별로 수능문제와 대학 합격 점수 기준이 다르다. 또 각 지역 출신이 그 지역 대학에 지원할 경우 다른 지역으로 지원하는 경우보다 합격률이 높다. 이는 교육자원과 자연환경, 생활여건 등에 차이가 있는 중국의 현실을 반영한 정책으로 예를 들어 하이난다오(海南岛)나 서북, 서남지역 등은 합격선이 매우 낮아 대학 신청 시 다른 지역 학생들보다 경쟁력이 있다고 하겠다. 따라서 권력과 물질, 인맥 등을 동원해 합격선이 낮은 지역으로 위장 전입하여 좋은 대학에 들어가려는 사람들이 나타나고 이러한 현상이 사회 문제로 드러나 ‘高考移民’이란 신조어까지 생겨나게 되었다.  


최근에는 ‘跨国高考移民’이라는 말까지 생겼는데 ‘跨国高考移民’은 어릴 때 외국에 나가 중국 국적을 버리고 외국 국적을 획득한 후 몇 년 뒤 다시 중국에 돌아와 외국인의 신분으로 중국에서 수능시험을 보고 일류대학에 들어가려는 응시자를 말한다. 중국은 주거 자유에 제한을 받는다. 도시와 농촌의 이주는 물론 도시와 도시 사이의 이주도 특별한 조건이 필요하다. 따라서 정상으로 호적을 옮기는 일이 어렵기 때문에 ‘走后门(뒷거래)’처럼 부정한 방법으로 호적을 만들 수밖에 없다. 이러한 부정한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대학에 들어가려는 이들이 많다는 것은 중국 사회의 교육에 대한 인식과 중국 대학에 대한 신뢰도가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보여준다. ‘高考移民’과 비슷하지만 의미가 다른 ‘异地高考’라는 말이 있는데 ‘异地高考’는 부모가 직업과 직장의 이유로 호적지를 떠나 외지로 이주할 때 부모를 따라 옮겨와 함께 다른 지역에서 기거하면서 현지 학교에 다닌 학생들이 호구제도로 인해 이전 거주지로 돌아가 수능시험을 치러야 하는 행정 피해를 받지 않도록 현재 사는 곳(就地)에서 수능을 치를 수 있게 해주는 것을 의미한다. ‘高考移民’이 비정상 위장 전입이라고 한다면 ‘异地高考’는 거주지를 기반으로 수능을 치르는 합법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중국 교육부는 공평한 경쟁관계를 위하여 2017년부터 2020년까지 교육제도 개혁을 통해 시험문제의 전국적인 통일과 합격선의 합리적인 조절 등 高考제도와 관련한 문제들을 점차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중국의 교육제도 역시 아직 완전히 정착하지 못했기 때문에 ‘高考移民’ 문제 이외에도 현재 ‘지역별 합격선(分数线) 차이’, ‘입학정원 지역 할당제(招生计划分配招)’, ‘택교비용(择校费)’, ‘학군지역 부동산 가격 폭등 현상(学区房)’ 등 대학입시제도의 불합리성과 교육기회의 양극화, 역차별 문제와 같은 다양한 논의 거리를 안고 있는 상태다. 비록 중국 사회가 많은 문제를 안고 있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해 살고 있으며 일시에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고 서두르지도 않는다. 이러한 이들의 묵묵함이 국력으로 응집되고 실력으로 드러나게 되는 것을 자주 목도하면서 ‘우리’ 안의 ‘우리’를 제대로 발견하고, 개발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이들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가는지 가만히 잘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진출처 | 바이두
박애양 | 중문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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