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oss.jpg)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구원받은 우리는 예수님의 복음을 땅끝까지, 특별히 동아시아 이웃나라 사람들에게 전해야 할 사명으로 부르심을 받았다. 그런데 유구한 문화를 가지고 있는 동아시아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기는 여간 어렵지 않다. 그들 문화의 근거인 그들의 세계관과 가치관을 중요하게 여기고 그에 따라 살아 가는 사람들이 복음적인 세계관과 가치관으로 바꾸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우리의 가까운 이웃인 중국 사람들의 경우 그들은 자기네들이 세계중심이며, 이 땅에서 누리는 부귀영화가 중요하다고 여기며 살고 있다. 그러므로 이들의 문화와 세계관을 복음적인 것으로 바꾸기는 여간 어렵지 않을 것이다. 이를 영적인 안목 혹은 신학의 관점에서 보면, 타세계관을 복음 혹은 성경적인 세계관으로 바꾸는 것(완전한 개종)은 타세계관을 지배하고 있는 이 세상의 사상과 이데올로기, 그리고 세상 권세와의 싸움 즉 영적 전투라고 할 수 있다. 그러기에 이는 매우 어려운 것이다. 그러므로 성경은 “여러분은 주님 안에서 그분의 힘찬 능력으로 굳세게 되십시오. 악마의 간계를 맞설 수 있도록, 하나님이 주시는 온 몸을 덮는 갑옷을 입으십시오. 우리의 싸움은 인간을 적대자로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통치자들과 권세자들과 이 어두운 세계의 지배자들과 하늘에 있는 악한 영들을 상대하는 것입니다” (에베소서 6:10~12)라고 말한다. 문화와 세계관의 많은 부분은 통치자들과 어둠의 세상 주관자들과 하늘의 악한 영들이 만들고 주관하는 것이기에 이를 버리고 복음세계관으로 바꾸게 하는 것은 영적 전투의 핵심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이 글과 앞으로 두 차례의 글에서는 문화와 세계관과 신학이 무엇인지, 왜 문화와 세계관을 공부하고 제대로 알아야 하는지, 동아시아의 4가지 세계관 (불교, 유교, 세속인본-근대주의, 물질-마르크스주의(공산/사회주의)의 주요 내용과 그에 대한 평가를 깊이 있게 알아 볼 것이다. 또한 복음적인 세계관의 주요 내용과 우월성을 확인하고 이 복음적인 세계관에 근거한 선교와 전도에 대하여 신실하게 살펴볼 것이다. 마지막 글에서는 이 글의 참고문헌을 제시하여 이 분야에 대한 추가 연구와 공부를 필요로 하는 독자들이 사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왜 문화와 세계관인가?
우리의 전도와 선교에 왜 문화와 세계관이 문제가 되는가? 이에 대한 바른 대답은 신학의 3요소와 핵심과제에 대한 이해를 필요로 한다. 신학의 3요소는 ⓵믿음의 고백(말씀을 통해 주신 진리를 믿고 고백하는 것), ⓶말씀을 받는 상황(사람과 문화)에 대한 깊은 성찰, ⓷삶의 지혜와 덕을 함양하는 것이다. 그리고 신학의 핵심과제는 새로운 문화상황(cultural context)에 대한 성경의 해석과 적용이다. 예를 들면 새로운 문화상황인 중국 텐진에서 성경을 바르게 해석해서 그 문화상황에 적절하게 적용하는 것이다.
따라서 문화와 그 근저인 세계관에 대한 깊은 공부와 성찰은 모든 믿는 사람이 해야 하는 신학의 중요한 요소이자 과제이다. 동아시아 사람들을 복음으로 구원의 길로 인도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들의 문화와 세계관을 잘 이해하고 객관적인 평가에 근거하여 문제가 무엇이고, 왜 이를 복음세계관으로 바꾸어야 하는지를 잘 알아야 한다. 그런 다음 이를 그들에게 알려 주고 그들이 처한 문화상황에서 복음을 믿고 복음세계관을 가지고 믿음의 삶을 살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문화의 정의와 변화
문화이해의 기본이 되는 문화인류학(anthropology)은 문화를 특정그룹 사람들(종족, 민족 등)이 공유하는 생존 방법, 상호소통 방법, 사회구조, 가치관, 세계관의 통합체 즉 복합시스템으로 정의한다. 즉 문화는 깊이가 있는 복합체로서 3층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제일 위층 즉 표면층은 그 문화 사람들의 행동, 언어, 형상, 예식 등으로 구성되며, 그 아래 중간층은 가치와 신념으로 형성되고, 제일 아래층은 세계관으로 되어 있다(그림1 참조). 또한 문화는 개인 혹은 그룹의 정체성의 근거가 된다.(그림2 참조)
그런데 문화는 동태적 유기체 (dynamic system)이기에 변화하며, 그 변화의 방향은 다른 문화와이 비슷한 문화로 되어 가기도 하고(동질화), 혹은 다른 문화로 변화하기도 하는가 하면(이질화) 많은 경우에 다른 문화와 혼재하거나(co-existing) 혹은 혼종화(hybrid)하기도 한다. 오늘날에는 세계화(Globalization)와 문화의 지역화 (localization)가 동시에 일어나기 때문에 문화가 더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많은 경우에 혼종화가 일어나며, 또 다른 경우에는 다른 문화와 공존하는 현상을 보게 된다. 그 좋은 예가 동아시아 사람들의 전통문화와 세계관(유교세계관, 불교세계관, 정령주의세계관 등)과 근대주의 세계관(세속-인본주의 혹은 물질-공산주의 세계관)이 공존하거나 혼종화하는 경우이다.
(그림 #1)
(그림 #2)
문화에 대한 신학의 관점
그러면 성경과 신학의 관점에서 문화는 무엇인가를 생각해보자. 먼저, 문화는 하나님이 창조하신 인간이 만들어가는 것이고, 이를 통해서 하나님이 말씀하시고 구원의 복음을 증거하는 것이기에 매우 중요하다(문화의 중요성). 하지만 문화를 만들어가는 인간의 타락은 문화의 타락을 초래하여 문화는 원래의 선한 부분과 타락 후의 악한 부분이 공존하는 것으로 변했으며, 사탄의 속임에 이용당하는 것이 되었다(문화의 타락과 한계성). 하나님이 문화를 통해서 역사하시지만 동시에 사탄도 문화를 통해서 일하기 때문에 선교신학에서는 이를 문화의 역설(paradox of culture)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선교신학에서는 문화를 그것을 초월하는 복음의 진리로 변화되어야 할 대상(Gospel is meta-cultural)으로 본다.
세계관의 정의와 함의
그러면 문화의 근저가 되는 세계관은 무엇인가? 세계, 현실, 영계 등에 대해 개인이나 공동체가 공유하는 근원적 전제와 신념(foundational pre-suppositions and beliefs) 혹은 근원적 질문(big questions)에 대한 답들의 집합이 바로 세계관의 정의이다. 즉 근원적 전제와 신념, 가치관의 집합이 그 사람이나 그 그룹 사람들의 세계관이 된다는 말이다. 이를 또한 특정 관점에서 세상을 보는 틀로 정의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유교세계관, 정령적(Animist) 세계관, 복음세계관은 세계를 각각 유교적 관점, 정령적(animist) 관점 혹은 성경적 관점의 틀에서 보는 것이다. 따라서 이는 색안경 같은 것으로 정령적 세계관을 가진 사람은 세상을 영(귀신)이 지배하는 곳으로 보게 된다. 즉, 세계관에 따라 현실과 삶에 대한 지적 생각과 감성적 태도와 도덕적 가치판단을 달리 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세계관에 따라 그의 지식 획득 방법과 행동과 가치관이 정해지게 된다. 나아가, 그 사람의 세계관에 따라 그가 추구하는 행복과 인생의 의미가 달라지게 된다. 복음세계관을 믿는 크리스천에게는 이 세상의 돈과 부귀영화가 인생의 목표가 될 수 없고, 주님과 동행하며 성령님의 인도하심에 따라 하나님을 사랑하고 예배하고 이웃을 사랑하고 섬기며, 이 세상 삶을 책임 있게 살아 가며, 나아가 영원한 하나님나라를 소망하며 이 세상에서 천국 본향을 향하여 나아가는 나그네로 살아 가는 것이 인생의 의미가 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독자들의 양해를 구하며 필자가 일전에 격은 경험담을 하나 나눈다. 한국의 국제협력단(KOICA)의 주관으로 아프리카 우간다의 유망한 청년 기업가 12인에게 문화와 국제경영 강의를 하는 중 한국의 발전과 오늘의 한국 사람들의 높은 스트레스와 자살률에 대한 원인과 해결 방안 등에 대해 토의를 하였다. 그 과정에서 한 청년이 필자를 보고 “당신은 스트레스가 없어 보이고 나이에 비해 매우 젊어 보이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 라고 질문하였다. 그래서 “나는 여타 한국 사람들처럼 성공이나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 경쟁을 하며 살지 않고, 그 대신 감사하며 성실하게 사니까 스트레스도 덜 받고 이렇게 젊게 살도록 하나님이 복을 주시는 것 같다” 라고 대답해 주었다. 그랬더니 몇 사람이 이구동성으로 ‘아멘’을 하여서(그들 대부분이 크리스천이었음) 필자도 ‘아멘’ 하며 서로 격려하는 좋은 시간을 가졌다.
세계관의 근거 요인
그러면 세계관을 형성하는 요인들은 무엇인가? 문화인류학자들은 세계관의 근거 요인으로 다음의 3가지를 꼽는다. 첫째, 전통 종교 혹은 가문의 종교, 둘째, 신화, 전설, 구전 이야기, 그리고 셋째, 그 시대의 철학과 정치경제 사상(근대주의, 세계화 사상). 이 중 첫 번째와 세 번째가 더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본다. 예를 들면, 동아시아 사람들의 세계관은 동아시아 사람들의 전통종교인 유교, 불교, 도교(유불선)와 정령숭배(Animism) 전통에 크게 영향을 받으며, 또한 오늘날 전 세계의 중요 사상인 세속주의, 인본주의와 세계화 사상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그림3 참조)
(그림 #3)
세계관 진단: 근원적 질문들
앞에서 세계, 현실, 영계 등에 대해 개인이나 공동체가 공유하는 근원적 전제와 신념 혹은 근원적 질문(big questions)에 대한 답들의 집합이 세계관이라 하였다. 그러면 세계관의 핵심내용이 되는 세계에 관한 근원적 전제들은 무엇에 대한 것이며, 이들이 대답하는 근원적 질문들은 무엇인가? 다음과 같은 질문들이다.
• 근원적 현실인 신이나 영(신관, 영계)은 존재하는가? 존재한다면 그것은 무엇인가?
• 현실(Reality), 즉 세상(World)은 무엇인가?
• 사람(인간)은 누구인가? (인간관)
• 죽음 이후(사후)는 있는가? 있다면 어떤 것인가?
• 선과 악은 무엇이며, 어떻게 구분되는가?
• 지식 획득은 가능한가?
• 시간, 인생, 역사는 무엇인가?
• 인간 삶의 실존에서 오는 고통(고난)과 악은 무엇이며 왜 존재하는가?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위의 심오한 질문들에 대한 답은 해당 문화의 세계관이 제공하며 그 근원은 그 문화권 사람들이 믿는 세계의 종교나 전통부족 종교나, 신화, 전설 혹은 시대의 정치, 경제, 사회, 사상(이데올로기)이다. 불교세계관이나 근대주의, 세계화 세계관이 그 예가 된다. 동아시아 사람들의 세계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종교와 사상은 주로 불교, 유교, 근대세속주의, 인본주의와 근대물질주의, 마르크스주의이다. 이 글의 주관심은 이 4가지 세계관과 각 세계관이 가르치고 대답하는 네 개의 근원적 질문, 즉 ⓵신관(영관), ⓶현실관(세상관), ⓷인간관, ⓸죽음관(사후관)이다. 따라서 이를 중심으로 살펴보고 비교 평가하고자 한다. 아래에서는 이 비교 평가의 요소가 무엇인지 알아 본다.
세계관 비교 평가 요소
세계관 평가를 위해서는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것으로 인정되는, 종교철학에서 사용하는 아래의 세 가지 평가요소를 사용하는데 이 글에서도 이를 사용하기로 한다.
⓵가르침(교리) 전체시스템의 내적 일관성과 타당성
⓶인생의 근본문제에 대한 해결효과 혹은 광의의 인간구원능력
⓷도덕성, 특히 보편적 도덕과 합치성(인류보편적 도덕, 예: 묻지마살인 금지, 사람살해 금지, 거짓, 사기 금지, 부적절한 성관계 금지 등)
따라서, 이 글에서는 동아시아의 중요한 4가지 세계관을 상기한 네 근원적 질문을 중심으로 위의 평가 요소에 비추어 평가하고 이를 복음세계관에 대한 평가와 비교 평가해 볼 것이다. 이를 통해서 복음세계관의 탁월성을 확인하여 보며, 이 비교 평가 내용과 복음의 탁월성을 복음전도와 선교에 적용하는 것을 제안할 것이다.
정우철 |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국제대학원 초빙교수, 국내외 외국인신학교 강사, 자비량 선교사-교사, 기독교선교100주년기념교회 장로, OMF-K 선교회 이사, 전 성균관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초빙교수(7년), 전 ADB 부서장-전문직(24년), 미국 트리니티 복음주의 신학대학원 신학석사, 미국 인디애나대학교 경영학석사. 그의 저서로는 “글로컬 시대의 문화와 국제경영: 인문사회학적 이해와 적용” (2013, 박영사)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