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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6.1  통권 166호  필자 : 최성진  |  조회 : 2435   프린트   이메일 
[변화하는 중국]
인터넷 검열과 서방의 이중대응


중국 시장을
특징지울 수 있는 중요한 키워드는 규모의 경제이다. 그러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먼저 중국 시장에서 1위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엄청난 내수 규모를 자랑하는 중국 시장에서 1위를 선점하는 기업은 자연스럽게 거대 시장을 독식하게 된다.

이러한 전략이 쉽게 통하게 하기 위해서는 동일 서비스를 제공하는 해외 업체가 자유롭게 중국 시장에서 영업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중국 정부가 내수 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이라고 드러내어 밝히지는 않지만 많은 업계 관계자들이 중국의 검열 정책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물론 해외 IT업체를 제한하는 중요한 이유 중에는 사회 통제의 목적도 있다. 중국은 방화장성이라는 인터넷 감시 시스템을 구축하여 모든 SNS와 검색 시스템의 활동을 분석, 추적하고 있다. 하지만 해외 업체에 대한 내부통제는 어려우니 아예 사업 자체에 제한을 두는 것이다.

이러한 정부 정책의 수혜자는 온전히 국내 업체들이다. 중국 시장 1위 업체인 바이두, 웨이보, 웨이신 등의 서비스가 급성장하게 된 것은 구글이나 페이스북, 트위터 등이 자유롭게 중국에서 활동을 하지 못하는 이유가 크다. 심지어 한국의 카카오톡도 중국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자주 불통이 되는 것도 한국 업체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미국 등 서방 국가에서는 이러한 중국의 정책을 일종의 무역장벽이라고 인식한다. 하지만 어떤 서방 기업들도 중국의 통제에 대해서 적극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예를 들어 구글은 한국에서 이명박 정부의 실명제 확대 정책에 대해 인터넷 통제라며 강하게 반발한 바가 있다. 부사장까지 나서서 한국 언론과 인터뷰를 할 정도로 공격적이었다.

사실 한국 정부의 실명제 확대 정책은 인터넷 통제라고 할 수도 없는데도 말이다. 그러나 이런 구글은 중국 정부의 강력한 검열 정책에 대해서는 온순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중국 정부의 요구를 거의 다 들어주었다는 평까지 받고 있다. 얼마 전 중국을 방문한 페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 역시 방문하는 곳마다 중국의 문화를 찬양하는 발언을 하면서 중국 인민들의 환심을 사는데 노력하는 행보를 보였지만 정작 자사의 페이스북 서비스가 중국에서 접속이 되지 않는 상황에 대해서는 거의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아마도 중국에서 그는 VPN이라는 우회 방식으로 겨우 페이스북에 접속했을 것이다. 서방이 이러한 이중의 태도를 보이는 것은 바로 중국이 전 세계 최대 수요를 가진 중요한 시장이기 때문이다. 국제 정치가 기실 힘의 논리로 돌아가는 것처럼 국제 비즈니스 영역은 돈의 논리로 돌아간다. 한국 사회가 어지럽다. 국가 지도자라면 때로는 명분을 넘어 교묘한 실익 계산도 할 수 있어야 한다. 한국의 정치인들이 허울 좋은 명분을 외치면서 조선시대식 당파싸움을 하는 사이에도 국제 경제는 이렇듯 숨가쁘게 돌아가고 있다.






 사진 설명 | 중국에서 접속이 불가능한 페이스북
최성진 | 한양대학교 경영대학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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