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중국 최대의 게임 퍼블리셔인 텐센트> |
중국 시장을 특징짓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규모의 경제이다. 중국 기업들의 기술 수준이 당장에 미국이나 우리나라 기업들에 미치지 못할지라도 바로 이 규모의 경제로 인하여 중국 기업들은 시작부터 전혀 다른 출발선 위에 있다.
게임 산업이 대표 예이다. 한국의 온라인게임 업체들의 기술 역량은 이미 세계 수준에 올라와 있다. 이 중에서 넥슨과 넷마블은 작년 기준 연매출 1조를 가볍게 넘었으며 한국 IT업계를 이끌어 가고 있다. 하지만 이런 유수의 기업들조차 온라인게임의 성공을 나타나내는 동시접속자 수 기록은 많아 봐야 몇 십만 정도이다.
한국에서 최대 동시접속자를 기록한 바람의 나라가 2011년에 41만 명을 넘은 바 있으며 스테디셀러인 리니지의 경우 현재 동시접속 15만 명 정도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중국 온라인게임의 시장 규모는 상상을 초월한다.
왕이(Neteasy, 网易)가 서비스하는 몽환서유는 2010년 단일 게임으로 최대 동시접속자인 260만 명을 기록한 바 있으며 크로스파이어는 300만 명이 동시에 접속하여 이 기록을 깼다. 권혁빈 회장의 스마일게이트가 개발하고 중국의 텐센트가 서비스하는 크로스파이어라는 게임은 작년 500만의 동시접속자를 기록하여 사상 최대의 실적을 갈아치웠다. 500만 동시접속이라는 것은 중국 인구 중에서 동시에 무려 500만 명이 단일 게임에 접속하여 즐기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단순 비교해도 우리나라 인구의 1/10 정도가 동시에 같은 게임을 하고 있다는 것인데 정말 대단한 기록이다.
이러한 유저들을 동시에 서비스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처리 용량의 서버가 필요하고 고객들을 관리하고 효과 있는 피드백을 줄 수 있는 운용 역량이 필요하다. 현재 중국 업계 1위는 텐센트이며, 넷이즈, 샨다, 완미세계, 창유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PC기반의 온라인게임의 성공을 기반으로 하여 중국 게임 업체들은 모바일로 역량을 집중하고 있으며 모바일 시장에서도 세계 최대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있다. 생산효율과 누적생산을 함수로 표현하는 경험곡선의 법칙에 따르면 흔히 2배의 누적생산을 달성할 때마다 약 20% 정도의 생산 효율이 증가한다고 한다.
중국의 게임 업체들은 엄청난 시장 규모를 바탕으로 하여 매해 새로운 지식을 누적해나가고 있으며, 거기에서 쌓인 자본력을 바탕으로 다시 세계 시장을 공략하는 선순환 구조를 이루고 있다. 중국 게임 업체들의 R&D 규모도 세계 수준이다. 중국 5위 업체 창유의 경우 약 2,000여 명의 R&D 인력을 보유하고 있는데 한국의 엔씨소프트의 경우 이에 절반 정도 밖에 안되는 1,000여 명의 연구개발 인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막대한 시장을 바탕으로 막대한 경험을 쌓으며 여기서 창출된 자본으로 다시 막대한 투자를 쏟아 붓고 있는 중국의 규모의 경제가 바로 중국 경제의 핵심이다. ♣
♧ 최성진 | 한양대학교 경영대학 조교수
|